Q1. 콜롬비아에서 ‘돈 예티(DON YETI)’ 사업을 하게 된 계기는?

A1. 사실 콜롬비아는 처음부터 생각하고 있던 나라가 아니다. 원래는 어학연수를 위해 에콰도르(Ecuador)의 수도인 키토(Quito)에서 머물고 있었다. 어학연수가 끝나갈 즈음 '현지에서 사업을 해보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키토에서 시장 조사를 했으나 에콰도르의 경우에는 외국인의 체류를 위한 비자 취득 비용도 비싸고, 인프라도 열악해 정리가 안 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던 중 인접국인 콜롬비아에 들어오게 됐다. 당시 콜롬비아는 사업을 시작하기 위한 인프라가 비교적 잘 마련돼 있었고, 동종 업계의 거대 프랜차이즈도 아직 많지 않은 상태였다. 뿐만 아니라 남미 국가들 중 브라질 다음으로 큰 내수시장을 자랑하고 있어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그 길로 콜롬비아에 정착하게 됐다.

왼쪽부터 Laura Jiménez Rico(마케팅 담당), 박준규(대표), Reinaldo Romero Mosqueda(현지화 담당)

자료원: '돈 예티' 제공

Q2. 콜롬비아 시장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2. 첫째는 소비 환경이 잘 조성돼 있다는 점이다. 목이 좋은 곳에 가게를 내야 한다는 점은 어느 나라를 가든지 다 똑같다. 아무리 품질이 좋고 가격이 저렴해도 소비자들이 찾지 않으면 사업을 유지할 수 없다. 콜롬비아 보고타는 곳곳에 중·대형 쇼핑몰(Centro comercial) 및 백화점이 들어서 있을 뿐만 아니라 조나 떼(Zona T)나 조나 헤(Zona G) 등 상가들이 밀집한 중심상업지구가 잘 조성돼 분점을 내기에 굉장히 편리한 구조다. 둘째는 저렴한 물가다. 에콰도르는 자국 통화 대신 미국 달러화를 쓰고 있기 때문에 건물 임대료나 월세 등의 고정 비용이 상당히 높게 느껴졌다. 하지만 콜롬비아의 경우에는 콜롬비아 페소화를 자국 화폐로 사용하고 있으며 환율 역시 1달러에 약 3000콜롬비아 페소라서 고정 비용이 많이 줄었다. 또한 우리는 빙수에 필요한 재료를 모두 현지에서 조달하고 있기 때문에 달러를 통화로 쓰는 데에 있어서 오는 장점이 전혀 없으며, 콜롬비아의 상대적으로 저렴한 물가로 인해 원가가 많이 절감되는 편이다.

Q3. 창업할 때 어려운 점도 많았을텐데, 가장 어려웠던 시기는?

A3. 항상 그 당시가 제일 어려웠다. 비자 취득 당시, 법인 설립 당시, 건물 임대 계약 당시. 하지만 지나고 나니 다 할 만했다. 비자는 창업이 가능한 TP-7*을 취득했다. 해당 비자는 매년 갱신이 필요하지만, 5년째 갱신할 때 거주 비자를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법인 설립 시에는 SAS(Sociedad Anónima Simple)** 형태의 회사로 설립했다. 현지 대행 에이전트에 약 50만 콜롬비아 페소를 주고 맡겼더니 한 달 안에 해결됐다***. 그 외에, 현지인 노동자 고용이 까다로웠다. 콜롬비아가 우리나라보다 노동법이 허술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현재 현지인 종업원을 한 명 채용하고 있는데, 최저 월급, 휴가, 보험까지 챙겨줘야 한다. 보험이 가장 예민한 사항이다. 간혹 보험을 개인적으로 가입하겠다고 하고 보험 가입액을 받아가면서 나중에 업장에서 보험에 가입해주지 않았다고 노동법을 악용하는 사례가 있다. 벌금을 물 수도 있고, 더한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에 보험은 무조건 업장에서 가입해줘야 한다.

Q4. 본격적으로 빙수에 대한 이야기로, 주요 고객과 반응은 어떤가?

A4. 아무래도 대학가 근처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대학생들이 많이 온다. 창업 초기에는 한국에서 여타의 디저트 카페가 그러하듯이 대용량에 높은 가격을 책정해서 시작했다. 하지만 대학생 입장에서 가격에 대한 부담감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였다. 그래서 사이즈도 1인용(0.5리터), 2인용(1리터), 패밀리용(1.5리터)로 세분화하고 가격도 차등적으로 책정했더니 좋은 반응이 나오고 있다. 비슷한 맥락에서 빙수에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토핑도 많이 빼서 단가를 낮췄다. 대신 팥, 인절미, 아몬드, 초콜릿 칩, 시럽 등을 기호에 따라, 주머니 사정에 따라 추가로 주문할 수 있도록 했다.

'돈 예티' 빙수의 구성요소

자료원: '돈 예티' 제공

Q5. 인기 메뉴와 한국적 특색이 돋보이는 팥빙수, 인절미 빙수에 대한 반응이 궁금하다.

A5. 가장 많이 팔리는 빙수를 세 개 꼽자면 쿠키 앤 크림, 코코넛, 피넛버터 빙수다. 아무래도 소비자 입장에서 재료에 대한 거부감이 가장 적다. 처음에 팥빙수와 인절미 빙수를 팔겠다고 하니 주변에서 말렸다. "현지인들은 우리처럼 팥을 쑤어서 달게 먹지 않는다, 굉장히 이질적으로 느낄 것이다. 여기서 붕어빵 장사를 하다 망하신 분도 있다…." 하지만 생각보다 반응이 나쁘지 않다. 일단 '돈 예티'를 방문하는 대부분의 고객은 대학생들이다. 이들은 호기심이 많고, 도전하길 좋아한다. 그 점을 이용했다. 팥빙수를 주문하려고 하면 너무 한국적이라서 분명히 싫어할 거라고 말리면서 그들의 호기심과 도전 의식을 자극했다. 그랬더니 오히려 반응이 좋다. 한 번 팥빙수를 먹어본 고객의 팥빙수 재주문율은 약 50%에 달한다. 인절미 빙수도 마찬가지다. 고무를 씹는 식감이 들어 안 좋아할 것이라고 걱정했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현지에서 일본 음식에 대한 인지도는 높은 편이다. 그래서 인절미를 일본 모찌떡과 비슷하다고 소개했더니 거부감 없이 빨리 받아들이더라. 입에 안 맞으면 어떡할지 걱정만 할 것이 아니라 고객들의 성향을 분석해서 그에 따라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인기 메뉴 중 하나인 코코넛 빙수

자료원: KOTRA 보고타 무역관 직접 촬영

Q6. 최종 목표와 확장 전략은 무엇인가

A6. 최종 목표는 프랜차이즈 업체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다섯 가지 전략이 있다.

첫째, 중·대형 쇼핑몰(Centro comercial)에 입점하는 것이다. 입점 과정은 까다로울 수 있다. 준비해야 할 것도 많다. 아직 인지도 역시 높지 않은 편이고, 몇몇 업장에서는 기입점 점포를 보호하기 위해 중복되는 품목에 대해서는 판매를 금지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한 번 입점하게 된다면 홍보 효과는 물론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이후 분점을 내는 과정도 수월할 것으로 예상한다.

둘째, 신메뉴 공개 및 메뉴의 다양화다. 멜론 빙수, 티라미수 빙수 등 아직 공개하지 않은 빙수가 있다. 이들에 대해서는 고급화 전략의 일환으로 최저 주문 사이즈도 크게하고, 단가도 높여서 판매할 예정이다. 또한 커피나 차는 물론 테이크 아웃 도시락 역시 추가할 생각이다.

셋째, 배달 서비스다. 현재 위치한 곳은 대학가로 방학 때면 손님이 급감한다. 그래서 배달 서비스를 고려하고 있다. 직접 배달에 나서진 않고, 현지 배달 애플리케이션인 '라피(Rappi)'나 '우버 잇츠(Uber eats)'를 이용할 계획이다. 주문율이 높지 않더라도 애플리케이션에 메뉴를 노출하면서 오는 홍보 효과가 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넷째, '페이스북(Facebook)'이나 '인스타그램(Instagram)'을 통한 SNS 마케팅이다. 대학생들과 함께 10~30대 여성이 주요 고객층이다 보니 SNS의 파급력이 어마어마하다. 지금도 SNS 마케팅을 하고 있는데 하루에 30~40명 정도가 SNS를 보고 온다. 한 번은 여기서 20km 떨어진 보고타 밖의 소아차(Soacha) 구에서 할머니와 손녀가 SNS를 보고 방문한 적도 있다.

다섯째, 쿠폰 발급과 이벤트 사업이다. 다음 달부터 스탬프 형식의 쿠폰을 발급하려고 한다. 10개를 모으면 빙수 하나를 무료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또한, 다가오는 할로윈을 맞아 26일부터 31일 사이에 방문하는 고객들 중 'Dulce o truco(Trick or treat)'를 외치거나, 분장을 하고 온 고객을 대상으로 신제품인 호박 라떼, 레드벨벳 라떼와 '돈 예티' 로고의 티아라에 한글로 이름을 써서 증정할 예정이

다.

할로윈 이벤트 홍보 사진

자료원: ‘돈 예티’ 페이스북

Q7. 마지막으로 콜롬비아에 진출하고자 하는 예비 창업인들을 위해 한 마디 해달라.

A7. 해외에서 창업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남미 국가의 특성상 콜롬비아는 한국처럼 약속이 잘 안 지켜지고, 행정 처리 속도 역시 더딘 편이다. 노동 문화 역시 다르기 때문에 가게를 운영하다 보면 답답할 때가 종종 있다. 하지만 비교적 잘 정리된 사업 인프라와, 낮은 물가와 값싼 노동력, 거대한 내수시장으로 봤을 때 충분히 매력적이다. 아직 들어서지 않은 사업 아이템도 많기 때문에 철저한 시장 조사를 하고 창업한다면 고수익을 낼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이 인터뷰를 보고 콜롬비아에 빙수 전문점으로 진출하려는 예비 창업인 역시 환영이다. 무조건 이겨야 할 경쟁자가 아니라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는 동업자라고 생각한다. 시장 규모가 커지다 보면 저절로 인지도도 높아지고 시너지도 낼 수 있을 것이다. 콜롬비아 예비 창업인들의 행운을 빈다.

자료원: '돈 예티(DON YETI)' 페이스 북, 콜롬비아 수출투자진흥원(ProColombia), 콜롬비아 외교부, 보고타 상공회의소(Cámara de Comercio de Bogotá), KOTRA 보고타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