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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관 르포] 다시 번지는 BDS 운동에 속앓이 하는 이스라엘
2019-01-08 윤주혜 이스라엘 텔아비브무역관

윤주혜 KOTRA 텔아비브 무역관

 

 


BDS는 이스라엘 제품에 대한 불매(Boycott), 투자철회(Divestment), 경제제재(Sanction)를 뜻하는 약자이다. 또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군사점령 및 인종차별 등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어, 이스라엘에서 생산되는 제품뿐만 아니라 친이스라엘 성향의 기업까지 대상으로 하는 불매 및 투자를 금하는 국제적 저항 운동이다.

 

2005년에 팔레스타인 시민 단체의 움직임으로부터 시작된 BDS 운동은 삽시간에 아랍연맹으로 확산됐고, 2010년 이후 유럽 내에서도 점차 거세지기 시작했다. 급기야 201511월 유럽연합(EU)이 유대인 정착촌*(이하 정착촌)에서 생산되는 수출품에 생산지 표시를 의무화하기에 이르렀다.


유럽연합(EU)의 이스라엘 제품 원산지 표기 지침에 따르면, 이스라엘 기업이 서안지구 등 유대인 정착촌에서 만든 제품은 ‘이스라엘 생산(made in israel)’이 아닌 ‘정착촌 생산(made in settlement)’이라는 라벨을 부착해야 한다. 벨기에, 노르웨이 등에선 일부 공공기관이 나서서 이스라엘 기업에 대한 투자를 철회하기도 했다.


주*: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뒤 이스라엘이 새로 점령한 팔레스타인지역에 대한 통치를 강화하기 위해 러시아·에티오피아 등지에서 이주해 온 많은 유대인들을 팔레스타인 땅에 이주시켜 건설한 유대인 거주지역

 

이스라엘은 BDS 운동이 자국을 파괴하려는 반유대주의 활동이라고 규정하고 거세게 반발했다. BDS 운동이 활발한 국가를 중심으로 해당 국가의 이스라엘 대사관에 BDS 감시 및 제지를 담당할 전문 요원을 파견하거나, 자국 기업을 보이콧 하는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꾸준히 맞대응을 해 오고 있다.

 

유럽연합(EU)의 정착촌 제품 생산지 표시 의무화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이스라엘 보이콧 운동이 최근 아일랜드의 발표로 다시 들썩이게 되면서 이스라엘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아일랜드는 지난 20187월 정착촌에서 생산된 상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법을 승인했다. 법안에 따르면 정착촌 생산품 수입은 형사범죄로 간주되며, 위반 시 최대 5년 징역 또는 25만 유로 벌금형이 부과된다.

 

이스라엘은 아일랜드의 법안 승인에 즉각 반발해 아일랜드에 파견된 자국 대사를 소환하고, 아일랜드와의 경제 안보 협력 취소 등의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일랜드의 법안 승인에 미국 트럼프 정부도 역시 반발하고 나섰다. 이러한 독단적인 결정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관계 회복과 평화협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법안을 폐지하지 않을 경우 미국의 반 보이콧 법에 따라 보이콧을 조장하는 나라와의 미국 기업 간의 교역을 제지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유명세를 타고 있는 숙박 공유 플랫폼 스타트업 에어비앤비(AirBnB)가 이스라엘 정착촌 내 주택을 공유 숙소 명단에서 삭제한 사건을 계기로, 전 세계의 이목이 다시 BDS 운동에 쏠리면서 이스라엘의 심기는 더욱 불편해졌다. 지난 201811월 에어비앤비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의 핵심인 이스라엘 유대인 정착촌 마을 200여 곳을 서비스 제공 숙소 목록에서 삭제하겠다고 발표했다. 캘리포니아에 소재한 에어비앤비는 미국 법에 따라 운영되지만 대부분의 국제 사회가 불법으로 간주하는 이스라엘 정착촌에서의 사업진행에 대해 부담을 갖고 있었다. 이에 팔레스타인과 인권단체 등이 오랫동안 해당 지역에서 운영되는 공유 숙소를 서비스 목록에서 삭제해줄 것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비앤비는 앞으로 전 세계 공동체가 합의된 곳에서만 숙소를 운영할 것이며, 불법 점령지에서는 더 이상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뉴욕에 본부를 둔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 요르단 강 서안지구에만 237개의 이스라엘 정착촌이 만들어져 50만 명이 넘는 이스라엘인들이 살고 있다고 한다. 2015년 서안 정착촌 내 유대인 인구는 2009년 대비 23% 포인트나 늘어난 수치다. 국제법상 무력으로 점령한 영토에 자국민을 이주시키는 것은 불법이다. 이스라엘은 1967년 ‘6일 전쟁’ 후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살고 있던 요르단 강 서안지역을 불법 점령한 뒤 자국민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이주정책을 펴오고 있다. 한편 팔레스타인 원주민들은 이스라엘 정부가 정착촌 건설을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건물 철거, 토지 몰수, 강제 퇴거 등 사유재산과 인권을 광범위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안지역에 살고 있는 팔레스타인은 약 250만 명이며, 이들 중 81만 명이 정착촌 건설로 터전을 잃고 난민으로 전락했다고 알려져 있다.


 

에어비앤비의 이 같은 결정에 이스라엘은 거세게 반발하며, '에어비앤비는 티베트나 북키프로스와 같은 다른 분쟁지역에서는 당당히 영업을 하고 있으면서, 이스라엘 정착촌만 영업을 금지한 것은 매우 차별적인 조치라며 비난했다. 이스라엘 정착촌 주민인 미아니트 라비노비치는 15000신 셰(약 USD 4167, USD 1 = NIS 3.6 기준)의 금전적 손해 배상 취지의 집단소송을 이스라엘 법원에 제출했다. 이스라엘의 서비스 및 제품의 차별 금지법은 재화 또는 용역의 공급자 및 공공장소 운영자가 인종, 종교, 나이, 신분, 정치적 성향 등에 근거하여 서비스 또는 제품 제공에 차별을 두는 것을 엄격히 금하고 있다. 위반 시 최대 NIS 5만(약 USD 1만3889)의 보상금 판결이 가능하다. 이번 소송에 대해 현지 언론은 이스라엘 정착촌 주민들에게 유리한 평결이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집단소송에 참여한 민원인들이 금전적인 보상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BDS 운동의 확산을 내심 경계하는 눈치다. 유럽에서 거세진 BDS 운동이 들불처럼 전 세계로 번져 자국과 관계가 느슨한 많은 국가들이 이스라엘에 대한 보이콧과 투자 철회에 동참하지는 않을까 전전긍긍해 하는 모양새다. 이스라엘 경제지 The Marker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2년간(2015~2017년) BDS 운동에 맞대응하기 위해 지출한 소송 비용만 150만 신 셰켈(약 USD 42) 상당이라고 한다.

 

2015년 이스라엘 경제부는 주요 교역국인 EU의 정착촌 생산품 별도 표기로 인해 연간 이스라엘 수출이 10억 달러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일부 현지 언론은 정착촌 생산품은 이스라엘의 대EU 주요 수출품목이 아니기 때문에, EU의 원산지 표기 조치가 교역에 미치는 영향은 그렇게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착촌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대부분 농산물이며, 주요 수출대상국은 이집트나 이스라엘 등 중동지역 국가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통계청이 발표한 이스라엘의 주요 지역별 수출 통계를 살펴보면 2013~2014년 대비 2015~2016년의 대EU 수출은 다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생산지 표시 의무화가 승인된 2015년에는 미국, 아시아, 기타 국가로의 수출은 증가한 반면, 대EU 수출만 하락했다. 이를 볼 때 경제부의 예측처럼 EU의 이스라엘 보이콧이 어느 정도 경제적 손실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EU에 대한 수출이 다시 증가하고 있어 2015 EU발 보이콧의 영향이 단기간에 제한됐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다행스러운 일이나 앞으로도 계속 운이 좋을 지는 모를 일이다.

 

이스라엘의 주요 지역별 수출동향(다이아몬드 제외)

(단위: 백만 달러)

자료원: 이스라엘 통계청

 

BDS 운동으로 인해 이스라엘이 입게 될 가장 큰 피해는 경제적인 손실보다는 국가 이미지의 추락이다. 현지 언론도 이스라엘에 대한 보이콧 운동이 전 세계로 확산되는 것을 가장 우려되는 상황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러한 보이콧 행태는 정당하지 못한 처사이며 자국에 대한 보복성 차별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보이콧 운동에 참여하는 주체에 대해 강경하게 대응함으로써 BDS의 확산을 잠재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 정부의 바램과는 달리 현 정부가 정착촌 확대정책을 고수하는 한, BDS와 같은 성격의 운동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라엘의 맞대응도 점차 수위를 높여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도 어느 정도의 경제적 손실과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현지 전문가들은 정부가 맞대응을 축소 또는 자제하기 보다는 교역국의 다변화를 통해 손실을 보전하려는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하고 있다. 최근 이스라엘이 아시아 국가와의 교역을 확대하고 중국, 인도, 한국과의 FTA 체결 협상에 주력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보면 쉽게 이해가 된다.

 

 

자료원: 이스라엘 통계청, 이스라엘 경제부 홈페이지, 이스라엘 언론 The Marker, Calcalist, Ynet, KOTRA 텔아비브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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