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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관 르포] 이스라엘 한류 점화
  • 직원기고
  • 이스라엘
  • 텔아비브무역관 윤주혜
  • 2018-11-20
  • 출처 : KOTRA

윤주혜 KOTRA 텔아비브 무역관



 

이스라엘은 한국인에게 종교적 성지와 함께 영토 관련 분쟁이 끊이지 않는 나라 혹은 혁신적인 창업가들이 넘쳐나는 스타트업 강국 등 여러 측면에서 널리 인구에 회자된다. 반면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한국은 아직 익숙하지 않은 나라이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았던 미지의 한국이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상황과 흡사하게 남북이 대치하는 아시아의 조그만 나라, 그저 그렇게만 알려져 있었다. 그렇게 그네들 관심 영역 밖에 머무르던 한국이 어느새 이스라엘 사람들의 일상 생활에 깊숙이 들어온 것이다. 매일 쓰는 자동차, 휴대폰, 가전제품이 한국 브랜드이니 아무리 물정에 어두운 사람이라도 한국이라는 이름을 자연스레 접하게 된다. 그동안의 관심이 적었던 탓에 이스라엘 사람들은 한국의 저력에 새삼 놀라는 눈치다. 그동안 한국을 눈여겨보지 않았던 것에 대한 자기반성일까? 사람들은 한국산 브랜드와 제품에는 매우 익숙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낯선 곳이라고 말한다.

 

그러던 이스라엘에도 작은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산 브랜드의 높은 시장점유율 외에도 드라마 및 음악(K-POP)에 대한 인기가 조금씩 확산되기 시작한 것인데, 더불어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과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필자가 이스라엘에 첫 발을 내딛은 1995년만 해도 현지인들은 동양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고, 아시아의 작은 나라인 한국에 대해 아는 이는 많지 않았다. 길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필자를 일본 사람으로 생각했고, 한국 사람이라는 대답에 어디에 있는 나라인지 몰라 어리둥절해하기 일쑤였다. 삼성이 버젓이 현지 시장에 진출해 있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삼성을 일본 브랜드라 믿고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의 모습은 그때와 사뭇 다르다. 이스라엘에 오래 머무른 사람이라면 한국의 인지도가 엄청나게 높아진 것을 피부로 실감할 수 있을 정도다. 길을 가다 보면 현지인이 가끔 한국말로 안녕하세요인사를 전해오는 경우도 더러 있을 뿐 아니라, 더 이상 삼성이 일본 브랜드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찾을 수 없다.

 

한국의 인지도는 한국산 브랜드가 이스라엘 내수시장에서 높은 판매율을 보이던 2011년도부터 서서히 증가하기 시작했다. 바야흐로 한류의 첫 태동이었다. 이때부터 특히 현대, 기아 자동차는 자동차 시장에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기록하며 부동의 판매율 1, 2위를 유지하고 있고, 20181~10월 기준으로도 7만 대를 판매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삼성과 엘지도 휴대폰 시장의 판매율 2, 3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으면서 가전제품 시장에서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한국의 인지도 상승에는 한국 드라마와 음악도 톡톡히 한몫을 했다. 2011~2012년 이스라엘 유로 드라마 방송채널 VIVA Plus를 통해 방영된 내 이름은 김삼순’, ‘대장금등은 아시아계 방송 콘텐츠로는 드물게 방영 당시 꽤 인기를 끌었고, 청장년층에게 한국이라는 나라를 알리는 밑거름이 됐다. 드라마와 비슷한 시기에 현지에 소개된 K-POP도 처음에는 마니아를 중심으로 향유되다가 최근에는 청소년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하나의 문화 소비 트랜드로 변모하는 추세다.


드라마와 음악을 통해 한국을 처음 접하게 된 사람들의 관심은 자연스레 문화와 언어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 제일 명문 히브리 대학교에는 이미 한국 문화 및 한국어에 대한 과정이 개설돼 학생들의 높은 관심을 끌고 있으며, 한국 문화원 및 사설 어학원에도 한국어 교육 과정이 신설돼 수강생이 북적이고 있다. 더불어 한식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7월 예루살렘에는 최초의 코셔 한식당 서울하우스가 오픈했으며, 6월에는 텔아비브에 빙수 전문 디저트숍 수빙이 문을 열고 성업 중이다. 아직 유통되는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한국산 조미료를 취급하는 식료품점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이다. 과거 이스라엘에서는 한국과 관련된 식품을 찾아보기 어려웠으나, 최근에는 고추장, 된장, 간장, , 고추가루, 소주, 막걸리 등 적지 않은 수의 제품들을 이스라엘 내 아시아 식품점에서 손쉽게 만나볼 수 있다. 화장품도 예외는 아니다. 이미 입소문을 통해 이스라엘 여성 소비자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던 한국산 화장품은 온라인몰을 통해 현지 시장에 소개되면서 뛰어난 가성비로 엄청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KOTRA 텔아비브 무역관에도 현지 유수의 화장품 수입상들의 문의가 끊이질 않고 있고, 현지 최대 드러그스토어 체인 슈퍼팜(Superpharm)에서 한국산 마스크팩 Cettua를 정식 수입해 판매하기 시작한 것만 봐도 그 인기를 가늠할 수 있다.

 

바람 불 때 노 저어라는 옛 표현처럼 현지의 우리 대사관도 기세 몰이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한국을 홍보하기 위해 한국 대사관에서 2013년에 처음 개최했던 이스라엘 K-POP 경연대회는 해를 거듭할수록 경연 참가팀과 참관객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태권도 시범, 한국 무용 등 더욱 풍성해진 볼거리로 명실상부한 한류 행사로 진화하는 모양새다. 내년부터는 한국에서 요리사를 초청해서 한국 음식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현지 한식당 진출까지 지원할 계획이라고 하니 벌써부터 설렌다. 비록 한류로 정의내리기엔 현지의 향유층이 아직은 협소하지만, 마니아층이 보여주는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의 크기는 다른 어떤 나라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2018 KPOP Festival Israel K-POP 경연대회

자료원: KOTRA 텔아비브 무역관 자체 촬영

 

지난 7월 성황리에 막을 내린 K-POP Festival Israel에서는 현지인들의 K-POP 경연대회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체험, 관광 및 한국 상품 등이 소개됐으며, 1200여 명의 현지인이 참가했다. 이 기간 중 KOTRA 텔아비브 무역관은 대사관과 협력해 고추장, 간장, 조미김 등의 전통식품과 과즙기, 마스크팩 등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우수상품 등을 소개하는 쇼케이스를 진행했는데 관람객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비록 단 며칠만 이어지는 일회성의 이벤트로 즉각적인 성과를 기대하긴 어렵겠지만, 한국과 관련된 작지만 긍정적인 체험들은 장기적으로 한국 제품의 수출을 확대하고 대기업 제품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제품에도 관심을 갖게 만드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K-POP Festival Israel 한국 상품 쇼케이스

자료원: KOTRA 텔아비브 무역관 자체 촬영

 

어느 나라에서든 외래 문화가 확산되는 과정은 마치 화로에 불을 피우는 것과 같다고 한다. 불을 지피기 위해서는 불쏘시개에서 비롯된 불꽃이 땔감으로 잘 옮겨 붙도록 풀무질을 해주는 게 중요하다. 그 과정이 쉽지는 않지만 일단 불이 땔감에 옮겨 붙으면 그 다음부터는 불길이 알아서 번진다. 한류도 마찬가지다. 지금 막 점화된 불꽃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지속적으로 한국을 알리고 소비자들과 교감을 쌓아간다면, 드라마와 음악으로 시작한 문화 한류가 결국 산업 전반에 영향을 주는 경제 한류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스라엘 한류,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자료원: 이스라엘 자동차 수입협회 통계, 이스라엘 경제지 The Marker, KOTRA 텔아비브 무역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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