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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고

[무역관 르포] IBM과 Groupon의 특허 침해 공방전
2018-11-06 김동그라미 미국 뉴욕무역관

박다미 변호사, KOTRA 뉴욕 무역관 IP-Desk




이번 칼럼에서는 대형 IT 기업 ㈜IBM (International Business Machines Corporation)과 글로벌 소셜 커머스 기업 ㈜그루폰 (Groupon, Inc.)의 특허 침해 공방전 소식을 다루고자 한다. 2011년부터 시작된 두 기업 간 분쟁의 쟁점, 델라웨어 연방지방법원(U.S. District Court for the District of Delaware)에서 진행된 특허 침해 소송 International Business Machines Corporation v. Groupon, Inc. (No. CV 16-122-LPS-CJB)에서 판정된 사안들, 그리고 9월 말 극적으로 타결된 합의서와 10월 초 공식적으로 소송 종결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소개하겠다.


IBM-그루폰 특허 분쟁의 발단


IBM1911년에 설립된 이래로 컴퓨터 하드웨어·미들웨어·소프트웨어 제조 분야는 물론 호스팅 서비스, 기술 컨설팅 서비스, 반도체 사업 영역에서 활약하며 R&D에 매년 60억 달러에 육박하는 예산을 투입하여 신기술 개발에 힘써왔다. 전 세계적으로 6만 건 이상의 특허를 획득해왔는데, IBM이 소유한 특허의 대표적인 예로는 ATM(automated teller machine), DRAM(dynamic random-access memory), 플로피 디스크,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 SQL, UPC(universal product code) 바코드가 있다. 지난 25년간 매년 미국 특허상표청에서 가장 많은 특허를 발부받는 기록[1]을 세우기도 한 IBM은 그간 방대한 양의 특허 포트폴리오를 축적하고 관리하면서 라이선싱을 통한 특허 수익화를 도모해왔다. IBM 2017년 한 해동안 지식재산권 라이선싱으로 거두어들인 수익은 12억 달러( 1조3700억 ) 가량으로 확인되었다. 


본 소송의 핵심이 되는 IBM의 특허 4건 중 특허번호 5,796,967(이하 “967 특허”) 7,072,849(이하 “849 특허”)는 현재 인터넷의 전신인 프로디지(Prodigy) 온라인 서비스와 연관된 기술이다. 특허번호 5,961,601(이하 “601 특허”)은 인터넷 통신 정보를 보존하는 기술, 특허번호 7,631,346(이하 “346 특허”)는 하나의 아이디와 패스워드로 여러 응용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는 통합 인증(single sign-on; SSO) 기술에 관한 것이다.

 

2008년에 설립된 그루폰은 지역 업소 제공 제품·서비스와 소비자들을 중개하는 전자상거래 사업이다. 단시간에 고속 성장을 이루어 2011 11월에 NASDAQ 증권시장에 상장하였고, 현재 15개 국가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2017년 연 매출은 약 286억 달러로 보고되었다. IBM의 주장에 따르면 그루폰은 자사 웹사이트(www.groupon.com)와 모바일앱을 통해 지역 상공인들과 소비자들을 연결하는 수단으로 IBM 소유의 특허 기술을 사용해왔다.


IBM은 그루폰이 자사의 특허를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으니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자는 제의를 2011 11월 초부터 해왔다. 그러나 아마존(Amazon.com, Inc.), 구글의 지주회사인 ㈜알파벳(Alphabet Inc.), ㈜페이스북(Facebook, Inc.), ㈜트위터(Twitter, Inc.), ㈜링크드인(LinkedIn Corp.) 등 타기업들은 IBM이 보유한 특허에 공개된 다양한 기술을 사용하기 위해 2,000만~5,000만 달러의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해온 것과 대조적으로, 그루폰은 IBM 측 제안을 거절하고 어떤 대가도 지불하지 않았다. 수 년간 그루폰을 상대로 시도한 특허 라이선스가 결국 실패로 돌아가자, 2016 3 2 IBM은 델라웨어 연방지방법원에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하였다.


소송 경과와 법원 판결


IBM은 그루폰이 온라인 사업을 개척하고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IBM의 특허 4건을 고의로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법원에 손해배상과 침해금지명령을 청구하였다. 그루폰은 자사가 IBM의 특허를 침해한 바 없으며, 해당 특허 4건은 무효(invalid)일 뿐더러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고(unenforceable) 맞섰다. 지난 2년 반 동안 법원에서 청구범위 해석 공청회(claim construction hearing), 답변 내용에 입각하여 967특허와 849특허가 특허 허여대상이 아니며 무효라는 판결을 내려달라는 신청(motion for judgment on the pleadings), 약식재판 신청(motion for summary judgment) 절차 등을 거치며 양측이 입장을 달리하는 법적 이슈들을 점차 추려나갔다. IBM이 재판과정에서 요구한 손해액은 16,700만 달러로 알려졌는데, IBM 특허 4건의 청구범위와 그루폰의 침해행위를 둘러싼 구체적인 법적 공방은 기술적·법적으로 심층적인 내용이라 IP-DESK 뉴스레터 독자들에게 실효성이 제한적이라고 판단하여 생략하겠다.


2018 7월에 진행된 재판 결과, 배심원들은 (1) IBM이 해당 특허 4건에 대해 그루폰이 침해했다는 점을 입증했고, (2) 이 같은 그루폰의 특허 침해행위가 고의였다는 점 역시 입증했으며, (3) 그루폰은 IBM이 페이스북 및 구글과 각각 체결한 라이선스 계약 (이하 “IBM-페이스북-구글 라이선스”)으로 인해 그루폰이 346 특허를 이용해도 좋다는 묵시적 라이선스가 존재했다는 주장을 입증하지 못했고, (4) IBM이 그루폰을 상대로 346 특허권을 주장할 수 있는 권리가 IBM-페이스북-구글 라이선스로 말미암아 소진되었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했으며, (5) 그루폰이 IBM 601 특허와 346 특허가 무효임을 밝히는 데에 실패했고, (6) IBM이 그루폰의 특허 침해로 인해 입은 손해액은 8,250만 달러( 943억 원)라고 결론지었다. 2018 8 8일 법원은 이 같은 배심원 평결(jury verdict)을 전적으로 수용하여, IBM의 특허를 고의로 침해한 그루폰이 IBM 8,250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1심 판결(judgment)을 내렸다.


법원 판결 이후 진행상황


9 19일 그루폰은 법률문제 판결 신청(motion for judgment as a matter of law; 배심원 평결을 파기하고 판사가 독자적인 판결을 내려달라는 내용)을 요청하는 판결 이후 신청(Post-trial Motion for Judgment as a Matter of Law or, In the Alternative, for a New Trial)을 법원에 제출하였다. 또한, 만일 그루폰의 법률문제 판결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재심리 신청(motion for new trial; 재판을 처음부터 다시 진행해달라는 내용)을 요구하였다. 반면, 같은 날 IBM은 손해배상액을 늘리고, 변호사비, 판결 이전과 이후의 이자와 계속 발생하는 실시료(royalty)까지 반영한 증액손해배상을 책정해달라는 신청서(Motion for Enhanced Damages, Attorneys’ Fees, Pre- and Post-Judgment Interest, and an ongoing Royalty)를 법원에 제출하였다.


9 25일 그루폰은 IBM 측 손해배상 전문가(damages expert)의 선서증언(deposition)을 요청하며 판결 이후 심리요지서(post-trial brief) 답변 제출기한을 연장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하였고, 9 27 IBM은 이를 반대하는 강경한 입장을 취하며 끝까지 대립구도를 보였다.


최종 합의사항


그러나 치열한 법정 다툼 중에도 한쪽에선 열띤 협상이 진행된 모양이다. 9 28 IBM과 그루폰은 소송 기각 합의서(Stipulation and Order of Dismissal)를 법원에 제출하였다. 그루폰이 IBM에 합의금을 지불함과 동시에 양측은 다음 세 가지 사항에 동의하였다: (1) 2018 8 8일 델라웨어 연방지방법원이 내린 8,250만 달러 배상 판결을 무효화하고, (2) 본 소송에서 제기된 IBM의 주장들(claims)은 모두 기각되어 추후 다른 소송에서 제기할 수 없으며(dismissed with prejudice), (3)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변호사비 및 제반 비용은 양측이 각자 부담한다는 것이다. 10 2일 법원은 이 같은 합의서의 내용을 수용하고 해당 소송을 기각 처리하였다.


언론에 보도된 IBM-그루폰 특허 분쟁 합의금은 5,700만 달러( 652억 원)이다. 지난 8월 초 1심 판결 이후 법원이 IBM의 요구대로 증액손해배상 책정을 할 것인지 혹은 그루폰이 법원을 재설득하는 데에 성공하여 손해배상액을 대폭 낮출 수 있을지에 세간의 관심이 모아졌으나, 결국 그루폰이 법원 배상 판결액보다 약 30% 낮은 금액을 IBM에 합의금으로 지급하고 장기 교차 라이선스 계약(cross-licensing agreement)을 체결하는 것으로써 지난 7년간의 특허 전쟁은 종결되었다.


시사점


특허제도는 권리자에게 해당 발명에 대한 독점적인 권한을 일정 기간 부여함으로써 새롭고 이로운 기술 개발을 촉진하고, 기술 공개를 장려한다. 이처럼 세상에 공개된 발명은 또 다른 신기술의 개발을 촉진시켜 더욱 혁신적인 사회를 도모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 수십 년간 기술 개발에 힘쓰고, 이를 바탕으로 신규 특허를 출원하고, 지식재산권 라이선싱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공개된 특허를 라이선싱함으로써 다른 신기술 개발의 토대를 제공하고, 이로 인해 직간접적으로 공공의 편익을 도모하는 IBM의 사업모델이야말로 특허제도가 의도한 결과의 집합체라고 볼 수 있겠다.


그루폰의 IBM 특허 침해에 고의성을 인정하여 거액의 손해배상을 명한 IBM-그루폰 특허 침해 소송 1심 결과는 IBM에게 단순히 한 건의 소송 승전보 이상의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비록 최종적으로 합의된 금액은 법원 판결액의 70% 수준에 그쳤지만 전자상거래 및 온라인 광고·마케팅 업계에 법적·기술적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반면, 그루폰의 입장에선 기업 이미지에 흠집은 났을지언정 이 사건이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도 있겠다. 그루폰의 글로벌 소통 부사장 빌 로버츠(Bill Roberts)가 밝혔듯이, 이번에 IBM으로부터 라이선스 받은 특허 포트폴리오를 자양분 삼아 그루폰은 전 세계의 소비자·소상공인들을 위해 놀라운 제품을 개발하는 데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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