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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관 르포] 오스트리아, 대통령 선거 결과 및 EU 탈퇴 논란
  • 직원기고
  • 오스트리아
  • 빈무역관 김현준
  • 2016-12-15
  • 출처 : KOTRA

- 12월 4일 재투표 결과, 중도 좌파 성향의 알렉산더 판 데어 벨렌 당선 -

- EU 탈퇴 논의 약화 예상 속, 향후 정국 진행 방향 관심 증폭 -

 

 

 

결선 투표, 재투표 결정 및 연기 등 사상 유례 없는 사건들이 이어진 끝에, 지난 12월 4일 실시된 대통령 선거 재투표 결과, 친EU, 중도 좌파 성향의 알렉산더 판 데어 벨렌(Alexander van der Bellen) 후보가 오스트리아 대통령으로 최종 선출됐다.

 

오스트리아의 대통령은 내각책임제 특성상 실권이 없는 상징적 지위라 정치적 영향력은 크지 않지만, 이번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나타난 국민 여론 및 정국의 상황을 감안하면 이후 오스트리아 정치 지형의 변화 및 방향성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왜냐하면, 막판까지 경쟁을 벌였던 자유당(FPÖ)의 호퍼(Hofer) 후보는 대통령 선거운동 시작 단계에서부터 "유럽연합(EU)이 개혁을 실시하지 않으면 탈퇴를 묻는 국민 투표를 실시하겠다"고 주장해, 호퍼 후보가 재선거에서 대통령으로 당선될 경우 오스트리아를 포함한 다른 EU 국가들의 EU 탈퇴 움직임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 오스트리아 대통령 선거 과정 및 최종 결과

 

오스트리아 대통령 선거는 2016년 4월 24일 실시됐는데, 개표 결과 자유당 소속의 호퍼후보는 그 전의 여론조사 결과에서 이미 예상됐듯 35.05%의 득표율로 2위 그룹(알렉산더 판 데어 벨렌(21.34%), 이름가르트 그리스(Irmgard Griss, 18.94%) 후보들을 큰 차이로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이 결과는 오스트리아 및 EU 정계에 큰 충격을 안겨주었는데, 현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정당인 여당 사회당의 루돌프 훈츠도르퍼(Rudolf Hundsdorfer, 11.28%), 제1야당 국민당의 안드레이스 콜(Andreas Khol, 11.12%) 후보가 참패한 것으로 나타남으로써 현 연립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실망감이 얼마나 큰지를 잘 보여주는 결과였다고 할 수 있다.

 

오스트리아 대통령 선거는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1, 2위 득표자를 대상으로 최종 결선투표를 실시하도록 돼 있어, 약 한 달 후인 5월 22일 결선투표가 실시됐는데 이 결선투표 또한 한 편의 드라마와 같았다.

 

극우파 정당인 자유당에 대한 타 정당들 및 국민들의 견제 심리가 작동할 것이 예상됨에 따라 당초 팽팽한 승부가 예상됐으나, 실제 투표 결과는 ‘팽팽’ 그 이상이었다.

 

5월 22일 투표 종료 후 실시된 개표 결과 호퍼 후보가 51.92%의 득표율로 약 14만 표를 앞선 것으로 집계됐으나, 이튿날 약 74만 표에 달하는 부재자 투표에서 알렉산더 판 데어 벨렌 후보가 상대 후보를 압도적인 차이로 따돌리면서 최종 결과 50.35%의 득표율, 3만 863표 차이로 오스트리아의 새로운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그러나, 이것 또한 끝이 아니었다. 패한 자유당 측이 부재자 우편 투표함의 개봉 및 집계 과정상에 부정이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헌법재판소에 선거 무효 소송을 제기했고, 오스트리아 헌법재판소가 7월 1일 자유당이 제기한 소송을 인정하고 결선투표의 재투표를 명령함으로써 ‘반전’ 드라마는 계속됐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10월 2일로 대통령 선거 재투표 일자가 확정되고 관련 준비가 진행됐으나, 또 한 번의 사건이 기다리고 있었다. 투표일을 1주일을 채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서 부재자 투표용지 봉투 중 접착제에 문제가 있어 밀봉해도 붙인 부분이 다시 떨어지는 봉투가 다수 발견되면서 정상적인 투표가 불가능한 것으로 판명되면서, 재투표 일자가 12월 4일로 다시 연기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결국, 12월 4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 재투표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전 녹색당 당수 알렉산더 판 데어 벨렌 후보가 53.8%의 득표율로 호퍼 후보를 7.6%의 넉넉한 차이로 따돌리고 오스트리아 대통령에 최종 당선됐다.

 

이 결과는 '예상 밖의 대이변'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오스트리아에서도 유럽 전역을 휩쓸고 있는 극우 포퓰리즘 정당들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바, 재투표일 전까지 이루어진 9번의 여론 조사에서 알렉산더 판 데어 벨렌 후보는 호퍼 후보를 단 한 번밖에 이기지 못할 정도로 호퍼 후보의 당선이 유력한 것으로 점쳐졌기 때문이다.

 

정치 전문가들은 앞선 5월 결선투표 때에도 극우 정당이 집권하는 것에 반발해 알렉산더 판 데어 벨렌을 지지하지는 않지만 호퍼의 당선을 막기 위해 투표했던 유권자들이 12월 재투표 때에도 같은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앞서 이루어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된 충격이 이 같은 움직임을 더욱 가속화시키는 효과를 가져왔으며, 오스트리아의 EU 탈퇴(오엑시트, Öxit)에 대한 두려움과 아직 '나치'만은 안 된다(자유당은 2차 세계 대전 후 나치 부역자들이 세운 정당임)는 유권자들의 막판 표심이 당초 예상과는 달리 알렉산더 판 데어 벨렌 후보의 승리를 가능하게 했다는 분석이다.

 

□ EU 탈퇴 시 오스트리아 경제에 미치는 영향

 

이러한 정치적 상황하에서 오스트리아에서는 EU 탈퇴와 관련된 논의가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는데, EU 탈퇴는 정치 사회적 측면 못지 않게 경제적으로도 많은 변화를 수반하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오스트리아 양대 경제연구소 중 하나인 IHS의 전 소장이자 현재 갈렌 대학 경제학 교수인 크리스티안 커이슈닉이 최근 EU 탈퇴의 경제적 영향을 분석한 연구 자료를 발표해 관심을 끌고 있는데, 크게 네 가지 부문으로 나누어 그 영향을 분석했다.

 

첫째는 대외교역 부문인데, EU 시장은 오스트리아의 가장 큰 교역 대상 지역으로 오스트리아는 EU 가입 이후 해당 지역에의 수출액이 124% 증가한 데서 알 수 있는 것처럼 EU 탈퇴는 오스트리아의 대외 수출에 큰 충격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충격은 기술력 및 인지도를 갖춘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들에게 크게 다가올 것으로 예상되며, 수출시장의 부진은 필연적으로 국내 생산 및 경제성장률, 고용시장 등에 연쇄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오스트리아 연방 상공회의소 소장 크리스토프 라이틀은 "오스트리아의 EU 탈퇴는 이후 10년간 약 15만 개의 일자리 감소라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수입 측면에서는 EU 내 동유럽 국가들로부터의 저가제품 유입 감소(가격경쟁력 감소)로 인해, 국내 산업이 보호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는 외국인 투자 유치 측면으로, EU 탈퇴는 외국인 투자 유치의 감소와 함께 현재 오스트리아에 기 진출해 있는 글로벌 기업들의 EU 내 다른 국가로의 이전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오스트리아 내 글로벌 기업들이 국내 생산의 1/4, 전체 R&D 지출액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바, 이들 다국적 기업들의 이전은 전체 오스트리아 경제에 큰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셋째는 노동 시장에의 영향이다. EU 탈퇴는 국내 노동 시장 보호에는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전망인데, 동유럽 EU 회원국 국민들의 자유로운 오스트리아 노동시장 진입이 더 이상 불가능해지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국가들로부터의 노동력 중 오스트리아 산업계가 원하는 필요 기술력을 갖춘 인력들의 선별적인 유입이 가능한 점은 '질적인' 측면에서 산업 전체적으로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유로화 사용 중지에 따른 문제이다. EU 탈퇴는 필연적으로 유로존 탈퇴를 의미하는데, 이는 오스트리아가 더 이상 유로화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오스트리아의 자체 통화(과거 쉴링) 사용 및 고유의 통화 정책 수행을 의미한다. 이러한 변화는 최소한 단기적으로는 오스트리아 금융 부문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상의 네 가지 부문에서 살펴보았듯이 오스트리아의 EU 탈퇴는 경제적 측면에서 긍정적인 요소보다는 부정적인 요소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크리스티안 커이슈닉은 EU 탈퇴가 가져오게 될 부정적 영향이 세간의 예상보다는 크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언급했는데, 그 한 가지 방법으로 오스트리아의 EFTA(유럽 자유무역연합) 회원국으로의 복귀를 예로 들었다.

 

EU 가입 이전 오스트리아는 EFTA 회원국이었는데, 1995년 EU 가입과 동시에 EFTA를 탈퇴했다. 현재 EFTA 회원국으로는 비(非)EU 회원국들인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스위스, 리히텐슈타인 등이 남아있는데, EU와 EFTA(스위스 제외) 사이에는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돼 있어 오스트리아가 EFTA에 재가입하면 최소한 무역 측면에서는 EU 시장에의 자유로운 접근히 가능해, EU 탈퇴에 따른 교역 측면에서의 부정적 영향들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체 통화 사용 및 독자적 통화 정책 사용 등에 따라 대내외적 변수들에 훨씬 더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장기적 측면에서 EU 탈퇴에 따른 긍정적인 측면도 꽤 있는 것이 사실이다.

 

□ 전망 및 시사점

 

판 데어 벨런 후보의 오스트리아 대통령 당선은 일단 오스트리아 및 EU 정재계가 한숨을 돌릴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나타났듯이 자유당의 인기 돌풍은 현재 진행 중인 것이 사실이며, 반EU, 반이민 정서를 내세우는 자유당의 전략 또한 2018년 가을 예정된 총선과 관련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비록 대통령 선거 직후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 오스트리아의 EU 잔류를 원하는 응답자 비율이 65%, EU 탈퇴를 원하는 응답자 비율이 27%인데서 알 수 있듯이 현재로서는 국민 여론 또한 EU 잔류에 쏠려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오스트리아 경제회복 속도, 국내 노동시장의 추이 등의 변수가 자유당의 극우 포퓰리즘 정책과 결합하면 오스트리아의 EU 탈퇴 논의는 언제든 다시 수면 위로 급부상할 소지가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유럽 전역을 휩쓸고 있는 극우 포퓰리즘 정당들의 득세 속에, 오스트리아 정계의 움직임 또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사안으로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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