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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거대한 변화의 요구에 직면한 우크라이나
  • 외부전문가 기고
  • 우크라이나
  • 키이우무역관 최진형
  • 2013-12-25
  • 출처 : KOTRA

 

거대한 변화의 요구에 직면한 우크라이나

기수 우크라이나: 김평원 법인장

 

 

 

현재, 우크라이나는 혁명 중이다.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 그것도 KOTRA 키예프 무역관이 있는 최고의 번화가 크레사티크 거리, 일명 마이단이라고 불리는 광장에 가보면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없이 수만 명의 사람이 밤낮을 아랑곳하지 않고 변화를 이야기하며 노래하고 있다.

 

앙시앙 레짐, 즉 구소련이 상징하는 낡은 가치관과 기준을 극복하고 이제는 선진화된 유럽의 가치관과 기준(Europe's Value System &Standard)이라는 근사한 새 양장으로 바꿔 입자는 전 국민적 열기가 하늘을 찌른다고나 할까? 마이단 광장과 언론을 통해 보여지는 우크라이나 국민의 민주주의와 새로운 삶의 기준 그리고 가치관에 대한 열망을 보면 인간다운 삶을 향한 우크라이나 국민의 간절한 염원과 비장함이 외국인인 나에게도 진한 감동을 준다.

 

오죽하면 자신의 하야를 요구하는 마이단 광장을 향하여 현직 대통령이 "이는 더 나은 새로운 삶에 대한 우크라이나 국민의 염원이요, 우크라이나 역사 속에서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는 것은 고무적인 사건"이라고 시위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 것일까? 이제는 대다수 우크라이나인이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더 이상은 이러한 삶을 지속할 수 없다는 일치된 생각이 마지막 임계점을 지나 ‘마이단’이라는 광장을 통해 활화산처럼 폭발한 것이라 생각된다. "우리는 누구의 도움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다만, 이렇게는 더 이상 살 수 없다는 것이다. 러시아가 싫고 유럽이 좋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새로운 기준과 가치관을 받아들이지 않고는 우리는 이런 삶을 지속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그 대안으로서 민족의 새로운 활로를 유럽의 기준과 가치관에서 찾은 것뿐이다. 그래서 유럽과의 통합을 요구하는 것이다.

 

더 이상 우리는 노예적 삶을 거부한다. 사람답게 살고 싶다"라는 어느 지식인의 절규는 민족적 절망의 끝에서 새로운 민족적 희망을 노래한다. "보시다시피, 나는 이제 내 몸도 가누기 어려운 할망구요. 죽을 날이 멀지 않는 내가 왜 이 엄동설한에 시위현장에 나왔겠소. 내가 살다 가는 이러한 삶을 내 자식, 내 손자들에게만큼은 물려줘선 안 되겠다는 한 가지 일념 때문이오. 우크라이나는 변화해야 해요. 변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어요."라고 단호하게 일갈하는 시골 노파의 일성을 들으며 다소 무심했던 나마저 우크라이나의 변화를 향한 전 국민적 열망에 동참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사실, 1991년 우크라이나에 와서 사업과 선교를 병행해온 나로서는 이들의 변화 및 개혁에 대한 욕구가 왜 이리 큰 것인지 짐작이 간다. 지난 12월 3일 국제투명성기구(TI)가 발표한 2013년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 Corruption Perceptions Index) 실태를 보고 다소 놀랐다. 우크라이나는 177개 조사 대상국가 중 144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한국이 46위를 차지했으니 사돈 남말 할 것은 못되지만, 그래도 우크라이나가 부패지수에서 전 세계적으로 최상위권 부패 국가인지는 몰랐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단연 화두는 "부패 척결"이다.

 

유명한 시사 프로그램인 "슈스테르 라이브" 방송에서 전 세계 헤비급 챔피언이자 현재 "개혁을 위한 우크라이나 민주 동맹"(UDAR)당수인 비탈리 클리치코는 단호하게 말한다. "이 나라는 세계적인 부패국가이다. 동사무소에 가서 단순한 민원 처리하나 하는데도 뭔가를 들고 가야한다. 거리에서는 경찰들에게 바쳐야 하며 심지어는 학교에서 학생들도 시험점수를 돈주고 산다. 사법제도 또한 부패하여 법관들은 매수돼 판결하고 진실과 정의는 안중에도 없다. 세무 공무원이야 말할 것도 없다. 이러니 올리가르히(재벌)가 아닌 중소규모 비즈니스가 살아남을 수가 없다. 사회 전체가 이 부패 구조에 가담하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가 없는 구조이다. 이 모든 부패의 정점에 정치인이 있고 관료들이 자리 잡고 있다. 가히 부패의 사슬이요, 거대한 피라미드 부패 구조이다"

 

사실, 우크라이나에서 사업한다거나 또는 우크라이나와 관련된 사업을 하고자 할 때 이 만연된 부패 구조에서 누구도 자유롭기가 어렵다. 철강 및 동물사료 분야 무역업을 하는 나로서도 갈등이 되는 점이 바로 이 부분이다. 이러한 부패 구조와 다반사로 만나야 하기 때문이다.

 

하루는 한국에서 화학제품 물건을 실은 컨테이너가 도착해 부가세(VAT) 20%를 지불하고자 하는데 부갈테리아(경리, 회계사)의 갑작스러운 한 마디, 세금 결제 시스템에서 갑자기 우리 회사의 부가세 신고란이 폐쇄됐다는 것이다. 관할 세무서장에게 문의해도 우리 회사 측에서 잘못한 게 없어서 폐쇄될 사유가 없는데 잘 모르겠다는 말만 반복한다. 물건은 통관시켜야 하고 세금은 내야 하는데 세금 내면 세무서에도 좋고 정부재정에도 도움이 되니 빨리 해결해달라고 해도 1주 2주가 지나도 원인을 모르겠다는 말만 되풀이하니 참으로 보통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렵다. 바야흐로 몇몇 루트를 통해서 해결사들이 등장한다. 그것도 단, 몇 시간 안에 해결해주겠다는 것이다.

 

하나의 단적인 예를 들었지만, 수많은 일이 이런 식으로 이루어지니 우리가 언제까지 이런 식으로 살아야 하나 하는 강한 의문이 전 사회적으로 들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흔히들 말하곤 한다. "제도가 문제냐, 사람이 문제지" 그러나 꼭 그렇다고 할 수만은 없다. 공산주의 종주국이던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에 살면서 깨달은 것 중 하나가 바로 "사람이 문제냐, 제도가 문제지"라는 생각 때문이다.

 

둘 다 중요한 것이다. 바로 '마이단 광장'으로 상징되는 우크라이나의 외침 즉, "유럽의 가치관과 기준을 수용하자"는 것은 단지 유럽 문명에 대한 슬라브 민족의 열등감이나 동경의 발로라고 치부할 수는 없다. 공산주의의 폐해를 경험하고 구소련 붕괴 후 지난 20여 년간의 시행착오를 통하여 깨달은 사람과 시스템의 중요성, 바로 이 양자의 변화에 대한 우크라이나인의 열망이 담겨 있는 것이다. 유럽 연합을 전제로 한 유럽의 가치관과 기준을 받아들이느냐 또는 거부하느냐에 따라 향후 우크라이나인의 삶과 우크라이나의 장래, 우크라이나의 사업 환경도 확연히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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