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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이탈리아 비즈니스를 관통하는 다섯 개의 문화코드
  • 외부전문가 기고
  • 이탈리아
  • 밀라노무역관 김태형
  • 2013-12-20
  • 출처 : KOTRA

 

이탈리아 비즈니스를 관통하는 다섯 개의 문화코드

황인철(Liceo Frassati Director)

 

 

 

① 이탈리아 북부와 남부, 남한과 북한만큼 큰 차이

 

장화처럼 생긴 이탈리아는 북부와 남부 간 빈부차, 성격차, 문화 차이가 확연하다. 북부는 공업 지역이 많고 남부는 농업 지역이 많다. 북부는 전문 인력이 풍부하고 생활 수준이 높지만, 남부는 실업률이 50%를 육박하며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전형적인 라틴기질로 알려져 있지만, 북쪽 사람들은 오히려 스위스 혹은 독일 사람에 가까울 정도로 냉정하고 합리적이다. 남부 사람들은 자유분방하고 정열적이며 즉흥적인 면이 많다. 물론 시간 관념도 차이가 있다. 예를 들면 정각의 의미가 밀라노에서는 정각, 로마에서는 15분, 나폴리에서는 30분 정도로 남쪽으로 갈수록 늦어진다. 비즈니스에서도 남유럽 특성상 신뢰감이 많이 떨어지는 면이 있다. 주문사항을 금새 취소하거나 말을 바꾸는 경우가 종종 있으며 대금 지불 약속도 어기는 경우가 많다. 이 특징 또한 남쪽으로 갈수록 심해지니 염두에 두어야 한다.

 

② 사람이 일보다 아름다워

 

이탈리아 사람들은 말이 많고 제스처가 풍부하며 융통성이 많다. 평상 시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관계에서도 이탈리아 사람들은 한참 개인적인 이야기나 주제와 관계없는 딴 이야기를 하다가 한참 후에야 본론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헤어지는 인사를 하고 나서도 한참을 서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헤어지는 광경을 종종 볼 수 있다.

 

이탈리아에서 사업을 하거나 바이어를 만날 경우에는 이러한 이탈리아 사람들의 사고방식 혹은 관습을 이해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인간관계가 중요하다. 따라서 이탈리아에 파견되는 사람들은 2~3년의 짧은 기간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가 힘든 것이 보통이다. 비즈니스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인간관계를 구축하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기 때문이다. 타 유럽 기업의 경우, 특히, 북유럽권 국가에는 이탈리아에 직원을 파견할 때 충분한 사전교육을 시켜 보낸다. 북유럽의 일반적인 태도, 즉 과묵과 원칙 준수가 이탈리아에서는 때때로 경원시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상황에 따라 편리하게 적응하는 것을 오히려 상식으로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일반적으로 이탈리아 사람들은 융통성이 많고 정감이 풍부하고 친절하며 남이 잘못한 것을 관대하게 봐주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에 일이 잘못될 경우 인정에 호소하면 일이 무마돼 넘어가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원리원칙없는 성향 덕에 이탈리아 사람과 거래할 때 많은 인내를 필요로 하지만 실은 휴가시즌이면 가장 오고 싶어 하는 나라가 이탈리아이기도 하다. 날씨가 좋아서도 그렇지만 이태리 사람들의 정감과 수다가 좋기도 하기 때문이다.

 

③ 사장과 과장이 부자지간(父子之間)

 

이탈리아에는 소규모의 가족 기업이 많다. 가족 구성원이 모두 모여 사업을 하며 가족끼리만 터놓고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고용시장이 경직돼 있다. 즉, 한번 취업을 하면 종신고용이 일반화돼 있다. 경제위기로 많은 기업이 인원 감축을 하고 있다고는 하나 아직까지는 해고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고, 그 이유 중 하나로는 가족회사이기에 회사가 파산할지언정 해고를 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거래 초기에는 비록 표면상으로는 친절하고 흥미 있는 태도를 보이긴 하지만, 자기 소속 구성원 즉 가족이 아닌 타인을 대할 때는 의혹을 갖고 대하는 경우도 많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개인주의적 성향으로도 유명(여기서 개인이란 본인을 포함해 본인이 속한 가족 등 소규모 소속집단을 의미한다)하며, 이러한 자기중심적 가족주의는 이탈리아 사회의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외국인에 대한 태도도 이탈리아 특유의 모양이 있다. 처음 만날 때 친절하게 환대하며, 호기심을 갖고 대하지만 내심 관찰을 늦추지 않는다. 거래 상대방을 처음 대할 때 과장된 제스쳐와 큰 목소리를 내나 뒤로는 매우 현실적인 계산과 관찰을 통해 냉정하게 판단한다.

 

그렇기에 이탈리아인들은 모르는 사람과의 거래 시에는 소개 또는 추천을 통하는 것이 보통이다. 인간관계를 중시하다보니 예측 가능한 만남을 원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사업 거래를 트기 위해서는 비즈니스적 신뢰관계 구축만으로는 부족하다. 진정한 우정, 가족 구성원화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인간관계와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은 북쪽에서 남쪽으로 갈수록 심해진다. 즉, 밀라노보다 로마 쪽으로 갈수록 심하고 로마보다 나폴리쪽으로 가면 더 심하다. 전반적으로 이탈리아 사람들은 자기가 속한 공동체에 다른 사람이 들어오는 것을 꺼리나, 한번 들어온 사람에 대해서는 한없이 관대하다.

 

④ 나를 따르라!!

 

이탈리아 가족기업 문화의 특징을 선박에 비유하자면 선장 혼자 모든 것을 결정하는 쾌속정에 비유할 수 있다. 이탈리아 업체들은 단기적, 충동적, 유동적인 경영태도를 갖고 있다. 가족기업이고 중소기업이다보니 경영자 혼자서 결정한다. 대부분 기업은 경영진 여럿이 함께 결정하기 때문에 좋은 결론이 나오긴 하지만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게 흠이다. 이탈리아의 경우는 결정이 빨라 좋긴 하지만 여러 가지 측면을 함께 고려하지 못해 잘못된 결정이 나올 수가 있다. 따라서 이탈리아 기업의 가장 큰 단점은 사장이 혼자 결정하므로 직원들의 공감대를 얻지 못하거나 결정이 번복되는 경우가 있다는 점이다. 사장과의 직접 면담을 통해 거래를 결정짓되, 거래가 시작되면 실무진에게도 충분히 공을 들여 원만하게 절차가 흘러가도록 해야 한다.

 

⑤ 비즈니스, 핵심은 마지막 순간에

 

상담할 때 우선 분위기를 잡기 위해 가족 이야기나 스포츠, 날씨처럼 가벼운 이야기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이탈리아의 첫인상이나 이탈리아의 음식, 와인 등 상대방이 관심 있어 할 만한 소재로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비즈니스 복장은 유럽의 다른 나라와 크게 다르지는 않으나 인격이나 품위를 외관으로 평가하는 면이 있어 말쑥한 정장의 고급브랜드 옷이 바람직하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말이 많고 감정이 풍부하기 때문에 분위기를 맞춰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맞장구를 쳐주는 것이 좋다. 사업 얘기도 가급적 개인적인 차원으로 끌어내려 감흥을 일으킬 수 있도록 이끌어나가는 것이 좋다. 회사차원으로 비즈니스 거래를 이끌어가는 것보다는 상대방 개인의 이익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하는 것이 설득력이 있고 또한 빠른 결과를 보기도 한다. 거래 가격 또한 처음에는 좀 높게 불렀다가 낮춰주는 것이 좋다. 상대방에게 깎아서 샀다는 느낌을 줘야 하며, 거래 의사가 타진됐다고 해서 바로 계약서를 준비하면 또 낭패를 볼 수 있다. 한국인이 생각하기에는 다소 짜증이 날 만큼 긴 시간을 두고 계약서를 준비하는 것이 이탈리아 바이어들의 또 다른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다.

 

비록 언어는 다르지만 열린 마음으로, 비즈니스 파트너의 개념을 넘어 가족 구성원이 되기 위한 인간적인 접근으로 다가간다면 베니스 상인의 나라 이탈리아에서 또 다른 기회를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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