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디부아르나 부르키나파소와 같은 나라에서 농산물을 거래할 때 유의할 사항 두 가지가 있다면 다음과 같다. 

첫째, 과거 우리나라에서도 경험한 바와 같이 수매 가격이 인상되면 재배 면적을 늘려 다음 해에는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폭락하는 현상이 자주 발생한다. 한 번 재배 면적을 늘리면 쉽게 그만 둘 수 없기 때문에 생산량이 매해 조정되기 보다는 수년간의 간격을 두고 조정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공급이 일시적으로 증가될 경우 품질관리에 소홀하기 쉽다. 잔류 농약이나 오염물질, 가공 처리 과정에서 미흡한 점 등이 많이 발생할 수 있다. 그것은 농촌의 농산물 관리가 아직은 충분한 수준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 번에 많은 양을 주문할 때는 반드시 품질관리에 만전을 기울여야 사후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통관상 문제나 소비자 불만을 사전에 해결할 수 있다.   

둘째, 마을 단위에서 농업 활동은 개인 수준에서 결정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농촌이라면 마을 단위에서 각 농민들은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고 상호 조정과정을 거쳐서 마을 단위의 의견을 형성할 수 있다. 최소한 이들 두 국가에서의 마을이란 같은 부족의 사람들로 이루어진 부족 공동체일 가능성이 매우 높고, 또 본질적으로 한 부족은 가족공동체이므로 연장자의 의견이 절대적이며, 노동도 마을 단위의 분업의 형태를 보일 뿐 아니라 대외적으로는 조합(cooperative)의 형태를 띤다.   

따라서 커피나 카카오와 같은 경우는 남성들의 노동이므로 촌장의 의견이 절대적일 것이지만, 카사바나 얌 같은 농산물은 여성들의 몫이므로 그 마을의 여성 조합장의 의견이 절대적일 수 있다. 이들이 상호 의견제시와 같은 민주주의적 절차를 거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나이가 많은 연장자를 절대적으로 존중하는 사회이므로 조합원들은 대부분 촌장이나 조합장에게 결정을 일임하기 쉽고, 그들의 결정에 대체로 따르는 편이다. 이것은 아프리카의 부족 문화의 상당히 중요한 전통적 특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