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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관 르포] 미국발 수단 경제제재 20년 만에 해제, 어떻게 대응할까
  • 직원기고
  • 수단
  • 카르툼무역관 임성훈
  • 2017-10-13
  • 출처 : KOTRA




임성주 KOTRA 카르툼 무역관 관장


미국이 10월 12일부로 20년간 단행해 온 수단에 대한 경제 제재를 풀었다. 이란에 이어 중동아프리카 거점시장의 문이 하나 더 열린 것이다.


미국은 1997년 수단의 테러 지원, 인권유린 등을 이유로 제재를 취한 후 20년째 무역투자, 금융거래 금지, 자산동결조치를 취해왔다. 올해 1월 오바마 대통령이 6개월간 관찰기간을 거쳐 해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으나, 트럼프 행정부는 관찰기간을 3개월 연장했고 해제 여부에 대한 찬반 의견이 팽팽한 가운데 예정 시점보다 일주일 당겨 전격 해제가 발표된 것이다. 해제 배경은 수단 정부의 분쟁지역에서 적대행위 중단, 인권 개선 등을 꼽았지만 북한에 대한 고립 목적, 이란을 견제하기 위한 사우디 및 이스라엘 등의 요청, 테러방지 협력 등 미국의 복잡한 셈법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유야 어떻든 그동안 접근이 어려웠던 수단 시장의 빗장이 풀리면서 외국기업의 관심이 높아질 것은 분명하다. 수단은 인구 4000만 명의 GDP 기준 아프리카 3대 시장이다(GDP 1450억 달러, 나이지리아와 남아공에 이어 3위). 187만㎢(세계 16위)에 달하는 넓은 국토에 금, 텅스텐, 석유 같은 광물자원은 물론 나일강 유역의 수자원도 풍부하다. 특히 북으로는 이집트, 남으로는 중앙아프리카 등 7개국과 접경, 홍해와 접해 있어 중동과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이기도 하다. 지리적으로는 아프리카 대륙에 속해 있지만 종교(이슬람), 언어(이슬람), 교역(두바이, 사우디 등 의존) 면에서 모두 중동 국가의 특징이 강하다. 실제 수단은 아프리카연합(AU)과 아랍연맹(AL)에 동시에 가입된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다.


수단과 한국은 서로에게 낯설지 않다. 일찍이 대우그룹은 김우중 회장시절 수단을 중동과 아프리카를 잇는 거점으로 인식해 2억 달러를 투자해 전방위적으로 진출했다. 사업분야는 제약, 타이어, 섬유, 피혁, 호텔, 은행 등으로 광범위했고 한국 기업은 아직까지도 수단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산업화를 앞당겨준 고마운 존재로 기억되고 있다. 지금은 포스코대우와 신풍제약이 현지기업과 설립한 제약법인, LG전자, 삼성, 현대·기아 자동차가 각각 제약, 가전, 휴대폰, 자동차 부문에서 수단시장 점유율 1~2위를 기록하고 있다. 기업뿐 아니라 멀리 수단 땅에까지 퍼진 K-pop의 열기도 한국의 인지도를 높여놓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수십 년간의 제재로 수단과의 교역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무엇보다 미국계 은행을 통한 달러화 결제 불가능으로 금융비용과 시간이 과도하게 소요된 점이 장애요인이었다. 외화송금 재개를 위해서는 양국 관련 부처의 후속조치 및 은행 간 결제시스템 연결을 위해 짧게는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리겠지만, 은행을 통한 외화 송금이 단계적으로 재개되면 더 많은 기업이 수출입 비즈니스에 나설 것이 분명하다.


현지화 가치 하락세가 진정되는 효과도 크다. 그동안 KOTRA 카르툼 무역관이 지원해 온 주요 바이어들은 현지화의 급격한 하락세 지속으로 수입시기를 미루거나 계약체결을 하고도 대금결제를 하지 못해 우리 기업이 곤란을 겪는 경우가 빈번했다.


달러 대비 수단 파운드 블랙마켓 환율은 달러당 2015년 10대에서, 2016년 15, 2017년 9월에 22까지 치솟았다가 제재 해제 무렵부터 반등해 10월 8일 18선까지 떨어졌다가, 10월 10일 곧바로 다시 20선을 회복한 상태다. 수입물량 증가 및 가격 하락 시 소비자물가 하락으로 현지 구매력도 살아나고 중장기적으로는 외국인 투자유치, 인프라 프로젝트 확대로 수단 경기 전체가 살아날 것이란 기대다.


해제 직후 KOTRA 카르툼 무역관이 실시한 인터뷰에서 주요 바이어들도 은행을 통한 직접 송금(in & out) 재개 및 그로 인한 금융비용 절감을 제재 해제의 최대 이점으로 꼽으면서 수출입 증가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아울러 내부 대응전략 수립에 나서고 과거 거래선을 재접촉, 기회 선점을 위한 할인 프로모션 등 공격적 마케팅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제재로 인해 시장에 들어오지 못하던 제품(특수 의약품, 일부 기계장치 등), 기술 소싱에 나서겠다는 바이어들도 있었다.


그러나 수단 시장을 아는 기업인들 사이에서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수출 확대나 외국인 투자유치는 제재 여부보다 수단 자체의 산업화, 인프라, 시장 체질에 좌우되는 측면이 큰데 수단의 산업화, 인프라, 시장여건이 취약한 상태여서 무역투자에 미치는 효과가 더디고 제한적일 수 있다는 시각이다. 환율 문제도 수단 내 외환보유고가 부족한(2016년 2억 달러) 상태에서 수입 활동을 위한 달러 수요가 몰리면 중장기적으로는 현지화 가치가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실제 해제 발표 직후 18선까지 떨어졌던 달러대비 수단 파운드 시장환율은 10월 10일 다시 20대로 올라갔다. 미국의 테러지원국 미해제로 국제개발은행의 자금공여와 부채탕감 제약이 유지되는 점, 수단의 복잡한 세무구조와 높은 관세, 금융비용에 대한 우려도 조심스러운 전망의 근거다. 수단은 2011년 남수단 독립으로 보유 유전지대의 75%를 상실, 저유가로 수출의 95%를 의존해오던 석유산업 침체, 이후 외화 부족, 자국 화폐가치 급락, 물가 급등의 어려움을 겪어 온 상태다.


실제 이란의 경우 2016년 1월 국제사회 제재가 풀린 이후 원유 증산 외 외국인 투자유치, 수출입 등 경제 전반에 미친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우리나라의 대이란 수출은 제재가 풀린 2016년 전년대비 오히려 0.4% 감소했다가 2017년에는 9월 누계 기준 22% 증가를 기록했다. 물론 이란과 수단은 경제규모 차이, 제재 및 해제의 주체와 범위, 미국과의 관계 등에 있어 차이가 있어 두 나라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이처럼 이번 제재 해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외화 송금 재개, 수출입, 외국인 투자유치, 인프라 프로젝트 활성화, WTO 가입, 환율 및 물가 안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과, 수단의 미흡한 산업화 및 인프라 등으로 인해 무역투자 확대 효과 미비, 외환 보유고 부족 속에 수요 증가에 따른 현지화 가치 추가 하락 가능성, 복잡하고 불투명한 사업환경, 미국의 테러지원국 지정 유지 등에 초점을 맞춘 신중론이 교차하고 있다.


그러나 수단 국민의 20년간 숙원이던 미 경제제재 해제는 경제·사회 전반에  변화를 가져올 기점이 될 것은 분명하며, 우리 기업은 바이어 및 경쟁사 움직임, 환율 및 물가동향 등을 주시하고, 수단 시장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통해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다. 단, 일부 바이어들이 언급한 것처럼 이번 제재 해제 조치로 우리 기업뿐 아니라 외국 경쟁사들의 수단 시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인바, 모니터링 결과를 바탕으로 신중하되 발 빠른 시장선점 전략 구사가 필요한 때다.



자료원: KOTRA 카르툼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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