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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나이지리아를 위한 변명
  • 외부전문가 기고
  • 나이지리아
  • 라고스무역관 서기열
  • 2017-06-23
  • 출처 : KOTRA

류지선 Blue Management Ltd 대표 (naomiliu19@gmail.com)

 

 

 

보코하람의 위협, 에볼라, 마약, 사기 거래, 테러 등 나이지리아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단어들이다. 상당히 부정적이고 위협적인 이미지들이고 대부분 CNN이나 BBC 같은 서구 언론이나 이들의 기사를 번역한 국내 언론을 통해 우리는 아프리카에서 무엇이 일어나는지를 접하게 된다. 즉, 직접적인 소통이 아닌 타자의 시선과 편견을 두 번, 세 번 거친 후에 전달되는 정보인 셈이다. 국가 정보를 수집할 때도 나이지리아 통계청이나 관련 기관이 발표하는 수치보다는 유럽과 미국에 본사를 둔 해외 리서치 회사들의 통계를 더 신뢰한다. 심지어 나이지리아인들도 우리 자료를 어떻게 믿어’,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제품 품질이니 이 모양이지하며 국가를, 또한 서로를 믿지 못한다

 

전 세계가 내가 살고 있는 국가를 신뢰하지 않고, 나도 내 조국과 국민을 신뢰하지 못할 때 치러야 하는 대가는 상당히 크다. 일단 해외와의 거래에서는 최근 신용장 개설이 쉽지 않아 T/T 송금을 선불로 지급하지 않으면 선적이 안 되고, 특히 첫 거래 시에는 이중, 삼중으로 회사의 신뢰성을 검증한다.

 

나이지리아 국내 거래에 있어서도 워낙 사기가 빈번해 제품 구매 시, 업체 선정 시 늘 대안을 고려해야 한다. 약속한 날까지 물건을 납품하거나, 품질기준에 적합하거나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확률은 경험상 5% 이하이고, 좀더 정확히는 제로에 가깝다.

 

이럴 때 많은 한국 기업인들이 넘어진다. 특히 이곳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자영업자가 아닌 대기업에서 파견 나와 있는 주재원들이거나, 시장 잠재성을 보고 초기투자를 하려는 기업체인 경우는 몇 번 사기를 당하고 극도의 불신감으로 남은 기간을 채우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자료원 : Sweet Crude Reports

 

이들을 위한 변명을 몇 가지 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나이지리아인들은 중국인들과 비슷한 점이 많다. 일단 수적으로 18000만 명 이상의 인구를 보유한 아프리카 최대국가이고, 화교들이 전 세계에 걸쳐 사업을 하듯이 나이지리아인들은 돈이 있는 곳이면 두려움 없이 어디든 간다따라서 중국인들이 특히 아프리카에서 밀매나 불법 사업을 하다 적발돼 추방되는 경우가 많듯이 나이지리아인들도 수적으로 워낙 많고 물질주의적인 집념이 강해 옳지 않은 사업을 하다 적발되는 확률이 높고, 무엇보다 경찰로서의 국가의 역할이 전무하다 보니 통제가 더더욱 어렵다. 따라서 나이지리아 여권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겪어야 할 잠재적인 불이익과 치러야 하는 대가는 상상을 초월하다.

 

둘째, 외국인으로서 우리가 사기를 당하는 것보다 나이지리아인들끼리 사기를 치는 경우가 더 많다. 즉 외국인이기 때문에 피해를 보는 것도 있지만 특히 신뢰의 문제는 나이지리아인들끼리 사이에서 더욱 심하다. 부동산 에이전트가 가짜 주택 계약서를 이용해 양쪽으로부터 돈을 받고 갑자기 사라지거나, 선금받고 제품을 납품하지 않는 경우 가짜 땅문서 등등 현지인들도 많은 경우 외국인들이 당하는 일들을 동일하게 경험한다. 가난한 사람들끼리 뭉치고 도와줘도 부족한데 이런 경우들을 보면 참 답답하다.

 

마지막으로 총체적인 피해자는 나이지리아인들이다. 외국인들 입장에서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인보이스 가격을 높이고, 어음이나 신용장 거래를 하지 않거나, 어떤 경우에는 무례하게 보일 수 있을 정도로 현지 업체에 신용을 증명할 수 있는 많은 문서를 요구하기도 한다.

 

사실 2000년대 초반에서 유가가 하락하기 전까지 국내 업체들은 나이지리아에서 상당히 많은 이득을 보았다. 신뢰가 낮고 불확실한 경제 구조 덕분에 다른 나라보다 2~3배의 가격으로 거래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대부분 소비재를 수입하기 때문에 소비시장 규모가 어마어마한데, 소비자들은 늘 높은 가격을 주고 제품을 사야 한다. 수입업체들이 환율의 불확실성 때문에 더 높은 환율을 기준으로 책정하기 때문이다. 즉 수입 업체들은 리스크 비용을 가격에 모두 반영하기 때문에 사실상 크게 잃을 것이 없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점은 건전한 기업가 정신으로 열심히 살아보고자 하는 5%의 사람들, 혹은 조금 발버둥 쳐보다 여건이 받쳐주지 않으니 자포자기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빛을 보지 못하고 간과된다는 점이다

 

세계 최악의 인프라와 부정부패 환경 속에서 나이지리아에서 태어난 것 자체가 이들에게는 억울하다. 출발점에서 다른 이들보다 최소 100보는 후퇴한 상황에서 삶을 시작하는 것과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브라질 올림픽 축구경기 당시 브라질행 항공권 비용이 없어 국제적 웃음거리가 되기도 하고, 현지 도착 후에는 호텔에서 휴식할 틈도 없이 바로 경기에 임해 일본을 5:4, 덴마크를 2:0으로 각각 이긴 축구팀 사연은 예사롭지가 않다.

 

자신의 잠재성을 평생 알지도 못한 채 세계 최하위권 경제발전 국가에서 태어난 낙인으로서 삶을 마감하는 수많은 사람과 소통하며 사는 이들을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을까? 또한 이들과 제대로 된 하모니를 이루어야 사업에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볼 때 이들의 신뢰의 문제는 함께 호흡하고 있는 우리들의 문제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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