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년 8월 베트남 로컬 자동차 제조사인 빈패스트(VinFast)가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면서 베트남 전기차 산업이 전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빈패스트는 2021년에 처음으로 전기차 생산 및 판매를 시작하였고, 금년초 북미시장 수출에 성공하였다.  현재 미국에 공장 설립을 추진하는 등 전기차 산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 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유가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불안정한 양상을 보이면서 전세계적으로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베트남에서는 낮은 자동차 보급율과 전기차에 대한 등록세 감면 등 정부의 지원정책이 결합하며, 전기차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베트남 친환경 전기차 산업 및 주요 기업 동향

글로벌 컨설팅사인 BMI Research은 2022년 이후 향후 10년간 베트남의 전기차 판매량이 연평균 25.8%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년도에 베트남의 전기차 판매량은 18,000대로 지난해보다 114.8%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2032년에는 2022년 대비 8배 가량 급증한 65,000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 2022~2032년 베트남 전기차 판매 전망>

(단위: 대)

[자료 : BMI Research]

현재 베트남에서는 빈그룹(Vingroup)의 자회사인 빈패스트(VinFast)와 TMT모터스(TMT Motors) 2개사가 현지에서 전기차를 제조하고 있으며, 현대기아, 우린홍광, 스코다, 포르쉐 등이 베트남 전기차 시장에 진출하여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주요 제조사별 베트남 시장 진출 현황은 아래와 같다. 

(1) 빈패스트

2021년 4월부터 전기차를 제조 및 판매하기 시작하였으며, 2022년 7월 내연 자동차 판매를 중단하고 전기차로 전면 전환하겠다고 발표하였다. 현재까지 베트남 시장에서 VFe34, VF5, VF6, VF7, VF8, VF9 등의 모델을 출시되었으며, 2022년 기준 베트남 전기차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빈패스트는 순수 전기차 판매사 중 월간 판매량을 발표하는 유일한 기업이며, 가장 많은 제품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금년 상반기 빈패스트 전기차 판매량은 11,638대에 달하며, 이는 전년 같은 기간(2,141대)에 비해 443% 급증한 수치이다.

[자료: 빈패스트 공식 웹사이트, KOTRA 다낭무역관 종합]

* ㈜ 2022년 3-4분기 실적 미공개

빈패스트는 2023년 2분기 최대 3억 3,41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는 직전 분기 대비 303.3% 증가한 수치이다.  VF e34와 VF 8은 2023년 상반기 기준, 베트남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자동차 모델 상위 10위에 포함되었으며, 판매량은 각각 5,072대와 4,555대에 이른다. 특히, 2023년 4월 운행을 개시한 빈패스트 전기택시는 베트남 소비자의 전기차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대중화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2023년 상반기 베트남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 순위>

(단위 : 대)

[자료: VAMA, Vinfast, TC Motor 등 협회 및 기업별 공시 정보를 바탕으로 KOTRA 다낭무역관 종합]

(2) 현대기아차 

기아자동차의 베트남 현지 조립 생산업체이자 합작법인인 타코기아는 2022년 2분기 기아 EV6를 공식 출시하며, 빈패스트 및 포르쉐에 이어 베트남 내에서 전기차를 판매하는 세 번째 자동차 회사가 되었다. 현대자동차는 금년 7월부터 아이오닉5를 베트남 시장에 출시하며 베트남 시장 공략을 위한 경쟁에 본격 돌입하였다.

(3) TMT 모터스

2023년 6월 말, 빈그룹 산하 TMT 모터스가 소형 전기 자동차 모델 우링 홍광(Wuling Hongguang) 미니 EV를 공식 출시하였다. 해당 모델은 광범위한 대중 소비자 층을 타겟으로 하는 전기차 모델이며, 향후 베트남 내 전기차 판매량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4) 기타 수입차 브랜드

2020년 포르쉐 등 고급 수입브랜드에서 처음으로 베트남 시장에 전기차를 출시한 바 있다. 이후 2022년 호치민에서 개최된 베트남 모터쇼에서는 아우디 벤츠, 토요타, 렉서스 등 여러 기업의 신형 전기차 모델이 잇따라 출시되었고 현지 소비자들의 많은 관심을 끌었다. 다만, 해당 모델들은 고소득층을 타겟으로 하는 제품으로 판매량은 미미한 수준이다.

<현재 베트남에서 판매되는 전기차 모델 및 시중 가격>

(단위: 달러)

[자료: 각 사 홈패이지 등으로부터 KOTRA 다낭무역관 종합]

열악한 인프라와 정부의 지원 정책

베트남의 열악한 전기차 충전 인프라는 중장기적으로 산업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이다. 현재 베트남에는 빈패스트가 구축한 충전 시설을 제외하면 충전소나 배터리 교환소 인프라가 열악한 편이다. 현재 수준의 충전 인프라로는 전기차를 완충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관련 인프라의 획기적인 개선이 시급하다. 충전 인프라 확충을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가 선행되어야 한다. 아울러, 전기차마다 플러그 포트 표준이 다르기 때문에, 이에 대응하는 것 또한 큰 과제 중 하나이다. 최근 폭스콘은 베트남에 2억5천만달러 투자를 통해 전기차 충전 및 부품생산 공장을 건설할 것이라 발표하였다. 이는 전기차 충전인프라 확대에도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베트남 정부는 2022년 7월에 녹색 에너지 전환과 운송 부문의 탄소 및 메탄 배출 감소에 관한 결정문(Decision No. 876/QD-TTg)을 발표하였다. 이 결정문은 2022-2030년 시간의 녹색 에너지 전환을 위한 로드맵으로, 전기 자동차의 생산, 조립, 수입 및 사용을 촉진하고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확충하는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앞서 2014년 7월 국무총리결정(Decision No.1168/QD-TTg)으로 승인된 “2025년 베트남 자동차 산업 발전 전략, 2035년 비전”에서는 친환경 자동차(연료절약형, 하이브리드, 바이오연료 사용, 전기 등) 생산을 적극 장려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2022년 3월1일부로 9인승 미만 자동차에 대한 특별 소비세를 기존 15%에서 3%로 인하하였으며, 2023년 1월 시행령(Decree No. 10/2023/ND-CP)을 통해 전기차에 대한 등록세를 면제하였다.

<베트남 전기차의 현행 세울과 개정된 세율>

(단위 : %)

[자료: 각종 자료로부터 KOTRA 다낭무역관 종합]

시사점

베트남의 친환경 전기차 시장은 빠르게 성장해 왔으며 향후 전망도 밝은 편이다. 베트남의 자동차 보급률은 인구 1000명당 46대로 태국의 1/10, 말레이시아의 1/20에 불과한 수준으로, 이러한 수치는 베트남 자동차 시장의 잠재력을 보여주는 동시에 베트남 자동차 산업의 한계를 내포하고 있다. 베트남 자동차 시장 전문가인 다오 유이 끼엣(Dao Duc Kiet)씨는 다낭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베트남 자동차 업계 및 소비자들이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으나, 여전히 소득 수준에 비해 전기차 가격이 매우 높고, 보증 정책 및 관련 인프라에 불합리한 점이 많아, 이러한 부분들이 제도적으로 얼마나 빨리 개선되느냐에 따라 베트남의 전기차 시장 성장속도가 결정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베트남정부는 2050년 탄소중립 목표달성을 위한 핵심과제중 하나로 전기차 산업을 육성하기로 하고, 세제개편, 투자유치, 충전인프라 구축 및 관련 신기술 도입 등 전방적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예상된다. 특히, 지난 8월 베트남 교통부가 발표한 전기자동차 구매자에게 1대당 1,000달러 상당의 구매보조금 지원 정책은 전기차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의 인구는 2023년 1억명을 돌파하였다. 또한 베트남은 높은 경제성장을 지속하며, 글로벌 생산거점뿐만 아니라 거대 내수시장으로 변모해가고 있다. 여전히 열악한 인프라 등 개선해야 할 사항은 많지만, 베트남 전기차 시장의 미래는 밝을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 전기차 시장에서, 우리 업계가 기민하게 대응해 시장을 선점해 나아가길 기대한다.

자료 : 베트남 현지진출 자동차 제조사 홈페이지, 베트남 교통부 등 관련기관 자료, BMI Report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