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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러시아에 대한 이해 – 중부·북서부편

  • 2021-07-20
  • 러시아
  • 모스크바무역관
  • 최진형

장정우 모스크바 지사장 현대건설기계(ducejw@naver.com)

 

 

 

러시아의 중부는 어디일까요? 당연히 지리적으로 보면 시베리아겠지만 실제로 이 지명이 사용되는 지역은 모스크바 지역입니다. 그리고 모스크바 지역은 러시아 지도상에 서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모스크바에서 이웃 나라인 벨라루스로 가기 위해서는 차로 7시간 정도를 타고 가면 됩니다만, 가장 가까운 극동지역 국가인 북한으로 가기 위해서는 최소 7일 정도 차를 달려야 합니다. 하지만 인구 구성, 수도의 위치 그리고 이에 따른 주요 시설의 배치를 감안하여 중부(Central)라는 이름을 부여한 듯합니다.


오늘은 러시아의 구 수도였던 상트페테르부르크와 현재의 수도인 모스크바를 알아보면서 러시아의 정치 체제에 대해서도 알아보겠습니다. 중앙연방관구에는 수도인 모스크바가 있고, 북서부연방관구에는 구 러시아 제국의 수도였던 상트페테르부르크와 월경지(越境地)인 칼리닌그라드가 있습니다.

 

1. 상트페테르부르크(Санкт-Петербург)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러시아 제국이 발전을 추진하던 1700년대 건설된 항구도시이자 수도입니다. 흔히 뻬쩨르라고 부르며 영어로는 세인트피터스버그(St.Petersburg)라고 합니다. 러시아 최대의 관광도시이며 유럽에서 4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2021년 기준 538만명)로서, 러시아의 계몽군주라고 했던 표트르대제(피터 1세, 재위기간 1682~1725년)가 기획하고 완성한 도시입니다. 우리에겐 상트페테르부르크, 세인트피터스버그 그리고 레닌그라드로 많이 알려졌습니다. 지난번에 말씀드린 스탈린그라드와 더불어 2차 대전 당시에 격전지로서 레닌그라드 봉쇄전이라는 전투를 통해 영화화되거나 전사(戰史)로서 많이 다뤄지는 도시입니다.


계몽군주라고 했던 표트르 대제는 왜 수도를 모스크바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옮기려 했을까요? 어려서부터 러시아의 근대화에 관심이 많았던 표트르 대제는 러시아가 문화와 산업이 낙후된 이유가 러시아의 위치가 외지고 교통이 불편하여 영국, 프랑스 등과 교류가 어렵고 이로 인해 사람 및 문물의 교류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교통이 편리한 지역으로 수도를 옮기면 이러한 문제점이 해결될 뿐만 아니라 개혁을 반대하는 구 귀족의 세력을 약화시킬 수 있고 신흥 계층으로 수도의 핵심인사를 구성하여 자신이 추구하는 개혁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이 덕분에 핀란드의 맞은 편이자 해로를 통해 독일, 프랑스, 영국 등으로 접근이 쉬운 현재의 위치에 수도를 구성하게 되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해당 지역은 늪지였으나 대규모 토목공사를 통해 서유럽 기술자들을 받아들이고 왕실 재정을 동원하여 러시아 내에 근대적인 건설 기업의 체계를 갖추고자 했습니다.


이후 1905년 러시아 공산혁명 이전까지 수도로 이용되다가 다시 모스크바로 수도를 이전하는데, 이번에는 러시아 공산 정부가 러시아 귀족들의 힘을 약화시키기 위해 수도를 모스크바로 옮기게 되는 것입니다. 1924년 레닌이 사망하자 레닌을 기념하기 위해 레닌그라드로 명칭이 바뀌었다가, 1991년 소련의 해체와 함께 원래의 이름인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돌아오게 됩니다. 그런데 상트페테르부르크, 즉, 성베드로의 도시, 피터의 도시(표트르의 도시)라는 이름을 생각해보면 레닌그라드나 상트페테르부르그나 누군가를 기념하기 위한 도시라는 점, 그리고 인위적으로 조성한 도시라는 점에서 이 도시의 역사를 가늠할 수 있을 듯 합니다.

 

2. 모스크바


러시아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인구 측면에서 유럽 최대의 도시이며(2021년 기준 인구 1,270만명) 모스크바 市를 포함한 모스크바 주까지 포함하면 세계 5번째의 큰 도시입니다. 러시아 국회인 러시아 연방의회의 하원인 국가두마(duma)와 상원인 연방평의회, 행정부 그리고 대통령궁 등이 소재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정치 체계는 자유민주주의 공화정입니다. 많은 분들이 러시아를 중국이나 북한과 같은 공산주의 체제라고 착각하시는 것은 언론에서 미국과 대척점에서 중국과 보조를 맞추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러시아는 언론의 자유와 함께 선거 및 정당 결성의 자유가 보장된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가지고 있으며 중국처럼 유튜브나 SNS를 차단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헌법을 개정하여 푸틴이 장기집권할 수 있도록 하는 것과 같은 독재국가적 성격을 가지고 있고, 한때 미국을 위시한 서방과의 패권 경쟁의 대척점에 있던 공산권 국가의 수장 국가로서의 자존심을 지키고자 하는 모습을 보이고자 미국과의 대결 구도에 나서고 있는 면이 있습니다. 이러한 모습으로 인해 공산국가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러시아 국민들 스스로도 91년 소련 붕괴이전까지는 공산권 국가들의 맹주의 자리에서 이후 중진국 정도의 삶을 유지하는 것에 대한 괴리를 줄이고자 푸틴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실제 대통령 선거 전 여론 조사에 의하면 푸틴의 지지율이 80%를 넘어 90%에 육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여론조사가 객관적인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한국에 대한 관심(선망이라고 부르기엔 무리지만 호기심이라고 하기에는 자신들보다 열등하다고 여겼던 한국이 러시아는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지고 또 실천하는 모습에 대해서 대단하다고 겉으로 표현하지는 않지만 속으로는 부러워하는 감정이라고 생각합니다)도 상당히 높습니다. 이전에는 러시아에 비해 뒤떨어지지만 공업이 발달한 나라, 혹은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미국의 지원아래 급격한 경제적 성장을 이룩한 나라에서 지금은 민주주의 선진국, 정치적으로 투명하고 산업뿐 아니라 문화나 첨단기술까지 발전한 나라 그리고 높은 시민의식을 가진 나라로서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실제 한식당에서 식사를 하거나 분위기가 자유스러운 관광지 같은 곳에서는 한국사람이라는 이유로 사진을 같이 찍고 싶어하는 사람들까지 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대한민국의 위상이 높아진 것은 코로나 대응 이전에 최근에 있었던 대통령 탄핵과 이 과정에서 보여주었던 평화적인 정권 교체의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대통령이 탄핵되는 것은 러시아, CIS 국가에서는 생각하기 어려우며, 혹시나 그런 움직임이 있더라도 기득권층인 여당에서 이를 여러가지 방법으로 야권 인사들을 설득하여 무마시키거나 공권력을 동원하여 탄압합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절차에 따라 이 과정이 평화적으로 진행되었고, 특히 여당의 국회의원들까지도 탄핵에 동의했다는 점, 탄핵의 사유가 러시아, CIS국가 국민들이 보기에는 사소한 것이었다는 점으로 인해 대한민국 국민을 바라보는 시선이 급격히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러시아의 정치는 어떨까요? 민주적인 선거를 한다는 러시아는 미국처럼 양원제 의회를 가지고 있으며 대통령과 총리의 이중 행정부 수반을 통해 권력을 분할하고 있습니다. 즉, 국민선거로 선출되는 대통령이 지명하되 국회에서 추천한 인물을 총리로 지명하는 식으로 진행됩니다. 아울러 대통령과 총리의 권한이 다르며 보통 대통령은 외교, 국방, 무역 등의 업무를 담당하며 총리의 경우에는 내정에 집중하는 식으로 업무 분담이 이뤄집니다. 그런데 러시아의 경우에는 대통령을 지지하는 국민들이 국회 다수당을 지지하는 여당을 지지하는 성향이 강하기에 대통령과 총리가 대립하는 과정은 보기 어렵고 이로 인해 결과적으로는 대통령의 권한을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정치 체제가 형성되었습니다.


러시아의 여당은 공산당이 아니며, 오히려 우파적 성향이 강한 통합러시아당입니다. 국회의원, 대통령 선거에도 누구나 자유롭게 입후보할 수 있으며 유튜브나 SNS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집회, 결사의 자유를 통해 누구나 정당을 구성할 수 있고 특히 노동 조합의 구성도 자유롭다는 측면에서 중국이나 베트남, 북한과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는 중국, 베트남, 북한과의 비교이지 당장 국경없는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언론자유지수를 살펴보면 러시아(150위)가 속한 빨간색보다 언론 자유가 안 좋은 나라는 검은색을 표기되는데 검은색 국가들을 살펴보면 중국(177위), 북한(179위) 베트남(175위)과 중동의 혼란한 국가들(IS점령지나 내전 지역) 외엔 없다고 봐야 할 정도로 언론 자유는 좋지 않습니다(조사 대상 총 180개국).


주요국 언론자유지수, 부패인식지수

언론자유지수

부패인식지수

순위

국 가

1

뉴질랜드

1

노르웨이

19

일본

41

이탈리아

25

미국

42

대한민국

33

대한민국

44

미국

78

중국

150

러시아

104

베트남

175

베트남

129

러시아

177

중국

170

북한

179

북한

179

소말리아

자료: Press Freedom Index


언론의 자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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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국경없는기자회(RSF)


세계부패인식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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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


그렇지만 실제로는 대통령 선거 투표 조작, 국회의원 선거 투표 조작 및 반 여권 인사에 대한 의문의 사망사고 등 선진 민주국가에서는 볼 수 없는 일들이 발생하며 이에 대해서는 일반 러시아 국민들도 현황을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국내외적인 여건이 푸틴 외의 대안이 없는 측면이 있기에 국민들의 반발은 크지 않습니다. 즉, 푸틴을 대체할 만한 능력이 있는 인재도 없을 뿐더러 푸틴을 대체한다고 해도 실질적인 민주주의를 이룰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독재적 대통령의 탄생인지에 대해서 의문이 있습니다.


러시아 대통령, 블라드미르 푸틴은 2001년부터 국민과의 대화라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입니다. 실시간 방송을 통해 전화, 현지 인터뷰, SNS로 제안된 질문에 답변을 하는 것인데, 말로는 실시간이지만 이전에 정제된 질문을 통해 답변이 준비돼 있으며 주 목적은 푸틴 정권의 선전 활동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많은 시청자들에게 보이는 형태가 국민이 질문하면 푸틴이 실시간으로 답변을 해주는 것이니 민주주의적인 것으로 포장되어 외국에는 없는 독특한 ‘러시아식 민주주의’ 방식으로 국민들에게 홍보되고 있습니다. 사회 전반에 이런 ‘러시아식 민주주의’가 국민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교육에 대해서는 별도로 다루겠지만 러시아의 유명 대학은 크게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걸쳐 나뉘어 있습니다. 당장 러시아 대통령인 푸틴이나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화학 주기율표를 만든 멘델레예프와 조건반사 실험을 통해 노벨상을 받은 파블로프는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를 나왔으며, 현대 미술의 거장 칸딘스키는 모스크바 국립대학교 출신입니다. 한때는 동구권 국가들의 중심지 였기에 모스크바 대학교는 각국의 정치 지도자들(러시아, CIS국가들, 베트남, 북한 등)을 배출한 대학입니다. 소련의 마지막 서기장인 미하일 고르바쵸프, 대한민국으로 귀순한 황장엽 선생과 1950년대 공산당 활동을 한 박헌영, 허가이 등이 모스크바 대학 출신입니다.

 

3. 칼리닌그라드(Kaliningrad)


월경지(越境地)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경계 너머의 땅이라는 의미입니다. 제주도와 같은 섬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주(主) 경계 밖에 위치한 조그만 영토를 말합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의 알래스카입니다. 본토에 거주하는 미국인이 알래스카로 가기 위해서는 캐나다를 거쳐야 합니다. 현대 대한민국의 경우에는 찾아보기 어려우나 국경이 복잡한 유럽 내륙 국가의 경우에는 심심찮게 보이는 구조입니다.


칼리닌그라드는 동유럽의 오른쪽 끝에 위치한 러시아가 서유럽에 가진 월경지입니다. 정확히는 폴란드와 독일 사이에 있으며 2차 세계대전 이후에 독일 영토 일부를 러시아 영토로 편입한 지역입니다. 향후 독일이 전쟁을 일으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완충지대를 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독일어로는 쾨니히스부르크라고 하며 해당 지역은 독일제국의 전신이었던 프로이센 제국의 발원지이고, 독일이 자랑하는 철학자 칸트가 출생한 것이기도 합니다.

 

칼리닌그라드 위치(폴란드와 리투아니아 사이에 위치)

자료: Google map


칼리닌그라드는 러시아의 군사 요충지입니다. 칼리닌그라드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가장 큰 이유는 흑해(세바스토폴)와 극동(블라디보스톡)을 포함하는 3대 부동항이라는 점입니다. 그것도 유럽의 3대 국가인 영국, 독일, 프랑스를 견제할 수 있는 지역에 항구를 확보했다는 점 때문에 더욱 중요하게 여겨지는 군사 요충지입니다. 이곳에는 러시아의 발틱 함대가 주둔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NATO 군대의 동진(東進) 시 사전에 감지할 수 있는 정찰, 감시 부대를 주둔할 수 있으며 미사일 부대를 주둔시켜 유럽 심장부로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미사일 기지를 두고 있습니다. 군사적인 요충지로서 여겨지다 보니 2차 대전 이후로 외부인의 접근은 차단되었으며 현지 거주 독일인들은 대부분 동독 지역으로 이주해야만 했습니다. 소련 시절에는 연방 국가였던 리투아니아나 폴란드를 지나가기에 별문제가 없었으나 이후에 두 국가 모두 EU에 가입하면서 통과가 까다로워졌고 가장 수월한 방법은 항공편으로 이동하는 것입니다.


 칼리닌그라드 내외부적으로도 독립 혹은 분리에 대한 요구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특히 91년 이후에 이러한 움직임이 독일과 이웃국가인 리투아니아 지역에서 있었습니다. 하지만 앞서 보았듯이 군사 요충지라는 의미가 크기에 러시아 입장에서는 분리를 허락할 의향이 없으며 최근 러시아가 주장하는 다자주의, 다원주의에 입각해 칼리닌그라드를 바탕으로 오히려 영향력을 확대하고 싶어합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2018년 러시아 월드컵입니다. 러시아가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유치하면서 새로 지은 경기장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월드컵 이후에 해당 도시는 해당 도시 소재 프로팀에서 사용합니다. 그런데 변변한 프로축구단도 없는 칼리닌그라드에 경기장을 지었고(2부리그 팀인 FC발티카 칼리닌그라드는 있습니다), 특히 호텔과 같은 부대시설이 별로 없는 미개발 지역에 경기를 진행하는 것은 해당 지역이 러시아의 영토라는 점을 대내외적으로 천명하고 혹시나 모를 논란을 없애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개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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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FIFA


FC발티카 칼리닌그라드의 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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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FC발티카



※이 원고는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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