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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호주 변호사에게 듣는 교통사고 및 상해 사건의 대처방법

  • 2021-07-06
  • 호주
  • 멜버른무역관
  • 강지선

 이려진 변호사, 법무법인 리틀즈

 



2000년대 중반 이후 한국과 호주 양국 정부의 다양한 지원에 힘입어 한국과 호주의 교육, 문화, 관광 그리고 경제적 교류가 늘어가면서 호주로 오는 유학생 수와 워킹 홀리데이 비자 소지자(이후 ‘워홀러’), 사업가들의 입국이 괄목할 만큼 늘어났다. 특히 2014년 한-호 자유무역협정 이후 호주로 사업차 입국하는 한국인 사업가들의 수가 늘어나면서 호주 한인 사회는 호주 인구가 10% 성장하는 동안 100% 성장을 하는 기염을 토해 내기도 하였다. 이러한 한인 사회의 급성장은 호주 내 한국인의 위상과 입지를 공고히 하는 사건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급속도로 늘어난 한인 인구로 인한 사건, 사고의 증가가 새로운 문제로 대두되는 계기 이기도 했다.


이러한 사건 사고가 닥쳤을 때 한국과는 다른 상해 배상 관련 법률로 호주에 오래 살아온 교민들이 아닌 이상 올바른 대처를 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이 글을 통해 호주에서 유학생이나 워홀러들이 겪을 수 있는 상해 사고의 종류와 대처방법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호주법에서의 손해배상

 

영미법(Common Law)에서의 손해배상법은 서구 사회의 제도와 문화 발전에 크나큰 영향을 끼치며 끊임없이 발전해온 분야이고 호주 역시 이러한 영미법 국가 중 하나이다. 비 오는 날 미끄러운 바닥에 주의하라는 쇼핑센터의 알림판이나 배달 용기나 컵에 새겨진 뜨거움 주의 라는 문구, 건설현장 주위를 막아 놓는 안전 가림막, 산업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안전 장비 착용의 의무가 바로 우리가 현재를 살아가며 느끼지 못하는 안전에 대한 편의이고 수많은 서구의 개인 상해 피해자들이 이루어 낸 세상을 살 만하게 바꾸어 온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기나긴 시간을 서구사회의 발전과 함께한 영미법의 상해배상(손해배상) 법은 현재에 와서는 매우 체계적이고 명확하며 21세기의 눈부신 기술의 발전과 함께 법리의 개선과 새로운 문제들에 대한 개발이 동시에 이루어지면서 더욱더 완성에 가까워지고 있다.  


유학생과 워홀러들이 마주칠 수 있는 사고유형

 

1. 교통사고


(1) 한국과 호주의 교통사고 처리에 다른 점


한국에서 보험금을 노리고 특별한 상해 징후가 없는데도 필요 이상으로 장기간 입원을 하며 여러 병원을 돌아다니며 치료를 받는 환자를 속된 말로 나이롱 환자라고들 한다. 뿐만 아니라 거짓으로 사고를 내고 보험사를 통해 보험금을 받아내는 보험사기나, 심지어는 의사가 환자와 손잡고 허위 진단서를 써주는 등의 보험사기에 대한 뉴스는 한국의 교통사고 보험과 배상에 오래된 숙제로 알려져 있다. 

 
호주의 교통사고 처리는 앞에서 말한 한국의 나이롱 환자나 보험 사기가 존재하기 어려운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호주는 강제대인보험(CTP, Compulsory Third Party insurance)이 의무인 나라로 교통사고 피해자의 보호를 최우선의 목표로 모든 차량 소지자가 의무적으로 강제대인보험에 가입하도록 정부에 의해 규제되고 있다. 따라서 한국과 같이 피해자의 치료비와 경제적 손실에 대한 배상이 당사자간의 합의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차량의 보험기관을 통해 피해자가 사고로 입은 상해에 대한 정당한 배상을 받을 권리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강제대인보험 시스템의 특성상 피해자는 일정 기간 동안 보험사에서 치료비 지원을 받고 보험사는 이에 따른 치료 경과에 대한 리포트를 통해 피해자의 상해의 정도를 파악하게 되고, 이 상해가 피해자의 미래 경제 활동에 미칠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최종 배상액을 산정하게 된다. 따라서 병원에 무조건 오래 누워 있는다 거나 허위진단서 등으로 배상액을 늘려가는 한국식의 나이롱 환자가 발생하기는 어려운 구조이다.


한국에서 오랜 기간을 거주하다가 호주의 생소한 교통사고 책임보험과 배상법을 접한 적이 없는 유학생들이나 워홀러들이 호주에서 교통사고의 불운을 겪고도 치료비와 배상금 신청을 망설이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는데, 호주의 교통사고 배상 강제대인보험제도를 통해 제도가 보장하는 치료와 배상의 정당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기를 바란다. 다만 각 주별로 상해에 대한 배상을 관장하는 법이 조금씩 다르게 적용이 되기 때문에 전문 개인상해 변호사를 통해 배상의 범위와 절차, 특징이 어떻게 되는지를 바르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2) 교통사고 시 유학생, 워홀러들이 하는 흔한 실수


한국에서 온 유학생이나 워홀러들이 교통사고가 일어났을 때 가장 흔하게 하는 실수는 사고가 경미해 보이고 사고 처리가 복잡할 것 같기 때문에 혼자 아픈 것을 참거나 개인이 비용을 내어서 약소한 치료만 받다가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는 경우이다. 하지만, 아무리 단순한 접촉사고라도 경미하다는 표현은 옳지 않다. 일반적으로 호주의 전문의들은 교통사고 후유증이 바로 나타나지 않고 서서히 나타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고 보고 교통사고 환자의 영구 장애 평가 기점을 사고 후 1년 이상으로 둔다.  이는 환자의 사고 후 1년 동안의 치료 경과 및 상태를 보고 환자의 미래 장애 가능성을 판단하는 것이다. 당장은 문제가 없어 보여도 이후 나타날 지 모르는 후유증에 대비하여 상대 보험사에 클레임을 넣고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인데, 만일 사고 후 아무 조치도 하지 않았다가, 시효가 지난 후에 사고로 인한 장애가 발생하였다면, 그때는 이미 보험사에 클레임을 할 수 없어, 치료를 받거나 손실에 대한 배상을 받을 기회를 놓쳐 버리게 된다.
또한, 교통사고가 났지만 사고처리가 복잡하다고 생각해 한국으로 돌아가게 된 유학생들이나 워홀러 들은 이미 한국으로 돌아갔기 때문에 더 이상 배상을 받을 근거가 없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한국에 있어도 시효가 지나지 않았고(일반 3년, 빅토리아 6년), 아직도 상해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다면 한국에서도 호주의 보험사를 상대로 사건을 진행하여 치료비와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3) 뺑소니 사고에 대한 대처


호주에서는 부주의한 난폭 운전자의 과실로 인한 뺑소니 사고나, 가해 차량이 미등록 또는 등록말소 되어 앞에서 말한 강제 보험이 사고 당시 존재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가해자의 불법적인 도로 주행으로 인해 상해를 입은 경우 명목상의 피고(Nominal Defendant)라는 개념을 이용해서 보상을 받는 방법이 있다.


명목상의 피고 라는 것은 말 그대로 명목상, 절차상의 피고일 뿐 실제로 존재하지 않지만, 관련법이 명목상의 피고를 사용하고 있는 이유는 뺑소니나 미등록 차량에 의해 무고한 사람들의 다쳤을 때 치료를 받을 권리를 보호하기 위함에 있다. 실제로 이러한 명목상의 피고 조항은 호주 각 주의 강제대인보험 기관을 통해 기금을 조성하며 뺑소니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이 치료를 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안전망 역할을 하고 있다.  


(4) 출퇴근 시 교통사고에 대한 대처


워홀러들에게 흔하게 일어나는 사고로 주거지에서 농장 혹은 공장 등 일터로 출퇴근길에 발생한 교통사고 라면(Journey Claim) 강제 대인 보험과는 별개로 산재배상(Workers Compensation)도 신청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호주에서 고용주는 고용인을 위해 산재보험에 가입할 의무가 있으며 만약 고용인이 업무 중 사고로 상해를 입는다면 이를 통해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출퇴근 역시 업무와 연관된 이동 혹은 업무의 연장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일반적이기 때문에 출퇴근길의 교통사고가 발생했다면 강제 대인보험 배상과 더불어 산재보험의 혜택도 받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다만 주별로 적용 여부와 적용 방법에 대한 세부 사항이 다른 경우가 있기 때문에 법률 전무가의 조언을 들을 필요가 있다.

 

2. 기타 사고유형


위에서 이야기하지 않은 교통사고 외에도 타인의 실수 또는 부주의와 태만으로 인한 사건사고들이 호주를 찾는 유학생과 워홀러들에게 흔하게 발생하는데, 가장 빈번한 사고로는 쇼핑센터의 바닥에 미끄러지거나, 호주에서 구매한 물품이 제조업체의 부주의로 인해 잘못 만들어져서 구매자가 심각한 상처를 입게 되거나 의사나 간호사, 물리치료사와 같은 의료 전문가의 치료 실수나 부주의로 인한 사고 등이 있다.


기존의 판례를 참고하자면, 호주 내 대형 쇼핑센터에서 청소 부주의로 인한 상해 사고, 진열상품이 잘못 쌓여서 쓰러진 낙하 사고, 트롤리나 상품 팔레트를 옮기던 직원과의 충돌사고, 진열된 상품이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생긴 미끄러짐 사고 등의 다양한 유형의 사고로 인한 개인 상해가 있었고 이런 사고로 인한 배상 청구 소송 역시 활발하게 이루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부분 외에도, 의사가 진통제나 잘못된 처방만을 하면서 시의적절한 치료 기회를 놓치게 되어 병이 악화된 경우 약사의 실수로 처방전과 다른 약을 조제 받아 복용함으로 생긴 부작용, 카이로 프랙틱 시술이나 물리치료 중 무리한 교정시도에 척추손상을 입은 경우 등 여러 사건이 있다.

 

대처 방법과 배상

 

1. 호주법에서의 개인 상해 배상


한국에서 막 호주로 도착한 유학생들이나 워홀러들이 위에서 언급한 사고 등을 겪어서 상담을 하게 되면 피해를 입고서도 되려 배상을 받는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가지거나 소극적인 자세로 자신의 권리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 타인의 잘못으로 인한 사고로 상해를 입어서 신체적, 경제적 피해가 발생하였다면 이러한 피해에 대한 배상을 받은 권리는 당연한 것이고, 이 권리 행사에 미안한 마음을 가질 것이 아니라 당당히 대처하고 제대로 된 배상을 받는 것이 사고 배상에 대한 청구권을 가진 피해자의 올바른 모습일 것이다.  


앞에서 언급했듯, 영미법 국가에서 개인상해 배상법은 완성단계에 다다른 분야로 배상의 범위 및 세부 항목이 구체화돼 있다. 보통, 통상적 손해배상(General damages), 단순 경제적 손실 배상(Pure economic loss)과 잠정적 손실 배상(Future economic loss)이 포함되고 특별 손실 배상이나 향후 치료나 제공될 유료 무료 서비스 관련 접근성에 대한 보상이 포함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배상법의 범위와 항목은 각주별로 사법권에 따라 배상법의 특징과 적용되는 범위가 일부 다를 수 있다.

 

2. 호주 교통사고 시 대처 방법


호주뿐만 아니라 살면서 운전을 하다 보면 한 번쯤은 자신이 운전 실력과 안전운전 습관과는 상관없이 교통사고를 경험하는 경우가 있다. 호주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한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1) 안전한 곳에 정차하기


교통 사고가 나면 우선 차량을 안전한 곳에 정차 시키고 경고등을 켜서 다른 운전자들에게 사고현장을 알려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해 경고를 해야 한다. 사고 현장을 두고 달아나는 것은 호주법 상 불법 행위이며 본인의 안전이 보장되는 안에서 도로위의 파편이나 다른 운전자의 주행을 방해할 수 있는 큰 위험물은 제거하는 것이 좋다.


(2) 사고로 인한 부상 확인하기


본인의 부상 정도를 확인하고, 부상의 정도가 심각하지 않고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이라면, 상대편 운전자의 안전도 확인을 해야 한다. 혹여 보행자나 자전거 운전자와 사고가 난 경우 피해자의 부상 정도와 안전을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하며, 만약 본인이나 다른 부상자의 상태가 위험한 상황이 아니라면 무리하게 부상자를 옮기지 않도록 한다.  


(3) 긴급 구조나 경찰에 전화하기


사고로 인해 부상자가 발생했다면 000번으로 전화를 해서 사고에 대한 보고를 해야 하는데, 이때 부상은 운전자 본인의 부상이나 사고로 인해 발생한 다른 부상자를 포함한다. 만약 운전 중 사고를 당했는데 상대방의 차량이 뺑소니를 치거나 개인 정보 교환을 거부한 경우도 경찰에 보고를 해야하는 사안이다.


(4) 정보 교환하기


대부분의 사고에서는 당장 구급차를 부를 필요가 없는 경우가 많지만 여전히 상대방과 연락처를 교환할 필요가 있으며 최소한 사고 날짜, 시간 및 장소 그리고 가능 하다면 상대편 운전자의 정보(이름, 전화번호, 주소, 보험회사, 차량번호, 차량 색깔 및 모델명 등)를 알아 둘 필요가 있다. 만약을 대비해서 가능하다면 주변의 목격자의 이름과 연락처를 알아 두게 되면 차후 발생할 수도 있는 분쟁을 쉽게 해결할 수 있다.


경찰이 출동할 정도의 심각한 사고의 경우 경찰관이 사고를 리포트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경찰이 출동을 했지만 인명 피해가 없거나 당시 정황으로 인명피해가 보이지 않을 경우 경찰이 리포트를 하지 않고 넘어갈 수도 있다. 따라서 출동한 경찰관의 이름, 소속 경찰서, 연락처 등을 기록해 두면 도움이 된다.


(5) 피해 상황 사진 찍기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경황이 없어 기억해야 할 사항을 많이 놓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사고 직후 피해 상황을 찍어 놓은 현장 사진이야 말로 사고로 경황이 없어 잃어버린 기억의 빈 부분을 가장 잘 보완해 줄 수 있는 장치가 돼 주기도 한다. 자신의 안전이 확보돼 있다면 사고 현장 사진을 찍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6) 사고 보고하기


인명 피해나 상해 정도가 미약한 사고의 경우 사고를 경찰에 보고할 필요성이 크지 않지만, 인명피해가 발생했지만 경찰이 사고현장에 출동하지 않은 경우나 뺑소니 등으로 상대방 운전자와 연락처 교환을 할 수가 없는 경우 가까운 경찰서에 24시간 내에 사고를 보고할 필요가 있다.


(7) 보험회사에 연락하기


본인의 차량이 보험에 가입돼 있다면, 보험회사에 가능한 빨리 연락을 취해 사고에 대해 보고를 해야 하는데 위에서 말한 상대편 운전자의 정보와 사고 경위 등을 진술해야 한다. 만약 사고로 인해 대인 피해가 있는 경우는 경찰에 보고한 사건 번호를 가지고 각주에서 운영되는 강제 대인보험기관을 통해(VIC:TAC, NSW:SIRA, WA:ICWA, QLD:MAIC, SA:CTPIR) 교통사고 피해 배상과 치료비를 청구할 수 있다.

 

지금까지 호주에 막 도착한 유학생이나 워홀러들이 호주에서 겪을 수 있는 교통사고나 기타 개인 상해 사고에 대한 대처 방법과 호주 개인상해 배상법의 차이에 대해서 간략하게 알아보았다. 현재 코로나19 펜데믹으로 호주로 오는 한국인 입국자가 주춤한 상황이지만 차후 펜데믹이 어느정도 잠잠해지고 나면 국경이 다시 열릴 터이고 그동안 호주로 오고자 준비 중이던 많은 수의 유학생과 워홀러들이 호주 전역으로 들어오게 될 때 이 글이 조금이나마 참고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상기 내용은 법무법인 리틀즈에서 교통사고 및 개인상해법을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는 이려진 변호사의 개인적인 견해와 기고문 작성 당시 적용되는 법률에 관해 서술한 글이며 법률 조언이 될 수 없음을 알린다.

 


※ 해당 원고는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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