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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이후 영국 산업계 현황

  • 2021-09-23
  • 영국
  • 런던무역관
  • 박지혜

- 브렉시트와 펜데믹 여파 동시에 발생 -

- 공급망 내 인력 부족,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져 -

 

 

 

인력 부족으로 인한 공급망 문제 장기화 전망

 

영국은 2000년 중반 화물차 운전자 부족 문제를 겪은바 있으나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체코, 헝가리, 루마니아를 포함한 중부 및 동부 유럽 국가들의 EU 가입으로 인해 동유럽 이민자들이 영국으로 유입되면서 영국 내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영국 운송업계는 지금까지 EU 노동자에 크게 의존해 왔는데 이들이 브렉시트와 코로나19로 인해 영국을 떠나면서 화물차 운전자 부족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록다운 동안 HGV 운전자 테스트가 적체되면서 운송업계의 인력 부족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공급망 전체에서 인력 임금이 크게 올랐으며 이는 산업계와 소비자의 비용 부담으로 연결된다.

 

운송업계뿐만 아니라 노동집약형 산업인 축산, 식품 업계도 공급 사슬 전반에 걸친 인력 부족 문제로 가격 인상 압박을 받고 있다. 가구를 판매하는 리테일 또한 팬데믹으로 인해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수요가 높아진데다 운송에 차질이 생기면서 가구를 공급하는데 심각한 지연이 발생하고 있다. 이케아는 운송, 원자재 및 소싱에서 모두 영향을 받아 영국과 아일랜드 매장 22곳 재고의 약 10%에 해당하는 제품 라인에 공급 문제가 발생했다. 특히 매트리스를 포함한 일부 제품군의 가용성이 낮은 상황이다. 맥주를 비롯한 음료 공급에도 문제가 나타났다. 영국 내 펍에서 하이네켄(Heineken), 칼링(Carling), 쿠어스(Coors) 등 일부 맥주 브랜드를 제공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으며, HGV 운전사 부족과 알루미늄 캔 소싱 문제로 인해 일부 슈퍼마켓에서는 다이어트 콜라 판매가 중단되기도 했다. 또한 영국 내 치킨 체인 레스토랑인 난도스는 치킨 부족 현상을 겪었고 맥도날드는 밀크셰이크 제공을 중단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영국 산업별 동향

 

영국의 식품 및 음료 산업은 높은 운송비로 인해 식물성 기름 가격이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브렉시트와 팬데믹 여파가 동시에 발생 중이다. 공급망 전체에 50만 명의 직원이 부족한 상태로 이 만성적인 현상이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일부 생산을 영국 외로 이전해야 할 정도의 압박을 받고 있다. 인력부족 현상은 재배자, 가공업자, 도매업자, 제조업에 걸친 모든 공급망에서 직원을 유지하고 채용하기 위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함을 의미한다. 현재 도매상들은 추가 비용을 소비자에 전가하지 않으려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비용 증가를 계속 감당하는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도축장 역시 노동력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다. 농장에 8만5000마리의 돼지가 남아 있으며 이 수치는 주당 1만5000마리로 증가하고 있다. 이들의 비용 증가는 결국 식품 가격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식품 업계를 압박하는 또 다른 요인은 10월부터 적용되는 새로운 규정이다. EU국가로부터의 수입은 영국 식품 수입의 25%를 차지하는데 10월부터 EU와 GB(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즈) 국경에서 동물성 식품에 대한 새로운 서류 체크 절차가 도입된다. 따라서 국경에서의 혼란과 지연이 예상되며, 식품 산업 전반에서 상당한 음식물 쓰레기 발생, 가용성 감소, 인플레이션 압박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패션업계 역시 브렉시트로 인한 문제를 겪고 있다. 영국의 패션 기업인 보덴(Boden)은 영국이 EU 단일 시장을 떠나면서 통관에 지연을 겪었으며 추가 서류 작업으로 인해 독일에서의 사업을 운영하는데 500만 파운드 이상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화물차 운전사 부족으로 인한 공급망 문제도 지속되면서 배송 비용 증가 역시 불가피한 상황이다.

 

영국 내 자동차 주요 제조기업인 혼다는7월 30일, 스윈든에 위치한 공장을 최종 폐쇄했다. 스윈든 공장은 혼다 시빅을 주로 제조해 유럽 전역으로 수출해왔다. 혼다 경영진은 공장 폐쇄 결정이 브렉시트와 관련 없다고 부인했으나 업계는 브렉시트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확신하는 분위기이다.

 

숙박 업계 또한 예상 못했던 어려움에 처했다. 호텔 내 객실 청소직원이 충분하지 않아 린넨 세탁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예약 가능한 객실 수를 제한해 수용 인원을 줄이고 있다.

 

한편, 영국은 올해 말쯤 독일의 10대 교역국 리스트로부터 제외될 것으로 예상된다. 브렉시트로 인해 수출입 절차가 복잡해지면서 독일 기업들은 영국의 아닌 EU 공급업체로부터 상품을 소싱하는 방안을 모색해왔고 이 추세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독일의 많은 중소기업들이 식품에 대한 증명서 등과 같은 모든 세관 검사 및 규칙을 준수해야 하는 부담으로 인해 영국과의 무역을 중단하고 있다. 참고로 영국은 1950년부터 지속적으로 독일의 10대 교역국에 속해왔다.

 

반면 영국은 독일로부터 여전히 수입을 지속하고 있으며 2021년 첫 6개월동안 대독일 수입은 2.6% 증가한 321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브렉시트가 독일 기업보다 영국의 소규모 기업에 더 큰 타격을 가했음을 의미한다. 영국의 많은 소규모 기업들이 중요한 수출 시장에 대한 접근을 잃었으며 이러한 브렉시트 영향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영국산업연맹에 따르면 영국 전역의 공급망에 영향을 미치는 노동력 부족 현상이 최대 2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 양돈업에서 패스트푸트에 이르기까지 업계에서의 숙련된 직원 부족이 사업에 지장을 줄 것이며 이는 영국이 경제를 회복하는 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노동력 부족에 대한 산업계 대응

 

아마존은 창고 및 포장 인력을 유치하기 위해 최초 고용 시 1000파운드의 보너스, 시간당 임금 11.10파운드, 초과 근무 시 22.20파운드를 지급하기로 했다. 테스코 역시 운전자들에 1000파운드를 지급한다고 밝혔으며 존 루이스 백화점은 운전자 연봉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

 

한편, 육류 업계는 도축장과 가공 공장에서 필요한 인력을 채우기 위해 교도소 수감자 및 수감됐던 적이 있는 사람들을 모집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운송업계는 해외에서 화물차 운전사를 모집할 수 있도록 단기 비자 제도를 마련하는 등 운송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 중이다. 여러 정부 부처와 비자 신설 등과 관련해 다양한 옵션을 논의했으나 내무부는 신규 비자를 도입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정부는 운송업자들이 더 오랜 시간 일할 수 있도록 운전 시간(근로 시간)에 대한 엄격한 제한을 완화한 바 있다. 


영국 정부는 업계가 영국인 운송업자를 고용할 것을 원하고 있다. 운송업계 역시 영국 내에서 새로운 세대의 화물차 운전사를 채용하기 위한 해결책을 마련 중이긴 하나 당장의 필요성과 그에 따른 훈련 비용 때문에 단기적 해결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업계는 화물차 운전사를 부족 직업군 리스트에 추가해 숙련 노동자 비자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시사점

 

영국의 인플레이션 비율은 2021년 8월까지 연 3.2%를 기록했다. 이는 1997년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으로 영란은행에서 물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목표치인 2%를 초과했다.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식품 및 무알코올 음료 가격이 8월에 1.1% 상승했는데, 이는 화물차 운전사 부족과 글로벌 운임 상승으로 인한 공급망 붕괴의 영향이 반영됐다. Capital Economics의 Ruth씨는 2020년 국가에서 외식 장려를 위해 실시한 인센티브로 인해 가격 인상은 불가피 했으며, 특히 높은 운송 비용과 인력 부족이 식품 가격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터뷰했다. 향후 11월까지 인플레이션이 4%를 초과해 생활비가 계속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품 가격 인플레이션의 원인이 유가 상승과 공급망 문제인 만큼 이 문제가 해결되는 2022년 초반에는 어느 정도 안정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

 

현재 영국에서 심각한 인력 부족 문제를 겪고 있는 직업은 과일 및 꽃 수확, 식품 및 육류 가공, 가축 및 경작, 공장 조립, 비계, 건설, 목수, 요리사, 청소부, 가사도우미 등이다. Suckley 소재 농장주는 과일 수확을 위한 일자리 70개를 공고했지만 9명만이 지원했다고 밝혔다. 영국 현지에서 직원을 모집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전문 채용기업을 통해 폴란드, 루마니아, 불가리아, 러시아에서 인력을 수급해야만 했다. 영국 내 노동 시장은 기술 부족과 해외 근로자의 가용성 감소로 인한 채용 시간 지체로 불안정한 상태를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영국 내 경기 회복이 계속되면서 일자리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8월까지 3개월 동안 채용 인원이 2001년 이후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어섰다. 기업이 급격한 고용 위기에 직면해 있는데 이러한 채용 어려움은 기업의 운영 및 소비자 수요 충족 능력을 제한함으로써 경제 회복을 저해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자료: 영국 통계청, BBC, 가디언 및 KOTRA 런던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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