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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쿠웨이트 법상 코로나 관련 법적 구제수단
2021-07-14 쿠웨이트 쿠웨이트무역관 박성우

윤덕근 변호사(Dg.Yun@tamimi.com) Al Tamimi & Company 코리아 그룹

  

 


코로나 사태는 발생한 지 1년 반이 넘었지만 여전히 상거래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코로나 초기에는 국가마다 출입국 제한이나 입국 시 자가격리, 통행시간 제한 등을 실시함으로써 코로나 사태에 대응해 왔는데, 이는 국제거래에 있어 인력 이동 및 자재 조달에 지연을 초래하는 등 계약 이행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백신이 개발돼 보급되고 있지만 변이 등의 출몰로 인해 계약 이행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한 상황입니다.


이 같은 코로나 사태는 계약 당사자들의 지배영역 밖에서 불가항력적으로 발생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즉 코로나 사태로 인해 계약 이행이 불가능하거나 지연됨에 있어 계약당사자들의 책임이 기본적으로 부정되고 그렇다면 이 경우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결과를 어떻게 해결하고 리스크를 배분하는 것이 법적으로 합리적인가 하는 의문이 제기됩니다. 본 고에서는 코로나 사태에 대한 법적 해결 방법을, 특히 쿠웨이트 법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합니다.  

 

계약에 따른 구제수단 - FIDIC(Fédération Internationale Des Ingénieurs-Conseils) 표준계약 Red Book 1999년판을 중심으로


코로나 사태에 적용될 수 있는 법령에 앞서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은 계약서에서 코로나 사태에 관한 사항을 어떻게 규정하고 있는지 입니다. 보편적 법리인 계약자유의 원칙상 당사자들이 체결한 계약 내용이 법령에 우선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일부 법령의 경우 계약 내용보다 우선하는 것들이 있는데(이른바 강행규정) 이에 대해서는 뒤에서 다시 다루겠습니다.


계약상 코로나 사태와 가장 밀접한 조항은 Force Majeure, 즉 불가항력에 관한 조항입니다. 쿠웨이트 내 한국 기업의 주요 산업인 건설계약에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FIDIC  표준계약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FIDIC 표준계약 1999년판 Red Book는 19.1조에서 Force Majeure의 의미와 예시를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해당 조항에서  '불가항력(Force Majeure)'은 다음 요건에 따른 예외적인 사건 및 상황을 의미한다:

 (a) 당사자의 지배 영역 밖에서 발생할 것

 (b) 당사자들이 계약 체결 전에 이에 대한 규정을 합리적으로 마련할 수 없었을 것

 (c) 당사자들이 해당 사정을 예상하거나 극복할 수 없을 것

 (d) 타방 당사자에 중대하게 기인한 것이 아닐 것


불가항력은 위 (a)에서 (d)의 조건이 충족되는 것을 전제로 다음에 규정된 예외적인 사건 및 상황을 포함한다:

 (i) 전쟁, 적대행위(전쟁 선포 여부 불문), 침략, 외적의 행위

 (ii) 반란, 테러, 혁명, 반란, 군사 또는 강탈된 권력 또는 내전

 (iii) 시공자 직원 및 하청업체의 다른 직원 이외의 사람에 의한 폭동, 소동, 난동, 파업 또는 록아웃

 (iv) 시공자의 군수품, 폭발물, 전리방사선 또는 방사능 사용에 기인할 수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방사능에 의한 군수품, 폭발물, 방사능

 (v) 지진, 허리케인, 태풍 또는 화산 활동과 같은 자연 재해


그리고 19.4조는 Force Majeure의 효과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시공자가 제19.2조 [불가항력 통지]에 따라 통지가 이루어진 불가항력에 따라 계약상 의무를 이행할 수 없고 그러한 불가항력 때문에 공기지연 및/또는 비용 증가가 있는 경우 시공자는 제20.1조 [시공자의 클레임]에 따라 다음 권리를 가진다.

 (a) 제8.4조 [공기 연장]에 따라 완공이 지연되거나 지연될 경우, 그러한 지연에 대한 공기 연장

 (b) 제19.1조[불가항력의 정의] (i)호부터 (iv)호까지에 기술된 사건 또는 상황이 해당 국가에서 발생한 경우, 해당 비용의 지급

엔지니어는 통지를 받은 후 제3.5조 [결정사항]에 따라 동의 또는 결정을 진행해야 한다.


위 조항에 따르면 Force Majeure가 있는 경우 공기연장이 가능하고 Force Majeure 사유 중 19.1조 (i) 내지 (iv)의 사유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비용보상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19.1조 (i) 내지 (iv)항은 코로나와 같은 전염병을 포함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코로나 사태의 경우 공기연장은 가능하지만 비용보상은 허용되지 않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계약상 다른 조항들을 활용하는 방안이 논의되는데, 대표적인 것은 법령 변경(Changes in Law)에 관한 조항입니다. FIDIC 표준계약 제13.7조는 법령 변경으로 인해  계약 이행이 지연되거나 추가 비용이 발생한 경우, 시공자에게 공기 연장과 비용 지급을 청구할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본 조항에서 법령, 즉 ‘Law’의 변경이 있었는지가 실무상 쟁점이 됩니다. FIDIC 표준계약 1.1.6.5.조는 'Law'에 해당하는 것으로 ‘Legislation’, ‘Statutes’, ‘Ordinances’, ‘By-law’ 등을 열거하고 있는데, 공기지연을 초래한 쿠웨이트 정부의 조치가 이에 해당하는 법령의 제개정에 따른 것이어야 공기 연장 및 비용 보상이 가능할 것입니다.


한편 설계변경(Variation)에 관한 조항도 비용보상을 위한 근거로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즉 FIDIC 표준계약 13.3조에 따른 설계변경의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 공사기간 및 계약금액 조정이 가능합니다. 다만 코로나 사태로 인한 영향이 역무 내용에 구체적으로 어떤 변경을 가져왔는지가 실제 사례에서 문제될 것으로 보입니다.


쿠웨이트 법상 구제수단 - 불가항력(Force Majeure)과 사정변경(Exceptional Circumstances)


쿠웨이트를 포함한 중동국가의 민법에서 코로나 상황과 관련한 구제수단으로 주로 논의되는 것은 불가항력(Force Majeure)과 사정변경(Exceptional Circumstances) 조항입니다.  


먼저 불가항력에 관하여 쿠웨이트 민법 제233조는 “당사자가 그의 행위에 기인하지 않은 외부적 사유로 입은 손해를 증명할 경우(예컨대 불가항력 천재지변 또는 제3자의 행위 등), 달리 정함이 없는 이상(unless otherwise provided) 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달리 정함이 없는 이상’이라는 것은 구체적인 계약에서 불가항력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 경우 해당 조항이 민법 제233조에 우선한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쿠웨이트 민법 제215조는 불가항력의 법적 효과로서 계약 해제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제1항은 “쌍무계약에서 일방의 이행이 그의 행위에 기인하지 않은 외부적 사유로 불가능해진 경우, 해당 의무와 타방의 의무는 소멸하고 계약은 해지된다.”고 규정하고 제2항은 “일부불능의 경우 채권자는 계약 일부를 유지시키거나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이상의 규정 내용을 고려하면, 쿠웨이트 민법상 불가항력은 (i) 해당 사정이 계약당사자의 책임 범위 밖의 외부적 원인으로 발생하였을 것, (ii) 당사자들이 해당 사정을 예상할 수 없었을 것, (iii) 채무의 전부 또는 일부(일시적) 이행불능(Impossibility)을 요건으로 하며, (i) 손해배상책임(지체책임)의 면제 및 (ii) 계약의 해제 또는 해지를 그 효과로 합니다. 여기서 쿠웨이트 민법상 불가항력 조항에 따르더라도 비용 보상은 가능하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불가항력 조항의 요건과 관련하여 유의해야 할 점은 불가항력 사유와 채무불이행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즉 불가항력 사유가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해당 사정이 계약 내용에 따른 채무 이행에 직접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경우에는 손해배상책임의 면제나 계약 해지가 가능하지 않습니다.


다음으로 사정변경(Exceptional Circumstance)은 제198조에서 규정하는 바, 이에 따르면 계약 체결 후 계약의 완전 이행 전에 계약 체결 당시 당사자들이 예상할 수 없었던 공공의 예외적 사정이 발생함에 따라 계약의 이행이 가능은 하지만 그로 인해 채무자에게 부담이 가중되어 중대한 손실을 야기하는 경우, 법원은 양 당사자의 이해관계를 형량한 후 채무자가 부담하는 비용의 일부를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채권자에게 부담시킬 수 있고 이에 반하는 계약은 그 효력이 없습니다. 이는 계약의 구속력에 대한 중요한 예외로서 샤리아 법(이슬람 종교법)이 민법에 반영된 대표적인 예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위 조항에 따른 요건과 효과를 정리해보면, 사정 변경은 (i) 해당 사건이 예외적일 것, (ii) 해당 사건이 공공성(Public Nature)을 가질 것, (iii) 당사자가 해당 사건을 예상할 수 없었을 것, (iv) 해당 사건을 극복하는 것이 불가능할 것, (v) 계약의 이행이 불가능한 정도는 아니지만 채무자에게 가중된 부담이 될 것, (vi) 가중된 부담이 채무자에게 중대한 손실을 초래할 것을 요건으로 하고 그 효과로서 법원은 재량에 따라 채무자가 입은 손해의 일부를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상대방에게 분담시킬 수 있음을 내용으로 합니다. 이러한 사정변경에 관한 민법규정은 불가항력과 달리 강행규정입니다. 즉 동 조항의 적용을 배제하거나 그 효과를 제한하는 계약당사자 간의 합의는 무효입니다.


이처럼 사정변경 조항에 따르면 불가항력 조항과 달리 비용 보상도 가능함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조항에 따라 실제 비용 분담이 인정된 사례는 아직까지 찾기 어렵습니다. 이라크의 경우 2003 ~ 2008년 이라크 전시상황에서 폭탄 폭발에 따른 400명 이상 공사인부들의 사망으로 인한 공사지연은 해당 상황이 예외적인 사건이 아니라는 이유로 비용 분담이 부정된 사례가 있고, UAE 연방대법원은 1973년 아랍-이스라엘 간 분쟁으로 인한 공기지연과 자재 부족으로 인한 손실보상청구를 해당 분쟁을 당시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는 이유로 기각한 사례가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의 경우, 발생 당시 예상하기 힘든 매우 이례적인 사정이기 때문에 사정변경 조항의 적용을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코로나 사태가 발생한 ‘이후’에 체결된 계약이라면 코로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한 조치 등을 계약 내용에 반영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사정변경 조항이 적용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정리하며 – 시공자와 발주자의 각 구제수단


이상과 같이 코로나 사태에 관한 계약적, 법적 구제수단을 토대로 시공자와 발주자의 구제수단을 정리해보면, 먼저 시공자의 경우 공기연장 청구가 가능하고 지체상금이 면제됩니다. 그러나 추가공사비의 경우 불가항력 조항으로는 청구하기가 어렵고 법령 변경이나 설계변경에 해당하는 경우 비용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법령 변경과 설계 변경에 해당 사항이 없다면, 마지막으로 쿠웨이트 민법 제198조에 따라 법원의 판결을 받아 추가공사비를 청구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한편, 계약 이행이 더 이상 불가능하다면 시공자로서는 계약 해지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발주자의 경우 코로나 사태를 이유로 시공자에게 지체상금을 부과하거나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는 없으며, 공사를 중단시키는 것은 가능하지만 그 기간 동안의 유지비 등을 시공자에게 보상해야 할 수 있습니다. 발주자 또한 불가항력에 따른 이행불능을 이유로 시공자에게 계약 해지를 청구할 수 있으나 계약 이행이 가능한 경우라면 시공자에게 이윤을 보상한 후 계약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쿠웨이트 민법 제688조).


향후 클레임 분쟁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코로나 사태와 공기 지연 또는 비용 증가 사이의 인과관계, 감경조치 의무의 이행 등을 입증할 수 있는 기록 보관 및 증거 수집이 중요할 것입니다.   



※ 위 원고는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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