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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중국 변호사 선택의 포인트
2021-06-09 중국 칭다오무역관 송영매

이평복 BKC 고문(https://cafe.naver.com/kotradalian




중국에서 사업을 하다 보면, 이런 저런 법적 분쟁에 휘말리기 마련이다. 일단 분쟁이 발생하면, 일상적인 경영활동에 지장을 받게 되므로, 어떻게든 빨리 해결하고 싶은 마음에 여기저기 수소문하여 용하다는 변호사를 찾아 나서게 된다. 이 때 조급한 마음으로 서두르다가는 염불보다 잿밥에만 관심있는 질낮은 변호사의 꾐에 넘어가기 쉽다. 

   

수 년 전에, 청도에 있는 한국 중소공장 총경리로부터 경비원 해고 문제로 메일을 받은 적이 있다. 9년 근속 경비원이 있는데, 주문량 감소로 임대 공장 면적의 대부분을 신규 입주하는 중국기업에 내어 주고, 그 기업이 공장 경비를 전담하기로 되어, 자체 경비원이 불필요하게 된 상황에 관한 내용이었다.

 

경비원을 내보내려고 경제 보상금 (한국의 퇴직금) 9개월치를 제시하자, 강제 해고라며 퇴직금의 2배인 18개월치를 내놓으라는 카운터 오퍼를 받았다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위법 해고 판결 시, 퇴직금 2배 지급 필요). 그래서, 인근 공장의 소개를 받아 한국어가 유창한 변호사를 접촉했는데, 그는 해고통지를 하여 소송을 걸도록 유도하고, 법정에서 간단히 경비를 패소시킬 수 있는 36계식 ‘술수’를 제시했다고 한다.

 

"변호사는 해고 통지서에 가짜 회사 직인을 찍어 건네주고, 재판할 때 가짜임을 증명하면 소송에서 이길 수 있다고 하는데 (양심상 꺼려집니다) 이런 경우도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 변호사는 낚싯밥을 던지는 식의 ‘꼼수’를 제시한 것 같다. 해고통지서에 가짜 회사 직인을 찍어서 주면 경비원은 해고증명서를 가지고, 노동 중재를 신청할 것이다. 노동 중재가 열리면 노동자는 본인이 해고당했다는 사실을 가짜 해고통지서를 내밀며 입증하려 할 것이고 바로 그때, 사측이 노동자가 제시한 해고통지서에 대해 ‘허위’라며 사법 감정을 신청할 경우, 회사의 승소는 예정되어 있는 셈이다.

 

변호사는 수임료 받고 승소를 안겨 주었으니 그것으로 끝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 후유증과 뒷감당은 고스란히 회사의 몫이다. 남의 나라에서 별다른 꽌시도 없이 사업하는 한국 중소기업인에게 현지 토박이 경비원이 억울하게 당하고 순순히 물러 나리라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동네 사람들을 끌어 모아, 매일같이 총경리 사무실로 쳐들어와 분풀이와 위협을 가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오래전에 중국인 변호사의 노동분쟁 강의에 참석한 적이 있다. 강의중에 한 참석자가 성품이 불량한 운전수를 내보내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며 묘책을 가르쳐 달라고 했더니, 아래와 같이 기발한 비법을 알려 주는 것이었다.

 

"윤활유 통을 운전수 책상 근처에 며칠간 방치해 놓고 사무실 CCTV를 그리로 조준해 놓으세요. 처음 며칠간은 망설이다가 운전수는 재물에 욕심이 나서 퇴근길에 가지고 갈 것입니다. 그러면 회사 재물 도난죄로 걸어서, 퇴직금 한 푼도 안주고 내보낼 수 있습니다"  

 

그럴듯한 얘기지만, 실제 현실에서는 모든 상황이 시나리오처럼 척척 맞아 떨어질 수 없다. 세상에 영원한 비밀은 없는 법이다. 나중에 이 친구가 누군가를 통해 그 사실을 알게 된다면, 피비린내 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함정을 파서 상대를 유인하는 방법은 일견 그럴 듯 하지만 자칫 전혀 예기치 못했던 후회막급의 후유증을 가져 올 수도 있다.

 

질 낮은 변호사들이 고객을 유인하는 전형적인 수법은 아래와 같다.

 

1. 승소를 호언장담하는 변호사

판결은 변호사가 아닌 법관이 한다. 명확한 사실관계와 결정적인 증거가 없는 한, 쌍방 변호사의 능력과 책임감의 차이가 소송의 결과에 상당한 영항을 미친다. 승소를 장담하는 변호사는 만병통치약을 선전하는 돌팔이 의사와 다를 게 없다.

 

2. 꽌시를 들먹거리는 변호사

꽌시가 판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시기는 이미 지나갔다. 중국에서는 잘못된 판결을 내린 판사에 대한 ‘종신 책임추궁(身追求)’제가 실시되고 있고, 판결문은 인터넷상에 모두 투명하게 공개되고 있다. 실력이 부족한 변호사일수록 꽌시 운운하며 고객을 현혹하려 한다.

 

3. 전문분야가 없는 팔방미인형 변호사   

의학의 분야만큼이나 법률 분야도 다양하다. 피부과 의사가 외과를 볼 수 없듯이, M&A 전문변호사가 노동 소송을 담당하여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은 기대난망이다. 해당 안건에 대한 전문성이 있고, 거기다 한국어 소통까지 된다면 "금상첨화"다. 그러나, 한국기업과의 꽌시에 의존하여 온갖 법률 분야를 다 카바하는 팔방미인형 변호사일수록, 좋은 결과를 보기는 어렵다.

 

4. 소송 만능주의 변호사

노동 분쟁의 경우, 회사 입장에서는 다른 직원에 미치는 파급효과에 대한 우려를 고려해야 하며, 직원 입장에서는 원하는 대가를 신속히 챙기고 새로운 캐리어에 전념하고 싶은 심리가 있어 협상 공간이 충분히 존재하기 마련이다. 분쟁 해결은 소송보다 협상을 통하는 것이 후유증과 비용을 최소화하는 길이다. 협상 보다는 법정으로 가져가기를 바라는 변호사는 고객의 이익보다는 수임료 수입에 더 관심이 있을지도 모른다.

 

5. 덤핑 수임료를 제시하는 변호사

싼 게 비지떡이듯이 일단 싼 가격을 제시하여 오더를 딴 후에는 받은 돈 만큼만 일을 하려고 하며, 안건이 제대로 진척이 되지 않으면 온갖 변명을 다 늘어 놓는다. 법률 지식이 부족한 고객은 그 변명이 사실인지 아닌지 알지도 못한 채, 이미 지불이 끝난 수임료에 인질로 잡혀 질질 끌려가기 십상이다.

 

상기 한국 공장 총경리는 필자의 건의에 따라 한편으로는 소송 불사를, 다른 한편으로는 끈질긴 협상을 병행했고 그 경비원은 결국 소송 시 변호사 비용과 장기간의 시간코스트를 감안하여, 회사와 "퇴직금 플러스 알파" 조건으로 원만하게 합의하고 깔끔하게 물러났다.

 

분쟁이 발생할 경우 얽힌 매듭을 단칼에 베는 듯한 비법을 제시하면서, 승소를 장담하는 변호사들을 경계해야 한다. 현실에서는 언제나 예측 불가의 천변 만화의 복잡한 상황이 벌어지기 마련이다. 변호사로서의 직업윤리를 준수하며 정도(正道)를 지키지만, 상대가 술수를 피울 때는 이를 간파하여 지혜롭고 융통성 있게 대처할 수 있는 유능한 변호사를 찾는다면, 분쟁의 절반은 해결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언어도 잘 안통하고 인맥도 부족한 외국에서, 좋은 변호사를 찾는 것은 한강 모래사장에서 잃어버린 바늘을 찾는 것 만큼 쉽지 않은 일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현지에 먼저 진출하고, 여러 분쟁 안건을 먼저 겪어본 기업이나, 또는 전문가를 통해, 검증이 된 변호사를 소개받는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도 서두르지 말고, 货比三家(3개 점포를 비교하여 구매)를 통해, 보다 전문성이 있고 신뢰할만한 변호사를 걸러내는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이 원고는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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