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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일본 자동차산업 전문가의 시각에서 바라본 미래차 혁신기술
2021-04-05 일본 나고야무역관 김현희

- 일본 자동차산업, 특허출원에서 보는기업의 차세대 기술 개발, 살아 남기 위한 도전 -
- 100년에 한 번 개혁기에 요구되는 빠른 경영판단 –




카이자키히로시 II NETWORK 주식회사


일본 자동차산업은 영향력이 크고 그 시장규모는 50조 엔 또는 100조 엔이라고도 알려져 있으며, 일본 전체 제조업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는 중요한 기간산업입니다. 그런 대규모 자동차산업에 100년에 한 번 찾아올 변혁기가 찾아오고 있습니다.


급속한 기술 혁신


자동차산업 이전에도 몇몇 산업에서는 이미 커다란 변혁이 일어났습니다. 카메라 업계에서는 1990년대 후반부터 디지털카메라가 단숨에 보급돼 필름을 현상할 필요가 없어지고 가정에서도 간단히 사진을 인쇄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 결과 필름의 매출은 급격히 감소하고 마을의 작은 사진관은 거의 문을 닫았습니다.


또한, 음악 재생기술도 디지털화돼 1982년 처음 세상에 CD플레이어가 등장했습니다. 디지털 기술 발전에 의해 녹음된 음악을 재생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직경 30cm의 레코드에서 직경 12cm의 CD로 바뀜에 따라 재생기기 자체도 소형화돼 이동 및 소지가 가능해졌습니다. 이와 같은 품질과 편의성 향상으로 인한 재생 미디어의 대체로 현재는 레코드를 본 적이 없다는 사람도 많아졌습니다. 그러나 당시 획기적인 신기술이었던 CD플레이어도 디지털 오디오 플레이어의 등장으로 2000년 초반을 정점으로 감소, 1980년대 등장으로부터 40년도 안돼 사양길로 들어서게 됩니다.


코닥과 후지필름


그럼, 이러한 대변혁에 각 기업은 어떻게 대응해왔을까요? 유명한 일화로 코닥과 후지필름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코닥은 1880년 창업한 미국 기업으로 세계 1위의 필름 메이커였습니다. 후지필름은 1934년 설립된 일본 기업입니다. 디지털카메라가 등장하기 시작한 1990년대까지 코닥은 업계 2위인 후지필름을 큰 차이로 앞섰습니다. 당시 코닥은 세계 점유율 1위라는 자부심이 컸던 탓인지, 디지털카메라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개발도상국에서는 아직 필름 카메라의 수요가 이어질 것이라고 판단해 필름 사업에 집중했습니다. 그에 비해 후지필름은 필름 사업이 길게 가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두 가지 방향 전환을 진행합니다.


첫 번째는 신기술 분야에 뛰어들어 새로운 분야에서 매출을 확보한 것입니다. 카메라의 디지털화가 가속되는 상황에서 매출을 확보하기 위해 디지털카메라의 주요 부품인 CCD 소자를 내부에서 제조하고 필름 카메라로부터 디지털카메라로 사업을 전환해 나갔습니다.
두 번째로는 자사에서 긴 시간 쌓아온 기술 및 비법을 다른 분야에 살린 것입니다. 기존의 필름 카메라 기술을 다양한 분야에 적용하는 시도를 했습니다. 은염 필름 기술을 잉크젯 프린터에 활용하거나 필름 제조기술과 비법을 살려 화장품과 같은 새로운 분야에 진출했습니다.


그 결과, 후지필름의 화장품과 헬스케어 사업은 순조롭게 확장돼 회사 매출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주력 사업분야가 됐고 회사 전체 매출 2조 엔을 달성하는데 기여했습니다. 그에 반해 예상 이상으로 디지털카메라가 빠르게 보급되고 필름 수요는 급격히 감소하는 상황에 대응하지 못한 코닥은 결국 2012년 도산합니다.

 

실은 1975년 디지털카메라를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한 곳이 코닥입니다. 그래서 디지털카메라의 편의성을 잘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당시 시제품은 숄더백에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카메라 자체가 컸고 화질도 조악해 도저히 필름 카메라와 비교 가능한 제품이 아니었습니다. 당시에는 IoT라는 용어도 없었고 사진 인쇄 없이 스마트폰에 사진을 전송하거나 SNS에 게재하는 것을 상상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사진을 인쇄하지 않고 스마트폰에 보내거나 SNS에 게재하는 것을 상상도 할 수 없었겠지만.) 다만, 카메라 본체의 크기나 화질 문제 등의 과제를 해결하면 어떻게 될지 장래성을 상상하기 어려웠을까요? 아니면 디지털카메라의 가능성을 상상할 수 있었기 때문에 필름 사업을 지키기 위해 일부러 디지털카메라 개발을 진행하지 않았던 것일까요?


자율주행기술 개발의 역사


자율주행도 개발 초기에는 도저히 실용화가 가능한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원래 아메리카 대륙에서 장시간 운전할 때의 피로를 줄이기 위해 가속 페달을 밟지 않아도 일정 속도를 유지하는 오토 크루즈가 시작이었습니다. 이것이 레이더 센서에 의해 앞 차량과의 차간 거리를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가속 페달을 조절하는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로 진화해 1989년 도요타 셀시오(Celsior)에 탑재됐습니다.


이때는 레이저나 밀리파 센서(mmWave rader sensors), 카메라에 의한 화상인식도 연구됐지만 아직 ‘움직이는 물체’와 ‘움직이지 않는 물체’의 구별이 가능한 정도로 일반 도로의 복잡한 도로환경에는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러는 앞 차량과의 차간 거리를 유지해 충돌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 개발됐지만 당시에는 어디까지나 드라이버의 안전운전을 보조하는 장치로 '편의 장치'로서의 위치였습니다.


당시 부품 제조사는 자율주행 기능이 미래에 반드시 자동차의 주요한 기술이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철저한 원가 기획활동에 의해 채산성이 확보될 것으로 전망하고 사업을 이어 나갔습니다. 차기 모델에도 채용되고 기술적으로는 센서 개발, 화상인식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에 의해 현재 자율주행 연구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새로운 기술이 등장했을 때 장래성을 철저히 검토하고 유연하게 사업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기업이 살아남게 됐습니다. 


100년에 한 번 있을 변혁기


지금 자동차산업은 100년에 한 번 있을 변혁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혁기를 어떻게 대응해 나가면 될까요.
CASE: Connected(연결된), Autonomous(자율주행), Shared&Services(카 셰어링과 서비스), Electric(전동화)나 MaaS: Mobility as a Service 등의 큰 변혁에 대해 각 기업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요.


자동차 기능은 크게 3분야로 나눠 '주행', '회전', '정지'에 더해 '정보・엔터테인먼트'가 있습니다. 전기자동차 시대가 되면, 이 중 '주행'이 크게 변하게 됩니다. RC카(무선조종 자동차)가 크게 된 것이라 구조가 간단해지고 부품 수도 줄어들어 작은 서플라이 체인으로도 차량 제조가 가능합니다.


엔진, 트랜스미션, 프로펠러 샤프트, 디퍼렌셜 기어 등 파워트레인 부품은 없어집니다. 일본 자동차 산업의 종사자는 550만 명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이대로라면 머지않아 수십만 명 분의 직장이 조용히 사라져 버릴 우려가 있습니다. 엔진 본체 이외에도 가솔린 탱크를 시작으로 펌프, 인젝터, 머플러, 그 주변 플러그 등의 점화계, 제어용 컴퓨터, 스타터, 배기가스 센서, 촉매 등 많은 주변 부품도 없어집니다.


다음은 회전, 정지입니다. 전기자동차로 바뀌더라도 완벽한 자율주행이 구현되기 전에는 핸들과 브레이크 그리고 서스펜션은 남을 것입니다. 전차와 같이 좌우 캐터필러 회전 차이로 회전한다면 모를까, 핸들로 타이어 방향을 바꾸고 거기에 충격을 흡수하는 서스펜션과 브레이크로 타이어를 멈추는 구조는 남을 것입니다. 이러한 부품도 자율주행의 기능도 포함해서 모두 전자 제어화되기 때문에 디지털화된 지시에 섬세하게 대응 가능하도록 각 부품의 정밀도에 대한 요구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정보・엔터테인먼트'에 관해서는 Connected, MaaS에 의해 차량 외부와의 정보통신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고 있습니다. 자동 운전에 의해 운전을 안 해도 된다면 차량 내부는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바뀌기 때문에 정보 확인이나 영상 관람을 하거나 노래를 부르는 등 어느 것을 해도 괜찮아집니다. 이 분야는 가전 업계도 뛰어들고 있어 계속해서 신기술, 신제품이 격렬하게 경쟁하는 분야가 될 것입니다. 


특허 출원 상황으로 본 각 기업의 대처


그럼, 100년에 한번 있을 변혁에 대해서 기업들은 어떠한 대응을 하고 있는지 확인해 봅시다. 지금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은 전기자동차의 전지입니다. 이 전지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항속거리를 늘리는 것과 동시에 충전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현재의 과제입니다. 이것들을 해결 가능한 기술로써 전고체 전지(Solid-State Battry)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2025년쯤에는 양산 가능한 제품이 개발될 것이라고 하는데, 그 전고체 전지를 각 회사가 비즈니스의 기회로 파악하고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럼 어떤 회사가 전고체 전지의 연구를 하고 있을까요.


일본 특허 데이터베이스에 J-PlatPat이라는 특허정보 플랫폼이 있습니다. 여기에 '전고체 전지'를 입력하면 1000건이 넘는 특허가 검색됩니다. 검색 결과를 보면 토요타 자동차의 등록 건수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자동차 제조업체인 미쓰비시, 혼다, 닛산 등의 일본 기업뿐만 아니라 현대, 기아도 일본에서 특허 출원을 하고 있습니다. 파나소닉, GS유아사, FDK, 히타치맥셀, LG화학 등의 배터리 제조업체는 전문업체로서 뒤처질 수 없는 입장이며 후지쓰, 무라타제작소, 타이요유덴, TDK, 알프스전기 등은 전지재료・부품으로 따라가고 히타치화성, 세키스이화학, 히타치금속, 미쓰비시가스화학, JX금속 등의 소재 기업은 전지 재료를 확보하고 싶어합니다. 캐논, 세이코 엡손, 대일본인쇄는 제조공정에서 지금까지의 자사 제조기술을 전고체 전지에 응용하고 있습니다.


도요타자동직기(엔진・컴프레서)・NGK(플러그)・NOK(엔진・흡배기부품의 패킹)・이데쿄산(가솔린・경유)등의 기업은 회사 존속이 걸려있기 때문에 엔진 관련 제품의 수요 감소를 잠자코 보고 있지 않고 현행 기술의 신규 개발보다 새로운 분야로의 참여를 최우선 과제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필름 제조에서 신규 사업 분야로의 사업 전환에 성공한 후지필름도 신기술에 발 빠르게 반응해 전지 재료 분야에서도 가능성을 감지하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전문분야가 다르다고 생각되는 히타치조선의 특허 출원 상황을 보면 전지 본체에서 그 제조공정까지 넓게 특허를 출원하고 있고 이후 성장이 기대되지 않는 조선업에서 전고체 전지로 핵심 비즈니스를 옮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장래 전망과 사업 전환


현대는 이와 같이 차세대 기술을 민감하게 도입해 살아남아야 하는 시대입니다. 획기적인 기술이었던 음악 CD도 어느새 모습을 감추었습니다. 다음 변혁기까지는 100년도 유지되지 않을 것입니다. 코닥과 같이 업계 1위로 군림하더라도 시류를 잘못 읽으면 도산의 쓰라린 경험을 하게 됩니다. 앞으로는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자사의 강점, 약점을 분석해 신기술에 어떻게 대응할지 스피디한 경영 판단이 요구될 것입니다.


또한 모든 기업은 납품처와 관계사가 얼마만큼 미래를 고려한 사업 운영을 하고 있는지를 판단하고 상황에 맞춰 파트너를 고려하고 같이 넘어지지 않도록 살아남을 길을 모색하지 않으면 안될 것입니다.


 ㅇ 기고자 약력 소개 
  - 1987년 4월 ~ 2014년 8월: 글로벌 자동차부품회사 DENSO 근무
    (2006년 1월 ~ 2008년 9월) DENSO 인도지사 DENSO HARYANA 사무통괄이사
  - 2014년 11월 ~ 현재: II NETWORK 설립, 대표이사 재임 중
  - 2020년 7월 ~ 현재: KOTRA 나고야 무역관 GP센터 고문



※ 이 원고는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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