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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종교의 다양성이 공존하는 벨라루스
2021-03-26 벨라루스 민스크무역관 김동묘

- 종교가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 -

 오덕희 벨라루스 국립공대 기업경영학과 교수


 


동쪽으로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를 러시아 우랄 산맥으로 나눌 지정학적으로 벨라루스는 유럽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다. 이러한 지정학적인 특성으로 인하여 역사적으로 벨라루스는 러시아와 서유럽 사이에서 때로는 정치적인 분쟁과 갈등의 장소뿐만 아니라 평화와 공존의 지역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벨라루스는 종교적으로도 다양성이 공존하고 있는 국가이다. 로마 가톨릭 중심의 서유럽(특히 인접국인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정교회 중심의 러시아 사이에서 벨라루스는 공식적으로 기독교 국가를 표방하고 있다. 주변국들과는 달리 정치 지도자들도 로마 가톨릭과 러시아 정교회를 동시에 인정하고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2015년에 실시된 인구조사 결과에서 보는 바와 같이 러시아 정교회 신자가 83.4%, 로마 가톨릭 신자는 8.2%, 그리고 개신교 신자는 3.1% 차지하고 있다. 벨라루스 전체 인구의 90% 가까이 기독교를 표방하고 있다. 그런데 주변 국가들과 비교해 벨라루스의 기독교 구성 비율에 특이점을 발견할 수가 있는데, 이는 기독교를 이루는 러시아 정교회, 로마 가톨릭, 그리고 개신교가 공존하고 있는 현상을 수가 있다. 일반적으로 수도인 민스크를 중심으로 동쪽지역으로는 러시아 정교회의 영향력이 강하고, 서쪽으로는 로마 가톨릭의 교세가 강한 편이다. 반면 개신교 교세는 1990 소비에트 연방의 해체 이후 전국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2015 벨라루스 종교 현황                            2015 벨라루스 지역별 기독교 신자 분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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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https://thepresentation.ru/kulturologiya/religiya-v-respublike-belarus

 

벨라루스 정교회 역사는 러시아 정교회 역사와 같은 뿌리를 형성하고 있다. 988 키예프 루스의 대공 블라디미르 1세가 비잔틴 제국으로부터 동방 정교회를 받아들여 국교로 삼은 이후부터 시작되었다. 그러나 13세기 중반부터 러시아가 몽골의 지배 하에 들어간 이후 15세기 초반까지 벨라루스 영토는 리투아니아 대공국의 지배를 받게 되었다. 이후 18세기 초까지 폴란드 왕국과 리투아니아 대공국의 연합체인 '제치포스폴리타' 지배하에 놓이게 되면서 벨라루스는 로마 가톨릭의 영향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15세기 중반 이후 민스크를 중심으로 국토의 동남부는 러시아 정교회의 키예프 교구로 편입되면서 다시 정교회 영향을 받게 되었다. 특히 16세기 초 모스크바가 '제3의 로마'라는 칭호 아래 러시아 정교회의 부흥기를 맞이하며 벨라루스에 대한 러시아 정교회의 영향력이 강화되기 시작하였다. 즉 지정학적인 위치로 말미암아 벨라루스가 러시아 정교회와 로마 가톨릭 세력이 충돌하는 중심부에 놓이게 되었다.

 

결국 1596년 현재 폴란드와 접한 국경도시인 브레스트에서 러시아 정교회와 로마 가톨릭 세력 간의 종교 협정을 맺게 되고 이에 대한 결과로 'Russian Uniate Church(Русская Униатская Церковь)'라는 교회가 탄생하게 되었다. 즉 벨라루스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특이한 가톨릭 교회가 출현한 것이다. 당시 협정의 주요 내용은 비잔틴 전통에 따라 러시아 정교회의 예배 형식과 내부 장식을 받아드리고 예배의 집전은 라틴어가 아닌 러시아어 계열의 슬라브어로 진행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Russian Uniate Church'는 로마 교황의 통제하에 놓이도록 한다는 내용이었다. 1595년 12월 23일 로마에서 정식 서명되었고 1596년 10월 9일 브레스트 대성당에서 승인된 이후 Russian Uniate Church 신자들이 정식으로 로마 가톨릭 교회에 가입하게 되었다. 이러한 역사적인 이유로 Russian Uniate Church는 벨라루스 지역에서만 있는 특이한 종교 형태라고 있다. 이는 종교적인 분쟁과 반목을 극복하고 다양성을 추구한 결과물이요, 또한 역사적으로 벨라루스가 러시아 정교회와 로마 가톨릭 세력 사이에서 종교적 완충지대의 역할을 계기가 되었다.

 

역사학자들의 견해에 따르면 로마 가톨릭 측에서 Russian Uniate Church 승인한 주요한 이유는 러시아 정교회 신자들이 가톨릭 교회에 대한 반감을 최소화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한다. 즉, 러시아 정교회 신자들이 가톨릭 예배에 참석해도 이질감을 느끼지 못하도록 하고자 하였다. 러시아 정교회는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교회 내부에 성상을 만들고 세우는 것을 심각한 우상숭배의 죄악으로 본다. 즉, 가톨릭과 개신교에서는 일반화된 예수의 십자가 죽음에 관한 성상도 우상숭배의 죄악으로 취급한다. 반면 글을 모르는 백성들을 위하여 성경에 기초한 성화(이콘, icon) 기독교 교리를 쉽게 설명하고 전파하는데 유용한 수단으로 본다. 그래서 러시아 정교회 사원을 방문해 보면 12사도의 초상화를 비롯한 수많은 성화를 있다. 이런 이유로 벨라루스 지역에의 가톨릭 성당 내부도 최소한의 성상만 존재하고 대부분은 성화로 장식되어 있는 것을 있다. 물론 이러한 로마 가톨릭의 정책이 러시아 정교회를 약화시키고자 하는 교활한 술책이라는 이유로 오랫동안 갈등의 불씨가 되었지만 종교적인 평화와 공존 측면에서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민스크의 대표적인 로마 가톨릭 성당(시몬과 헬렌 성당) 내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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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https://www.tripadvisor.com/

 

민스크의 대표적인 러시아 정교회 사원(성령 성당)과 내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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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http://sabor.by/

 

반면 개신교 역사는 1517 프란시스 스카리나(Francis Skaryna) 의해 최초로 벨라루스어 성경이 출판됨으로 인하여 개신교 교세가 급속히 확장되는 계기가 되었다. 1535년에는 최초의 루터교 교회가 세워졌고, 1553년에는 칼빈교 교회가 세워짐을 계기로 개신교 확장의 중심 세력이 되었다. 역사학자들은 당시 서유럽에서 로마 가톨릭과 개신교 간의 종교전쟁이 불타오르는 시기로 많은 개신교 신자들이 종교적 완충지대인 벨라루스 지역으로 이주한 것으로 본다. 당시 복음주의적 개신교회들은 일반 대중들에 대한 교육과 사회사업에 중점을 두었다. 이러한 결과로 16세기 후반에는 벨라루스의 정치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개신교가 주도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수준에까지 이르게 됐다. 그러나 17세기 이후 러시아 정교회와 로마 가톨릭 세력의 영향력이 증가하면서 상대적으로 개신교의 영향력이 감소하였다.

 

1917 사회주의혁명 이후 소련 공산당이 무신론을 공식화하면서 소비에트 연방 시절에는 모든 종교들이 핍박과 탄압의 암울한 시기를 보내야 했다. 벨라루스 지역의 러시아 정교회 사원들도 대부분 파괴되거나 창고로 전용됐다. 반면 가톨릭 성당은 정교회 사원과 같이 파괴되는 것은 피할 있었지만 영화관이나, 카페, 그리고 콘서트홀과 체육관으로 개조되어 사용되었다. 개신교들은 소모임과 가정교회 형태로 신앙생활을 유지할 있었다. 그러나 소비에트 연방이 해체된 이후 벨라루스는 종교적으로 새로운 영적이 부흥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정교회 사원들은 재건되었고 가톨릭 성당들은 모습을 회복하였다. 개신교는 침례교를 비롯하여 오순절 교회 중심으로 교세를 확장하고 있다. 지정학적인 특성에 기초하여 벨라루스가 종교적인 측면에서 다양성이 공존하는 국가로의 역할을 회복하고 있다.

 

특히 21세기에 들어서면서 벨라루스가 지정학적 위치의 특성을 살려 정치적으로도 유럽의 평화와 공존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분쟁 사태 해결을 위하여 미국을 포함한 주요 서유럽 국가들과 분쟁 당사국들이 참여한 '민스크 그룹' 조직하여 종전에 관한 '민스크 협정' 체결하였다. 이러한 민스크 그룹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분쟁에도 관여하여 분쟁 당사국 정치 지도자들이 민스크에서 정전 협상을 논의하였다. 이렇듯 지정학적 위치로 말미암아 벨라루스는 분쟁의 중심지가 되기도 했지만 평화와 협상, 다양성이 인정되는 지역으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1세기에도 벨라루스가 종교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정치와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유럽의 평화와 공존, 그리고 다양성을 높이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기를 기원해 본다.

 

참고로 러시아 정교회와 로마 가톨릭 교회는 유일신을 섬기고 삼위일체 교리를 인정하는 공통점이 있지만 몇가지 주요 차이점을 비교하면 아래와 같다.


구분

러시아 정교회

로마 가톨릭

십자가

2개의 막대 크로스 외에 2 추가 막대, 머리에 부착된 명패와 발판을 상징, 발판이 왼쪽이 올라가 기운 것은 구원의 방향을 상징(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힐 도둑 2 함께, 왼쪽만 회개)

2개의 막대 크로스


예배 방식

성찬예배, 교회 슬라브어, 성가대 찬양, 악기 X, 입식 예배,

(여성) 미사보 거의 의무적임(남성) 반드시 모자를 벗어야

미사, 라틴어, 오르간 연주, 좌식 예배,

(여성) 미사보가 필수는 아님, (남성) 모자 X

성당 내부

성화 (이콘, icon), 성상 X

성상 (예수 십자가상, 조각)

성호 긋기

오른손 3손가락 모아 이마, , 우측어깨, 좌측어깨 순서

오른손 전체로 이마, , 좌측어깨, 우측어깨 순서

세례

전체 3 물속에 침수 필요

이마에만 주로 물을 부음

달력(역법)

율리우스력(그레고리력 상 1.7. 성탄절, 1.14. 신정)

그레고리력


한편 러시아 정교회가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지만 우리와 종교적인 문화가 다름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상호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알아두면 좋은 러시아 정교회와 관련된 풍습으로 마슬레니짜асленица) 파스하(Пасха) 있다.


봄맞이 축제인 마슬레니짜 러시아 정교회의 금식일인 사순절(기독교 고난 주간) 시작되기 일주일 동안 이어지는 축제이다. 2021년의 경우 3 8일부터 14(사순절)까지 열렸다. 마슬레니짜는 사순절이 되면 버터를 먹을 없기 때문에 그전에 마음껏 먹자는 의미에서 러시아어의 기름(버터) 뜻하는 마슬로(Масло)에서 이름이 유래하였다. 이는 겨울을 이겨내고 무사히 보냈다는 감사와 이제 새롭게 봄을 맞이한다는 설렘과 기쁨이 가득 담긴 축제이다. 무신론과 사회주의를 신봉했던 구소련 시절을 거치면서 의미가 많이 변질되었지만 마슬레니짜는 여전히 러시아 정교회 신자들의 가슴속에 설레는 축제로 남아있다. 마슬레니짜에는 봄이 왔으므로 따뜻한 태양 상징하는 '블리니(Блины)'라는 러시아식 팬케이크를 만들어 따뜻한 홍차와 함께 즐긴다. 그리고 축제 마지막 날에는 겨울을 상징하는 허수아비를 태우는(과거 산사람의 제물 대신 인형에 사람 옷을 입혀 태우는) 의식을 거행한다.


부활절인 파스하(Пасха) 춘분이 지나고 보름달이 일요일로 결정하는 가톨릭과 개신교와는 달리, 러시아 정교회는 예수 부활 이후 히브리 전통 달력으로 요일에 관계없이 니산(Nisan) 14일을 부활절로 정하고 있다, 유대인들의 «파스하(유월절축제 일요일에 부활절을 기린다. 이러한 이유로 2021년의 경우 가톨릭 교회의 부활절은 44일이지만 러시아정교회는 5 2일이다. 러시아 정교회에서는 사순절(2021년은 3 14) 끝난 다음날부터 부활 주일(2021년은 52)까지 7주간은 고기와 기름, 계란과 우유가 들어간 음식을 먹지 않는 금식 기간을 준수한다. 정교회에서 부활절은 성탄절보다 축제일로 부활 전야에 예배를 드린다. 성찬예배 후에는 부활의 기쁨을 나누는 표시로 계란 축복이 있다. 먼저 사제의 축복 기도가 있고, 축복된 계란은 신자 개개인에게 나누어진다. 러시아 정교회 만의 부활절 음식으로는 꿀리치(Кулич)라는 빵도 있는데, 부활절에 가족, 친지, 신도들끼리 나누어 먹는다. 러시아 정교회 부활절 관련 또 다른 명물로는 파베르제의 달걀(보석으로 장식한 부활절 계란) 있다.


부활절 전에 금식(Пост) 지키는 동안 정교회 신자들은 고기와 기름, 계란과 우유가 들어간 음식을 먹지 않고 주로 채식위주의 식물성 식품만을 섭취한다: 먹을 수 있는 음식(과일, 야채, 허브, 시리얼, 견과류, 말린 과일, 콩과 식물, 버섯, 딸기), 금지된 음식(고기, 우유, 생선, 계란, 치즈, 사워 크림, 코티지 치즈, 동물성 버터, 반제품 육류 제품(소시지), , 밀크 초콜릿, 주류 등). 이런 이유로 금식 기간 독실한 정교회 신자와 비즈니스 관련 식사를 하게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면 이러한 종교적인 문화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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