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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중국 실용신안, 우리 기업에 꼭 필요한 이유
2021-03-16 중국 베이징무역관 김성애

이종기 지사장, China Science(中科) 특허법인 한국지사

 



중국 실용신안권 유무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

 

중국 실용신안은 중국에 진출하고자 하는 우리 기업에는 꼭 필요하고 매우 유용한 제도이다. 중국 실용신안조차 없이 중국에 진출했다가 결국 철수할 수 밖에 없었던 우리 기업과 중국 실용신안을 통해 시장을 장악해 나간 중국 기업의 사례를 비교해 보고자 한다.

 

몇 년 전, 한국의 A 중소기업이 장갑을 낀 채로 휴대폰 화면을 넘길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업체는 이 장갑을 중국 타오바오를 통해 중국에 판매했고 소비자 반응이 상당히 좋았고 판매량도 급증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중국의 여러 업체에서 이 기술이 자사의 실용신안권을 침해했다면서 경고장을 보내왔다. 타오바오는 자체 조사 후 일방적으로 A사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이 회사의 계정도 폐쇄해 버렸다. 결국 중국 판매가 막혀버린 이 회사는 경고장을 보낸 중국 업체에 대응하려고 했으나 상대해야 할 대상도 많고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결국 중국 시장에서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중국의 위엔더셩(源德盛)이라는 업체는 셀카봉을 개발한 후 이를 실용신안으로 등록 받아 중국, 미국, 유럽, 한국 등에도 출원해 권리를 확보했다. 이 셀카봉이 시장에서 엄청난 반응을 보이자 여기저기서 모조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그 수는 점점 늘어갔다. 셀카봉의 기술이 간단해서 모방하기 쉬웠던 것도 한몫을 했다. 이에 위엔더셩은 짝퉁 업체를 대상으로 실용신안권을 무기로 공격을 하기 시작했다. 수십 개 업체에 경고장을 보내고 판매행위를 즉시 중단하도록 했다. 상대방이 위엔더셩의 실용신안에 대해 무효심판을 걸어온 게 28건이나 됐다. 지금까지 19건의 무효심판 결과가 나왔는데 모두 위엔더셩의 손을 들어줬다. 그리고 2015년부터 지금까지 실용신안권 침해자를 대상으로 약 4000건에 이르는 크고 작은 소송을 제기했고 이 중 최종 결과가 나온 1386건 모두 위엔더셩이 승소했다. 심판, 소송 등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천하무적인 셈이다. 게다가 이러한 분쟁으로 인해 벌어들인 손해배상금, 합의금만 해도 수백억 원이 넘는다.

 

위 두 사례는 중국 실용신안권이 있고 없고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A 기업은 중국에 자사가 개발한 제품을 판매하면서 실용신안조차 출원 않고 아무런 권리도 없이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가 결국은 철수를 하고 사업도 내리막길을 걷게 됐다. 만약 이 A 업체가 실용신안이라도 출원했더라면 분명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다. 위엔더셩의 경우 자사가 보유한 실용신안을 무기로 수많은 침해자를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대응했고 중국 내 셀카봉 시장의 선두업체가 됐다.

 

중국 기업은 왜 이렇게 실용신안에 집중하나

 

중국의 연간 실용신안 출원량은 어마어마하다. 2020년 1월부터 11월까지의 출원건수가 270만 건을 넘어섰다. 코로나 기간 중임에도 전년 동기 대비 35%나 증가한 것이다.

 

그렇다면 왜 중국 기업들은 실용신안을 이렇게나 많이 출원할까? 그것은 그만큼 기업에 유용하기 때문이다. 중국 실용신안이 우리나라와 가장 큰 차이점은 실체적인 심사 없이 등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즉, 심사관은 실용신안에 대해 신규성(유사한 기술이 이미 존재하고 있는지 여부) 위반 여부 등 초보적인 심사만 하고 등록 여부를 결정한다. 실용신안이 무심사로 등록이 가능한 관계로 기업입장에서 여러 유리한 점들이 있다.

 

첫째, 권리를 빨리 획득할 수 있다. 특허의 경우 실체심사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출원부터 등록받기까지 통상 2년 가까운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중국 실용신안의 경우 방식 심사와 간단한 실체적 심사(신규성 위반 여부)만 실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 통상 6개월이면 심사 결과를 받아볼 수 있다.

 

이렇게 심사 결과가 빨리 나와 등록시기를 앞당기는 것은 기업에 매우 중요하다. 기업이 개발한 기술이 하루라도 빨리 시장에 나오도록 하는 것은 경쟁에서 우세적 지위를 점할 수 있다. 특히 최근의 기술은 그 생명주기가 점차 짧아지고 있어 시장에 늦게 나오게 되면 제대로 활용도 못해보게 된다.

 

둘째, 비용이 저렴하다. 출원료, 연차료 등 기본적인 비용이 특허의 1/4 정도 밖에 되지 않는 데다 특허의 경우 등록되기까지 여러 번의 보정과 의견제출을 해야 하므로 이런 것에도 많은 비용이 들어가지만 실용신안은 그런 절차가 대폭 줄어들므로 이에 따른 비용까지 감안하면 특허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이 소요된다.

 

셋째, 실체심사 없이 등록되지만 권리의 안정성 측면에서는 특허와 비슷하다. 특허는 연관 분야 및 인접 분야의 여러 개의 선행기술의 조합으로 진보성이 부정될 수 있지만, 실용신안은 동일 기술 분야의 기술 그것도 2개 이하의 선행기술 조합으로만 진보성 여부를 판단하므로 특허에 비해 오히려 무효가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 통계를 보면 실용신안 무효심판에서 66% 이상이 유효한 것으로 나타났다(통계 근거?) 즉 권리 획득은 쉬운 반면 권리를 무효 시키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것은 권리자에게 매우 유리한 제도라 할 수 있다.

 

넷째, 권리행사에 있어 특허와 거의 차이가 없고 손해배상금에 있어서도 특허에 비해 크게 낮은 것도 아니라 실용신안은 권리 취득과 동시에 바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권리행사에 특별한 제약이 있는 것도 아니다.

 

중국 실용신안을 어떻게 활용하는 게 좋은가?

 

Life-Circle 짧은 기술, 기술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기술은 실용신안으로 출원하는 것이 좋다. 최근 기술의 Life-Circle이 점점 짧아져 예컨데 기술 수명이 2~3년 밖에 안 된다고 하면 특허의 경우 등록받는 그 순간 다른 기술로 대체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이런 기술의 경우 특허를 받아도 이 기술을 독점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간이 매우 짧게 된다. 따라서 이처럼 Life-Circle 짧은 기술은 실용신안이 훨씬 효과적이다. 신속히 권리를 획득해 그 기술을 독점적으로 활용할 시간이 그만큼 길어지게 된다.

 

중요한 기술로서 조속히 시장에 출시하고자 하는 경우에도 실용신안은 유용하다. 경쟁사와의 관계 등을 고려, 자사의 제품을 조속히 시장에 출시하고자 하는 경우 특허는 등록까지 2년 가까운 시일이 소요되므로 자칫 경쟁사에 주도권을 넘겨주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럴 때에는 실용신안으로 신속히 권리를 획득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제조방법이나 장치 및 기계의 본체는 특허로, 부품이나 소모품은 실용신안으로 출원하는 것이 좋다. 중국 실용신안은 특허와 달리 물품에 대해서만 출원이 가능하다. 어떤 제품의 경우 내외부의 많은 부품들이 있는데 이 부품들에 대해 모두 특허로 출원하면 상당한 비용이 소요되고 때로는 그러한 부품들이 특허등록 조건에 부합하지도 않을 수 있어 거절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따라서 가장 핵심적인 부품은 특허로, 나머지 부품에 대해서는 실용신안으로 보호하는 것이 비용 측면에서도 효율적이다.

 

이중출원을 적극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중국은 특허와 실용신안의 이중출원이 가능하다. 즉, 동일한 기술에 대해 특허와 실용신안 동시에 출원할 수 있다. 이중출원을 하게 되면 실용신안을 먼저 취득하게 되고 추후에 특허가 등록되면 실용신안권을 포기하고 특허권을 획득하면 된다. 하지만, 특허의 경우 실질심사 거치므로 특허와 실용신안의 권리청구범위가 달라지게 되면, 이런 경우에는 실용신안권과 특허권을 동시에 획득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중출원에서 실용신안은 특허의 보완적 기능을 하게 된다. 즉, 특허는 공개 후 심사를 하기 때문에 공개단계에서 기술이 노출이 되고 타기업이 이를 개량해서 유사한 기술을 모방함으로써 보호를 받지 못할 수 있으나 이중출원하게 되면 실용신안 획득 후 발명이 공개가 되므로 실용신안이 발명이 공개로 인해 제품 보호를 받지 못하는 상황을 보충해준다. 먼저 실용신안권을 취득해 특허권이 나오기 전까지 실용신안권으로 해당 기술을 보호하고 제품에 대한 광고, 선전 등의 활동을 할 수 있다.

 

이처럼 중국 실용신안은 우리나라 실용신안과는 달리 기업에 매우 유리한 제도이다. 많은 우리 기업들이 우리나라 실용신안과 비슷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많은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는 특허나 실용신안이나 거의 동일한 심사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 아무런 매력을 느끼지 못할 수 있지만 중국 실용신안은 저렴한 비용으로 권리를 조속히 취득할 수 있는 한마디로 ‘가성비 짱’인 제도라 할 수 있다. 중국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우리 기업이라면 자사의 기술에 대해 최소한 중국 실용신안이라도 획득해 놓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권리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엄청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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