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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미국 현지법인 설립 주의 결정 - 델라웨어를 중심으로
2020-11-02 미국 뉴욕무역관 김동그라미

문주한 회계사(Raymond J. Moon, CPA, PLLC, www.CPAmoon.com)

 

 

 

트럼프 대통령의 515개 회사들 중에서 델라웨어에서 설립된 것이 몇 개나 될까? 방금 구글 검색을 해보니 378개라고 나온다. 나도 뉴욕과 뉴저지, 코네티컷에 각각 세무회계 법인들을 갖고 있는데, 동시에 델라웨어에도 하나가 더 있다. 델라웨어는 낚시하러 몇 번 가봤을 뿐, 나는 내 델라웨어 회사 주소지에 가 본 적도 없는데 말이다. 이렇게 적지 않은 회사들이 실제 장사는 다른 곳에서 하면서, 비즈니스 설립을 델라웨어에서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얼마 전, 루이비통이 19조 원에 티파니를 인수하기로 해놓고서는, 코로나19가 터지자 계속 회사 매입을 미뤘다. 그러자 티파니가 프랑스 회사 루이 비통에 소송을 걸었는데 그 관할 법원도 델라웨어다. 거기엔 티파니 보석가게가 하나도 없는데 말이다. 언젠가 어느 한국 TV에서 ‘20평 크기의 사무실에 20만 개 회사가 등록되어 있다’고 델라웨어의 현황을 취재했지만, 사실 미국에서 더욱이 델라웨어에서 그것은 하나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다들 알겠지만, 델라웨어는 미국에서 꼴찌에서 두 번째로 작은 주다. 독립전쟁 후 그들이 살아남기 위해서 선택한 방법들 중 하나가 이것-2시간 반 거리의 맨해튼 회사들을 자기 땅으로 유치하는 것-이었다. 덕분에 지금은 미국 대기업 법인설립 주소의 2/3가 델라웨어다. 우버, 리프트 등 작년(2019년)에 상장한 회사들 열의 아홉은 델라웨어 법인들이다.


델라웨어 주정부 수입의 25%가 여기서 나온다고 한다. 주소를 빌려주거나 법인 설립을 대행해주는 민간업체들의 수입까지 합치면 어마어마한 돈이 이 법인 설립과 관련해서 델라웨어로 매년 쏟아져 들어가고 있는 셈이다. 델라웨어의 구호는 하나. ‘장사는 전국 어디서 해도 좋습니다. 그러나 회사는 델라웨어에서 만드세요! 그만한 보상을 충분히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그렇게 유혹하는 광고는 그런 일로 먹고 사는 많은 대행업체들이 내고 있다. 그런데 정말 그들의 말을 믿어도 될까?

 

그런 업체들의 인터넷 자료들을 검색해보면, 법인설립 주(state)로 델라웨어의 가치가 지나치게 부풀려진 것은 아닌가 싶다. 혼자서 동네 장사할 것이면 델라웨어에 법인 만들어서 이중 삼중으로 돈 들일 필요가 당연히 없다. 나중에 법률 소송이 예상되지 않는다면, 그렇게 좋다는 델라웨어 법원(chancery court)의 장점을 맛볼 기회조차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조그맣게 나 혼자 장사하면서 주식 상장이나 외부 펀딩받을 계획이 없다면 델라웨어 법인은 헛돈 쓰는 일이 분명하다.

 

적절한 비교가 될지 모르겠는데, 자동차 보험에는 반드시 가입해야 하는 책임보험과 선택적으로 가입하는 종합보험이 있다. 내가 실제로 장사하는 곳에 등록하는 것은 책임보험이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리고 법인 설립을 델라웨어에서 하는 것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종합보험이다. 이 종합보험은 나중에 사고가 나면 더 큰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다만 그런 추가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평상시에 보험료를 추가로 잘 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법인설립도 마찬가지다. 내가 장사하는 주(home state)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추가로 돈을 들여서 델라웨어에서 먼저 법인 설립을 하는 것은 그 비용과 효과를 따져볼 문제다. 돈을 더 들이고 신경도 더 써서 양쪽에 등록했지만, 어쩌면 델라웨어 등록에 대한 효과를 하나도 보지 못할 수도 있다. 보험료를 추가로 냈는데 사고가 나지 않으면 종합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따라서 사업장 주소(headquartered)와 법인설립 주소(incorporated)를 달리하고 싶다면, 그 이유부터 분명해야 한다. 법인설립 대행 장사꾼들이 써 놓은 인터넷 정보만 믿고 덜컥 델라웨어 법인을 만들었다가 나중에 더 골치 아픈 일이 생길 수 있다. 언젠가 (진지한 사전계획과 사후관리 없이) 델라웨어에 회사를 만들었다가, 15만 달러짜리 고지서(franchise tax)를 받은 사람도 실제로 봤다.


여기서 오해를 안 했으면 좋겠다. 나는 이 글을 델라웨어로 가지 말라고 쓰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델라웨어로 가라고 쓰고 있다. 법인 설립을 델라웨어에서 하는 것은 충분한 고려의 가치가 있다. 예컨대 앞으로 법적인 소송이 예상되거나 지분구조가 복잡할 것 같은 경우, 주주나 임원의 명단을 공개하고 싶지 않은 경우, 매상이 컨설팅 수입이나 로열티와 같은 무형자산에서 주로 생기는 홀딩 컴퍼니인 경우, 그리고 실제 직원이나 사무실이 없는 경우 등 이런 경우들은 모두 내 경험상(변호사로서의 법률적인 조언이 아님) 대개는 델라웨어 법인이 유리하다. 특히 한국의 중소규모 사업체가 미국에 진출해서 구매대행이나 인터넷 판매를 위주로 장사를 한다면, 네바다와 오리건(서부) 와이오밍과 사우스다코다(중부) 등과 함께 델라웨어(동부)는 아주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이제 우리들이 흔히 하는 오해 세 가지만 정리하고 글을 맺고자 한다. 첫째는 한국의 은행이나 국세청 직원들과 얘기하다가 느낀 것인데, 델라웨어가 ‘뭔가 떳떳하지 않은’ 회사들이 가는 곳이라는 잘못된 인식의 문제다. 그렇게 오해받는 것이 싫어서 아예 델라웨어를 기피하는 사람들까지 있다. 델라웨어 법인설립의 이유를 법률적이고 경제적인 사업전략에서 이해해야지, 그것을 색안경을 끼고 볼 일은 절대로 아니다.


둘째로 예컨대 부산에서 사업자등록 내고 서울에서 장사하는 것은 불법이다. 즉, 델라웨어 법인이 뉴욕에 등록(foreign registration)을 안 하고 장사하는 것은 불법이다. 델라웨어에 법인설립도 하고, 거기서 실제로 장사도 한다면 문제가 없다. 그러나 법인 설립은 델라웨어에서 하고, 장사는 사람 많은 뉴욕에서 한다면 뉴욕이 가만히 안 있는다. 별도의 사업장 없이, 집(뉴욕)에서 온라인 판매를 해도 마찬가지다. 설마 그것이 걸릴까 하는 생각은 아직 미국의 무서운 맛을 못 봐서 그렇다. 평상시에는 너무 쉽게 넘어가지면, 걸리면 눈물을 펑펑 쏟을 만큼 매서운 것이 미국 법이다.


우리들이 흔히 하는 오해의 마지막은 법인설립을 델라웨어에서 했기 때문에 모든 법원의 관할(jurisdiction)이 델라웨어일 것이라는 오해다. 법인설립을 델라웨어에서 한 뒤, 실제 장사는 뉴욕에서 한다고 치자. 델라웨어 회사법에서는 주주의 책임을 투자한 자본금에 한한다(DGCL §102(b)(6))고 단정적으로 쓰여 있다. 그러나 뉴욕의 회사법은 ‘generally' 투자한 자본금에 한한다. 다만... (NYBCL §628)과같이 설명이 길다. 이 말은 뉴욕에서는 경우에 따라서 투자한 자본금 이상까지도 책임을 질 수 있다는 뜻이다. 주주의 유한책임 측면에서 델라웨어가 이렇게 유리하지만, 실제로 고용과 장사를 뉴욕에서 했다면 법인설립을 델라웨어에서 했더라도 불리한 뉴욕의 회사법이 적용될 수 있음에 주의해야 한다.


지금까지 법인설립을 델라웨어에서 하면 좋은 경우들, 반대로 좋지 않은 경우들, 그리고 이와 관련된 중요한 세 가지의 오해들을 살펴봤다. 결론적으로 델라웨어는 미국 현지법인을 설립하기에 가장 좋은 주들 중 하나임은 분명하다. 나도 실제로 한국 고객들에게 많이 광고를 하고 있다. 그러나 모두에게 맞는 옷은 아니다. 결국 내 현재 상황이 무엇인지, 그리고 앞으로 사업 전개가 어떻게 될 것인지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내게 최고로 맞는 법인 설립 주를 찾는 열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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