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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항공사 취업, 위기를 딛고 날아오르자
2020-07-06 김지혜 일본 나고야무역관

 인병주 티웨이항공 나고야지점장




몇 해 전에 방영한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는 남자 주인공의 가족이 일본 관광을 하기 위해 여권을 신청하는 내용이 주요 에피소드로 다뤄졌다. 이들이 명절을 해외에서 보낸다는 사실은 그야말로 핫한 뉴스가 되면서 온 동네 사람들의 부러움을 산다. 이처럼 그 당시에 해외여행은 부의 상징이었으며, 아무나 가기 어려운 것이었다. 지금처럼 마음만 먹으면 지구촌 어느 곳이든 날아갈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1989년 해외여행 자유화 이후 국내외 관광에 대한 수요는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2005년부터는 티웨이항공을 필두로 저비용항공사(이하 LCC)가 속속 출범하면서 우리나라의 항공 산업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했다. 많은 사람들이 항공권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할 수 있게 되면서 지방 거점의 공항도 성장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는 해외여행이 우리들의 일상 속에 더욱 더 깊숙이 들어오는 계기가 됐다.


LCC 항공기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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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티웨이항공


국토교통부의 통계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동안 국내 항공사의 국제선을 이용한 사람 수는 과거 최고치인 9000만 명에 달했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74배에 달하는 숫자이며, 불과 4년 전인 2015년과 비교해봤을 때 1.5배나 껑충 성장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물론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잠시 주춤하고 있는 상태이지만 드디어 자유롭게 세계 곳곳을 누비면서 ‘하늘 위의 쉼표’를 찍을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처럼 해외여행이 보편화되면서 항공사에 대한 직업적 관심도 높아져 왔으며, 특히 해외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직장이 됐다. 하지만 항공사에는 다양한 부서와 직종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그럼 승무원이신 건가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구직자들이 직무 내용에 대해 보다 자세하게 이해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소개해보고자 한다.


만일 취업 준비에 지친 여러분들이 돌아오는 연휴에 티웨이항공을 타고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먹었다고 가정해보자.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여행의 일정일 것이다. 이처럼 비행기의 운항 스케줄은 항공사 내 모든 업무의 토대가 된다는 점에서 마치 미술 작품의 스케치를 하는 것과 비슷하다. 스케줄 운영 그룹이 국내외의 운항 허가를 취득하고 기종을 배치하는 등의 밑그림을 그리면 이를 바탕으로 마케팅개발팀의 프로모션이 진행되며, 구매팀은 비행기 및 유류를 구매하고 부품을 조달한다.


여행 일정이 정해지고 나면 그다음에는 항공권의 가격을 살펴보아야 한다. 이 가격은 영업 부문, 시장개발팀 그리고 RM(Revenue Management)의 협업을 통해 결정된다. 그중 ‘항공사 사무직의 꽃’이라고도 불리는 RM은 문자 그대로 한 번의 운항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을 극대화하는 일을 한다. 눈에 보이고 만질 수 있는 제품과는 달리 무형물인 비행기 좌석은 가격이 탄력적으로 운용된다. 따라서 다른 부서와의 협력을 통해 고객, 판매 대리점, 타깃 시장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습득하고 이를 기반으로 타이밍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다시 여행 계획으로 돌아가 보자. 여러 가지를 검색해 본 끝에 여러분은 일본 중부지역의 중심 도시이자 가장 일본다운 일본을 만날 수 있는 나고야를 여행지로 결정했다. 이때 인터넷을 통해서 항공권을 예약하고 결제, 발권하기 위한 시스템이 필요한데 이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이 IT 부문이다. 코로나19를 분기점으로 키오스크, 셀프체크인 등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커질 것이기 때문에 IT 인력도 더욱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제 여러분은 인천국제공항에서의 체크인까지 마치고 탑승 게이트로 향한다.


도시와 전통이 공존하는 나고야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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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aumo


비행기에 탑승한 뒤에는 마치 어벤저스처럼 승객들의 생명을 지키는 정비 부문을 만나볼 수 있다. 정비사는 해외 지점에 파견돼 현지 근무를 할 수 있는 기회도 있으며, 티웨이항공의 나고야지점에도 든든한 한국인 정비사가 한 명 일하고 있다. 비행기가 이륙할 때 창문 너머로 정비사들이 보내는 손 인사에는 안전을 향한 그들의 책임감이 담겨 있다고 한다. 이제 여러분은 안심하고 즐거운 여행을 떠날 수 있다.


그러나 비행기가 이륙했다고 해서 항공사의 업무가 모두 끝난 것은 아니다. 비행을 하고 있는 동안에도 운항통제실은 비행기가 최적의 운항을 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날씨와 경로를 분석한다. 만일 나쁜 날씨로 인해 항공편이 결항됐다면 언제 다시 출발할 수 있을지 결정하는 것이 바로 운항통제실이다. 또한 면세품과 기내식을 판매하는 면세사업팀도 승객들의 즐겁고 쾌적한 여정을 위하여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분주하게 움직인다.


그렇다면 해외취업을 꿈꾸는 학생들이 일하게 될 직장이자 필자가 소속돼 있는 곳이기도 한 항공사의 해외 지점은 무슨 일을 할까? 일단 티웨이항공 나고야지점은 본사에서 파견 온 지점장과 정비사 각 1명과 현지에서 채용된 직원 3명 등 총 5명으로 구성돼 있다. 현지 스태프 중 2명은 항공권 예약 및 발권, 비행기 출도착 지원 등을 담당하는 지상직인데 바로 이 지상직이 해외 지점에서 한국 인재를 가장 많이 채용하는 포지션이다.


티웨이항공 나고야지점의 하루는 그 날 중부국제공항에 도착하는 항공편의 인원 수와 특이사항을 체크하는 미팅으로 시작된다. 인천국제공항에서 받은 정보를 미리 공유해 승객들이 비행기에서 내린 후 이상 없이 일본에 입국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이 기본이다. 예를 들어 탑승객 중에 몸이 불편한 사람이 있다면 휠체어를 그리고 유아나 소아가 있다면 유모차를 준비해둔다. 또한 인천과 나고야의 기상 정보를 미리 확인해 항공편의 지연 혹은 결항이 있을지도 수시로 확인해야만 한다.


중부국제공항 출발 로비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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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중부국제공항


나고야에서 인천으로 향하는 고객의 체크인 수속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해내는 것도 나고야 지점의 업무이다. 비행기 출발 2시간 전에 체크인 카운터를 여는데 그전까지 체크인 카운터가 올바르게 배정됐는지, 공항 컴퓨터의 체크인 시스템에는 이상이 없는지 그리고 각종 안내문 및 배너는 제대로 부착돼 있는지 파악한다. 체크인 카운터를 오픈한 뒤에는 탑승객들의 여권과 항공권의 영문명을 확인하고 좌석을 배정하는 등 여러가지 일을 동시에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체크인 카운터에서 근무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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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KOTRA 나고야 무역관 직접 촬영


체크인 카운터가 마감되면 지상직 직원들은 직원 전용 통로를 통해 탑승 게이트로 빠르게 이동한다. 이때부터 다시 한번 여권과 항공권으로 본인 여부를 확인하면서 비행기 탑승을 시작한다. 재확인을 하는 이유는 체크인을 한 채로 탑승하지 않은 사람이 있는지, 분실된 수화물이 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이다. 이 시간을 최대한 단축해서 비행기가 정시 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가장 큰 미션이다.


그러나 공항 현장에서 발로만 뛰는 것은 아니며 사무 업무도 중요한 업무 중 하나이다. 항공기가 출발하고 나면 지상직 직원은 사무실에 복귀해 당일의 업무를 시스템에 상세하게 기록하고 본사에 보고한다. 또한 항공편 출발 시간과 정비 확인, 탑재 기록 서류들도 서류철로 정리해 보관함에 보관하는 업무를 맡는다. 따라서 꼼꼼함은 필수 덕목이라고 할 수 있다.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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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KOTRA 나고야 무역관 직접 촬영


항공사 해외 지점에서 일할 때의 가장 큰 장점은 공항에서의 실전 경험을 풍부하게 쌓을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자사 항공권 할인 혜택을 이용해 세계 각국을 여행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외국어로 대화할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다. 이는 영어 실력을 기본으로 해 제3외국어도 유창하게 하는 한국 학생들이 전 세계의 항공 업계에서 귀한 인재로 대접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지상직은 언어 실력만 탄탄하게 갖췄다면 대학 전공이나 직무 경험 등에 구애받지 않고 비교적 자유롭게 지원할 수 있는 포지션이기도 하다.


다만 서비스 직군의 특성상 고객이 클레임을 제기하는 등 문제가 발생했을 때 중재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만 한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잘 대처할 수 있도록 정확하게 규정을 숙지하고 이를 친절하게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침착하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라면 큰 플러스 요소가 될 수 있다. 또한 해외 근무의 특성상 문화적인 차이로 인해 현지 협력업체와 서로 소통하고 이해하는 것이 어려울 때도 있다.


예를 들어 현지 아웃소싱 업체에 문의를 할 때는 아무리 간단한 질문이더라도 담당 부서 전원을 수신자로 해 이메일을 보내고 있다. 구두로 하면 몇 초 만에 해결할 수 있는 것이더라도 기록을 남겨서 확실하게 해두기 위함이다. 또한 그 아웃소싱사는 사내 규칙상 업무 중에 핸드폰도 사용할 수 없는데 이 때문에 긴박한 상황이 연출된 적도 있다. 고객의 수화물이 파손되서 사과와 변상 등 빠른 대응이 필요했는데 핸드폰이 없어서 파손 부위의 사진을 서로 주고받는 것이 불가능하니 의사결정이 지연되고 만 것이다. 효율성을 중시하는 대부분의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낯선 문화이다.


최근 코로나19 감염 확대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이동이 어려운 상태가 몇 달째 계속되고 있다. 마치 올가미에 발이 걸린 듯이 옴짝달싹 못하는 답답한 나날들이다. 하늘길이 막히면서 민간 차원의 해외여행은 물론 국가, 기업 간의 교류도 멈춰버리고 말았다. 특히 한국과 일본은 경제·문화적으로 밀접하게 연결된 이웃나라이기 때문에 그 직간접적인 손실이 막대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 당장 항공편을 운항하지는 못하지만 티웨이항공 나고야지점은 중부국제공항에서 묵묵히 우리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국과 일본 양국을 잇는 마지막 끈이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경 간 이동이 언제 다시 정상화될지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글로벌 밸류체인(GVC)으로 엮여 있는 세계 각국은 고립되서 살아남을 수 없다. 따라서 이러한 위기 상황은 우리나라 항공산업이 보다 단단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또한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한국과 세계를 잇는 한국 인재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 이 원고는 외부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의견과는 무관함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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