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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디젤 차량의 배출가스 관련 독일 내 대책
2019-12-13 임대성 독일 프랑크푸르트무역관

박준혁 독일 베를린 ILS연구소 연구원



질소산화물 배출과 관련된 폴크스바겐 발 디젤 게이트


자동차의 운행 중 배출 되는 배기가스 중 대표적으로 이산화탄소(CO2), 미연탄화수소(THC+CO, 불완전 연소에 의한 생성물), 질소산화물(NOx) 및 입자성 물질(Particulate Matter, PM)등이 있다. 이 오염물질 모두 화석연료의 연소 과정 중 발생하는 물질들이다. 이 중 이산화 탄소는 사용되는 연료량에 비례하여 배출량이 증가하는 물질로 연비가 좋은 엔진에서는 상대적으로 적게 발생하는 특징이 있다. 미연탄화수소와 일산화탄소는 불완전연소로 인해 발생하는 물질로써 최적화된 엔진에서는 그 생성량이 적은 편이며, 최근 개선된 후처리 장치를 통해 실제 공기 중으로 배출되는 양은 엄격한 배기가스 기준을 충분히 만족할 만큼 최소화 되었다. 디젤엔진에서 특히 많이 발생되는 입자성 물질, 흔히 매연이라고 알려져 있고 연식이 오래된 차량의 배기관에서 검게 배출되는 가스 형태의 오염물질 역시 매연 후처리 장치(diesel Particulate Filter, DPF)를 장착한 엔진에서는 거의 배출 되지 않는다. 앞서 거론된 이산화탄소나 매연, 불완전 연소 생성물 등은 디젤차량이나 가솔린 차량 모두가 갖고 있는 문제이며, 현대의 엔진에서는 배출량이 극히 적은 물질들이다. 오히려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경우 연비가 좋은 디젤 차량이 가솔린 차량에 비해 배출량이 적다. 현재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질소산화물의 경우는 특히 디젤 엔진에서 배출량이 많고 후처리 장치의 보급이 아직 미흡하여 문제가 되고 있다.


질소산화물은 엔진의 연소 과정 중 높은 온도로 인해 공기중의 질소가 산화되어 발생한다. 이러한 질소 산화물은 디젤차량뿐만 아니라, 가솔린 차량에서도 발생하며, 선박, 항공기, 산업용 보일러나 화력발전소 등 연소과정이 포함된 모든 시설이 질소산화물 생성의 원인이 된다. 질소산화물은 그 자체만으로도 호흡과 관련된 질병을 유발하며, 공기 중에 장기간 머무를 경우 다른 물질들과 흡착하여 미세먼지를 형성하고, 비와 함께 내리게 되면 토양을 오염시키기도 한다. 질소산화물을 제외한 다른 오염물질들은 연소를 최적화하는 기술과 비교적 저렴한 후처리 장치의 운용으로, 연비와 성능의 손실을 줄이면서 오염물질의 배출도 줄일 수 있는 기술이 보급화 되어있으나, 질소산화물의 경우는 아직 명확한 해답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개발 기간 및 상용화에 걸리는 시간의 영향도 크다. 질소산화물의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이 없는 것은 아니나, 요구되는 성능과 연비를 만족 시키면서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은 아직 더 많은 연구개발을 필요로 하며, 그와 더불어 후처리 장치의 장착 및 유지에 대한 비용 때문에 보급화가 낮은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최근의 고급 혹은 대형 세단에는 질소산화물에 대한 후처리 장치가 기본적으로 장착되고 있지만, 이미 운행되고 있는 디젤 차량에 대한 대책이 부족한 점도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2015년 9월 미국 정부가 폴크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건을 폭로하면서 디젤 엔진에 관한 논란이 시작되었다. 폴크스바겐이 질소산화물의 배출을 줄이기 위해 배기가스 재순환 장치(EGR)를 조작한 것이다.


배기가스 재순환 장치는 엔진 연소과정 중 발생하는 질소산화물을 저감하기 위한 장치이다. 엔진의 연소 온도가 높을 수록 질소산화물의 생성이 증가하는데, 배기가스의 일부를 엔진의 흡기 과정 중에 재 주입함으로써 흡기 중의 산소 농도를 낮추어 연소 온도를 낮추는 원리이다. 결과적으로 질소산화물을 저감시킬 수 있지만, 그만큼 연비와 출력 면에서는 손실이 발생한다.


폴크스바겐은 이 장치가 배기가스 시험 중에는 정상 작동하고, 일반적인 주행 중에는 연비와 출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장치의 작동을 중지시키는 설정을 사용하였다. 그 결과 배기가스 시험에서는 질소산화물이 기준치 이하로 검출되지만, 실제 주행 중에는 많게는 10배 이상의 질소산화물이 배출됨이 확인되었다. 그 결과‚ 클린 디젤이라는 슬로건을 내 걸고 가솔린 승용차 천국인 미국에서도 빠르게 성장해 가던 폴크스바겐은 시장의 위축뿐만 아니라, 보상 및 벌금 문제들을 떠안게 되었다.

 

최근에는 다임러도 배출가스 조작에 대한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배기가스 문제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디젤 차량 계약 취소 등과 관련된 소송을 진행 중이며, 그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배기가스를 내뿜은 디젤차량

자료원 : EPA

 

질소산화물 배출에 대한 독일 정부의 대책

 

가장 대표적인 독일 내 공기 질 개선에 관한 대책은 주요 배출원인 차량의 운행을 통제하는 것이다. 2018년 기준으로 독일의 57개 도시에서 EU의 규정 값을 초과하는 질소산화물이 검출되었다. 물론, 연간 평균값이 가장 높은 측정장소의 값을 나타내기 때문에 각 도시의 어느 곳에서든 공기의 질이 나쁘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수치는 슈투트가르트, 함부르크 및 다름슈타트에서 구형 디젤 차량 금지령의 시발점이 되었다. 이 금지령에 의해 각 도시에는 EURO 5 배기가스 기준 이하의 디젤 차량은 통행이 금지되는 구역도 존재하며, 거주민들을 위한 예외 규정을 만드는 한편, 디젤차량을 운행하는 외지인이나 여행객들에게는 통행세금을 부가하는 등의 법 제정 등이 이루어지고 있다. 추가적으로 구형의 디젤 차량을 개조하여 연간 평균 배출량을 EU의 연간 한계치인 1 입방 미터당 40마이크로 그램을 충족하도록 조치하고 있다. 베를린 또한 관련 법들을 제정하며 도시 내 공기 질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차량과 사람의 통행이 많은 도시의 중심가에 Umweltzone (환경보호구역)을 설정하여 디젤 차량의 통행을 금지하는가 하면, 차량 통행이 많은 도로 중 거주지를 가로지르는 도로에는30 km/h속도제한을 설정하여 공기 질 개선을 노리고 있다. 이러한 규제들은 차량의 통행이 많은 대도시에서 먼저 시작되어 점점 더 독일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폴크스바겐의 부도덕한 의도적인 상해라는 고등법원의 판결이 있지만, 구체적인 행동령에 관한 판결은 유보되어 있으며 그 기간은 짧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 각 자치단체들 또한 자동차 제조사에 대한 법적인 조치를 위해 법 제정 및 각종 소송으로 조치를 취하고 있으나, 매년 증가하는 디젤 차량 관련 소송과 기술적인 이해의 부족으로 소송은 길어지고 있다. 디젤 차량 소유자들을 위한 법적인 구제도 주요한 쟁점이다. 아무리 차량의 개조를 장려하고 추진해도, 구형 디젤 차량은 여전히 배기가스 기준을 만족할 수 없으며, 전국적으로 늘어가는 디젤 차량 통행 금지에 의한 차량 소유자들의 불편은 늘어갈 것이다.

 

독일 내 자동차 제조사의 대응


디젤 엔진의 배출가스에 대한 정부차원의 대책 및 압박의 결과로, 배출가스 조작 문제와 연관된 자동차 제조사들은 문제가 되는 차량에 추가적인 장치를 제공하여 질소산화물 배출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하였다. 정부 또한 추가적인 후처리 장치의 장착을 장려하고 그 비용을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 중이다.  대표적인 질소산화물 저감장치 중 하나인 SCR(선택적 촉매 환원법) 장치가 주로 논의 되고 있다. 배기가스 재순환 장치가 엔진의 연소과정 중 직접 개입하는 장치라면, SCR은 이미 연소 후 배기가스에서 검출되는 질소산화물을 저감시키는 후처리 장치 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수년간 강조해 왔던 연구 결과는 구형 디젤 차량의 개조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이러한 개조는 EURO 5이후의 배기가스 기준을 만족하는 디젤 차량에 한해서만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이론적으로 2023년까지 독일에는 버스와 트럭을 포함한 220만 대의 디젤 차량이 있을 것으로 예상 되는데, 그 모두를 개조한다 해도 전국적으로 질소산화물을15%정도 밖에 감소시키지 못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개조를 위한 천문학적인 비용에 비해 그 효과가 턱 없이 낮다는 것이다.


또한 차량 개조에 관하여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더라도 소비자가 일부 비용을 지불해야 하거나 시간을 내서 차량을 수리해야 하는 수고가 따르는데, 그마저도 제조사들은 그 결정을 소비자에게 떠맡기고 책임을 미루고 있다. 개조에 대한 시간과 비용을 차치하고도 여전히 문제는 남아 있다. 개조 후 차량의 연비와 성능은 개조 이전과 같지 않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비용을 더 지불하고도 손해를 보는 느낌을 지울 수 없을 것이다. 또한, SCR 장치의 경우 AbBlue라는 세척액을 주기적으로 충전해야만 차량의 운행이 가능하다. 하이브리드 차량의 경우에도 논의 되었었던 내용과 비슷하게, 자동차 제조사가 배기가스 저감을 위한 비용을 소비자들에게 미루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하이브리드 차량 역시 차량의 높은 구매가격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그 비용을 청구하는 모양이라는 논란이 있다.


한편, 소비자의 소송에 대한 제조사의 반응은 앞서 이야기한 조치들 보다도 더 차갑다. 폴크스바겐의 경우 배기가스 조작 문제가 비도덕적인 행위이기는 했으나 소비자들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가지 않았으므로 배상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소유한 차량에 추가적인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설치하는 비용은 일부 지원할 수 있지만, 개인과 회사 간의 손해배상에 관해서는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소송이 길어질 수록, 차량 소유자가 계속해서 차량을 운행한다면, 손해배상에 관한 판결이 나더라도 받을 수 있는 배상금은 차량 이용 기간 대비 감소할 수 밖에 없다. 다임러 또한 슈투트가르트 지방 법원에서는 메르세데스 A 클래스 차량에 대해 배기가스 조작과 관련하여 리콜을 요청했지만, 혐의를 부인하고 있고 아직 고등법원의 판결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마무리


앞선 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독일 정부는 국가적인 측면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쓰는 것처럼 보인다. 대두된 환경문제 및 기업의 비윤리적인 행위에 대하여 제제조치를 취함으로써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고, 소비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정부, 자동차 제조사, 소비자 간의 소송문제와 환경문제를 포함한 복잡한 사안이기에 앞으로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디젤 엔진 분야뿐만 아니라, 내연기관을 사용하는 모든 자동차 관련 산업 분야가 위축되었다.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전기차의 개발 및 보급에 맞추어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엔진 분야는 마치 사양길을 걷고 있다는 인식이 만연하다. 하지만, 내연기관 연구분야가 걸어온 길을 보면, 엄격한 배기가스 기준에 대응하면서 연비와 성능뿐만 아니라 배기가스 측면에서도 정말 많은 발전이 있었다. 불과 십 수 년 전만 해도 검은 연기를 뿜던 디젤 트럭이나 버스들을 지금은 많이 볼 수 없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엔진 관련 분야의 연구개발 노력과 그 성과를 무시할 수 없다. 또한, 이러한 시장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제조사들은 여전히 여러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투자하며, 더 좋은 더 깨끗한 엔진을 개발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실제로도 더 엄격해진 배기가스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엔진 및 후처리 장치들도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정부의 지원과 자동차 제조사의 연구개발을 통해 자동차 엔진 산업이 다시금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이다.


수 많은 매스컴과 각 기관의 발표들로 디젤 엔진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것처럼 여기게 되었지만, 가솔린 엔진에 새롭게 적용되는 기술들이, 이미 디젤 엔진에서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는 기술(터보차져의 장착, 직분사 엔진)을 따라가고 있다는 사실을 보면, 소비자들이 인식하고 있는 것만큼 디젤 엔진이 단점만을 갖고 있지는 않다. 비록, 여전히 많은 숙제가 남아 있지만, 디젤 엔진 분야도 갈 수 있는 길과, 가야만 하는 길이 여전히 남아 있다.


폴크스바겐이 쏘아 올린 작은 공 하나가 자동차 분야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인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을 야기했다. 하지만,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배기가스 조작 사건에 의해 질소산화물 등의 오염물질 배출과 관련된 관심이 높아지는 등의 긍정적인 측면도 있으나, 광범위한 환경문제를 그저 디젤 엔진만의 문제로 치부하게 되는 오류는 지양해야 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비판적인 자세는 고수하되, 이러한 문제들을 함께 논의하고 시간을 들여 기다려 줄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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