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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택배회사가 중국산 EV를 대량 도입? 왜?
2021-05-18 일본 도쿄무역관 하세가와요시유키

- EV 대국 중국은 일본/한국 자동차 회사의 최대 위협 -

- EV는 한국 자동차기업에 일본 자동차 시장 공략의 돌파구를 열어줄 선택지 -

 

 


일본 대형 물류사가 배송용 차량에 EV 전격 도입

 

지난 4 13, 놀라운 뉴스가 전해졌다. 일본 대형 물류사인 사가와 택배가 배송용으로 사용 중인 경자동차 약 7200대를 9월 이후에 순차적으로 전기자동차(EV)로 교체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2020 6월부터 지금까지 벤처기업인 ASF사와 사가와 택배는 소형 EV 공동 개발을 추진해온 바 있다. 이 발표에서 놀라운 점은 차량 생산을 담당하는 것이 중국 제조사란 점이다.

 

경차 EV 프로토 타입을 공개한 사가와 택배 모토무라 마사히데 사장() ASF 이이즈카 히로야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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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yahoo carview

 

제조를 담당하는 중국기업은 SGMW(Shangqi Tongyong Wuling Qiche, 上汽通用五菱汽車)이다.

 

ASF사는 팹리스* 업체이기 때문에 생산은 외부업체에 위탁할 수밖에 없는 체계이나, 작년 6월 사가와/ASF 공동개발 보도자료에 따르면 대만 대기업인 Formosa Plastics Group으로부터 배터리를 조달하고 일본 EV 벤처인 FOMM의 기술협력을 얻어 사업을 진행한다는 정보가 제시된 바 있다.

* 반도체 제품을 직접 생산하지 않고, 간접적으로 제품을 만드는 반도체 회사를 의미

 

때문에 이번의 중국업체로의 생산 단일화 보도에 많은 이들이 놀라워했다. 정치적 측면에서 중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발이 거센 지금이라는 시점 또한 놀라움의 한 요인이 됐을지 모른다. ASF사의 이이즈카 히로야스 사장은 중국 국내 복수 메이커와의 교섭을 거친 결과, 기업 규모 및 대응속도 등을 고려해 SGMW를 선택했다고 한다.

 

사가와 모토무라 마사히데 사장은 차량 EV화에 대해 “(일본 정부가 추진하는) 2050년 탄소 중립화 시책의 일환이다. 2030년까지 모든 (경자동차)차량을 EV화하고 싶다. 7200대 전량 EV로 전환되면 28000톤의 CO2가 삭감되는데 이는 사가와 그룹 전체 배출량의 10%에 해당한다고 기자단에게 설명했다.

  

하주 및 투자가의 환경의식이 고양되어 가는 가운데 CO2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운전자도 이용하기 쉬운 차량으로 바꾸어 업무 효율화 및 안전성도 제고하겠다는 것이다. 사가와는 1990년대부터 친환경 차량을 도입해왔으며 현재도 하이브리드 차량과 EV 트럭을 운용 중이었으나 한정된 수량에 머물러 왔던 EV의 도입이 이번 대규모 도입을 통해 극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발표된 차량의 상세사양은?

 

신차는 올해 9월부터 양산에 들어가 20229월 이후 각 영업소에 순차적으로 보급될 예정이다. 외형은 경자동차 크기의 업무용 밴 차량으로, 1회 충전으로 200㎞ 주행이 가능하며, 개인 주거 등을 대상으로 하는 근거리 배송에 투입된다. EV 도입비용은 현재 이용 중인 경자동차 배송차량의 리스 비용보다 낮은 수준으로 맞출 예정이다. 개발 콘셉트는 '운전자가 이용하기 쉽고, 화물 배송에 IoT를 도입한다는 두 가지'라고 모토무라 사장은 밝혔으며, 배송을 담당하는 약 7200명의 운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해 개선 희망사항을 적극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먼저 조수석보다 약 10cm 넓은 공간을 확보한 여유로운 운전석과 PC 거치대를 설치해 사무공간 기능을 부가한 조수석을 통해 업무 효율성 증대를 도모했다. 또한 장시간 배송 작업 시에 배송원들이 자주 마시는 1리터 음료팩 홀더도 설치해 직원의 업무 중 편의성을 향상시킨 것도 포인트다. 그 외에도 짐칸에 LED 등을 설치한 야간집배 대응, 손수레 높이 조정, 휘하우스 요철 제거 등의 화물 상하차 부담을 감소시키고자 다양한 부분을 고려했다. IT측면에서는 차량정보, 운행 데이터 등을 클라우드 상에서 관리하는 클라우스 시스템을 도입할 방침으로, 향후 IoT화에 대한 대비도 철저히 하고 있다.


운전자 7200 설문조사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사가와 택배의 신형 E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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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ASF, EVsmart 홈페이지


왜 중국기업인가?

   

EV 개발 및 생산 과정에서 일본 자동차 대기업들과 협력하지 않고 택배사가 직접 벤처기업과 공동개발을 하게 된 경위에 대해서는 대기업들은 범용형/만능형 선택지는 있었으나 택배용으로 특화된 차량이 없었다는 점과 생산규모 등의 요소가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사가와 측은 밝혔다. 다만, 차량 형식지정(TDS) 취득은 양산 시점에 맞추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하고 있어 수입 자동차 특별취급제도(PHP)*를 통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수입자동차 특별취급 제도(PHP:Preferencial handling procedure): 자동차 수입을 촉진하기 위해 일본 국내에서 소량 판매되는 수입자동차에만 적용된다. 샘플 차량 제시 생략, 제출서류 간소화 등을 통해 형식지정 제도(TDS)보다 대응이 간편하다. PHP 적용은 각 형식당 연간 5000대까지만 판매가 허용된다.(자료: 일본 국토교통성 https://www.mlit.go.jp/report/press/jidosha08_hh_001316.html)


배송 부문에서 EV를 도입하는 움직임은 타사로도 확산 중이다. 일본우정그룹(한국의 우체국에 해당, 현재 민영화)은 향후 5년간 배달차량(4/2)30%에 해당하는 33000대를 EV로 전환한다(현재는 3700)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야마토 택배도 이미 택배에 특화된 소형 업무용 EV 트럭 500대를 도입한 상태다.

 

올해 초에 일본 자동차 업계에서 화제가 됐던 뉴스가 있는데, 바로 중국 FAW Group의 고급차 브랜드 <홍치(紅旗)>의 최고급 모델 H9가 일본에 출시될지도 모른다는 소식이었다. 하지만, 일본 자동차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차를 일본 시장에서 등록하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홍치 H9 일본 상륙 소식에 대해서도 페이크 뉴스 아닌가 하며 의문을 품는 분위기였다.


일본에 처음 상륙한 홍치 H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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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쿠루마노뉴스

 

자동차 세계판매대수 20위권만 해도 도요타, 닛산/미쓰비시, 혼다, 스즈키, 마츠다, SUBARU 등 경쟁사가 즐비하고, 또한 일본시장 특유의 니즈와 요건*이 존재하기 때문에 성공여부를 긍정적으로 보는 전문가는 많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일본에서 판매에 들어간다고는 하지만 판매대수 측면에선 일본시장에 주는 파급력은 거의 없을 것이고, 일본시장 공략은 아직 먼 훗날의 얘기라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 상세 내용은 KOTRA 해외시장뉴스 <포드의 일본 자동차 시장 철수로 돌아보는 일본시장의 특수성(2016/02/2 게재)> 참조 요망

 

하지만 그러한 시각을 보란 듯 뒤집고 이번에 사가와 택배의 중국산 EV 대량 도입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대형 트럭 등에 비해 이번에 사가와가 도입한 것 같은 소형 상용차 부문에서는 EV가 도입하기 용이하다는 자동차 관련 전문가의 의견이 다수였다. 그리고 배송거점에서 목적지까지 <라스트 원 마일> 배송에 이용하기 때문에 항속거리가 길 필요가 없어 배터리 용량이 적어도 되고, 사전에 배송 루트가 정해져 있으면 충전 대응도 용이하다는 것이다.

 

또한 기존의 가솔린 차량은 내연기관을 비롯한 무수히 많은 부품들이 복잡하게 맞물려 있어서 조정이 어려워 그 점이 기존 자동차 메이커들의 압도적 경쟁력으로 작용해왔다. 하지만 배터리와 모터만 있으면 달릴 수 있는 EV는 부품수가 적고 구조가 단순하여 진입장벽이 낮다. 때문에 EV의 경우에는 설계와 개발과 생산을 분리하는 <수평분업>이 가능하다는 계산 하에 기존 대형 자동차회사들과 손을 잡지 않고 독자적인 방법으로 자동차 생산에 도전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일본에는 EV보다 하이브리드(HV) 쪽이 종합적 관점에서 환경부하도 낮고 현실적 해결책이란 생각이 존재해 왔다. 그 기반이 되는 발상이 <Well to Wheel><Life Cycle Assessment(LCA)>. 자동차의 CO2 배출을 바라보는 시각으로는 <Well to Wheel(WtW)><Tank to Wheel(TtW)> 두 가지 발상이 있다. TtW는 이미 연료 탱크에 연료가 들어있다는 전제 하에 주행 시에 CO2를 얼마나 배출하는가 하는 관점이다. 한편 WtW는 주행 시의 CO2TtW에 더해 연료를 연료 탱크에 채우기까지 과정에서의 CO2 배출까지 생각해야 한다는 관점이다. EV는 주행 시 CO2 배출량은 제로지만, 화력 발전으로 생산된 전기로 달린다면 합산 CO2 배출량은 제로가 되지 않는다.

 

결국은 발전 전력 구성에 달린 문제로, 중국이나 인도 등 화력발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나라에서는 HVCO2 배출량이 더 적다. 한편 LCA는 어떤 제품이 제조/사용/폐기 또는 재사용되기까지의 모든 단계를 통틀어 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평가하는 관점이다. LCA 관점을 자동차에 적용해 생산에서 폐기까지 라이프사이클 전 과정에서 CO2 배출량을 평가하면, EV의 경우에는 전지 제조에서도 CO2를 대량 배출한다고 볼 수 있어 도리어 HV 쪽이 우위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자동차 산업과 관련된 환경 평가 지표 <TtW><WtW><L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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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Mazda사 홈페이지

 

요약하자면 'WtW LCA 관점에서 생각한다면, 현실적으로 가장 친환경적 차량은 꼭 EV라고만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를 이론적 근거로 하여 일본의 자동차업계 관계자나 필자는 EV 시프트라는 세계적 조류에 뒤쳐져서는 안 된다고 머리로는 이해하면서도 'WtW LCA 관점에서 생각한다면 EV는 시기상조다. 일본이 기술경쟁력 우위에 있는 내연기관 효율화 및 HV가 옳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시사점


중국 자동차의 일본 진출은 먼 미래의 일이라 생각하고 있던 일본 자동차업계 입장에서 이번 사가와 택배의 중국산 EV 대량 도입 뉴스는 놀라운 소식이다. 종래의 내연기관 자동차의 생산공정과 산업구조에 얽매이지 않는 EV는 완전히 새로운 시장이며, EV 분야에서 풍부한 실적을 갖는 중국 EV회사들은 일본이나 한국 자동차 회사들엔 크나큰 경쟁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중국산 승용차는 일본 내에서 성공하기 어렵다는 시각으로 낙관적인 전망을 하던 일본 자동차업계에 불과 몇 달 뒤에 7200대라는 차원이 다른 규모의 수입이 공식 결정됨에 따라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것은 EV였기에 가능한 일이며. 향후 일본 자동차시장에서 EV를 중심으로 어떻게 변화할지 지속 주시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특히 'EV 대국'이라고까지 불리는 중국의 일본시장 공세를 주시할 필요가 있으며, 이는 비단 일본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고 한국 국내 자동차 업계에도 적용될 수 있는 이야기다관점을 바꿔서 생각한다면, 중국 EV기업처럼 한국 EV기업도 일본시장에 진출할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한국기업의 일본시장 진출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그 돌파구로 EV는 최적의 선택지가 될 것으로, 향후 한국 자동차기업의 적극적인 일본 시장 진출을 기대해본다.

 

 

자료: 일본 국토교통성, 로이터, ASF, carview, EVsmart, NIKKEI 신문 등의 자료 참조, KOTRA 도쿄 무역관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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