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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규제 완화로 초소형 모빌리티시대가 열리다
2020-11-23 일본 나고야무역관 김지혜

- 일본 도로운송차량법 개정으로 1~2인승 초소형 모빌리티가 일반 도로 주행 가능 -
- 관광, 셰어링 등의 용도로 보급되면서 2030년까지 16.7배로 판매 확대 전망 -




일본 정부의 규제 완화를 계기로 '초소형 모빌리티'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초소형 모빌리티는 최대 시속 60km/h 이하로 달리는 1~2인승의 차를 의미하며, 일반 자동차 대비 작은 사이즈이기 때문에 에너지 소비량이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현저히 적다. 최근 ‘2019 도쿄 모터쇼’, ‘2020 오토모티브월드 나고야’ 등의 주요 자동차 전시회에는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하거나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돼 있는 등 특색 있는 초소형 모빌리티가 많이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초소형 모빌리티를 통해 일본의 차세대 자동차 시장의 가능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일본 국토교통성의 규제 완화


2020년 9월 1일에 일본의 국토교통성은 양산용 초소형 모빌리티가 일반 도로를 주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도로운송차량법 시행규칙 등을 일부 개정했다. 개정 법에 의하면 초소형 모빌리티는 이륜 보행 보조 기구보다 크고 일반 경자동차보다는 작은(길이 2.5m, 폭 1.3m, 높이 2m 이하) 이동수단으로 정의된다. 고속도로는 진입이 불가능하지만 공도 등 일반 도로에서는 주행할 수 있게 됐다. 단, 최고 속도가 60km/h 이하라는 것을 표시하는 마크를 후면에 부착해야만 한다.


 초소형 모빌리티의 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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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국토교통성 ‘초소형 모빌리티의 성과와 전망’


 초소형 모빌리티에 부착이 의무화된 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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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국토교통성 보도자료


이미 예전부터 도요타자동차, 닛산자동차, 야마하발동기 등 일본의 대기업을 비롯해 전기차(EV) 스타트업들은 차세대 자동차 시장에 대비해 초소형 모빌리티를 개발해 왔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초소형 모빌리티에 대한 법률 상의 정의나 안전 규정 등이 명확하지 않아 일반 소비자들에게까지 널리 보급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현지 자동차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법 개정을 계기로 초소형 모빌리티의 판매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닛산의 초소형 모빌리티 ‘뉴모빌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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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닛산자동차


현지 시장조사기관인 야노경제연구소는 일본의 초소형 모빌리티 시장(일본 국내 판매 대수 기준)이 2030년까지 현재의 약 16.7배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2019년 기준으로는 600대 규모이나 도로 교통 규제가 완화되는 2020년부터 확대(3000대) 되기 시작해 2025년에는 7000대, 2030년에는 1만 대 규모에 도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유럽과는 달리 일본에서는 초소형 모빌리티를 운전하기 위해 여전히 운전면허를 취득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폭발적인 성장 국면에 이르는 데에는 다소 한계가 존재한다.


초소형 모빌리티의 강점과 용도


그렇다면 일본 정부가 초소형 모빌리티의 보급에 적극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초소형 모빌리티의 에너지 소비 효율이 내연기관 차량 대비 6분의 1, 그리고 하이브리드 차량과 비교했을 때도 3분의 1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이는 2030년까지 일본 전체의 온실가스 및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3년 대비 각각 26% 및 25% 줄이겠다는 국가 차원의 목표 달성에 초소형 모빌리티가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향후 일본 정부는 ‘제로 에미션’(폐기물을 전혀 배출하지 않는다는 의미) 차량을 시장에 보급해 탈탄소 사회로 향하는 것을 장기적인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차종별 에너지 소비 효율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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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내연기관 자동차 연비의 경우 2020년 탑 러너 기준 수치(차량 중량 1421~1530kg)를 사용함.

하이브리드 및 전기자동차의 경우 상기 가솔린 승용차와 무게가 비슷한 차종의 카탈로그상 수치를 사용함.
자료: 국토교통성 ‘초소형 모빌리티의 성과와 전망’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수단이 많지 않은 지방 소도시에서의 이용도 상정해볼 수 있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일본도 시골 지역은 고령자의 비율이 높은 편인데, 초소형 모빌리티가 도입된다면 노인들이 혼자서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범위가 확대될 뿐만 아니라 교통사고도 줄일 수 있다. 초소형 모빌리티는 경자동차 대비 콤팩트한 사이즈로 인해 좁은 공간에서 주행하거나 주차하는 것이 편리하고 이륜차(오토바이, 보행 보조 기구 등)와 비교했을 때는 보다 안정감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구체적인 용도를 살펴봤을 때 현재 초소형 모빌리티는 세븐일레븐이나 일본우편의 배달 업무에 주로 사용되고 있다. 구마모토현, 타카마츠시 등 일부 지자체의 경우 주민의 자택을 방문하는 데에 쓰고 있기도 하다. 일부 기업들의 건설 및 생산 현장에서는 물건을 운반하거나 작업원을 이동시키기 위해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된 최첨단 모델의 실증실험도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다.


 2013년부터 배달용으로 사용되는 초소형 모빌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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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Ancar Chnnel


국토교통성에 의하면 향후 초소형 모빌리티는 관광지에서 여행객들이 주변 자연 경관을 둘러보거나 기차역과 숙소를 왕복하는 용도 등으로도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21년 개최가 예정된 도쿄 올림픽 및 패럴림픽에서 초소형 모빌리티가 어떠한 활약상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또한 편리하게 근거리를 이동할 수 있어서 인기를 얻고 있는 공유 전동 킥보드나 전기 자전거처럼 초소형 모빌리티를 일상 속에서 셰어링해 타는 날도 조만간 올지도 모른다. 실제로 도요타시는 도요타자동차와의 제휴를 통해 초소형 모빌리티의 셰어링 서비스인 ‘Ha:mo RIDE’를 운영하고 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4시간 동안 3000엔이라는 합리적인 금액으로 도요타시의 주요 관광 스팟을 모두 둘러볼 수 있다고 한다.


Ha:mo RIDE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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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도요타시


도요타자동차의 미래 전략


초소형 모빌리티를 포석으로 해 앞으로 다가올 차세대 자동차 시장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기업도 있다.


2020년 겨울에 초소형 전기차 출시를 앞두고 있는 도요타자동차는 이 모델의 전지, 차체 등의 사양을 외부에 공개하겠다는 파격적인 선언을 했다. 도요타자동차에서 EV 개발을 주도하는 토요시마 코우지 부본부장은 “(도요타의) 초소형 EV를 베이스로 해 타사가 모빌리티 제품을 개발해도 상관없다”라며, “파워컨디셔너나 로봇을 만드는 기업, 모빌리티 관련 스타트업 등 다양한 기업들과 폭넓게 협력해 나가고 싶다”라고 말했다.


도요타가 출시할 예정인 초소형 E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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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Car Watch


일본경제신문은 이러한 도요타자동차의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에 대해 EV용 배터리의 표준화를 통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분석한다. 전기차에 있어서 배터리는 전체 제조 코스트의 3할 이상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런데 도요타에서 사용하는 배터리가 자동차 산업뿐만 아니라 일본의 전체 제조업계에서 표준화가 된다면 규모의 경제에 의해 수익성이 창출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움직임을 통해 도요타는 유럽, 중국 등의 주도로 2025년 이후에 도입될 것으로 보이는 ‘라이프 사이클 어세스먼트(Life Cycle Assessment, LCA) 규제’에도 선제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자동차의 생산, 주행, 폐기 및 재활용 등으로 이어지는 산업 사이클 전체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평가하는 새로운 환경 규제이며, 기업별 평균 연비 만을 평가하는 현재보다 한층 더 기준이 엄격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사점


KOTRA 나고야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경영 컨설턴트 M씨는 초소형 모빌리티가 인바운드(외국인 대상) 관광에 가장 먼저 도입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M씨는 “쿠사마 야요이 등 유명한 예술가의 작품이 전시돼 있어서 ‘예술의 섬’이라고도 불리는 카가와현의 나오시마 섬에는 프랑스 등 해외에서 온 관광객들이 많다”라며, “그런데 섬에는 택시도 없을 정도로 교통이 불편하다. 바로 이러한 곳에서 초소형 모빌리티 셰어링 서비스를 시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나오시마에서 조형물을 감상하는 관광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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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CLAIR


초소형 모빌리티 셰어링 서비스와 기존의 관광 상품을 연결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나오시마 섬 내의 미술관 입장권이나 관광객들이 섬에 들어오기 위해서 타야 하는 페리의 탑승권 등을 패키지로 묶어서 구입하게 하는 것이다. 또한 MaaS(Mobility as a Service) 플랫폼을 활용한다면 초소형 모빌리티의 이동 경로, 인원, 시간 등을 최적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이 모든 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국제면허 관련 규제 완화, 셰어링 서비스에 대한 특례 확대, 캐시리스 시스템의 확대 등 선결 과제가 해결돼야만 할 것이다. 이 때문에 일본의 초소형 모빌리티 시장이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 주목이 필요하다.



자료: 일본경제신문, RESPONSE, 국토교통성, 도요타시, 주간 다이아몬드 온라인 및 KOTRA 나고야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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