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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모노즈쿠리 혁명② 오픈 이노베이션
2019-08-01 김현희 일본 나고야무역관

- 인바운드 형, 아웃바운드 형, 연계형 3개 타입으로 나뉘어 사례 분석 -

- 실패하지 않는 포인트는 협업기업과 신뢰관계 구축, 기술 개발 전 계약조항 마련, 개발 실패 시 플랜 B 수립돼야 -




□ 확대되는 오픈 이노베이션 공간


  ㅇ 제조업을 중심으로 ‘개방형’ 연구소, 미팅룸 마련
    - 유럽과 미국에 비해 오픈 이노베이션에 뒤쳐졌던 일본 산업계가 위기를 느끼고 다양한 방식의 개방형 혁신을 꾀하고 있음.
    - 2017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제조업계를 중심으로 외부인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연구소가 문을 열었는데 가장 최근 오픈된 곳은 히타치제작소의 ‘협창(協創)의 숲’임.


최근 문을 연 ‘오픈 이노베이션’ 연구소 및 미팅룸

자료: 닛케이비즈니스


    - 도쿄 코쿠분지시에 위치한 히타치의 중앙연구소는 1942년 처음 설립되었는데, 히타치와 역사를 함께 하며 일본 최초 대형 계산기, 반도체 메모리 DRAM 등을 탄생시켰음.
    - 2019년 봄, 이 연구소 부지 내에 개방형 연구소가 새롭게 문을 열었음. 외부 연구원이나 고객을 초대하여 히타치 연구소와 미팅하거나 타사와 서로의 기술을 가지고 실제 ‘모노즈쿠리’를 시험해 보는 것이 설립 목적임.
    - 이렇게 외부의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신규 비즈니스 모델, 서비스 등이 창출되기 때문에 최근 일본의 여러 제조기업은 경쟁하듯 오픈 이노베이션 공간을 마련하고 있음.
 
□ 삿포로 맥주의 인바운드 형 오픈 이노베이션 


  ㅇ 외부인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지는 수제 맥주
    - 삿포로 맥주는 2019년 6월 도쿄 이벤트장에서 ‘호핀 개러지(Hoppin’ Garage)’ 프로그램을 통해 개발되어 새롭게 출시된 수제 맥주 시음회가 열렸음. 콩의 향과 짠 맛이 함께 느껴지는 이 수제 맥주는 삿포로 맥주가 아닌 회사 웹사이트 개발자 모집 공고를 통해 참가한 1명의 개인 소비자가 주도적으로 개발하였음.
    - 소비자로부터 받은 의견을 선정하는 단계에서도 삿포로 내부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음식관련 앱 개발 스타트업, 디자인 회사 담당자 등 8인으로 구성된 합의체에서 판단을 내림.


소비자 수제맥주 개발프로그램으로 탄생한 ‘나는 아가씨 맥주’
 
자료 : 호핀개러지 홈페이지


  ㅇ 수량 한정 제조방식을 통해 리스크 최소화 
    - 이는 외부의 아이디어나 기술을 반영하는 ‘인바운드 형’으로 전형적인 오픈 이노베이션의 한 유형임. 삿포로 맥주가 이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된 이유는 사내에서 자체적으로 맥주를 개발하거나 단순히 소비자 조사를 하는 것만으로는 소위 ‘히트를 칠’ 맥주를 만들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임.
    - 사내에서도 개발 경험이 없는 개인에게 대부분의 개발 권한을 부여하는 것에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삿포로 맥주에서는 한 달에 한 종류의 수제 맥주를 40병만 제조하는 수량 한정 제조방식으로 리스크를 줄였음. 이러한 방식으로 지금까지 열 종류의 맥주가 탄생했고 시음회를 통해 반응이 좋은 일부 맥주는 올해 9월부터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할 예정임.


□ 후지필름과 카오(花王)의 아웃바운드 형 오픈 이노베이션


  ㅇ ‘우리 회사 기술’을 먼저 보여주는 방식
    - 삿포로 맥주가 외부의 아이디어를 가져오는 방식으로 오픈 이노베이션에 성공하고 있다면 후지필름이 취한 방식은 먼저 자사의 기술을 선보임으로써 외부에서 자연스럽게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협업 제안을 가지고 오게 하는 방법임.
    - 카오가 운영하는 헤어살롱 전용 브랜드 ‘골드웰’에서는 2018년 3월, 선명한 발색을 자랑하는 모발 염색약 ‘@퓨어 피그먼트(Pure Pigments)’를 출시했음. 2000년대 초반, 산화제를 사용하는 기존 염색약은 소비가 원하는 색을 표현하는데 한계가 있었고 카오에서는 모발 안쪽까지 염색이 가능한 제품 개발에 고민하고 있었음.
    - 당시 후지필름은 사진으로 축적된 염료기술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카오 측에서 먼저 협업을 제안했음. 머리카락의 틈부터 염료를 침투시키기 위해서는 염료의 분자를 보다 작게 만들어야 하는데 분자 구조를 단순화하게 되면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개발에 어려움이 있었음.
    - 후지필름은 이 과정에서 염료 시제품을 만들고 카오는 염색약으로 제 기능을 하는지, 안전한지 여부를 평가하는 작업을 몇 년에 걸쳐 반복해 진행하였음.


후지필름과 카오가 협업해 개발한 모발 염색약
 
자료: 골드웰 홈페이지


  ㅇ 예약제로 운영되는 후지필름의 ‘오픈 이노베이션 허브’가 심도있는 협업의 열쇠
    - 이처럼 소재개발에는 다른 분야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며 시행 착오도 겪게 됨. 후지필름과 카오가 이를 극복하고 고기능 염색약을 개발할 수 있었던 것은 후지필름의 독특한 오픈 이노베이션 방식이 있었기 때문임.
    - 도쿄 롯폰기 후지필름 본사의 ‘오픈 이노베이션 허브’ 미팅룸은 100% 예약제로 운영되는데 외부기업이 사전 예약을 하게 되면 후지필름은 공개할 수 있는 50가지 핵심기술 중 해당 기업과 혁신을 이루어낼 수 있는 협업 가능 기술 10가지를 추려 공개하고 미팅을 진행함.
    - 이러한 방식을 채택한 이유는 상대 기업이 흥미를 갖고 있는 분야를 좁힘으로써 보다 심도 있는 논의가 가능해지고 기술을 좁혀 구체적으로 논의를 할 수 있기 때문임.


□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연계형’ 오픈 이노베이션


  ㅇ CVC 운영으로 협업 가능한 기업 발굴
    - 많은 대기업이 채택하는 이 방식은 유망한 스타트업을 발굴하기 위해 사내 자본으로 CVC(Corporate Venture Capital)를 운영하며 보다 단기집중형으로 아이디어를 검토하고 검증하는 것임.
    - 2017년 일본 CVC 투자규모는 일본 국내 78억4000만 엔, 해외 28억2000만 엔 등 총 106억6000만 엔을 기록했는데 정점에 달했던 2015년의 절반 수준에 그쳤으나 2019년 초부터 CVC 조성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음. KOTRA 나고야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자동차부품 D기업 해외투자 담당자 A씨(기업명, 실명 비공개 요청)는 "기업이 목표로 하는 '안전한 도로'를 위해 자율주행 자동차용 센서 등 특정 기술 채택을 위해 미국에도 거점을 두어 큰 규모의 CVC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힘.  
    - 올해 4월 이후 히타치 제작소가 160억 엔, 하쿠호도(박보당) DY홀딩스가 100억 엔, 마루베니 상사가 50억 엔 규모의 CVC 설립을 발표하였는데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는 파나소닉의 Vieureka(뷰레카)임.


  ㅇ 파나소닉의 ‘플랫폼’ 전략
    - 파나소닉은 고성능 CPU를 탑재한 카메라를 제조하여 영상에 비친 인물의 성별이나 연령 등을 인식하고 의심가는 물건을 판별하는 독자적 기능을 탑재했음.
    - 영상 데이터는 클라우드 상에서 수집∙해석하여 소매점 마케팅 지원이나 건설, 제조현장 관리 등에 사용할 수 있음.
    - 파나소닉에서는 이 감시 카메라를 활용한 앱 개발은 무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술개발 환경을 마련했음.
    - 이 회사는 외부기업의 힘을 얼마나 활용할 수 있는지가 이 사업형태의 관건이라고 판단하고 앱 개발자가 서비스 경합을 벌일 수 있도록 플랫폼 제공자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음.
    - 플랫폼 이용료는 카메라 1대 당 월 수백 엔 정도이며, 현재 파나소닉은 ‘1만 대 카메라를 1명이 관리가 가능하도록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있다'고 밝혔음.  


□ 시사점: 실패하지 않는 오픈 이노베이션 포인트


  ㅇ 협업기업과의 긴밀한 커뮤니케이션과 굳은 신뢰관계
    - 일본 ‘모노즈쿠리’ 기술의 상당 부분은 고성능 소재가 차지하고 있음. 다만 소재개발에는 여러 시행착오를 겪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타사와 공동으로 기술 개발 시에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질 필요가 있음.
    - 처음 개발을 추진했던 소재 개발에 실패하더라도 상대 기업을 신뢰하고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개발 현황을 수시로 공유하고 개선책을 함께 고민해야 함.


  ㅇ 개발 전 단계부터 이혜 관계 기업과는 계약을 확실히
    - 특히 중소기업/스타트업이 대기업과 기술 제휴 등을 체결할 때 자주 발생하는 문제로 개발비를 대기업이 부담하더라도 지적재산권과 관련 데이터 소유권은 개발 기업에 귀속할 수 있도록 계약을 체결해야 함.
    - 반대로 제휴기업의 지적재산권 등은 제휴처에 갈 수 있도록 공평한 관계가 구축되어 추후 불리한 수익배분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바람직함.


  ㅇ 명확한 목표 설정과 플랜 B 수립
    - 과거 일본의 여러 CVC가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이유 중 하나는 명확한 목표 설정 없이 오픈 이노베이션을 위해 무분별하게 스타트업와 연계했기 때문임.
    - 명확한 목표는 혁신을 이루기까지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예상치 못한 상황들을 헤쳐나갈 수 있는 힘을 부여함. 
    - 개발에 실패했을 때 자금 지원 기업으로부터 추가 지원을 얻지 못해 최종적으로 파산하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다른 기업과도 협업이 가능하도록 계약조항을 마련하는 플랜B가 필요함.



자료: PwC Japan, 일본경제신문, 닛케이비즈니스, 호핀개러지, 골드웰, KOTRA 나고야 무역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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