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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EU 의료기기 규정 개정, 상세 의미와 대응방안
2021-08-04 스위스 취리히무역관 김소영

- EU-스위스 의료기기 MRA 결렬, CE 획득 이후에도 별도 인증절차 요구 -

- 까다롭고 복잡한 절차, 높은 비용으로 시장 진입시기 조율 필요 -




2021년 5월 26일부로 EU와 스위스 간의 MRA(상호인정협정)가 의료기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기존 CE인증 여부를 받았던 것과 무관하게 스위스 시장 내 유통을 위해서는 다시 스위스인증대행업체를 통해 등록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이에 따라, 우리를 비롯한 해외기업들의 대스위스 수출에 제동이 걸렸다. 이와 관련해 KOTRA 취리히 무역관에서는 최근 문의가 많은 의료기기 규정이 바뀌게 된 배경, 그리고 바뀐 내용과 절차에 대해 안내하고 추후 전망에 따른 국내기업의 대응방안을 제시코자 한다.


스위스-EU 의료기기 규정 개정


현재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존의 스위스와 EU 간의 규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01년 이래로 스위스는 EU와 MRA(상호인정협정: Institutional agreement)를 통해 EU와 같은 방식으로 의료기기를 규제해 왔으며 제품에 대한 감시·감독 또한 EU시장과 통합해 진행했다. MRA는 의료기기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스위스의 최대 무역시장인 EU와의 무역장벽을 최소화하고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대부분의 제품에 적용한 협정이다. 다시 말해, 유럽에서 이미 인증을 받아 CE 마크가 부착된 제품은 별도의 추가 인증 및 등록 과정을 거치치 않고도 스위스 내에서 유통이 가능하다. 반대로 스위스의 인증기관을 통해 스위스에서 규정한 인증을 획득한 제품도 별도 절차 없이 EU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


그러나 2021년 5월 26일부로 EU는 의료기기의 품질과 안전성을 높이고 궁극적으로 사용자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유럽 전역에 적용되는 의료기기 요구조건을 엄격하게 개정했다. (EU MDR)* 스위스도 EU시장과 같은 수준의 법적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기존 의료기기에 대한 규정(MedDO) 내용을 개정했다.

  주*: EU: (기존) MDD(Medical Device Directives)/AIMDD(Active Implantable Medical Device Directive) → (변경) MDR(Medical Devices Regulation), 기존 ‘Directive(지침)’이 ‘Regulation(규정·규제)’로 변경되며 법규성을 지니게 돼 더 엄격한 수준으로 개정했음을 알 수 있음. 특히, 기존 체외진단의료기기(IVD; In Vitro Diagnostic Medical Devices)는 대부분 유럽의 인증기관의 적합성 평가를 거치지 않고 자가적합성 선언을 통해 시장 유통이 가능했으나 개정으로 인해 유럽 인증기관의 적합성 평가가 필수적으로 선행돼야 함.

  주*: 스위스: MedDO가 EU의 변경된 MDR 수준으로 개정됐으나 아직 체외진단의료기기(IVD)의 적합성 평가에 대해서는 반영되지 않았음.


스위스-EU 의료기기에 대한 MRA 결렬


문제는 양 시장의 의료기기 규정이 개정됐으니 적합성 증명서에 대한 MRA(상호인정협정; Institutional agreement) 또한 업데이트돼야 하는데, MRA는 제도적기본협정(InstA)과 연계돼 있어 상황이 다소 복잡하다. 1992년 국민투표 부결로 최종적으로 스위스가 유럽연합 가입에서 제외가 되면서, 스위스와 EU간에 20여개의 큰 양자협정, 작은 범위에서는 100여개의 협의가 있었는데, 2014년 이러한 크고 작은 협정을 재조정하기 위한 협상이 제도적기본협정이다. 이 제도적기본협정의 핵심 내용은 ‘단일 시장 접근성’에 대한 쌍방 합의이며, 2014년부터 의논되기 시작했으며 내용은 2018년 12월에 공개되었다. 스위스 연방평의회는 제도적기본협정의 핵심 사항에 관해 양 측간 상당한 이견이 있어 초안이 결렬됐다고 밝혔다.


MRA는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양 측의 인증체계를 인정하는 동시에 감시·감독을 통합으로 진행한다는 것을 내포한다. 즉, 이번에 의료기기의 MRA가 업데이트 되지 않았다는 것은 스위스 의료당국인 Swissmedic이 의료기기 안정성, 시장 내 반응 등을 감시하기 위한 중앙유럽데이터베이스(EUDAMED3)에 접근권한이 없어졌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스위스는 이런 MRA 업데이트의 지연에 따른 부작용으로 안전성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지 않도록 MedDO 개정 시 Swissmedic에서 지정한 스위스 인증대행기관(SAR)을 거쳐 등록한 제품만 스위스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반영했다.

*(참고) MRA는 앞에 언급한 바와 같이 의료기기 외에도 기계류, 건설기자재 등 20개 품목에 해당되는 내용이나, 이번 MRA 결렬은 ‘의료기기’에 한정됨 (스위스 연방경제사무국 발표)


스위스 인증 구비서류 및 절차, 소요비용


다시 정리하면, 이제 스위스 외의 지역에 소재한 의료기기 제조사는 스위스 인증대행기관(SAR)을 통해 단일등록번호(CHRN)를 획득한 이후에만 스위스 의료당국인 Swissmedic에 등록이 가능하며, 그 때부터 스위스 시장에 유통이 가능하다.


스위스 인증대행기관(SAR)은 Swiss Authorised Representative(원문: Schweizer Bevollmaechtigter)의 약자로, 스위스에 소재한 법적 존재로서 외국에 위치한 제조사를 대신해 행동할 수 있는 서면 위임장을 받은 기관 및 사람을 뜻한다. 대행기관은 Swissmedic에서 심사해 지정하나 대부분 사기업으로 전체 리스트는 별도로 공개하지 않고 있고 포털에서 SAR로 검색해 업체별 사이트를 통해 상담받을 수 있다. 주의해야 할 점은 대행기관은 공식명칭대로 단순히 등록만 대행해주는 개념이 아니라 제품에 추후 결함이 생길 시 제조사와 함께 책임을 지게 되고 제조사가 파산한 경우 등에는 온전히 대행사에서 책임을 지게 된다. 라벨링에도 대행기관명과 대행기관의 주소가 마크와 함께 의무적으로 명시돼야 한다. 이에 따라, 인증대행기관에서 요구하는 절차가 까다로울 뿐만 아니라 비용과 무관하게 인증 자체를 거절할 수도 있다.


국내기업이 준비해야 할 서류 및 절차는 대행기관마다 요구하는 수준이 다를 수 있으나 KOTRA 취리히 무역관에서 복수의 대행기관을 접촉해 파악한 요구서류 및 절차는 아래와 같다.

 ① 신청서(Letter of Intent) 작성(영문)

   - 신청서 작성 항목: 제조사 정보, 담당자 정보, 제품 설명서, 기술 설명서, EU 인증서, 제품별 직전연도 매출액·매출액 없는 경우 예상 매출액, 자사 제품에 대한 직전 3년간 안전성 사고 및 민원 보고
   - 신청 내용에 따라 수수료가 상이할 수 있음.
 ② SAR-제조사 NDA 및 계약서 체결
   - 제조사는 SAR에 전달한 정보가 모두 사실이며 SAR은 관련 정보를 인증 획득을 위한 용도로만 참조한다는 NDA(기밀유지협약)을 체결
   - ①의 내용을 토대로 견적서 확인 및 동의 시 계약 서명
 ③ 기술 설명서 등 자료 검토
   - 기술 설명서를 토대로 스위스의 의료 기준에 적합한지 검토, 제품 라벨 확인 등


제품 라벨 부착 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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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Swissmedic


④ CHRN 번호 획득 후 Swissmedic 등록


대행비용은 제품 분류, 제조사의 인증 준비 정도, 담당 대행기관에 따라 상이하지만 위험도가 가장 낮은 Class I에 해당하는 제품 1개를 등록한다고 가정했을 때 최소 2500프랑(약 316만 원)이 소요된다.


의료기기 시장 동향 및 시사점


Swissmedic에서는 스위스 인증을 받기 위해서 CE 인증 획득이 선행이라고 명시하지는 않았으나 KOTRA 취리히 무역관에서 접촉한 대행기관들에선 사실상 CE 인증이 필수적이라고 답변했다. 대행기관이 제품안전성을 제조사와 공동으로 보장하게 되니 이미 검증이 된 제품을 선호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실제 대행기관에 제출하는 신청서에도 CE 인증 획득 시 기존의 MDD 인증인지, 개정된 MDR 인증인지를 체크하게 돼있다. 아울러, 연내 CHRN 번호를 발급받기 위한 신청기한이 2021년 8월 25일이다. CE 인증 획득에 수 개월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존 CE 인증을 획득하지 않아 제품, 기술 및 안전성에 대한 서류가 구비되지 않은 기업의 경우 단기간 내 스위스 인증 획득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 업계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KOTRA 취리히 무역관에서 의료기기 바이어들에게 문의한 결과, 최근 해당 규정의 복잡성 때문에 업계에서도 대부분 신규 거래선 발굴 또는 신규모델 도입을 기피하는 추세이다. Swissmedic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이 규정을 ‘과도기적 규정(원문: transitional provision)’이라고 표기하고 있고 업계에서 MRA 합의에 대한 목소리가 큰 만큼, 현재로선 정확한 시점을 알 수 없으나 빠른 시일 내 개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종합하자면, 이미 EU 시장 내 유통되는 의료기기의 경우 추가적으로 스위스 인증을 받는데 큰 애로사항이 없겠으나 신제품으로 스위스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비용과 시간 투입이 상당하기 때문에 진입 시점을 다시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사업전략상 빠른 진입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KOTRA 취리히 무역관을 통해 여러 대행기관에 동시에 접촉해볼 수 있다.



자료: Swissmedic, decomplix, KOTRA 취리히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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