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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정치·경제 동향
2021-04-20 요르단 암만무역관 최명근

- 7개월간 권력 공백으로 산적한 정치·경제 문제 -

- 높은 코로나19 확산세 및 낮은 백신 보급률로 경기 침체 장기화 예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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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Reuters 

 

202037일 하산 디아브 전임 총리는 레바논의 부채가 국내총생산(GDP)170%900억 달러에 달해 국가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음을 인정하며 모라토리엄을 선언하였고 레바논 경제 위기는 수면위로 떠오르기 시작한다. 이와 더불어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 베이루트 폭발 참사 문제가 가중되면서 레바논 정치·경제 상황은 벼랑 끝에 몰리고 있다. 

 

레바논 정치 동향

 

20208월 베이루트 대폭발 후 레바논 시민들의 정부에 대한 분노는 극에 달하였다. 폭발성이 강한 질산암모늄을 6년 이상 항구에 방치했다는 이슈가 레바논 정치체제 부패라는 비난으로 이어져 디아비 전임 총리 내각은 총사퇴를 결정한다. 하지만, 현재까지 새 내각이 구성되지 않은 상황이다. 시아파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지지를 받는 미첼 아운 대통령과 지난해 10월 총리 후보로 지명된 이슬람 수니파 베테랑 정치인 사드 하리리 전 총리가 차기 내각의 규모와 성격을 두고 계속 대치 국면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대치 국면은 레바논의 독특한 정치 시스템에 기인한다. 레바논 건국 당시 국가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종파가 18개가 되는 나라로 종파들끼리는 무력 충돌이 잦았다. 1943년에 레바논이 건국될 때 레바논의 정치 엘리트들은 이러한 점을 고려해 각 종파의 세력대로 권력을 배분하는 방식을 택했다. 대통령은 마론파 기독교, 총리는 이슬람 수니파, 국회의장은 이슬람 시아파 출신이 각각 맡는 원칙을 유지해왔다.

 

이처럼 새 내각 구성이 지연되고는 있으나 국제기구 및 주요 서방국들의 압력으로 2021년에는 새 내각이 형성될 것으로 보이다. 하지만, 7개월간의 내각 부재로 사회·경제적 과제들이 산적해 있는 상황이며 새 내각은 크게 3가지 문제에 직면할 것이다. 첫 번째, 새로운 내각은 차관 및 구제 금융을 조건으로 강도 높은 개혁을 요구하는 국제사회, 기구들과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 지난해 3월 레바논의 모라토리엄 선언 이후, 주요 서방국 정상들과 IMF는 레바논이 정치·경제적 개혁을 단행하기 전에는 재정 지원을 할 수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임시 레바논 정부는 IMF와 구제금융 지원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IMF가 요구한 개혁안을 수용하는 것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답보 상태이다. 차기 정부가 국제사회에 설득력 있는 정치·경제 개혁의 청사진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국제사회의 재정 지원을 이끌 수 있을 것이다. 향후 레바논은 IMF로부터 총 100억~150억 달러 사이의 금융 지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레바논 정부의 협상 능력에 따라 일차 지원 금액이 결정될 것이다. 두 번째, 경제 위기로 촉발되는 빈곤 및 보건 위기에 대한 대응 마련이 필요하다. 지난 1월 레바논 임시정부는 세계은행으로부터 240만 달러 규모의 안전망 재정을 지원받아 빈곤 계층에 대한 지원과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레바논의 규모를 고려할 때 이 금액은 미미한 수준으로 평가되며 추가 재원 마련이 시급하다. 세 번째, 전국적으로 시위가 진행되고 있어 시민들의 불만을 최소화할 해결책이 필요하다. 20212월 말, 급격한 대미 달러 환율 하락의 충격으로 3월에 전국적인 시위가 재개됐다. 암시장의 환율은 321만 레바논 파운드까지(1달러 대비)로 떨어졌다. 급속한 현지 통화 가치 하락과 치솟는 인플레이션은 시민들의 구매력을 약화시키는 한편, 동결된 임금과 광범위한 실업은 실질 소득을 감소시켜 레바논 인구의 절반 이상이 빈곤선 아래로 내몰리고 있다. 이에 따라 3대 도시인 베이루트, 트리폴리, 시돈 지역에서 산발적으로 시위가 발생하고 있다.

 

레바논 국제관계 동향

 

레바논은 과거 식민 지배국이었던 프랑스가 이끄는 국제사회의 재정적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 프랑스는 재정 지원을 조건으로 레바논에 대한 정치·경제적 개혁을 지속적으로 요구할 것이다. 반면, 레바논과 전통적인 지원국인 걸프 국가들과의 관계는 소원해지고 있다. 레바논 정부가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아파 단체인 헤즈볼라와의 협력하면서 이란과 적대적인 관계인 걸프 국가들은 레바논에 대한 재정 지원을 축소하고 있다. 향후 구성될 새 내각과 헤즈볼라의 관계에 따라 걸프 국가들의 레바논 지원 정책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레바논 경제 동향

 

레바논 주요 경제 지표

구분

2020

2021

2022

2023

2024

실질GDP 성장률(%)

-21.0

-4.6

-1.2

4.1

4.6

물가상승률(%)

84.9

78.0

43.5

21.4

14.7

재정수지(GDP대비)(%)

-5.5

-5.1

-3.6

-4.1

-3.3

환율(달러 대비 레바논파운드)

1,508

5,818

6,923

5,670

5,290

자료 : IMF, EIU

 

1) 경제성장률

 

2020년 레바논 실질경제성장률은 –21%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건설업 중심의 경제 구조와 2020년 각종 악재가 그 원인이며 2022년까지 이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2017년까지 레바논 경제는 그나마 떠받치던 건설 경기에 의존했으나 건설 경기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건설과 호텔, 리조트, 레저 부문 투자에서 큰손 역할을 톡톡히 했던 걸프 산유국의 자본이 서서히 이탈하기 시작하였다. 건설 활황기에 무리한 투자를 감행한 다수의 레바논 개인 및 기업은 불어난 이자와 원금 상환의 압박에 그대로 노출되었다. 또한, 제조업의 부족으로 원자재, 소비재, 사치품을 대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만성적인 무역적자가 가중되었다. 이런 산업구조 문제로 레바논 정부는 2020년 모라토리엄을 선언했고 코로나19 확산 및 베이루트항 폭발 참사까지 더해져 레바논 경제 상황은 벼랑 끝에 몰렸다고 볼 수 있다.

 

한편, 타국 대비 높은 코로나19 확산세와 낮은 백신 보급률로 경기 침체는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레바논 정부는 절실히 필요한 외화를 확보하기 위해 국경을 재개방하고 관광객을 받는 근시안적인 결정을 하였다가 코로나19 확진자수가 일일 평균 약 5000명으로 급증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또한, 열약한 보건 인프라와 불규칙한 전력 공급(전력난으로 전력이 차단되는 경우가 자주 발생)으로 백신을 보관 및 배포하는데 난항을 겪고 있어 백신 보급률이 낮은편이다.

 

2) 인플레이션

 

2020년 촉발된 경제위기로 레바논 인플레이션은 84.9%로 치솟았고 2021년에도 78%로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레바논 정부는 경제 위기 대응 조치로 올 상반기에 레바논-달러 고정환율제를 폐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미국 달러화에 대한 레바논 파운드화의 가치 하락을 수반할 것이며 달러 표시 수입품의 가격이 상승하게 될 것이다. 또한, 정부는 재정 지출 축소를 위해 필수품에 대한 보조금 축소를 계획하고 있어 필수품 가격의 추가적인 물가 상승이 예상된다.

 

3) 재정정책

 

향후 새 내각은 국제 기구의 엄격한 개혁 요구에 따라 재정 긴축 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 불필요한 재정 지출 삭감을 중심으로 정부 재정의 합리화를 모색할 것이다. 특히, 공공부문 임금 축소, 국영 전기 부문 지출의 합리적 개선, 각종 세율 조정, 보조금 철폐가 이에 해당하며 향후 IMF와의 주요 협상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4) 통화정책

 

레바논 중앙은행은 현지 은행 개편을 위한 로드맵을 마련 중이다. 레바논 시중 은행들은 20203월 모라토리엄 선언 이후 사실상 파산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레바논 중앙은행은 합병, 매각, 폐쇄 등의 방법으로 시중은행에 개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해당 조치는 은행연합회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돼 새 내각이 수립될 때까지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시사점

 

한국의 대레바논 수출은 크게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레바논 경제위기가 본격화된 2020년 대레바논 수출액은 전년 대비 –46% 감소하였다. 큰 수출액 감소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경제 침체에 따른 비 필수재 지출 감소다. 레바논 경제 상황이 최악에 치달으면서 민간 소비가 크게 감소했고 한국의 주요 수출품인 승용차, 축전지, 합성수지, 아연도강판, 자동차 부품 등 비필수재의 수입이 크게 하락했다. 두 번째 감소 요인은 레바논 중앙은행의 달러 대외 반출 통제이다. 시중에 달러 부족 현상이 발생함에 따라 레바논 중앙은행은 국외 유학생 학비 송금, 의료기기·의약품·식품 수입에 한해서만 제한적으로 달러 대외 반출을 승인하고 있다.

 

대레바논 수출 동향

(단위: 백만 달러, %)

구분

2016

2017

2018

2019

2020

수출액

199

188

174

149

79

증감률(%)

-5.5

-7.4

-7.4

-14.3

-46.9

 

현재 레바논 외화송금 절차는 아래와 같이 복잡하고 시일이 상당히 소요된다. 이에 따라, 레바논 바어어의 대금 지불 지연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레바논 수입품 외화 송금 절차

단계

내용

1

바이어 주거래 은행에 Preforma invoice 제출 및 해외 송금 신청

2

주거래 은행은 해당 대금을 바이어 계좌에서 분리 보관

3

수출품 레바논에 도착 및 수입 통관

4

바이어 주거래 은행, 레바논 중앙은행에 전신 송금 승인 요청

5

레바논 당국, 수입 물품 확인(의료기기·의약품·식품인지 여부 확인) , 레바논 중앙은행에 송금 진행 요청

6

레바논 중앙은행은 송금 건 관련 서류 심사 진행 후 최종 송금 승인

7

바이어 주거래 은행에서 외화 송금 실시

자료: 레바논 중앙은행

 

2020년 레바논 경제 위기가 본격화된 후 암만무역관으로 수출 대금 지급 지연 사례가 종종 접수되고 있다. 레바논으로 수출하려는 국내기업은 상기 절차를 사전에 숙지하고 신뢰할만한 바이어와 거래하는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자료 : IMF, EIU, 레바논 중앙은행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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