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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제로’ 시대를 준비하는 미국 기업들
2021-05-04 미국 디트로이트무역관 권선연

- 미국 기업 408개 사, 바이든 기후 정책 공개 지지 -

- 주요 기업, 각자의 방식으로 탄소 배출 실현 위해 노력 중 -




바이든 대통령은 4월 22일, ‘지구의 날’에 화상으로 열린 기후정상회의에서 2030년까지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취임 전부터 2050년 ‘Zero-emission(탄소배출 제로)’을 공약해온 데 이어 보다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며,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들의 탄소 저감 목표 상향을 요청한 것이다. 이러한 바이든 대통령의 기후 정책은 미국 기업들로부터도 많은 지지를 받고 있으며 미국의 주요 기업들은 더 나아가 자체적인 탄소 절감 목표를 설정하는 등 적극적으로 기후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고 있다.


美 408개 기업 대표, 바이든 기후 정책 지지 서명

 

바이든 대통령의 강력한 기후 행동에 대해 미국 주요 기업 408개 사가 공개 서한을 보내 지지를 표명했다. 글로벌 비영리 연합인 “We Mean Business”는 4월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408개 기업이 서명한 서한의 내용과 미국 내 영향력 있는 주요 기업 CEO들의 코멘트를 공개했다. 이 공개 서한을 통해 408개 미국 기업 대표는 “미국이 글로벌 리더로서의 입지를 되찾기 위해 필요한 속도와 규모로 기후 위기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구체적으로는 2050년까지 순 제로 배출량에 도달할 수 있는 탄소 저감 목표치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신뢰할 수 있는 길(path)을 만들어야 한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 편지에서는 기업들은 미 행정부에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수준보다 50% 이상 낮추는 목표를 채택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따라서 바이든 대통령이 기후정상회의에서 밝힌 탄소 저감 목표치에는 미국 기업들의 지지도 포함된 것으로 볼 수 있다.

 

“We Mean Business”에 따르면 이 공개 서한에 서명한 기업들은 합산하면 총 4조 달러 이상의 연간수익과 총 700만 명 이상의 고용을 책임지고 있다. 규모는 중소기업에서 다국적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며, 모든 산업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 공개 서한 내용 이외에도 여러 기업 대표들이 코멘트를 통해 추가적인 입장을 밝혔다. 대표적으로 글로벌 엔지니어링 기업인 지멘스(Simens)의 미국 사장 겸 CEO Barbara Humpton은 코멘트를 통해 “지멘스는 2030까지 탄소 중립을 이루겠다는 2015년의 서약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수행한 업적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언급하며 “기후 행동에 대한 미국 행정부의 과감한 행동을 지지하며, 미국이 새로운 녹색 경제의 리더가 될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는 다짐을 밝히기도 했다.

    주* 공개서한 전문 링크: https://www.wemeanbusinesscoalition.org/ambitious-u-s-2030-ndc/#letter-block

  

바이든 대통령 기후 정책 지지 서한에 서명한 주요 산업군별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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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wemeanbusinesscoalition.org


미국 기업의 탄소 절감 현황은?


블룸버그 통신은 2020년 12월 S&P 500에 포함된 미국 기업들이 그간 내세운 기후 관련 공약들이 얼마나 이행되고 있는지에 대해 분석한 자료를 발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20년을 목표로 제시됐던 187개의 기후 관련 조치 사항들 중 138개가 이행됐고 37개는 이행 중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 통신은 73.8%의 이행률을 희망적인 수치로 분석하면서도, 기업들이 다소 달성하기 쉬운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또한 2020년을 강타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강제로 기업들의 탄소 배출이 줄어든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대표적인 카지노, 리조트 기업인 MGM은 작년 라스베이거스 방문객이 크게 줄면서 에너지 소비를 대폭 줄이기도 했다. 

 

미국 주요 기업별 기후 공약 이행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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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2020.12. 기준

자료: Bloomberg.com

 

하지만 일부 기업들은 실제로 지속적으로 탄소를 줄이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블룸버그 통신이 같은 보고서에서 S&P 500 기업 21개사의 탄소 감축 동향을 조사한 결과, 21개사 중 16개사가 대부분 꾸준히 탄소 배출을 줄여 목표를 달성했다. 나머지 5개사도 2020년 말 기준 거의 목표치에 다다른 모습을 보였다.


미국 기업 21개사의 탄소 배출 감축 목표 달성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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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baseline은 목표 기준 연도를 뜻함.(예: Acer사의 목표는 2009년 대비 탄소 배출 60% 감축)

자료: Bloomberg.com 


최근 미국 기업의 탄소 저감 노력


행정부의 기후 정책에 대해 지지를 보내는 대다수의 미국 기업들은 탄소 저감을 위해 자체적으로 과감하고 공격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최근 탄소 저감 노력 사례를 살펴본다. 

 

1) 애플(Apple, Inc)


애플 사는 2020년 7월에 이미 2030년까지 완전히 탄소 중립을 유지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 발표에서 애플은 공급망, 제조 공정 및 제품 수명을 포함한 전체 비즈니스에서 탄소 중립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애플 사에 따르면 2030년에 출시될 아이폰은 기기 전력 공급을 포함해 모든 에너지 사용이 기후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개발될 것이다. 실제로 애플 사의 제품 포장재는 2017년부터 “책임감 있게 관리되는 숲”의 천연 목재 섬유로만 만들어졌다.

 

이와 같은 탄소 저감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애플은 최근 ‘복원 기금(Restore Fund)’이라고 불리는 2억 달러의 투자 기금 조성을 발표했다. 이 기금은 연간 100만 미터톤(M/T)의 이산화탄소를 대기중에서 제거하는데 사용될 예정인데, 이는 20만 대의 자동차가 1년에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와 맞먹는 양이다. 애플 사는 이 복원 기금(Restore Fund)을 대기에서 탄소를 제거하고 건축 자재, 종이로 사용될 수 있는 나무를 생산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숲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 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애플은 소규모 자작농 플랫폼을 도입하여 아프리카의 임업에 혁신을 일으키고 있는 '지속가능한 마이크로 임업(Micro-Forestry)' 기업인 Komaza와 협력해 탄소 절감과 생태 다양성 보전 노력을 지원하고 있다. CNN은 애플사의 이러한 시도를 두고 ‘환경에 대한 투자로부터 기업이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다른 기업들에 중요한 모델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Komaza사에서 관리 중인 케냐의 산림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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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apple.com


2) JP모건 체이스(JPMorgan Chase)


미국 최대의 은행인 JP 모건 체이스도 최근 기후 변화에 맞서기 위해 나서고 있다. JP 모건 체이스는 지난 4월 15일 기후 변화를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개발에 기여하는 솔루션을 지원하기 위해 향후 10년 동안 2조5000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자금에는 재생 에너지, 새로운 청청 기술, 폐기물 관리 및 보존 개발 등을 지원하는 그린 이니셔티브(Green Initiative)를 위한 1조 달러가 포함될 예정이다. JP 모건 체이스 은행의 이번 발표는 주요 은행의 탄소 중립 계획 중에 가장 큰 것으로 여겨진다. 작년 JP모건 체이스 은행은 기후 변화 대책과 지속 가능한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2000억 달러의 기금을 조성할 것을 약속했는데, 이를 초과 달성하면서 더 공격적인 목표를 수립한 것이다. 주요 경쟁사인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 BOA)도 4월 첫째주에 기후 변화 관련 투자를 위해 1조5000억 달러의 지속 가능한 금융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CNN은 이 같은 거대 은행들의 움직임을 두고 ‘이는 은행들이 기후 위기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데 얼마나 큰 압박을 받고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며, 또한 월스트리트가 청정 에너지를 단순히 선의의 이니셔티브로 보는게 아니라 실행 가능한 투자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주요 은행들이 아직도 화석 연료에 대해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의 진정성이 부족하다고 평가하는 시각도 있다. 은행들의 화석 연료 자금 조달 중단을 촉구하는 비영리 네트워크인 BankFWD의 Vanessa Fajans-Turner 이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JP모건 체이스 은행은 2020년 그린 이니셔티브에 550억 달러를 투자했으나 화석 연료 프로젝트에도 거의 비슷한 금액인 513억 달러를 투자했다’고 지적하며 ‘은행들이 점점 더 기후 위기 대응에 참여하는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나 아직은 갈 길이 멀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3) 마스터카드(MasterCard)


글로벌 신용카드 기업인 마스터카드 사는 2021년 1월,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순 배출량 제로 라는 자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오고 있다. 올 4월에는 소비자들이 자신의 소비 습관이 탄소 배출과 지구 온난화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 지를 쉽게 알 수 있도록 하는 ‘탄소 계산기’를 출시했다. 이 계산기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제공되며, 소비자들은 이를 이용해 신용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각각의 지출이 배출하는 탄소의 수치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사용자들에게 매달 스마트폰 알림을 통해 해당 월에 얼마나 탄소 발자국을 줄였는지를 알려주면서 지속적인 경각심을 제고 시키는 기능도 수행한다. 마스터카드 사는 이 탄소 계산기는 특정 산업의 평균 탄소 발자국 수를 사용해 거래 건별로 얼마나 탄소 배출에 영향을 미치는지 계산하고 개별 거래건에 대한 정보는 모으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의 개인 정보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식음료’ 카테고리의 지출인지, ‘의료’ 카테고리의 지출인지에 따라 소비자가 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자동으로 해당 구매가 지구 탄소 배출에 미치는 영향을 계산하는 것이다. 또한 어플을 통해 구매를 통해 방출된 이산화탄소가 다시 흡수되기 위해 필요한 나무 수를 알려줌으로써, 소비자들이 이산화탄소 배출 문제에 경각심을 갖는 동시에 나무 심기를 위해 쉽게 기부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마스터카드 사의 탄소 계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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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mastercard.us 


시사점


통상적으로 환경에 대한 규제가 까다로워질수록 기업은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이 때문에 과거에는 기업들이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것에 반대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친환경이 아니면 소비자들에게 외면받는 시대가 오면서 최근 몇 년 사이 기업의 ‘친환경 경영’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다양한 규정과 협약이 생겨나면서 ‘온실가스 제로’ 시대를 대비하지 못하는 기업들은 향후 시장에서 살아남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We Mean Business’의 기업 탄소 중립 전략 분석을 담당하고 있는 S씨는 KOTRA 디트로이트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이미 미국 내 2000개 이상의 기업들이 기후 변화를 위해 과감한 조치(bold action)를 취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많은 기업이 회사 탄소 중립을 달성하려는 노력이 회사의 이익과 대치되는 것이 아니라 시너지 효과를 낸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미국의 주요 기업들은 정부의 제재 없이도 앞장서서 자체적인 탄소 저감 목표를 설정하고 공격적으로 온실가스 제로 시대에 투자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전에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사무실의 열이나 공장 전력과 같은 자체 운영에서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데 집중해왔지만, 2015년부터는 회사의 공급망과 고객을 포괄해 탄소 배출량을 절감하는 목표를 세우는 것이 점점 인기를 얻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기업들이 자체적인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뿐만 아니라 공급망과 협력사에도 탄소 배출 절감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많은 기업들이 탄소 배출을 줄이는 방향으로 소비자가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따라서 미국 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우리 기업들도 탄소 절감과 향후 지속될 친환경 노력에 부응할 수 있도록 기술과 전략을 재편해야 할 때다.

 


자료: wemeanbusinesscoalition.org, bloomberg.com, apple.com, cnn.com, mastercard.us, KOTRA 디트로이트 무역관 보유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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