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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행 선박 운송, 최근 왜 이렇게 지연될까?
2020-11-23 미국 로스앤젤레스무역관 우은정

- 미국행 해상 물류 지연과 컨테이너 부족 사태, 최근 무역업계의 화두로 떠올라 -

- 美 현지 물류업계로부터 들어보는 해당 사태의 현황과 전망 -

 

 

 

한국의 추석과도 같은 미국의 대표 공휴일인 추수감사절(Thanks giving)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추수감사절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이어지는 홀리데이 시즌과 맞물려 전 세계를 곤경에 빠뜨린 코로나19 팬데믹의 재유행이 연일 심각해지고 있어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특히 미국으로 제품을 수출하는 한국의 수많은 기업들이 최근 미국행 선박 운송 지연 문제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데, 올해는 선박 이슈뿐 아니라 선박에 화물을 싣는 수단인 컨테이너까지 부족한 상황으로 인해 애로가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LA 현지 물류업계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렇듯 최근 심각한 이슈로 대두되는 미국 해상 물류 지연 사태의 현황과 전망에 대해 알아봤다.

 

선박 및 컨테이너 공급 부족 심각

 

올해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팬데믹의 발생은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많은 변화를 초래했는데, 물류 및 운송 업계 또한 마찬가지였다. 코로나19 발생 직후, 전 세계의 경제가 얼어붙으면서 국제 무역 또한 급속히 위축되고 거래 물량이 급격히 감소함에 따라 해운 물동량 역시 급감했다. 컨테이너 선박을 운영하는 주요 선사들은 이러한 위기에 대한 대응으로써 기존의 선박 운송 스케줄을 다수 건너뛰었으며, 스케줄 자체를 대폭 감축한 바 있었다.

 

올해 상반기 선사들이 위와 같은 대응을 이어가는 가운데 코로나19는 장기화 국면을 맞았다. 팬데믹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만 하는 삶의 일부가 됐으며, 오프라인 리테일이 많이 약화된 반면 온라인 쇼핑이 급증하는 등 소비자 생활 패턴이 바뀌었다. 올해 6~7월에 접어들면서는 대부분의 경제활동이 재개되며 무역 거래 물량 또한 증가세로 돌아섰고 심지어 9~10월부터는 이 물량이 폭증하는 상황에 맞닥뜨리게 됐다. 현재 선사 측에서는 사용 가능한 선박을 모두 투입하고 있지만 이미 공급 대비 수요 초과가 계속되며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아 누적된 물량이 선박 공급량을 넘어서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부분의 선사들이 모든 가용 선박을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11월 말까지 예약이 모두 차 있는 풀 부킹(Full booking) 상태로, 추가 스페이스를 구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현지 물류업계의 이야기다. 또한, 업계에서는 이러한 상황이 12월 말까지도 지속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항구 및 터미널의 지속되는 물류처리 지연

 

현재 LA 항만(Port of Los Angeles)에서 지속되는 물류처리 지연 또한 큰 문제로 보인다. 보편적으로 선박이 항구에 도착한 뒤 정박을 위해 내항 터미널에 자리가 생길 때까지 외항에서 잠시 대기하는 기간이 있는데, 기존에는 선박 도착과 거의 동시에 정박이 가능해 이 대기 기간이 거의 없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반면, 근래에는 이 대기 기간이 매우 늘어나 도착 후 정박까지 기본적으로 4~5일 소요되는 상황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내항 터미널 정박 이후 선박에 실린 컨테이너의 하역 작업인 ‘Discharge’ 과정에서 또한 마찬가지로, 기존에는 평균 2~3일 소요되던 것이 지금은 4~5일 수준으로 느려진 것이다.

 

문제는 컨테이너 하역 후에도 이어진다. 하역된 컨테이너의 픽업 또한 100% 예약제로만 진행되고 있어, 예약을 잡지 못하면 컨테이너 픽업을 위한 터미널 진입 자체가 아예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픽업 예약 또한 마치 전쟁과 같이 진행된다고 한다. 기존에는 예약 시스템 자체가 없는 터미널도 많았기에, 예약 없이도 터미널에 진입해 일정 시간 대기 후 컨테이너 픽업이 가능했던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상황이라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의견이다. 정리하자면 기존과 비교해 터미널 정박까지 5, 컨테이너 하역에 5 그리고 컨테이너 픽업 또한 1~2일이 추가로 소요되니 LA 항만 및 터미널에서만 평소 대비 약 2주 가량 지연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항구 및 터미널 상황의 악화는 더 나아가 컨테이너의 수급 문제까지 초래하고 있다. 선박 도착부터 모든 물류 처리가 지연되기 때문에 빈 컨테이너의 회수 역시 지연되면서 선박들의 회항 스케줄에도 지장을 준다. 설상가상으로 컨테이너의 최종 도착지인 창고 역시 팬데믹으로 인해 전반적인 인력이 감소했고 사업장 내 확진자 발생 등으로 인한 방역이나 폐쇄 조치가 늘어난 상황이다. 따라서 이러한 창고들의 빈 컨테이너 반납 또한 평소보다 지연되고 있기에 선박의 회항 일정 자체가 지연되거나 심지어 빈 컨테이너를 모두 채우지 못하고 회항하는 사례도 목격된다. 이러한 일련의 지연은 결국 컨테이너 및 선박 스페이스의 부족 사태를 야기하는 또 다른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해상 물류 지연 사태의 원인들

 

현재 미국의 해상 물류 지연, 특히 항구와 터미널에서의 물류 처리 지연을 야기한 원인은 무엇일까? 수많은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겠지만 크게는 아래와 같은 3가지 원인을 꼽을 수 있겠다.

 

첫째, 코로나19 팬데믹 발생으로 인한 인력 축소 때문이다.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사회 전반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으며 마스크 상시 착용, 손 소독의 생활화 등 개인위생 또한 전보다 더욱 철저히 지키고 있다. 특히 미국의 각 주(State) 및 카운티(County)에서는 이러한 규칙들을 엄격히 집행하고 있기에 선박, 항구 및 터미널, 창고 등 모든 작업시설들은 평소 대비 20~30% 인력이 감축된 채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인력의 감소는 물류처리 속도를 늦추는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둘째, 화물 물량의 극단적인 변화이다. 앞서 짚어보았듯이 팬데믹 발생 직후 국제 무역 거래 물량이 크게 감소해 상반기까지 선사들은 선박 운영 스케줄을 극단적으로 줄인 바 있다. 그러나 올해 중반부터 폭증하기 시작한 거래 물량이 9월에 접어들며 한꺼번에 항만 터미널로 몰려들면서 터미널 혼잡을 초래한 것이다. 한 부분에서 적체가 발생되면 그 적체가 계속 가중되는 터미널의 특성상 이 적체는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셋째는 물류 분야와는 무관한 원인으로, 팬데믹으로 인해 재택근무와 가정 학습 등 실내 생활이 증가하며 이에 필요한 관련 제품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특히 TV, 세탁기, 건조기, 냉장고 등의 생활가전 제품은 시중에서 바로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수요가 많아 현재 미국으로 들어오는 선박 물동량 증가를 주도 중인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원거리 여행이나 이동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로드트립이나 캠핑 등이 그나마 안전한 여행 수단으로 꼽히고 있는데 이에 따라 전반적인 차량 수입의 증가 또한 목격되고 있다. 개인보호장비(Personal Protective Equipment; PPE)와 같은 코로나19 방역용품의 수입량 폭증 또한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겠다.

 

대응 방향 및 전망

 

최근 미국행 선박과 물류처리의 지연 사태는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올해 1분기의 평균 컨테이너 1(FCL) 적재 가격은 1500달러 수준이었으나 현재 이는 4000~5000달러 수준으로, 가격까지도 부르는 게 값이니 엎친 데 덮친 격이다. 게다가 연말까지 예약이 꽉 찬 상태라 돈을 더 낸다고 해도 자리를 얻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현재 항구 터미널에서는 전에 없던 토요일 근무를 새롭게 개시해 계속 쌓여가는 적체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결국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까지는 매우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 현지 물류업계에서는 최소한 12월 말까지 위와 같은 문제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내년 1월에 한국과 중국의 설 연휴 직전 대량의 밀어내기 물량을 처리한 시점을 기준으로 실제 2월의 연휴와 함께 일정 부분 해소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며, 2월 이후에야 비로소 기존의 페이스를 되찾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살펴본 일련의 지연 사태는 미국으로 제품을 수출하는 우리 기업들에는 매우 심각한 애로사항일 것이다. 특히 폭증한 선박 운임에도 불구하고 예약조차 불가능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수출기업뿐만 아니라 선사 측도 유휴 선박과 컨테이너의 부족으로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미국 현지 물류업계의 의견을 종합해보자면, 팬데믹이라는 시기적 특성이 맞물려 지금과 같은 지연 상황은 일부 피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위에서 전망한 것과 같이 미국 측의 항구 및 터미널에서도 추가 작업 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기에, 현재 어려움을 겪는 우리 기업들은 현지 상황에 대한 적절한 이해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상황 변화에 주시할 필요가 있겠다.

 

 

자료: 미국 로스앤젤레스 현지 물류 기업 인터뷰 내용, 그 외 KOTRA 로스앤젤레스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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