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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인도 100대 스마트시티와 한국식 신도시 수출
2017-12-18 오현승 인도 뭄바이무역관




손영훈 한국토지주택공사 해외사업처 인도 사업추진단 차장(yhsohn@lh.or.kr)

  
'MUMBAI SINKING'
 
2005년 7월 26일 오후, 인도 경제수도인 마하라쉬트라주 뭄바이시는 24시간 동안 쏟아진 1000mm의 집중호우로 1094명의 시민이 숨지는 유례없는 재해를 겪었다. 이는 사실상 인재(人災)라는 비난과 함께 낡은 하수관로, 우수 배수시설의 부재, 뭄바이 북부의 난개발 및 도심 녹지의 파괴가 근본원인으로 지적됐다. 하수와 우수관의 구분이 없는 열악한 상태에서 밀려든 빗물과 하수가 함께 역류해 상수관을 오염시켜 시민 보건위생에 직접적이며 심각한 위협이 됐으며, 급기야 집집마다 물탱크에 소독약을 넣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민들이 수인성 전염병으로 고통받았다. 은행 전산망 마비로 일체의 금융거래가 중단됐으며 증권거래 정지 여파로 인도 경제는 이틀간 마비됐다. 중심가와 외곽을 연결하는 주요 간선도로는 침수 후 방치된 차량들로 가득했고, 뭄바이항과 내륙을 연결하는 동맥인 뭄바이-뿌네 고속도로는 산사태로 인해 통제됐으며, 차트라파티 시바지 국제공항은 활주로와 착륙유도장치 침수로 개항 이래 최초로 30시간 이상 폐쇄되기에 이르렀다. 500만 명의 휴대전화 가입자와 수백만 개의 전화회선을 포함해 주 전체 유무선 통신이 어려움을 겪었다. 6만 대의 차량이 침수 피해와 운행 중단을 겪었으며, 인터넷 불통까지 그 피해는 줄잡아 최소 1억 달러로 집계됐고, 주정부는 철저한 원인규명과 함께 하수관 정비 및 우수관 신설 등 도시기초인프라 부문에 막대한 예산 투입을 약속하는 등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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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이 흘러 뭄바이 시민들의 아픔과 충격에 대한 기억이 바쁜 일상에 가려질 무렵인 2017년 8월 29일 오후, 기습폭우로 반쯤 잠긴 차 안에서 2년차 인도 주재원이 직접 경험한 인도 도시 기초인프라의 현실은 12년 전 기사 내용과 달라진 것이 없었고, 2017년 현재 인구 2200만 명의 거대도시인 뭄바이는 또 다시 '가라앉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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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최첨단 빌딩과 우마차의 공존 속 숨은 기회 
 
뭄바이의 고민은 다른 도시의 경우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경기도 분당이라고 할 수 있는 있는 뉴델리 인근 하르야나주 구르가온시는 1950년대 창립한 인도 최대의 부동산개발그룹인 DLF가 주도해 최근까지 조성 중인 신도시로 수도 뉴델리와 연접하며 금융, 전기, 전자, 건설 등 대부분의 한국 기업과 다국적 기업의 현지법인, 합작투자 및 합자회사들이 위치해 있어 델리와 더불어 우리 교민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체계적인 도시계획에 따른 도시라고는 하지만 필지별로 민간에 매각 후 개발된 화려하고 정돈된 단지 및 빌딩 내부와는 달리 등기부 상 사유지의 정확한 경계인 단지 입구만 벗어나면 비포장에 비만 오면 진흙탕이 돼 곤혹스러운 경우가 다반사이다. 자연스레 수인성 전염병과 뎅기, 말라리아 등 한국에서는 어느덧 잊혀졌거나 생소한 질병들이 매년 반복된다. 인도와 차도는 구분이 어렵고, 우마차가 1차선을 넘나들며, 교통신호와 차선도 드물게 있으나 거의 지켜지지 않는다. '왜 이럴까?'라는 의구심에 대한 해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배수시설, 오수처리, 도로, 인도, 전기, 통신 등 기초 도시인프라가 절대 부족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또 하나의 의문이 생긴다. '왜 기초 도시인프라가 부족할까?' 무엇보다도 우선, 인도 근 현대사를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인도는 지난 세기 오랜 영국의 식민 통치와 그로부터의 독립, 뿌리깊은 카스트 잔재, 힌두교도와 이슬람교도의 종교적 갈등과 그 이해에 기인한 파키스탄 분리 독립 등 주변국과의 영토 분쟁 등을 겪어오면서 이제 국제사회에서 '제3세계의 맹주'로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인도가 이러한 근현대사의 숨가쁜 흐름 속에 인도만의 질서와 방식으로 꾸준히 발전해 왔다고는 하나,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정치적으로 소위 '세계 최대의 민주주의 국가'를 이룩했음에도 급속한 도시화 및 인구의 도시집중을 감당할 중장기적 도시개발 정책과 재원 마련 노력은 우선 순위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이를 해소할 정책적 의지와 재원의 확보 및 국민 개개인의 의식 개혁과 지지를 이끌어 낼 강력한 리더십의 부재가 의문과 해답의 출발점임을 깨닫게 됐다.
 
둘째로 인도는 정부 혹은 공공부문이 주도적으로 건설한 대규모 계획도시가 드물며 대부분 거대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가 주도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시계획에 따른 도로, 철도, 교통, 학교, 병원 등 도시 기초 기반시설은 무조건 정부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하자면, DLF와 같은 민간 도시개발업자 주도의 대규모 신도시개발 추진 시에도 도시기반시설의 설치는 정부의 몫으로 치부하는 것이 정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바, 민간 거대 도시개발업자가 개발이익은 향유하면서도 인프라는 외면하는 기현상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100대 스마트시티와 한-인 정부 간 협력
  
이러한 정치 경제적 난제 속에 집권한 모디 정부는 출범 직후인 2014년 5월 야심 찬 '100대 스마트시티 조성 정책'을 발표했다. 2015년 5월 모디 총리의 방한 시 양국 정상 간 주요 의제로 논의한 결과, 스마트시티를 포함한 한-인도 인프라 협력을 위해 총 100억 달러(EDCF 10억 달러, 수출금융 90억 달러) 규모의 정책금융 지원에 합의했으며 공동선언문에 반영 및 발표했다. 모디 정부와 집권 여당(BJP)은 정책적 구호만으로 그칠 것이라는 야당의 공세 속에서 2015년 6월 '스마트시티 가이드라인'을 공표하고 구체적 추진목표, 구조, 재원확보, 추진절차, 외자유치 방안 등 중앙정부 차원의 지침을 수립했다. 또한 스마트시티 챌린지 프로그램을 통해 지자체가 주민의견 수렴결과를 바탕으로 수립 신청한 스마트시티 제안서에 대한 우선착수지원사업 선정 및 중앙 대 지방 1:1 매칭 베이스 재원 지원을 추진 중이다. 
  
핵심은 재원과 지속가능성, 해답은 한국식 공공주도의 신도시 개발
 
모디 정부는 스마트시티 챌린지 프로그램 결과 선정된 우선 착수대상 20개 도시(추가 도시 선정 중)에 대해 ① 권역별 개발, 기존도시 스마트 인프라 개선, 재개발, 신도시 개발의 4개 축으로 추진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1:1 매칭베이스로 지원코자 하는 예산의 규모가 너무 작아 컨설팅 비용을 치르면 사업비 조달이 어렵다는 야당의 공세와 함께, 기존 도심에 대한 권역별 개발 및 스마트요소기술 보급 및 개선사업에 대한 사업성 확보 어려움 등 지속가능성 문제에 봉착했다. 예를 들어, 와이파이 보급, 공공서비스 전산화, 스마트CCTV, 방범, 교통 모니터링 등 공공부문에 대한 스마트요소기술 보급은 설치와 이행 및 관리에 대한 소요재원 측면에서 지속가능성 확보가 곤란하다고 판단한 민간기업들이 진출을 재고하는 실정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바로 이점에 주목했다. '그렇다면 인도가 한국으로부터 필요로 하는 지속가능한 도시개발을 위한 핵심적 대안은 무엇일까?'라는 근본적 의문에 대해 공사는 지난 50년 동안 국내에서 수행한 다양한 신도시개발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2016년 '지속가능한 인도스마트시티 도시개발을 위한 재무구조 및 전략(안)'을 수립하고 인도 정부 및 지자체와 2년 넘게 쉼없이 협의해 왔으며, 그 결과 인도 중앙정부 및 주정부의 한국과의 협력의지는 매우 진지하며 적극적으로 변화했다. 현재 우선착수 프로젝트에 대한 양국 정책당국의 협의를 남겨 놓고 있다. 추진 전략의 핵심은 ① 공동시행자 지위확보, 도심지 주변 양호한 부지 확보, 용도별 부지 용적 극대화 및 도시계획 수립, 도시 기초공공인프라 설치(양국 합의 정책금융 등 활용), 부지 개발간 레버리징을 통한 가치상승 분 등 막대한 개발이익 공공부문 흡수, 필지별 민간 매각을 통해 현지 및 국내 민간 개발사 상생 유도, 국가 대 국가사업 통한 코리안 콘텐츠(공공발주 대지조성 및 건축, 엔지니어링, IT, 자재, 장비, 유지 및 보수 분야 등)에 대한 우리 기업 타이드 요건 관철, ⑧ 개발이익 양국 공공 환수 및 차기 스마트시티사업 재투자가 그것이다. 이를 통해 인도 정부와 지자체는 만성적 주거난과 도시집중 문제의 해결을 위한 실질적이고 정책적인 노하우 및 재원을 확보할 수 있으며 우리 정부와 기업들은 새로운 건설, 토목, 엔지니어링 등 신규 거대시장의 확보를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우리 기업의 참여 
 
지난 2015년 7월 국토교통부 국장급 방인단 참여를 시작으로 인도 스마트시티 경쟁에 합류한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인도 국가건설공사(NBCC) 및 마하라쉬트라주 정부와 '스마트시티 및 인프라 협력을 위한 전략적 양해각서' 등 6건의 도시개발을 위한 기본 협력 양해각서를 채결했고, 마하라쉬트라주 소재 국공유지 및 양호한 민간보유부지(그린필드)를 중심으로 한 한국식 신도시 개발을 추진 중이다. 정부 대 정부 간 정책사업을 디자인하기 위해 인도 외교부, 도시개발부, 재무부, 현지 수출입은행, 마하라쉬트라 주정부, 총리실, 지자체 및 우리 공관과의 협조를 추진했고, 마침내 지난 6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정기총회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아룬 자이틀리 재무장관과 김동연 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직접 한인도 대외경제협력기금 기본협정에 서명했으며, 양국 수출입은행 간 인프라협력 양해각서도 채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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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차이나 인도, 우리 기업의 미래 
 
 
현재 인도 스마트시티 시장은 한국, 미국, 영국, 싱가포르,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 등 도시개발 선진국들의 각축장이 된지 오래이다. 미국은 상무부를 중심으로 국제개발처(USAID)를 통한 주택 및 도시개발 전문인력 육성 등에 대한 자금을 지원하는 대신, 거점 지자체별로 인도 스마트시티 IT, 컨설팅 및 프로젝트 메니지먼트 분야의 자국기업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영국도 고등판무관실을 중심으로 현지 IT, 교육 및 의료 분야 지원사업 참여 등을 통해 자국기업의 인도 시장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일본은 일본 국제협력단(JAICA)를 중심으로 30여 년이 넘는 기간동안 추진 해 온 공적개발원조 및 공공인프라 컨설팅 자금지원사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델리-뭄바이산업회랑(DMIC) 내 일본 산업단지 및 배후 도시 건설, 뭄바이-아흐메다바드 고속철 건설사업에 일본 아베 총리가 직접 나서서 적극지원하고 있다. 한편, 도시국가인 싱가포르는 안드라프라데시주 신행정수도 건설을 위한 마스터플랜 수립 협력사업을 완료했으며, 대지조성 및 필지별 매각 토지에 대한 개발 참여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싱가포르 정부는 인도 정부와의 정부대정부 협력사업 추진의 일환으로 싱가포르 건설산업개발위원회(CIDB)가 주축이 돼 델리 동쪽 90km 인근에 위치한 가르 무크테시와르 종교-첨단기술 생태 스마트시티의 개발계획을 수립해 환경영향평가 등을 위해 인도 정부당국과 지속 협의 중이다. 인도와의 영토분쟁을 겪은 중국도 최근 도클람 등에서 발생한 대치상황과 관련해 9월 BRICS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 정상이 직접 만난 뒤 상호 철군을 결정함으로써 경제적 실리와 군사적 명분확보를 꾀하는 등 기존 양국의 군사, 경제 및 교역관계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했다. 이를 통해 중국은 일대일로 등 역내 전략적 핵심 인프라 프로젝트에 대한 협조 등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각국 정부는 인도 스마트시티 및 인프라 협력에 적극적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열악한 교통, 주거, 통신, 근린 시설 등 도시 기반시설의 부재는 곧 거대 소비시장이 자리한 '인도'에 그 소비의 근간이 될 대규모 도시개발 시장이 존재함을 의미한다. 즉 스마트시티 및 인프라 협력은 인도 도시개발시장 선점을 위한 것이며 이는 결국 자국 기업의 일감 확보이자 경제, 외교, 군사 및 문화적 실리추구를 위한 출발점을 의미하는 것이다.
 
준비된 자가 승리하는 인도 - 우리 기업이 준비해야 할 점
  
인도 주재원으로 쉼없이 달려온 지 2년이 가까워 오는 지금, 한때 주재원의 무덤이라고까지 불렸던 이곳 인도에서 근무해 온 기간은 한국에서 5년 이상 근무한 시간만큼이나 많은 경험과 좌절, 실망과 희망을 함께 안겨주었다. '인도는 원래 그래', '인도 사람은 믿을 수가 없어'라는 귀에 익히 익은 표현들에 대해서는 한편으로는 동의하지만 한편으로는 틀리다 라고 생각한다. 좀 더 말하자면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이며 '코끼리 다리 만지기'라고 말하고 싶다.
 
인도의 법제는 복잡하고 정교하며 체계적이다. 반대로 중앙정부의 법령을 뒤집는 주정부 법령이 실효적으로 존재한다. 공무원들은 컴퓨터보다 책상에 쌓아 둔 큼직한 서류 뭉치에서 더 빨리, 정확하게 자료를 찾아낸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 속에서 인도인의 시간이 다르게 존재한다는 것은 분명하다라는 것을 느꼈고, 그 관계 속에서의 시간, 시간 속에서 약속의 의미를 현지에서 즉시 깨닫기란 분명 쉬운 일은 아님을 경험했다. 이점에서 인도 주재원인 필자를 포함해 인도에 진출했거나, 향후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우리 기업과 정부, 공공기관 모두 인도라는 거대한 나라와 국민을 움직이게 하는 그들만의 정서와 질서를 이해하고 존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인도의 거대 스마트시티 및 인프라 시장의 진출을 희망하는 우리 엔지니어링, 토목, 건설 등 업계는 스마트시티 가이드라인 및 인도 기업법에 따른 현지 법인설립이 반드시 필요하며, 양국 정책협력사업의 결실이 맺어질 시기에 이르러 법인 설립 등을 검토한다면 이미 기회는 없다고도 할 수 있다. 기업법에 따른 현지 진출형태에 대한 검토와 기업활동에 수반되는 분야별 제 세제에 대한 사전 분석도 필수이다. 특히 최근 단행된 통합단일간접세제(GST)의 영향요인에 대한 분석이 필요함은 물론이다. 지분참여 혹은 직접투자 관련 인도 외환법령(FEMA)에 대한 숙지가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견실한 현지 업체와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중장기적인 리스크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 이 원고는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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