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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일본의 특허심사 현황과 일본 특허출원의 이점
2017-11-28 일본 도쿄무역관 이세경




유광희 이토국제특허사무소 변리사


오늘날 지식재산권(이하 '지재권')의 활용은 기업 경영에 필수 요소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글로벌 경영의 시대에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속지주의가 적용되는 법 체계 하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각 나라에 적절한 권리 확보를 해 놓는 것이다. 이러한 사업 환경의 변화에 따라 각국의 기업은 앞다투어 자사 보유 기술의 권리화에 관심을 기울이게 돼, 바야흐로 지구촌은 연간 400만 특허출원(실용신안 포함)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세는 중국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증가가 큰 요인으로 볼 수 있으나, 국제적으로 지식재산(이하 '지재') 제도의 운용에 영향력이 큰 기존의 선진국에서도 시시각각 변하는 지재 환경에 따라 각국 특허청의 정책 등은 변화하기 마련인 바, 본 칼럼에서는 일본 특허출원 심사의 현황을 중심으로 한 일본의 지재 환경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우선 일본 특허청에 연간 출원되는 특허출원의 총 건수는 최근 수년간 조금씩 감소 경향에 있다. 이는 일본 국내 기업에서도, 최근 한국의 일부 대기업에서의 움직임과 마찬가지로, 양보다는 질을 추구하고, 활용성이 적은 권리화는 가급적 배제하는 내부 정책에 따라 사내 심사가 강화된 결과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외국 출원인의 일본 출원으로 관점을 돌려 본다면, 2008년 세계 금융 위기(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인해 일시적으로 10% 이상 감소했으나, 그 직후부터 완만히 상승해 2014년경부터는 금융 위기 이전의 연간 약 6만 건 수준으로  회복됐음을 알 수 있다. 즉, 전체 출원의 수로는 일본 출원의 다수를 점하는 일본 국내 기업들의 정책 변화로 인해 감소 경향인 것으로 나타나지만, 실질적으로 일본 시장 또는 일본의 지재 환경이 결코 후퇴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하에서는 일본 특허출원의 심사, 신기술에 대한 대처 노력 등 최근의 일본 지재 환경에 대해 통계 자료를 중심으로 구체적으로 살펴 보도록 하겠다.


일본 특허청의 심사 속도


일본 특허청은 2004년, 당시 평균 26개월까지 걸리던 심사 기간(심사청구 후 1차 심사결과가 나오기까지의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자 'FA(First Action) 11'이라는 10년짜리 목표를 설정했다. 이러한 목표는 심사 기간을 평균 11개월로 단축한다는 것으로 당시의 심사 속도를 생각한다면 대단히 급격한 것이었으나, 이후 계획적으로 임기제 심사관의 증원 및 선행기술 조사기관의 확충 등을 통해 목표대로 2013년 FA 11(11개월 만에 1차 심사결과)을 달성했다. 나아가 그 후로도 심사 기간은 꾸준히 단축돼, 최근에는 심사청구 후 평균 9.5개월 만에 심사 결과를 받아볼 수 있게 됐다. 이는 유럽 특허청(ESR 발행 기준)과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준의 심사 속도로, 출원인에게는 크게 매력적인 부분이라 할 것이다.


마찬가지의 맥락에서 권리화(특허결정)될 때까지 소요되는 총 기간으로 살펴 보더라도, 일본 특허청은 평균 15개월(2015년)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준을 보여 준다.


일본 특허청의 특허 결정률


과거 50% 언저리(2008년 50.2%)에 머물던 특허 결정률은 매년 꾸준히 상승해 75%를 상회하는 수준(2016년 75.8%)에 이르게 됐다. 이 역시 2015년 이후로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치에 해당한다. 또한 일단 거절이 되더라도 그 후의 심사 절차인 심사 전치 및 거절결정불복심판에서의 특허 결정률이 83.0%(2016년)에 달해, 거절 결정을 받은 후의 대응에서도 출원인에게 대단히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바, 이는 타국과 비교할 때 더욱 차별화되는 면이라 할 수 있다.


한 때 한국의 많은 출원인으로부터 '일본 특허청의 심사는 까다롭다', '지나치게 세세하다'라고 고충을 토로하는 분들을 많이 봐 왔으나, 상기의 심사 기간과 특허 결정률이 보여 주듯이 이는 완전히 과거의 이야기라 할 것이다. 오히려 심사관 인터뷰 등에 있어, 절차적으로는 전화나 팩스 등으로 언제라도 부담없이 컨택할 수 있으며 내용적으로도 상당히 실질적인 의견 교환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일본 등록특허의 생존률 및 권리행사


특허 결정을 받아 특허권을 확보했다 하더라도, 오늘날처럼 뺏고 빼앗기는 지재 전쟁의 시대에, 보유한 특허권을 아무 문제없이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고는 단정할 수 없다. 부실한 특허를 배제하기 위한 이의신청, 무효심판 등에 의해 경업자는 해당 특허권의 무력화를 시도하기 때문이다.


일본에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보다 간이한 절차로 부실 특허를 배제하기 위한 이의신청 제도가 있다. 그러나 2015년 도입된 이 제도에 의해 특허권이 취소되는 경우는 10% 미만이다(2016년 7.8%). 또한 무효심판의 경우에도 일부 무효를 포함하더라도 무효율은 25.1%(2016년)에 불과하다.


침해자에 대한 권리행사로서 침해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에도, 피고는 방어 행위로서 무효심판을 청구해 해당 특허권의 무력화에 나서는 경우가 많으나 결과적으로 침해 소송이 제기된 사건에서 해당 특허권이 무효로 되는 경우는 17%(2014~2015년)에 불과하다. 침해 소송 자체의 승패에서는 44%가 특허권자에게 유리한 판결이었으나, 일본의 경우 막상 소송이 제기되더라도 타국에 비해 화해·중재·조정 등 소송외 해결에 의해 결론지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이 부분까지 포함시키면 실제로 특허권자에게 유리한 결과는 50%를 훨씬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상으로부터, 일본에서 일단 권리를 확보해 두면 권리 생존률이 대단히 높으며, 권리행사를 할 때에도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확률이 높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결과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으나, 양질의 심사를 거쳐 등록된 일본의 특허권에는 부실 특허가 적다는 것을 의미하며, 나아가 권리 행사에 유리한 강한 권리로 형성되는 경우가 많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4차 산업 혁명 등 신기술 관련


인류의 경제적 성장이 한계에 봉착한 시대에, 가까운 미래에 전면적으로 우리 생활에 스며들게 될 4차 산업 혁명의 융합 기술이 새로운 산업의 추동 엔진으로서 각광받고 있다. 이에 선진국을 중심으로 각국에서는 지재권의 측면에서 어떠한 제도, 규범, 인프라를 만들 것인지, 예상되는 케이스에 대해 미리 대비하는 움직임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일본 특허청에서는 발빠르게 작년 11월에 IoT 관련 기술 출원에 대한 구체적 심사예를 담은 심사기준을 마련한 데 이어, 올해 3월에는 AI, 3D 프린터 등의 사례를 보강한 개정판을 발행했다. 또한 올해 4월에는 세계 최초로 50인 규모의 IoT 전문 심사팀을 발족시켜, 각 기술분야에 대해 횡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경험을 축적해 IoT 융합 기술에 대한 고품질의 심사를 도모하고 있다.


널리 거론되는 바와 같이, IoT 관련 기술 출원은 앞으로 확대 일로를 걸을 것이 확실하다. 이는 실제로 일본 특허청의 출원 통계로부터도 이미 확인되고 있다. 즉, 2000년대 초반의 ICT(정보통신기술) 버블기 이후 급감했던BM(Business Model) 발명이 IoT 관련 기술의 빅뱅에 대비하려는 듯 2011년을 저점으로 바닥을 치고 상승 추세로 반전됐다는 점이다. 이는 BM 발명이 IoT 관련 기술의 주요한 발현 형태라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또한 고무적인 것은, 일본 특허청에서의 BM 발명 특허 결정률이 앞서 언급한 ICT 버블기 이후 꾸준하고도 급격하게 상승해, 2000년의 약 10%에서 2012년에는 약 70%에까지 이르렀다는 점이다. 이것은 같은 시기 일본 특허청의 특허 결정률 자체가 상승한 점이 큰 이유이겠지만 일반적으로 BM 발명의 경우, 발명의 성립성 여부와 명세서 및 청구범위에 효과적으로 기재하기 어려운 점 등으로 인해 타 분야에 비해 특허 결정률이 낮은 점을 고려하면, 2012년 당시의 전체 특허 결정률(66.8%)을 오히려 상회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BM 발명의 특성상, 일본에서는 2002년부터 프로그램 자체에 대해 저작물뿐 아니라 특허로도 등록받을 수 있게 돼 비즈니스 모델의 로직을 그대로 권리화할 수 있다는 점이 상당 부분 작용한 결과인 것으로 풀이된다(한국의 경우, 2014년부터 '기록매체에 저장된 프로그램'에 한해 가능).


미래 사회의 총아로 불리는 IoT, AI, 3D 프린터, 클라우드, 모바일, Fintech 등 4차 산업 혁명 관련 신기술로써 국제 사회에서 경쟁해 나가려는 기업의 입장에서, 이와 같이 신기술 분야에 대한 일본 특허청의 철저한 심사 시스템 구축, 제도적‧법적‧실무적 환경은 상당히 주목할 만한 것이라 생각된다.


결어


이상 살펴본 바와 같이, 이웃 나라 일본에서는 종래에 알려진대로 기술 자체의 수준 또는 특허 명세서의 품질뿐 아니라 특허 심사에 관한 제반 환경, 특히 미래의 산업 지도를 좌우할 4차 산업 혁명 관련 신기술에 있어서도 특허 친화적인 제도적, 정책적 콘텐츠를 전면적으로 갖추어 나가고 있다.


부언하면, 우리나라와는 동일한 표준 시간을 사용할 정도로 지리적으로 가깝고, 다른 먼 나라에 비해 문화적‧언어적으로 소통하기 용이하며, 무엇보다 특허를 비롯한 지재권 전반의 제도 및 법률적 토대가 흡사한데다가 강점인 기술 분야가 서로 중복돼 한국 기업의 주력 기술에 대해 많은 심사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는 점, 나아가 시의 적절하게 미래 신기술에 관련된 지재 인프라를 구축‧선도하려 한다는 점에서, 우리 기업에 일본 출원에 대한 보다 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활용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우리 기업이 일본에서 사업을 전개할 때에 경업자에 대한 우위 확보를 위해 기존의 패턴대로 일본 출원을 검토할 필요가 있음은 물론, 글로벌적 관점에서 초기에 보다 양질의 심사 서비스를 제공받아 튼튼하고 강한 특허를 조기에 형상화해 나가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로써 결국 비용과 시간 면에서 효율적이면서도 질적으로 우수한 특허를 각국에서 확보할 수 있는 묘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IoT 등의 신분야 융합 기술에 대해 일본에 제1국 출원을 하거나 또는 일본 특허청에 국제조사를 청구하는 등 발상의 변화를 모색해 볼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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