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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기고] 슬기로운 집콕 생활로 변화하는 일본
  • 직원기고
  • 일본
  • 나고야무역관 김동환
  • 2020-06-15
  • 출처 : KOTRA

김지혜 과장, KOTRA 나고야무역관


일본에서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하던 2월 말, 퇴근길에 들른 슈퍼마켓에는 두루마리 휴지가 있어야 할 선반이 텅 비어 있었다. 사재기로 인해 재고가 떨어졌다는 말을 듣자 눈앞이 캄캄해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생필품의 공급은 원래대로 돌아왔으나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심이 일본인의 일상생활 속에도 깊숙이 침투했음을 알 수 있는 순간이었다.


가장 먼저 변화의 직격탄을 맞은 것은 외식 업계였다. 야키니쿠전문점 등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식당에서 밥을 먹는 것이 위험하다는 인식이 지역사회에 확산됐기 때문이었다. 나고야는 전통적으로 외식을 매우 좋아하는 지역인데도 올 3월에는 외식 관련 가구당 지출이 전년 대비 32.6%나 줄어들었다. 4~5월에는 일본에 전국적으로 긴급사태가 선언되면서 대부분의 음식점이 임시 휴업 혹은 단축 영업을 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상황은 더욱 악화됐을 것으로 보인다.


긴급사태가 해제된 지금은 음식점들이 다시 문을 열기 시작했지만 사람들은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모양이다. 대신 식당에서만 먹을 수 있었던 음식을 집에서도 쉽고 편하게 만들 수 있도록 해주는 꼬치구이기기, 소형 바비큐그릴, 휴대용 인덕션 등의 주방기구가 주목받고 있다.


한국의 한 중소기업이 개발한 조리기기가 현지 방송에서 소개되는 일도 있었다. 자동으로 재료를 골고루 익혀주는 이 제품은 식사 준비를 하면서도 멀티태스킹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본 주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처럼 ‘집밥’, ‘집술’의 빈도가 늘어나면서 식품업계에서는 가정용 제품의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학교의 온라인수업, 회사의 재택근무 등으로 인해 가족이 집에서 함께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 탓도 크다. 밀가루제품을 판매하는 한 일본 기업의 경우 팬케이크믹스, 파스타면, 튀김가루 등이 평소 대비 5배나 더 팔렸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이던 몇 달 전에 수천번을 저어서 만드는 ‘달고나 커피’가 유행한 적이 있는데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가정용 주류시장의 성장세도 특이하다. 일본의 한 주류회사의 경우 올해 4월 업소용 병맥주의 판매는 지난해보다 80% 줄어든 데에 비해 일반소비자용으로 출시한 신제품은 크게 히트를 쳤다. 또한 일본의 20~30대에서는 친구들과 영상통화를 켜놓은 채 각자 집에서 술을 마시는 ‘온라인 술자리’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을 정도로 변화가 없다” 일본에서 주재원으로 생활을 하면서 자주 듣는 이야기다. 보수적이고 변화를 싫어하기 때문에 일본 시장은 유달리 진입장벽이 높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잔잔한 물과 같았던 일본 사회가 코로나19라는 빙산을 맞닥뜨리면서 큰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누구도 예측할 수 없어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가깝고도 먼 나라인 일본과 더 가까워질 기회인지도 모른다.


출처 : 헤럴드경제  「글로벌 insight」

http://biz.heraldcorp.com/view.php?ud=20200615000597&ACE_SEARCH=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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