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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중국에 진출한 의류 벤더기업이 전하는 코로나19 극복 전략
  • 외부전문가 기고
  • 중국
  • 항저우무역관
  • 2020-09-29
  • 출처 : KOTRA

(주)피케이패션  신용호 대표

 

전 세계로 번져 나간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하늘 길은 여전히 꽉 막혀있다. 아직도 수많은 사람들이 중국에 입국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8월부터 중국의 비자 신청 자격 요건이 완화가 되어 기업인들이나 주재원 가족들은 일부 중국 입국이 허용 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유학생이나 중소기업들의 출장 차 중국 입국은 쉽지가 않은 상황이다.  현지에서 비자 연장 신청을 통해 오랜 기간 거주해온 주변 교민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비자 연장과 체류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일부는 적시에 비자 연장이 어려워 급여 수령에 어려움이 생긴 경우도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생긴 어려움은 이러한 기본적인 체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비즈니스 환경 악화로 인한 경영난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가까운 주위만 둘러 보아도 섬유 수출 벤더, 의류 수출 벤더 구분 없이 기존 주문량의 50% 이상 줄었다고 하는 업체가 대부분이다. 한국의 원단 수출 벤더들이 많이 몰려 있는 항저우 바로 옆 원단 도시 커차오(柯桥)에서는 소리 없이 폐업하는 기업들이 많이 늘었다. 과거 2008년도에 칭다오(青岛), 다롄(大连)쪽 기업들이 경영 악화로 인해 야반 도주 하는 사례가 많았는데, 2020년에 이와 유사한 양상이 다시금 보이고 있다.  중국의 로컬 원단 수출 업체들은 전 세계  수요 위축에 대응하기 위해 발 빠르게 중국 내수 시장으로 전환을 하고 있지만, 현지에서 경쟁 중인 한국 업체들은 중국 내수시장 개발이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인적 네트워크나 외화 결제 구조 등 다양한 부분에 있어 외자 기업은 로컬기업 대비 비교열위 일 수 밖에 없다. 

이런 불황 속에서 얼마 전 방문 했던 중국 이우(义乌)의 한 요가복 생산 공장은 코로나의 어려움을 당연시했던 나의 생각을 부끄럽게 만들었다. 해당 기업은 거의 매일 미국향으로 컨테이너 한 대 물량씩 출고가 되는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었다. 모두가 불황인 상황속에서도 해당 공장은 수주가 넘쳐 다른 추가 주문을 받을 여유가 없다고 하였다. 출고 되는 옷감의 스타일을 보니 신축성이 좋은 소재로 tie-dye(타이다이) 기법를 가미했음에도, 기본 원단 가격 정도 밖에 안되어 보이는 공급 가격으로 수출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초기에는 겨우 몇 천장 수준의 소량 주문만 받던 것이 이제는 수 백만장 단위로 주문이 진행이 되고 있었다.


코로나 때문에 비즈니스가 어려운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내가 참 부끄러웠던 순간이었다.  위기 상황 속에서 과거부터 이어온 프로세스와 관념에 함몰되어 변화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재빨리 새로운 시장 질서를 파악해 이를 선제적으로 준비하는 이들은 현재의 위기를 기회로 잡아가고 있었다. 그렇다면 현 상황에서 의류 수출 벤더들이 생존 할 수 있는 시장질서의 변화는 어떤 것이 있을까? 

 

첫째로 기존의 거래선이 오프라인을 위주로 하는 브랜드들이었다면 빨리 온라인 사업에 중점을 둔 바이어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아무래도 오프라인에 기반을 둔 브랜드들은 요즘 주문이 안정적일 수가 없다. 때문에 내가 운영하고 있는 의류 공장도 기존에 유럽의 큰 브랜드에만 치중했던 거래선을 한국과 중국의 온라인 바이어쪽으로 방향을 잡아 새롭게 개발해 나가고 있다.

둘째로 새로운 바이어를 개발하는 방법이었던 해외 전시회는 더 이상 참가가 어려워진 상황이니, 공략하고자 하는 시장에 가장 적합한 온라인 전시회를 적극 활용해 보는 방법이다. 그동안 오프라인 전시회를 참석하기 위해서는 많은 경비가 지출이 되었는데, 이제는 저렴한 경비로 보다 많은 온라인 전시회에 참여를 해서 더 효율적인 바이어 개발할 수 있게 되었다. 보다 적극적으로 온라인 전시회의 정보를 찾아 선점을 해야 할 것 같다.

 셋째로는 장기적으로 이 위기 속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최대한 경비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예전에는 큰 사무실과 쇼룸을 만들어 바이어의 방문 시에 눈으로 직접 보여 주는 시스템을 택했다고 하면, 이제는 작은 usb속에 아름다운 쇼룸과 각종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제작하여 온라인으로 얼마든지 소개를 할 수 있다. 동시에 사무실 임대료를 최소화 하고, 사무실에 고정 출퇴근 을 하는 정규직 고용 시스템에서 벗어나 유연한 재택 근무와 함께 프리랜서나 조직에서 독립해 홀로 일하는 새로운 개념의 ‘인디펜던트 워커’ 를 적극 활용해서 고정적인 인건비 지출 줄이고 좀 더 유연성 있는 고용 환경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존에는 특정 기업이 홀로 모든 시스템을 갖춰 진행하던 디자인, 생산 관리, 영업관리의 시스템에서 탈피하여, 보다 전문화된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사업 부문을 간소화하고 가격이나 서비스 제고에 보다 주력해야 할 것이다. 업체 간 콜라보의 영역에는 디자이너, 원단 업체, 부자재 업체, 중국 생산 공장, 그리고 우리 같은 의류 수출 벤더과 한 팀이 되어 서로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고 본다.  이렇게 강력해진 팀워크가 시너지를 발휘하면 중국 내수시장 개발도 큰 장애물은 아닐 거라고 생각을 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 회장은 코로나19가 내년 말 쯤 종식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만 잘 버텨 보자던 의지에 금을 가게 하는 어두운 전망이 나오고 있어 또 다시 내년 시장이 걱정 된다.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은 비단 나뿐만 아니라  동종 의류 업계 전체가 겪는 문제이다. 한편으로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생존하는 기업에게는 또 다른 미래가 펼쳐질 것이라고 기대가 된다. 과거 한국 의류 생산기업에서 재직하던 시절부터 한국의 의류 수출은 끊임없는 고난의 길 속에서도 어떻게든 살아 남기 위해 시스템에 적응해 가면서 생존을 해왔다.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 많은 한국의 의류 업체들이 나름의 존재감으로 시장에서 역할을 다해주고 있다.


“牛生馬死”, 헤엄을 두 배나 잘 치는 말은 물살을 거슬러 올라 가다가 힘이 빠져 익사를 하고 헤엄에 둔한 소는 물살에 편승해서 조금씩 강가로 나와 목숨을 건진다고 한다. 조그마한 중소기업이라 자금적으로도 조직적으로도 이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는 벗어 나기가 쉽지는 않다. 그래도 포기 하지 않고 뒤로 쳐지면서도 조금씩 위에서 얘기한 방법들을 하나씩 찾아서 진행을 해 가다 보면 언젠가는 끝날 코로나19의 마지막 끝자락에서도 스스로가 가진 의류 수출 30년 경력을 지속적으로 이어 나갈 수 있는 길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그때까지는 하루에도 몇 번씩 찾아 오는 폐업의 마음을 다잡으면서 다시 비상할 꿈을 꿔 본다.  


* 이 원고는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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