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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에티오피아의 새로운 이해와 투자진출 방향
  • 외부전문가 기고
  • 에티오피아
  • 아디스아바바무역관 조은범
  • 2020-06-10
  • 출처 : KOTRA

임문홍 차관 자문관

에티오피아 과학고등교육부


본인은 한국 대기업에서의 오랜 해외사업 진출 및 운영 업무, 중국(북경)에서의 주재원 생활, 그리고 이후 현재에도 지속되고 있는 에티오피아에서의 7년간 공직생활(아디스아바바대공대, 과학고등교육부)을 통해, 에티오피아 투자환경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진출 방향에 대한 생생한 조언을 드리고자 한다. 다른 기회에서는 7년간의 현지 경험을 바탕으로 ‘에티오피아의 새로운 이해와 조기정착 가이드라인’이라는 지침서도 이러한 배경에서 작성하여 배포한 바 있다.

 

1. 한국 투자진출업체의 시행착오와 에티오피아에 대한 새로운 이해

 

에티오피아에는 현재 봉제/의류업체(신텍스, BM, 영원), 건설(대우), 철강제조(EKOS), 자동차조립(현대/기아), 진단키트 생산(Access Bio) 등 업체들이 적지 않게 투자진출해 있기도 하고, 가발 제조, 건설 등 이미 철수한 업체들도 있다. 대다수 업체들이 저렴한 노동력과 큰 성장잠재력을 믿고 투자 진출했지만, 실제 운영 상황은 생각보다 쉽지가 않고 시행 착오가 많은 셈이다. 그 부분을 먼저 잘 짚어볼 필요가 있다.

 

많은 한국인들이 에티오피아 진출을 할 때, 현지 근로자들의 업무에 대한 집중도, 속도, 자존심, 애사심 등 에티오피아의 문화, 관습들이 생각보다 매우 다름을 발견한다. 많은 한국진출기업들이 이러한 사전 인식이 없이 진출하여, 지금도 운영상 많은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필자는 중국과 에티오피아에서 오랜 현장 경험이 있는데, 이렇게 정리해서 조언한다.


“중국인은 70% 이상 미국인이라고 생각하시면 되며, 에티오피아인은 한국의 60년대말/70년대초반 한국인으로 보시면 된다”. 에티오피아는 연장자, 남존여비, 교육열, 자존심, 외형주의 등 많은 부분이 이전 한국인들과 닮았다. 한편, 강한 개인주의(Individualism), 이슬람 병행(40% 정도), 강한 인종(Race) 구분, 이러한 것들은 한국과 참 다른 것이다. 가난한 에티오피아인이 ‘자존심이 매우 세다’라는 점이 매우 의아할 것이다. 많은 한국인들이 모르고 있는 사실이지만, 에티오피아인들은 자신을 ‘솔로몬, 시바’의 후손으로 굳게 믿고 있으며, 로마 다음으로 기독교를 국교로 하였으며(에티오피아는 전세계에서 가장 종교적인 국가로 평가된다), 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식민지배를 받지 않고 이를 물리쳤으며, 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고유 문자 및 자국어(암하릭)을 가지고 있다. 흑인(Black)이라는 말을 아주 싫어하며, 브라운(Brown) 컬러 인종이라고 자부한다. 사실 에티오피아인은 흑인(Negro족)이 아니라, 셈족(코카코스인종)에 해당된다. 한국식으로 공개적으로 고함치고, 손가락짓하고 하면, 불편한 관계가 1년이상 오래 가고, 결국 조직 운영도 잘 안되고, 버티기 어려운 상황까지 가기도 한다.

 

왜 이렇게 일처리가 느리고, 대충 하냐고 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이것도 잘 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가 1996년 중국에 처음 갔을 때, 중국인을 ‘만만디(늦다)’ 한마디로 평가하였다. 과연 그런 것인가. 에티오피아도 마찬가지이다. 이들은 이전 20년 정도의 사회주의 사고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자기 실익’에 관계가 있는 경우, 한국인들보다 더 빠르게 움직이고 집착한다. 에티오피아 운전사를 보면, 이들이 얼마나 급하고, 운전 실력이 있는지 잘 알 수 있다. 그런데, 자기 실익과 관련이 없다 싶으면, Nege(내일), Nege(내일) 하면서 어떤 식으로던 한 달이상 끄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두가지 모습이 상존해 있다고 보면 된다.

 

이러한 에티오피아인의 속성들을 모르고, 한국식 대로 기업 및 조직 운영 및 대외관계 하다가, 갈등이 일어나고, 본의 아니게 소모적인 분쟁을 겪게 되고, 결국 철수하는 경우도 보게 된다. 한국도 그렇지만, ‘인간 경영’이 제대로 안되면 모든 것이 힘들어진다. 그래서, 에티오피아인 들을 제대로 이해해야 하고, 또한 현지화도 필요한 것이다. 중국 업체들이 에티오피아에는 상당히 많이 투자 진출해 있는데, 현지근로자들을 무시하고, 현지 언어를 배울 생각도 하지 않는 등의 문제로 현지인과의 ‘갈등’이 심각한 수준이다. 겉으로는 중국업체들이 많은 공사를 진행하고 많은 기여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에티오피아인에게 중국인은 ‘경제적 식민지’ 우려와 ‘자존심 손상’, ‘문화 갈등’ 등으로 오히려 비난을 받는 대상이 되어있다.

 

또다른 문제는, 여기 외환사정 문제를 신중하게 생각하지 않고 진출하는 것이다. 에티오피아는 수출형 제조업을 적극 유치하고는 있으나, 아직까지 매년 70~80억 달러의 경상수지 적자인 상태이다. 대표 수출품목인 커피 수입 대금이 들어오는 5~6월, 9~10월 기간 이외에는 은행 외환 송금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이 문제 때문에 대부분 한국 업체들이 큰 곤란을 겪고 있고, 철수하는 업체도 생겨난다. 에티오피아 판매시장은 성장하고 충분히 수요도 있으나, 외화 부족으로 인하여 원재료 조달이 적시에 이루어지지 못하여 제조 공장을 돌리지 못 하는 경우도 많다. 외화 문제에 대해 보다 철저한 사전 조사, 분석이 있어야 하며, 수출 강화 등 사전에 대응책 준비가 충분히 있어야 시행착오가 최소화될 것이다.

 

정치 리스크를 우려하는 일부 기업도 있으나, 에티오피아의 가장 큰 장점은 두 대표적 종교인 에티오피아정교와 이슬람교간 분쟁이 없는 것이다. 종족(Race)간 잠재적 갈등 문제가 있지만, 오랜 역사가 내전까지 가지 않을 것으로 증명한다. 에티오피아인들은 항상 종족간 갈등이 있어 왔으나, 극단적으로 국가를 붕괴시킬수 있는 내전까지는 가지 않는 국민성이 있다고 스스로 이야기한다. 아비 수상의 노벨평화상 수상과 함께 미국, EU, 중동, 중국 등 국제적인 외교력이 강화되어, 향후 내전이나 대외 전쟁의 발생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판단된다.

 

2. 에티오피아의 새로운 성장 기회

 

현지 투자진출에서 예상치 않은 어려움들도 많으나,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새로운 성장 기회도 소개해 드리고자 한다.

 

우선, 아프리카는 현재의 13억 인구에서 2050년에는 20억 인구로 증가하여, 현재의 중국, 인도 인구를 훨씬 상회하게 될 것이다. 아프리카는 청년층이 60%나 되어 젊은 소비층이 많은 대륙으로 주목된다. 특히 2019년 5월 아프리카(역내)자유무역지역(AFCFTA) 창설(55개국)로 장기적으로 EU와 같은 새로운 단일 시장이 생길 것이다. 에티오피아도 현재 인구 1억명 이상으로 인구가 젊은 층 중심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에티오피아에 투자진출하게 되면, 사하라사막 이남에만 적용되는 AGOA(Africa Growth Opportunity Act), 그리고 EBA(Everything But

ms)를 활용할 수 있는 것도 큰 지역적 장점이다. 미국 및 구주에 의류, 금속, 농업제품 등을 수출할 때 무관세 적용을 받는다.

 

에티오피아는 또한 아프리카연맹(AU)의 의장국으로서, 아프리카지역 허브항공으로서 중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프리카연맹은 에티오피아 최후의 황제(셀라시에)에 의해 주창된 것으로,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에 아프리카연맹 본부가 있다. 아프리카연맹 본부가 있는 관계로 UN, 세계은행(WB) 등 세계기관과 EU, 각국 대사관, NGO 단체들이 모두 모여 있다. 아디스아바바 인구가 500여만명인데, 외국인상주(유동)인구가 40여만명에 달한다고 한다(그 중 중국인은 10여만명). 아디스아바바는 세계에서 외국인상주(유동)인구가 네 번째로 큰 국제도시로 알려져 있다.

 

에티오피아에는 원유 생산이 예상되는 5~6개의 유전지역들이 있는데, 현재는 그중 한 개 유전을 이미 중국업체가 개발하고 있고, UAE 정부도 상당 투자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에티오피아는 유전개발국가가 되고, 경상수지도 상당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에티오피아는 아직 증권거래시장이 없다. 아프리카에는 10개 이상의 국가들이 이미 증권시장이 있는데, 에티오피아는 현재 준비 중으로 수년내 설립이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에티오피아에 증권거래소가 설립되면, 구주, 미국, 중국 등으로 부터 투자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는, 노동력에 대한 평가이다. 이 부분은 많은 전문가들 사이에 항상 논쟁이 있으나, 긍정적으로 판단할 부분도 있다. 우선, 일반 제조공장 단순 직공의 월평균급여는 아직도 1,500~2,000 ETB (44~59 USD) 수준이며, 대졸 초임은 3,000~3,500 ETB (88~103 USD) 내외로 베트남에 비해서도 50% 이하로 아직 확실한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에티오피아 월급여 수준(2020년)

제조업일반

단순직공

중간관리자

G.Manager

Director급

ETB (Birr)

1,500~2,000

4,000~6,000

10,000~15,000

20,000 이상

USD

               44~59

118~176

294~441

580 이상

(비교/참조)

정부말단직

정부팀장급

정부Director급

차관보급

ETB (Birr)

1,000~1,500

4,000~6,000

10,000~15,000

20,000 이상

USD

29~44

118~176

294~441

580 이상

    1 USD = 34 ETB(Birr), 2020.5월 현재시점.

개인소득이 10,000 Birr 이상이면 개인소득세율이 35%로 매우 높은 편임.

 

다만, 아직 에티오피아 제조업 노동생산성은 베트남의 30% 수준 밖에 안되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체계적인 Training 시스템과 Incentive 시스템이 있으면 베트남의 60% 이상으로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진출 기업 들은 기대하고 있다. 중간관리층 부족 문제도

심각한 수준이지만, 주요대학 공대 출신의 잠재적인 역량을 잘 개발하면 조기 문제 해결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참고로

에티오피아 Addis Ababa 대학 공대(AAiT) 5%내 상위권 학생 30명 이상이 한국 KAIST에 학부/석사 과정에 전액 장학생으로 공부하고 있는데, 대부분이 학업을 잘 수행하고 있다. 에티오피아 톱클래스 학생들은 한국 과학고 출신 학생 들 못 지 않게 매우 우수한 학업 역량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어떤 국가의 국민성이나 노동생산성을 검토할 때, 근면/성실, 인내심, 교육열, 손재주, 창의성, 개방성, 민족성을 고려해 볼 수 있는데, 에티오피아 노동력의 가장 큰 장점은 교육열이며, 그 나머지 항목은 중간 수준으로 평가된다.


 

3. 한국업체 투자진출 방향 및 마침말

 

이상에서 보듯이, 에티오피아 투자 진출은 예상되는 애로사항과 기회가 공존한다. 노동력의 장단점도 뚜렷한 편이다. 일단 에티오피아로 진출하기로 했다면, 현지에서 어떻게 제대로 운영할 것인지가 최대 관건이다. 마지막으로, 한국 업체 투자진출 방향과 관련하여, 몇가지 조언을 드리고자 한다.

 

1) 에티오피아 문화, 관습, 특성에 대한 이해가 충분히 되어야 하며, 경영, 운영상의 현지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중요하다. 대부분의 외자진출업체들이 이 문제 때문에 상당한 시행착오와 시련을 겪는다. 제안 드리는 방안은 가능하다면 기업 내에서 에티오피아 현지 지역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이다. 현지 문화, 관습의 이해와 현지 암하릭어까지 능통하게 하는 지역전문가 또는 경영관리자가 있으면 최선이다. 자체 양성이 어려우면, 양국 문화, 관습을 잘아는 한국인 현지경영전문가나 한국을 잘 아는 현지인 운영관리자를 채용, 양성하는 것도 방법이다.

 

2) 현지 외환사정 문제를 사전히 면밀히 파악하고 대책을 가져야 한다. 어떻게든 외환 문제는 해결되겠지 생각하다가는 큰 어려움이 올 수 있다. 중국에서처럼 내수와 함께 수출을 병행하는 전략이 가장 좋다고 볼 수 있다.

 

3) 아프리카 역내 시장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진출 전략이 매우 요구된다. 에티오피아를 단순히 대미국, 구주 수출기지, 내수시장으로만 보지 말고, 아프리카무역공동체에 대응한 역내 수출기지로 검토, 운영하는 것이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4) 아비 집권 이후 에티오피아 공기업의 민영화가 빠르게 추진되고 있다. 에티오피아의 독점국영통신기업인 Ethiopia Telecom의 민영화 추진과 함께, 별도 2개의 통신회사도 추가가 되는데, 금년 하반기 중 국내외 민간업체의 공모가 진행될 예정이다. 에티오피아항공 등 많은 국영 기업 들도 민영화가 준비, 진행되고 있는데, 한국 기업 들이 이에 보다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5) 에티오피아내 신규 사업 개발도 준비하자. 에티오피아, 아프리카에 특화된 원재료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공산품(세라믹, 특수 철강, 바이오의약품 등을 현지 소싱, 개발하면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또한, 로컬 통신 네트웍, 모바일인터넷 등을 활용한 현지 온라인 사업(에티오피아 네이버, 온라인해외인재채용 등)도 큰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한국 IT회사가 개발한 ‘아게르냐(Agerigna)’가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원래 에티오피아인들은 모바일로는 암하릭어 타이핑이 안되었는데, 2011년 에티오피아인들이 모바일로도 ‘암하릭’ 언어를 타이핑할 수 있도록, 모바일 키보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성격의 Agerigna가 출시되었다. 한국IT기업이 한국 대학에 유학 중이던 에티오피안 대학생들을 채용하여 이를 개발하였는데, 크게 성공하였다. 출시 이래 매일 약 6만 명의 페이지 뷰를 기록하고 매일 암하릭언어 키보드를 1천명 이상이 다운로드 하고 있다. 2019년에는 18백만명 이상의 방문을 기록하였고, 금년에도 계속 방문자가 증가하고 있다.

 

5) 삼성전자, LG, 현대/기아자동차, CJ, 바이오/제약회사 등 한국의 유력 대기업들도 아프리카 역내시장 확대 전략을 가지고 지금이라도 조기 진출을 검토, 추진하였으면 한다. 이미 상당분야에서 중국이 시장을 선점한 상태이나, 아프리카 각국가에서 브랜드 입지가 굳건하지 않아, 차별화된 제품과 마케팅 전략을 가지고 들어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베트남에서처럼 수출과 내수를 병행하면, 에티오피아경제 및 외환사정에도 크게 기여하게 되고, 국민 기업이 될 수 있다.

 

에티오피아에는 앞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체계적인 Training 시스템과 Incentive 제도 운영, 사전의 철저한 대비로 이를 극복할 수 있으며, 노동생산성이 향상되면, 아프리카에서 가장 높은 성장을 구가하는 유망 신흥국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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