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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때를 기다리는 러시아 비즈니스
  • 외부전문가 기고
  • 러시아연방
  • 상트페테르부르크무역관
  • 2020-01-06
  • 출처 : KOTRA

정천호 Rucotec 대표, OKTA 상트페테르부르크지회 지회장

 

 

 

  “때를 기다리는 러시아 비즈니스”

 

같은 나라 사람이 같은 말을 해도 어려운 것이 비즈니스 협상입니다. 하물며 국적이 다르고 언어가 다르고 문화가 다른 사람끼리 사업을 하고자 벌이는 협상이 쉽게 이뤄질 리 없습니다. 저 역시 러시아 진출 초기에는 물론이고 지금도 가끔 말실수나 러시아를 경시하는 행동과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실수를 줄이기 위해 유의해야 할 점 중 하나는 바로 각 사업 분야별로 한국이 앞선 부분이 많이 있지만 가만히 내면을 들여다보면 러시아가 한국보다 앞선 부분이 더 많을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생각이 있어야 러시아 파트너와의 비즈니스 관계에서 겸손함을 보일 수 있고 신뢰한다는 태도를 드러낼 수 있을 것입니다. 


러시아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자존심이 매우 강한 편이어서 우리가 먼저 많이 아는 척을 하는 것을 조심해야 합니다. 그리고 비즈니스 석상에서 대충 대화하고 “그냥” 적당히 베푼다는 인식을 주는 것은 결코 좋지 않습니다. 이왕이면 러시아 파트너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고 긍지를 세워주며 관련 이야기를 경청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을 통해 어느 정도 신뢰가 쌓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면 러시아 측도 이쪽이 겸손한 태도로 배려하고 있다는 사실에 고마워하며, 점점 신뢰하게 됩니다. 한국인들이 흔히 하는 실수는 상대방의 얘기를 잘 경청하지 않는 것입니다. 만약 자신의 이야기만 집중적으로 하고 본인이 듣고 싶고 하고 싶은 이야기만 하는 경우에는 러시아 파트너와의 비즈니스 진행 시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이 생길 것입니다.


러시아 비즈니스에 매우 중요한 것은 기다려주는 것입니다. 기다리는 것만 잘 할 수 있어도 사업이 순조로울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비즈니스 파트너의 마음을 사고 러시아인과 친하게 지내려면 그들의 생활 습관과 문화를 충분히 이해하고 알아둬야 할 것입니다. 저는 20년 가까운 기간 동안 러시아에 살며 러시아에서의 비즈니스 성공을 꿈꾸는 많은 한국 분들을 봤습니다. 그러나 한국적인 특성이라고도 할 수 있는 “빨리빨리”에 따른 조급함으로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습니다. 러시아에서 사업을 하면서 “빨리빨리”만 너무 강조하고 파트너의 마음을 사는 것이 쉽지 않고  사업이 결국 100 100패 할 것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러시아 비즈니스 특징을 고려해 볼 때 첫 만남에서 사업의 가시적인 결과를 기대해서 안 됩니다. 러시아는 처음 만난 자리에서 절대로 핵심 내용을 오픈하지 않습니다. 주로 가벼운 이야기나 원론적인 이야기를 하면서 상대방을 탐색합니다. 러시아와 비즈니스를 진행하다 보면 어떤 사업인지 큰 틀에서 개략적으로 빨리 파악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바로 사업에 대한 디테일을 논의하고자 할 때 러시아 파트너 측이 준비되지 않은 상황이 부지기수입니다. 러시아는 비즈니스 시작에서 실행까지 소요시간이 긴 특징이 있으니 충분히 고려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일을 진행해야 합니다.

 

러시아 비즈니스 성공의 출발점은 러시아 파트너에게 신뢰를 보여줘서 그들이 정보를 오픈하게 하는 것입니다. 러시아 측 상대방과 사업 방향이나 아이디어를 공유해주고 함께 기획하며 자료를 준비하고 피드백을 정성껏 하는 등 신뢰하고 있다는 표현 및 행동을 보여줘야 합니다우리 입장에서 볼 때 파트너가 경험없고 부족해보여도 그 지역에서 리더급에 속하므로 러시아 비즈니스 파트너에게 강한 믿음을 줘야 할 것입니다예전처럼 보드카로 비즈니스 파트너를 친구들처럼 만들고 선물로 상대방을 잡는 비즈니스 시대는 이제 지났습니다. 이제는 러시아 파트너의 자존심을 지켜주며 무한한 신뢰를 보여주며 비즈니스 기반을 만들어야 합니다.

 

러시아가 시장 경제를 표방한 지도 30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시장 경제가 자리 잡은 만큼 마찬가지로 예전의 상거래 방식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더 현대적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비즈니스의 성공의 첫걸음은 러시아 파트너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충분히 듣고 또 귀 기울이는 것입니다. 그리고 러시아 시장에 맞게 사업을 기획하고 러시아의 특성에 맞게 시간을 두고 천천히 현지 비즈니스에 접근해야 합니다. 때를 기다리는 적절한 기다림을 통해 많은 시행착오와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 해당 원고는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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