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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제약 분야 유럽시장 진출 경험담
  • 외부전문가 기고
  • 독일
  • 함부르크무역관 육주희
  • 2019-12-23
  • 출처 : KOTRA

유동협(Dwight You), AqVida GmbH 생산 본부장

 



서두


본 글은 유럽 시장에 진출하려 하는 한국 회사들 특히 제약회사들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취지에서 작성한다. 글쓴이가 약 20년간 다양한 세계 제약산업을 경험하며,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제시하는 짧은 소견이다. 과거 한국 제약회사의 마케팅 및 판매 부장으로 유럽 시장 진출을 성공시킨 경험 그리고 현재 독일 제약회사의 생산 본부장으로서 한국 의약품을 유럽 시장에 성공적으로 들여온 경험이 이 글의 바탕이다.

 

개요


유럽 진출을 위해서는 여러가지 항목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전략적 마케팅(strategic marketing alliance), 가격경쟁력(competitive price), 허가(Regulatory) 서류와 절차의 이해 그리고 유럽 우수의약품 관리기준(Good Manufacturing Practice, GMP) 준수는 필수적으로 점검해야 하는 항목이며, 이 글에서 각각의 주제로 다룰 항목들임에 틀림없다. 각 항목의 준비기간은 모두 다른데 상호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어서 상황별로 적합한 운영이 필요하다. 그러나 글쓴이에게 묻는다면 이 중에서 유럽 시장을 진입 전에 점검해야 하는 가장 첫 항목은 생산공장의 유럽 GMP 준수(compliance)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유럽 GMP를 준수하지 못한다면 허가와 수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업자체를 시작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략적 마케팅


유럽 진출을 계획하는 많은 회사들이 유럽 시장은 한 개의 단일 시장이라고 오해하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전혀 그렇지 않다. 유럽은 27개 국가의 협력체이며, 국가의 수만큼 많은 언어와 문화를 가지고 있다. 그만큼 마케팅하기가 힘든 시장이라는 말이다. 법도 각 국가별로 차이가 많고 보험제도도 다르며, 제품 판매가격도 국가별로 천차만별이다. 심지어 독일의 경우, 16개주마다 보험제도를 조금씩 다르게 운영하고 있다. 그러므로 “유럽 시장 진입”이라는 목표를 세웠다면 유럽 각 국가별 시장조사를 통해 해당 제품의 수요가 있을지를 파악하고 수요가 있을 해당 국가에 대해 전문성을 가진 믿을 만한 거래처를 찾는 것이 급선무다. 유럽 제약회사를 인수하는 것도 방법이긴 하지만 처음부터 직접 진입하는 것을 추천하지 않는 것은 한국 정서와 다른 유럽내 특정 시장의 동향을 이해하고 파악하는 것이 힘들고 적절한 결정을 내리는 것은 더욱 힘들기 때문이다.


같이 일해본 경험이 있는 회사를 통해서 적합한 유럽회사를 추천 받거나 전문 컨설턴트를 통해 유럽 회사의 결정권자를 빨리 만나도록 하는 것이 시간을 단축함과 동시에 프로젝트에 추진력을 더하기 위한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믿을 만한 유럽 거래처를 만나는 것은 매우 긴 여정이 될 수 있다. 한 가지 방법으로는 유럽 내 관련 전시회를 참관하되 사전에 미리 많은 미팅을 예약하고 미팅하며, 꾸준히 네트워크를 넓혀가는 것을 추천한다. 모든 미팅을 단 한 번의 기회처럼 생각하고 임해야 할 것이다.

 

가격 경쟁력


유럽 진출을 계획하는 많은 회사들이 유럽 시장은 선진 시장이므로 가격이 높을 것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또한 오해다. 사실 정반대다. 유럽 5대 국가(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의 경우 의약품에 대한 수요가 높다보니 당연히 전 세계 회사에서 경쟁하러 온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가격은 한국 가격보다 훨씬 낮다. 약가를 기준으로 하면 큰 차이가 없어 보일지 모르나 한국 영업사원이 독일 병원에 가서 독일 의사를 만나 직접 마케팅을 할 수는 없으므로 이러한 직접 마케팅을 하는 거래처를 만나 B2B 사업을 하게 된다. 그러므로 대부분의 경우 유럽 거래처의 요청 가격이 한국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다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는 가격을 낮추려는 의도가 아니라 실제 형성된 시장가격이 낮기 때문이다.


더욱이 한국 회사들이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작은 한국 시장의 규모에 맞춰 배치사이즈가 개발됐기 때문에 유닛당 생산단가에서 밀리기 때문이다. 유럽은 인건비가 비싸서 고정비가 많이 들것이라는 생각은 바로 깨시기 바란다. 글쓴이의 회사가 소유한 항암주사제 공장은 고학력자의 품질부서 인원이 많지만 생산설비의 자동화를 통해 생산인원을 줄여서 비슷한 규모의 한국 공장에 비해 인건비에 큰 차이가 없다. 또한, 시골에 위치한 공장의 경우 독일 신입 생산직 인원의 연봉은 동일한 기준의 한국 생산직 인원의 연봉에 비해 비슷하고, 심지어 더 낮은 경우도 있다.


시장에 맞는 생산 최적화와 알맞은 배치사이즈를 개발해 유닛당 가격 경쟁력을 높이지 않는다면 견적 단계에서부터 유럽 시장의 높은 벽을 만나게 될 것이다. 글쓴이의 경험상 유럽과 미국 시장은 수요가 많아 공장의 capacity를 채우기에 좋고 이를 통한 고정비 분산이 다른 고가 소량 시장에서의 이익폭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오기에 좋은 시장이라 하겠다.

 

허가서류와 허가절차의 이해


유럽 허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허가서류의 요구사항과 허가절차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면 개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수도 있다. 글쓴이는 비EU국가에서 개발한 제품이 허가서류의 요구사항을 충족하지 못해 공정 밸리데이션(process validation, PV)과 추가 실험을 다시 실시하는 경우를 여러 번 경험했다. 이는 추가 생산 비용과 개발 비용을 초래하며, 이 추가 비용이 큰 경우에는 허가 자체를 포기하기도 한다. 허가를 포기한다는 것은 시장을 포기한다는 것과 동일한 의미이다.


허가절차의 이해는 전략적인 결정을 내리는데 필수이다. 유럽의 허가절차는 centralized procedure과 de-centralized procedure로 나뉜다. Centralized procedure는 유럽의약품청(EMA)를 통해 신청하며, EU 모든 국가에 동시에 적용되는 절차이다. Decentralized procedure는 EU 내 한 국가의 식약청(reference member state, RMS)을 통해 신청하는 절차이며, 이 절차에는 다른 EU국가(concerned member state, CMS)를 추가하도록 요청할 수도 있어서 거래처가 원하는 국가만을 선별해 허가를 진행할 수 있다. 허가 비용도 어떤 절차를 선택하는가에 따라 수억 원 단위의 차이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복잡한 허가서류의 요구사항과 허가절차의 이해가 적절한 사업결정을 이끌어낸다. 그러므로 유럽 허가 경험이 없다면 허가서류의 gap을 확인하고 어떤 절차가 적합한지, 어떤 국가를 RMS로 선정할 것인지 등을 결정하기 위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것을 추천한다. 한국에도 이제 유럽 허가 경험자들이 늘고 있다. 또한 유럽 거래처를 선정할 때 허가팀이 있거나 허가 경험이 있는 회사를 선택해 도움을 받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유럽 GMP 준수 확인


가격 경쟁력이 있고 허가서류가 잘 준비돼 있다면 계약 전의 마지막 단계로 유럽 거래처에서는 GMP 감사자(auditor)를 보내 생산공장이 유럽 GMP 인증(certification)을 받을 수 있는 수준인지 감사(audit)하게 된다. 글쓴이의 주 업무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이미 유럽 GMP 인증이 있다고 하더라도 감사를 보낸다. 유럽의약품청(EMA)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유럽 회사가 주기적으로 원료의약품과 의약품의 생산공장을 방문 감사하도록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유럽 GMP 인증이 가능한지, sustainable한 공급이 가능한지 확인한다.

한국과 유럽의 GMP체계의 큰 차이점 중의 하나는 한국은 품목별 GMP를 인정하는 반면 유럽은 품목별 GMP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유럽 GMP는 한 공장에서 생산되는 모든 제품에 단일 GMP를 적용하는 것을 요구한다. 대부분의 한국 제약공장은 한국 시장을 위해 때로는 수백 개의 품목을 연간 생산하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 공장의 유럽 GMP 인증을 위해서는 유럽진출용 제품만이 아니라 해당 공장에서 생산되는 모든 제품을 유럽 GMP에 맞는 품질시스템과 공정관리시스템을 적용해 운영해야 하며, 이러한 모든 작업을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는 뜻이다. 엄청난 추가 업무가 부가된다는 뜻이며, 인원 충원이 필요하게 되고, 이는 고정비 증가로 연결된다.


유럽에서는 각 제품의 독성에 따라 생산설비를 분리하도록 요구하며, 공용으로 사용되는 설비에 대해서는 세척 밸리데이션(cleaning validation, CV)을 요구한다. 수백 개의 품목에 대해 적당한 세척방법을 실험을 통해 확립하는 것도 그리고 세척이 완료됐음을 확인하는 세척 밸리데이션을 실시하는 것도 하루 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기에 어떤 회사는 몇 개의 선진국(유럽, 미국 등)용 제품을 선별해 전용 공장을 따로 건설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 유럽 GMP를 준수하는 것은 훨씬 수월해지고 유럽 GMP 인증 가능성도 올라간다.


그러나 공장을 신규 건설하는 것은 엄청난 비용이 드는 작업이며, 이 투자를 회수하기 위한 계획이 제대로 검증돼 있어야 한다. 가격 경쟁력 부분에서 언급했듯이 유럽 시장의 가격은 capacity를 채우기에 적절한 시장이며, 이익율이 낮아서 투자비 회수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시장이다. 그래서 섣부른 결정으로 신규 공장을 지었다가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해 고정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공장을 닫는 경우도 본 적이 있다.


그러므로 유럽 시장에서 요구하는 제품의 품질 수준과 규격 그리고 이를 포괄하는 유럽 GMP를 제대로 이해해야 하고 유럽 GMP와의 gap을 확인해 생산설비, 생산공정, 품질시스템 등이 이를 만족하는지 사전에 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 확인절차는 거래처를 발굴한 후에 거래처의 GMP 감사를 받으면서 알게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유럽 GMP 수준과의 gap이 너무 커서 거래처를 아예 놓치는 경우도 있다.


유럽 GMP 인증을 받는다는 것은 단순히 유럽 시장 진입에만 활용 가능한 것이 아니다. 동남아에서는 허가 및 가격설정에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해주고 일부 MENA지역에서는 실사(inspection)를 면제 받을 수 있기도 하며, 국내에서 해당 회사의 주가 상승을 불러오기도 하는 등 여러 방면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유럽 시장 진출 경험담을 바탕으로 전략 수립에 필요한 점검사항을 위와 같이 간단히 나열하며 설명했다. 유럽 시장 진출 전략 수립을 위해서는 마케팅, 생산, 허가, 품질 간의 꾸준한 정보 공유가 필수이며 위 어느 한 부분도 모자라는 부분이 없어야 가능하다. 어느 시장이든지 진입하려는 시장에서 요구되는 제품의 품질, 가격, 허가, GMP수준을 확인하고 사전에 gap analysis를 충실히 하는 것이 그 시장에서의 성공여부를 좌우한다는 것은 보편적인 진리이기에 제대로 적용하고 준비하기 바라며, 짧게 쓴 글이 조금이나마 유럽 시장 진출 준비에 도움이 됐기 바란다.

 


※ 이 원고는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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