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희 사원 MTG

3년간 준비한 외무고시를 포기하고 취업전선 뛰어들다.

외국어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영어를 비롯해 제2외국어능력을 기를 수 있었고 대학생이 돼 자연스레 외교관의 꿈을 가지게 됐습니다. 복수전공도 하며 충실히 학교 생활을 보냈지만 외무고시 준비를 위해 부득이 오랫동안 휴학하게 돼 졸업은 남들보다 늦어졌습니다. 3년간 준비했지만 끝내 고배를 마시고 외무고시가 2013년 6월 폐지됐습니다. 스스로를 다독일 틈없이 취업전선에 뛰어들었지만 이미 다른 취업준비생보다 나이는 많고 정보는 부족했습니다.

최종 면접까지 보고도 불합격 통보 받기를 여러 번. 명문대라는 타이틀, 수준급의 영어, 중어, 일어 능력을 갖추고 복수전공까지 하며 경쟁력을 키웠다고 생각했지만 한국 취업시장은 좁고 높았습니다. 자신감과 자존감이 많이 떨어졌지만 동시에 지금까지 공부해왔던 지식들을 활용하고 4개 국어를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활용하는데 있어 굳이 한국 취업 시장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취업성공 노하우 첫 번째, 정보의 홍수 속 양질 정보 얻기

 해외 취업 정보는 다양한 국가, 기업만큼이나 정보가 넘쳐났습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양질의 정보, 활용할 만한 정보를 선별적으로 얻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가장 먼저 SNS, 네이버카페, 다음카페 등을 통해 전체적인 취업준비 과정과 정보를 파악했습니다. 이런 수단은 가장 최신 정보를 얻거나 같은 취업 준비생 입장에서 궁금한 것들을 정리할 수 있었지만 실제와 다른 주관적 판단도 섞여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대학 홈페이지 게시판 등에 올라오는 해외취업 정보와 월드잡(World JOB) 홈페이지 내 K-Move 일자리 공고 등을 참고했습니다.

자료: 월드잡플러스 홈페이지

채용 시스템은 국가마다 다른데 일본도 한국과 다른 점이 많아 무엇보다 정보 습득이 더욱 절실했습니다. 이렇게 축적한 정보는 잘 정리해뒀다가 필요한 때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 이력서 검토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기

한국의 경우 회사에 따라 이력서 작성 양식이 다르거나 인터넷으로 복사 붙여넣기를 할 수도 있지만 일본의 경우에는 요즘도 수기로 이력서를 쓰는 것이 정석입니다. 또 특이한 차이점은 한국의 짧은 직장 경력은 원하면 기재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일본은 3개월 다닌 직장 이력도 반드시 작성해야 합니다.

한국과는 다른 일본 이력서 양식

자료: 일본 워킹홀리데이협회

 완성도 높은 이력서 작성을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했습니다. 대학에 있는 외국인 친구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대학에서 운영하는 경험개발 센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또 대학교 도서관이나 글로벌 센터에 계시는 외국인 강사님으로부터 무료로 이력서 작문 첨삭 외에도 회화, 강의 내용 보충 설명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 시스템을 이용해 수업 없는 공강 시간에 이력서 첨삭, 면접에 대한 충고 등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세 번째, 모의면접으로 실전 대비, 잡페어에 적극 참가하여 취(업)뽀(개기)!   

대학 채용경력센터에서는 매주 모의 면접을 개최했는데 적극적으로 참가해 실전에서 가질 수 있는 두려움 등을 최대한 없애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한국에 거주하면서 일본 기업 면접을 보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지만 마이나비와 같은 일본 대형 리크루트사, 혹은 KOTRA 가 주최하는 취업박람회를 통해 기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 때 저의 언어적 강점을 살릴 수 있고 글로벌 시장과 접할 기회가 많은 해외영업 직종을 위주로 발전 가능성이 높은 회사를 선택해 면접을 봤습니다. 일본 채용 시스템 중 ‘내정’이라는 단계는 최종 면접까지 통과해 합격통보를 받게 되면 내정을 받고 몇 달 후 입사하게 됩니다. 단순히 면접을 연습 삼아 보는 것이 아닌 실제 이 회사에 입사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신중하게 기업을 선택했습니다.  

이력서와 마찬가지로 면접도 ‘솔직하게’ 볼 수 있게 노력했습니다. 여기서 솔직함은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되기 위해 꾸미려고 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자신의 약점까지도 솔직하게 수용하되 어떤 식으로 개선하고 고쳐나갈 것인지를 적극적으로 피력했습니다. 결론적으로 MTG라는 지금의 회사에 최종 합격했을 때 면접관으로부터 저의 장점은 ‘솔직함’이라는 코멘트를 받았습니다. 내가 가진 능력,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어필도 중요하지만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이고 이 회사와 어떤 점이 잘 맞는지 어필했던 것이 최종 선발에 큰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브랜드개발 기업 MTG에서 해외사업 개척 선두에 서다

 MTG라는 기업은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Refa(마사지 미용기기)와 SIXPAD(EMS 운동기구) 등의 브랜드를 개발한 일본 회사로 가수 마돈나와 축구 선수 호날두를 모델로 기용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1996년 설립돼 역사는 짧지만 현재 저를 포함해 1538명이 근무하는 성장이 빠른 기업으로 미국, 중국, 싱가포르, 대만, 영국 등에도 해외거점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입니다.

다양한 브랜드를 개발한 MTG

자료: MTG 홈페이지

저는 2017년 입사 후 2개월의 연수를 거치고 4개 국어가 가능하다는 점을 높이 평가받아 신입사원으로서는 최초로 글로벌 브랜드 사업본부에서 해외영업을 담당하게 됐습니다. 현재 맡고 있는 업무는 남아시아 신규 사업채널 개척과 전 세계 면세점 납품 확대인데 처음 입사했을 때는 여러가지 애로점이 많았습니다.

배치 후 한 달간은 필사적으로 해외사업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는데 집중했는데 한달 뒤, 사수가 미국법인으로 부임하게 돼 잘 모르는 업무를 온전히 혼자 책임지고 처리해야 했습니다.  또 일상생활에서는 지장이 없던 일어 능력도 공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데에는 불편함을 느끼는 등 힘든 점도 많았지만 이러한 과정들이 결과적으로 일을 빠르게 익히고 자주성을 기르는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외국인으로서 낯설고 불편한 일본생활, 알고 가야한다.

문화적으로 비슷한 점도 많지만 실제 생활을 하게 되면 낯선 것이 외국 생활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은 집을 계약할 때도 보증회사를 끼지 않으면 외국인은 계약할 수 없는 곳이 있었고 보증금 개념도 한국과 달리 2개월분의 월세를 보증금으로 내는데 돌려받을 수 없는 곳이 있어 계약서를 꼼꼼히 확인해야 했습니다. 인터넷 계약도 한국은 하루면 끝나는 반면 일본은 랜선이 건물 전체에 설치되지 않은 경우도 많아 시공까지 생각하면 한 달이 넘게 걸릴 수도 있었습니다. 인터넷 뱅킹도 주거래 은행이라 하더라도 타은행, 심지어 같은 은행 다른 지점 이체는 수수료가 많이 들고 계좌 개설도 오프라인으로 진행하는 경우 수수료를 지불해야 했습니다.

이러한 불편한 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보수집이 중요했습니다. 입사 전 한국에서 준비를 하며 회사 노무과의 도움을 받아 집 계약을 하고 건물 전체에 랜선이 배선된 물건을 알아봤습니다. 새로운 곳에 대한 두려움은 미리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활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줄일 수 있습니다. 현지에 도착해서 생각지 못한 일들이 발생했을 때 기존에 수집했던 정보들로 제2, 제3의 대안을 마련할 수도 있습니다.

해외취업을 희망하는 취준생 여러분들께

해외취업을 희망하는 분들은 모두 나름의 이유가 있어 이 길을 선택했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취업에 성공하더라도 현지에서 어려움도 겪고 차별을 당하기도 하며 일을 할 때 답답하기도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타지에서 홀로 생활하고 일을 하게 되면 깊은 외로움이 찾아옵니다. 그러나 저는 그 어려움을 다 감안하고도 해외에서 취업한 것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국내 생활보다 힘들지는 몰라도 그것을 극복했을 때 배울 수 있는 지식의 깊이와 자신이 성장한 정도는 어려움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고 생각합니다. 어렵고 힘들 때는 그것들을 극복했을 미래의 내 모습을 그려보면서 현재 주어진 시간과 정보를 적극적으로 이용해 해외취업에 성공하시기 바랍니다.

※ 해당 원고는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