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동연 컨설턴트 PriceWaterhouseCoopers(PWC)– Kuwait

dongyeon.koo@pwc.com

쿠웨이트의 세법은 타 국가들에 비해 비교적 간략한 편으로 다양한 시행령(Executive rule/Circular)들을 통해 적용된다. 이러한 시행령들은 쿠웨이트 내에서 사업을 수행하는 기업들의 수익모델 및 수익기반의 변화에 따라 자주 개정되는 편이다. 또한 기타 다수 국가들과 같이 시행령의 해석과 적용에는 명확하게 정해진 기준이 없기에 이는 쿠웨이트 과세관청(Kuwait Tax Authority(KTA))과 납세자 양측 모두에게 언제나 고민거리가 됐다.

해외에서 사업을 수행하는 기업들은 대체로 주재국의 세법과 이 세법의 주재국 내 적용이 자국에서의 상황에 미치는 영향에 언제나 촉각을 곤두세운다. 타 기업들이 으레 그러하듯 쿠웨이트 내에서 사업을 수행 중인 한국 업체들도 쿠웨이트 내에서의 법인세 적용과 이에 따른 한국에서의 영향에 큰 관심을 쏟는 편이다.

쿠웨이트 내 한국 업체들의 대다수가 EPC(설계 Engineering, 조달 Procurement, 시공 Construction) 프로젝트를 수주해 진행 중인데 이러한 EPC 프로젝트의 경우 보통 계약 기간이 4년 이상이며 세부화된 공정단계(마일스톤 Milestone)들의 완수와 자재 및 장비의 구매·조달에 긴 소요시간이 요구된다. 특히 다수 메가 프로젝트들의 경우 계약서에 지정된 기성 달성에 따라 발주처에 대금을 청구하게 되는 마일스톤 계약 방식을 채용하고 있다.

쿠웨이트 법인세 신고 및 세무조사 진행에는 몇 가지 주요 쟁점들이 있으나 그중 가장 어려운 작업 중 하나는 수익-비용 대응의 원칙(matching principle)에 따른 회계 처리로 즉 수익을 인식하는 해에 이를 창출하는데 소요된 비용을 동일한 회계연도에 인식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지 프로젝트의 복잡성, 계약서 상에 합의된 마일스톤 대금 청구 방식, 실제 작업 진행도, 하도급 업체와 공급 업체에의 대금 지급 시기, 하청 진행 상황 등 여러가지 변수와 고려사항들로 인해 각 해의 수익과 비용을 정확하게 대응시키는 것은 현지 세무 업무 중 언제나 가장 까다로운 작업 중 하나이다. 예를 들어 진행률과 관계없이 마일스톤 방식으로 인식해야 하는 매출과 진행률에 기반해 인식하는 외주비 원가를 매해 대응시켜야 하는 식이다.

현지 조세정책에는 수익과 비용을 최대한 정확하게 대응시킬 수 있도록 여러 가지 관행과 지침들이 준비돼 있으나 이는 여전히 KTA의 담당자들과 쿠웨이트 현지의 담당 회계사들이 다루기 쉽지만은 않은 과제다. 이는 사안 자체의 복잡성과 더불어 매해 달라지는 각 업체들의 상황과 추후 현지 시장의 변동 예측 등으로 인해 양측 모두 관련 사안들을 충분히 그리고 합리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쿠웨이트 과세관청은 각 해 회계연도의 기간을 정확하게 12개월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첫 번째와 마지막 회계연도는 제외), 계약 기간이 1년을 초과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대다수의 업체들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해마다 수익과 비용의 대응이라는 난제에 시달리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다수의 업체들은 아래와 같은 방법을 해결책으로 사용하고 있다:

•  → 각 해 매출의 전체 혹은 일부를 다음 해로 이월(Deferred Income)하거나, 혹은

•  → 각 해 비용의 전체 혹은 일부를 다음 해로 이월(이 경우 이월하는 비용에 대응하는 매출이 이후 연도에 인식·귀속될 경우에 해당하며 해당 원가 금액만 최대한 정확하게 산정 후 이월하는 것이 좋다, Work-in-Progress(WIP)) 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방법은 업체의 상황과 판단에 따라 동시에 함께 쓰이거나 혹은 각각 따로 쓰일 수 있다. 이월된 매출과 비용은 그에 대응하는 매출 혹은 비용이 합리적으로 인식되는 해까지 이월하다가 각 매출 및 비용이 대응되는 해에 함께 귀속시킨 다음 법인세 신고를 진행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최근 KTA 측에서 내세우고 있는 논점 중 하나는 업체가 신고한 매 해의 매출과 비용의 산정 방식의 타당성과 더불어 그 결과 신고된 매출 및 비용 금액의 정당성이다. KTA에서 제정한 시행령 중 일부가 상기 언급한 회계 처리 기준들을 규정하며 인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KTA는 쿠웨이트 현지에서 충실히 법인세 신고 및 납부 중인 업체들의 이월 매출과 비용에 대해 상당히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법인세 신고 첫해 이후의 연도들에 대해서는 더욱 공격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더불어 KTA는 요즘 들어 이전과는 변화된 또 다른 접근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대표적인 예시로 최근 KTA는 업체들에 각 해 실제로 발생한 원가에 대응하는 예상 수익을 그 해에 귀속해 신고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는데, 이 때 예상 수익을 비용보다 낮게 책정하는 것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 즉 이는 쿠웨이트 과세관청이 진행률에 기반한 법인세 신고를 거의 인정하지 않던 과거와는 다르게 오히려 작업 진행률에 기반한 수익과 비용의 인식을 장려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접근 방식의 변화는 2013년 제정된 시행령들의 적용 가능성과 3년간 이월할 수 있는 이월결손금의 인정 범위 등 최근 새로이 부각된 법인세법 관련 논리로 인해 이전보다 방어적으로 변한 KTA의 태도가 주된 원인으로 보이며, 이러한 이유로 최근 KTA는 높은 확률로 수익과 비용의 이월을 인정하려 하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매출 이월을 불인정 당한 경우의 사례를 살펴보자면 먼저 매출의 이월처리를 불인정(Rejection of deferred income)한 다음 이월을 불인정 당한 매출 금액을 해당 매출이 발생한 해로 끌어와 귀속시킨다. 그런 다음 이러한 매출액에 그 해 쿠웨이트 사업 관련 매출을 모두 신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페널티 적용 및 가산세를 부과하는 것이다. 이것은 현지 법인세법에 규정된 미신고 수익에 대한 페널티 적용 규정을 따른 것이다.

쿠웨이트에서 사업을 진행하는 한국 기업들은 지금까지와 같이 현 과세관청의 요구사항을 충족하고 법인세 관련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는 것과 더불어, 근래 새로이 떠오른 쟁점인 수익-비용의 대응을 되도록 정확하게 수행하는 것이 불필요한 처벌과 불이익을 피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최근 KTA는 국제 조세정책과 현지 시장의 변동에 따라 다양한 변화를 추구하는 추세이기에 이러한 복잡한 세무 관련 회계 절차 및 관례들과 현지 과세관청의 최근 동향을 충분히 이해하지 않고서는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다고 본다.

※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