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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일본에서 창업하기 생생경험담(下) 애로사항과 해결방안에 대해
2019-03-21 강민정 일본 도쿄무역관

강모희 일본대표 겸 CMO, 아이티앤베이직




3. 창업 애로사항 및 해결 방안

 

일본에서 회사를 설립하고 사업을 진행하는 데는 많은 난관과 불합리가 존재합니다. 특히, 현지 분위기나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초창기에는 이러한 요소들 때문에 시간과 비용을 소모하고 정상적인 업무 진행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 장에서는 사례와 함께 해결 방안을 제시하여 일본 사업을 계획하고 있는 분들께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


ㅇ 행정 지옥, 무한 반복의 함정


일본 관용구 중에 ‘ 巡り(도도메구리, どうどうめぐり)’라는 말이 있습니다. 원래는 신도나 승려가 기원을 하면서, 신사 또는 절의 둘레를 끊임없이 도는 의식을 가리키는 말인데, 여기서 비롯되어 같은 일을 계속하여 되풀이하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법인 설립과 부동산 계약, 비자 신청 등, 다양한 상황에서 이런 경험을 하게 됩니다.


법인 설립을 예로 들면, 법인 등기를 위해서는 사무실 계약서가 필요 사무실 계약을 위해서는 대표자(일본 법인)의 비자가 필요 비자를 신청하기 위해서는 법인 등기가 필요 ④ ①로 돌아감


개인 입장에서 본인이 거주할 집을 구할 때는 부동산 계약을 위해서는 일본 내 연락처(휴대폰)가 필요(한국 휴대폰 로밍은 불가)  휴대폰 개통을 위해서는 은행 계좌가 필요 은행 계좌 개설을 위해서는 집 주소가 필요 ④ ①로 돌아감


순환논리의 오류와 상통하는데, 막상 겪게 되면 정신이 아늑해지고 혼란스러워지기 마련이며, 그 과정에서 허비되는 시간 또한 아깝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제도란 허점이 있고 절차에도 빈틈이 있듯이 순환의 사슬을 끊는 방법 또한 존재하며, 하나만 해결하게 되면 나머지는 저절로 풀리게 됩니다. 아래 몇 가지 방법을 제시하도록 하겠습니다.


사무실 계약의 경우  위워크(WeWork), 31Ventures, Docks 최근 많이 생기고 있는 쉐어 오피스나 코웍 스페이스는 비교적 임대 계약 절차가 간소하며 기본적인 환경이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설립 초기에는 이를 활용하여 법인 등기를 진행하고, 매출이 발생한 이후 독립 사무실로 이전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다소 비용은 높은 편이지만, 대체로 도심 접근성이 좋고 설비와 회의실 등을 갖추고 있어서 편리합니다. , 대표자 비자 신청이 어렵다면 상대적으로 취득이 쉬운 기업 내 전근 비자를 발급받은 이후 경영 관리 비자로 전환하거나, 일본인 대표자를 취임하도록 하고 이후 보임할 수도 있습니다. 휴대폰 계약에 있어서도, 개통 심사가 엄격한 메이저 3(NTT Docomo, au, Softbank)보다 심사에 융통성이 있는 MVNO(Y!Mobile, UQ mobile, 라쿠텐 등)을 통해 개통하면 됩니다.


 WeWork 시부야(Iceberg)

 

자료원: https://www.wework.com/ja-JP/buildings/iceberg--tokyo


상기 예시 이외에도 행정과 절차의 나라답게 많은 난관에 봉착하게 되겠지만, 반드시 예외사항은 존재하기 마련이므로 다소 짜증은 나더라도 당황하지 말고 냉정하게 대처하시기 바랍니다.


ㅇ 초기 시장 진입을 위한 조언


국내에서 다년간의 업력을 보유하고 인지도가 높은 유망 기업이라도 일본에서는 무명 기업이며, 국내외의 고객과 사례를 다수 확보하고 있더라도 일본의 사례가 없다면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따라서 법인 설립 초기 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세 가지입니다.

 

먼저, 회사 및 제품 (서비스)의 공적인 인지도를 높이는 것입니다. 일본에서 잠재 고객이나 거래처와 처음 미팅을 하게 되면, 그들은 야후와 구글의 인터넷 검색을 통해 우리 회사의 홈페이지를 보고, 관련 보도 자료를 열람하여 회사의 신뢰도를 평가합니다. 만약 일본어 홈페이지가 없거나, 일본어가 이상하다면 회사에 대한 평가가 떨어지며, 반대로 일본어 홈페이지가 제대로 구성되어 있고 일본의 온라인 매체에서 관련 보도 자료가 노출되어 있으면 그만큼 신뢰도가 올라갑니다. 구체적인 방법을 조언드리자면, 보도 자료 송출 전문 서비스를 이용하여 정기/수시로 보도 자료를 작성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PRTIMESDreamNews 등의 서비스는 1~3만 엔 내외의 비용으로 보도 자료의 배포가 가능하며, 연계된 다양한 매체에서 기사로 올려줄 경우 포털 검색으로 노출되기 때문에 공신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정확한일본어로 홈페이지와 브로슈어, 팸플릿 등을 만드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종종 전문 번역가가 아닌 유학생이나 일본 체재 경험이 있는 한국인을 통해 번역하는데, 일본인이 보기엔 어색하거나 의미를 알 수 없는 표현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가급적이면 1차 번역을 유학생이나 내부 인력에게 맡기더라도 최종적으로는 일본인이나 전문 번역가에게 감수를 받아 주시기 바랍니다.


PRTIMES 메인 화면

자료원 : https://prtimes.jp/


두 번째는 현지의 파트너를 발굴하는 것입니다. 일본 생활을 오래 한 분들은 흔히 일본인과는 일정 이상 친해지기 어렵다거나 관계에 있어서 알 수 없는 벽을 느낀다는 말을 합니다. 일본인은 표면적으로는 매우 친절하고 부드러우며, 우호적으로 외국인을 대하지만, 기저에는 자국민과 자국 기업을 보다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외국 기업이 단독으로 일본에서 사업을 하고 성공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일본 내의 파트너를 발굴하여 협업하는 형태로 진행하는 케이스가 많습니다. 특히, 영업망과 고객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유력 업체와의 파트너십은 초기 연착륙에 큰 힘이 됩니다. 최근에는 일본의 대기업인 KDDI(무겐라보), Fujitsu(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 Softbank(이노베이션 프로그램), IBM(블루허브) 등에서 운영하는 엑셀러레이터를 통해 한국의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므로 여기에 신청하여 선정되면 그들의 영업망을 활용해 거래처나 파트너를 소개해 주며 지속적으로 관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은 업종, 분야별로 약 50개 이상 있으며, 자사의 특징이나 향후 전략 등에 부합하는 것을 선택하여 신청하면 됩니다.


KDDI 무겐라보 홈페이지

 

자료원: https://www.kddi.com/ventures/mugenlabo/


그리고 마지막으로 일본의 사례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해외의 사례는 일본에서 통용되지 않지만, 반대로 일본 국내의 고객, 활용 사례 등이 있다면 무엇보다 큰 신뢰도의 척도가 될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 요구되는 제품 및 서비스의 질적 수준은 매우 높고, 고객은 조금의 결함이나 오류에도 전체적인 품질이 나쁘다고 인식하기 때문에 이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리소스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한 번 받아들여지고 활용하기 시작하면 다른 고객을 유치하고 획득하기가 훨씬 수월하고, 계약을 체결한 거래처는 장기간 이를 유지하며 신뢰하게 됩니다. 이에 부합하는 전략으로 무상 제공 및 데모 체험, 프로모션 등을 통해 고객에게 무료 또는 저가로 제품 및 서비스를 공급하는 것은 매우 효과적이며, 그 대신 피드백을 받아 일본향으로 로컬라이즈를 한다거나, 도입 사례로서 타사 제안 및 마케팅 용도로 활용한다면 중장기적으로 비용을 상쇄할 수 있을 정도의 매출 효과가 발생하게 됩니다. 저희 또한 타깃 업종별 고객과 MOU를 체결하여 무상 제공을 진행하고 있으며, 홍보 및 마케팅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상기 세 가지, 즉 인지도를 높임과 동시에 파트너와 사례를 확보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일본 내 대형 전시회에서 자사의 부스를 운영하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평소에 접하기 힘든 타깃 고객과 직접 만날 수 있으며, 부스 참가 자체가 자사의 신뢰도를 높이는 증거 자료로 활용되기 때문에 다소 비용이 들더라도 참가를 권장합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지자체 등에서 해외 전시회 참가를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므로 관련 부처에 상담 및 신청하면 비용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일례로, Japan IT Week의 경우, 800개의 기업 부스가 전시되며, 3일간 약 9만 명이 방문하는 등 일본 최대의 IT 전시회입니다. 저희는 Japan IT week EDIX (교육 IT 솔루션 전시회)에 부스 참가를 통해 고객 및 파트너사를 발굴할 수 있었으며, MOU 체결 및 시범 도입, 판매대리점(리셀러) 계약까지 진행한 바 있습니다.


교육 IT솔루션 전시회(EDIX) 당사 부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