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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관 르포] 영업비밀 민사 소송 판례들로 살펴보는 뉴욕주의 영업비밀법
2019-03-08 김동그라미 미국 뉴욕무역관

박다미 변호사, KOTRA 뉴욕 무역관


 

지난 뉴욕 IP-DESK 기고문에서는 영업비밀 보호에 적용되는 연방법과 미국 49개주에서 채택하고 있는 통일영업비밀법 (Uniform Trade Secrets Act) 전반을 아우르는 내용으로 설명하고, 기업들이 실무에 반영할 수 있는 관리방안들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유일한 통일영업비밀법 미채택 주인 뉴욕주는 몇몇의 경우 를 제외하곤 자체 판례법을 통해 영업비밀법 체계를 발전시켜온 지라 관련 판례들에 대한 부연설명을 요한다. 이에 이번 기고문에서는 뉴욕 일대에 기반을 둔 진출 기업들을 위해 뉴욕주의 영업비밀 민사 소송 판례들 에서 제기된 주요 개념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뉴욕주 판례법 상 영업비밀의 정의

뉴욕주는 성문법으로 명시된 영업비밀의 정의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판례법상의 정의에 따르는데, 뉴욕주 법원은 일반적으로 사업에서 사용되며, 해당 영업비밀을 입수하지 못한 경쟁자들에 비해 우위를 제공하는 공식, 패턴, 장치, 혹은 정보 모음 등을 영업비밀로 정의해왔다. 영업비밀의 성립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1) 해당 정보가 외부에 알려진 정도, (2) 해당 기업 직원과 타기업 종사자들에게 정보가 알려진 정도, (3) 기밀을 유지하기 위해 기업이 행한 조치, (4) 정보가 해당 기업과 경쟁자들에게 제공하는 가치, (5) 해당 정보의 창출을 위해 기업이 투자한 노력 혹은 자본, (6) 제3자가 해당 정보를 취득•복제하기 용이한지의 여부의 여섯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이 중 법원이 가장 중요시하는 요소는 권리자가 기울인 기밀 유지 노력의 척도와 합당성이다.

절대적인 기밀이 어떤 정보가 영업비밀로 보호받기 위한 필수사항은 아니다. 다만, 불법적인 혹은 부도덕한 수단을 통하지 않고서는 해당 정보를 취득하기 어려울 정도의 상당한 비밀유지 (“substantial element of secrecy”)를 수반하면 된다. 그러나 해당 정보가 공개되는 순간 (우연히, 실수로, 혹은 돌발적인 사고에 의한 것이라 할지라도) 더 이상 영업비밀로 간주될 수 없다. 한편, 개별 정보 및 각각의 구성요소가 공중영역 (public domain)에 존재하더라도 독창적인 통합과정, 구상, 운용을 거쳐 권리자에게 경쟁 우위를 가져다준다면 그 통합본은 영업비밀로 인정될 수 있다.

뉴욕주 법원이 영업비밀로 인정한 대상

이처럼 어떤 자료가 영업비밀이냐 아니냐는 개별 사안의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결정된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뉴욕주 법원이 영업비밀로 인정한 대상들을 예시로 나열해보겠다:
    - 금속단추, 단추부품 및 관련 기계 제조회사에서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 구축하고 기밀로 유지 중인 고객 목록 (단, 해당 목록에 게재된 정보가 다른 통로로 쉽게 수집•확인할 수 없다는 요건을 충족할 시)
-선박, 탱크, 항공기 검사 시스템에 쓰이는 전자장비 개발•제조회사가 발굴한 고객 목록, 고객별 선호사항과 연락처 (단, 독자적인 제작이 어렵다는 가정 하에)

    - 산업안전보건법 (Occupational Safety and Health Act) 규제 관련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가 기존 고객들과 맺은 계약 갱신일 및 계약요율

    - 권리자가 자체적으로 만들어낸 가격, 원가, 시스템, 방법에 관한 기밀 자료

    - 컴퓨터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의 설계 전반 (설령 각각의 구성요소가 프로그래밍 업계에서 널리 알려져 있고 흔히 사용된다 하더라도)

    - 컴퓨터 소프트웨어 및 원시 코드 (source code)

    - IT 솔루션 기업이 독자적으로 제작한 고객 관련 정보 컴퓨터 파일

반면, 법원이 영업비밀로 인정하지 않은 대상들로는 다음이 있다:

    - 인가자들 (licensors)이 다른 계약 협상과정에서 공개한 적 있는 라이선싱 계약 내역 및 기업의 잠재적인 인수대상 관련 정보

    - 기업이 인수합병 매물로 나와있다는 정보

    - 전화번호부에 기재되었거나 광고된 지역에 직접 방문하여 쉽게 수집할 수 있는 고객 이름이나 주소

    - 메일링 리스트 관리 회사 직원이 기억해낸 다이렉트 마케팅업체 고객들의 세부 요구사항과 경영 관행 정보

    - 금속업계에 장기 근무한 직원이 습득한 금속 가격 및 원가 관련 지식

기밀 유지를 위한 합당한 노력 요건

어떤 정보가 영업비밀로 인정되는 데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해당 정보의 기밀 유지를 위해 권리자가 합당한 노력 (reasonable efforts)을 기울였는가이다. 이를 효과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상반되는 판례 네 가지를 소개하겠다.

Faiveley Transport Malmo AB v. Wabtec Corporation은 스웨덴의 철도 장비 제조•유통 회사인 Faiveley Transport Malmo AB (Faiveley)가 2008년 뉴욕 남부 연방지방법원 (U.S. District Court for the Southern District of New York)에 제기한 소송이다. Faiveley는 경쟁사인 Wabtec Corporation의 지하철 브레이크 생산•판매 금지와 영업비밀 공개 금지를 구하는 예비적 금지명령 (preliminary injunction)을 법원에 요청하였다. 구체적인 규격, 표면처리, 재료 선택 및 공정처리, 생산•검사•조립 방법 등을 담은 Faiveley의 지하철 브레이크 부품 관련 생산 설계도는 기밀 공지 (confidentiality notice) 표시가 되어있었다. Faiveley는 모든 관련 전자 문서를 암호화 처리하였으며, 해당 문서를 출력한 하드카피는 잠금장치가 되어있는 캐비닛에 보관하였다. 또한 업무수행 상 해당 정보가 반드시 필요한, 제한된 수의 직원들에게만 접근권한을 부여하고, 고객들에게 해당 정보를 절대 제공하지 않았다. 개별 직원들과 기밀유지협약을 정식으로 체결하지는 않았지만 Faiveley 직원들은 모두 스웨덴 노동조합원으로 고용주의 기밀 유지의무를 부과하는 노조법의 적용을 받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뉴욕 남부 연방지방법원은 원고가 취한 기밀 유지 조치들이 충분했다고 결론지었고, 항소심에서 제2순회항소법원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2011년 뉴욕 동부 연방지방법원 (U.S. District Court for the Eastern District of New York) 판례 Liberty Power Corporation, LLC v. Katz에서도 원고 Liberty Power Corporation, LLC (LPC)가 적절한 기밀 유지 노력을 투입했다고 인정된 바 있다. LPC는 뉴욕주 및 여러 주에 전기를 공급하는 기업으로 직접 고용한 영업직원들을 통해 대기업들을 고객층으로 공략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영업채널 (sales channel)”이라고 불리우는 독립계약자들 (independent contractors) 및 브로커들을 통해 중소기업과 개인들 역시 LPC 고객층으로 편입하기 위해 모집 중이었다. 본 소송은 (1) LPC 고객 연락처, (2) 주문내역, (3) 계약요율, (4) 제품종류 정보, (5) 계약 갱신일, (6) 고객의 연간 전기소모량으로 구성된 LPC 소유 영업비밀을 LPC의 영업채널 역할을 하는 피고인들이 사용하지 못하게 막기 위해 제기되었다. LPC는 피고를 포함한 영업채널 각각과 기밀유지 조항이 들어간 계약을 맺었고, “정보 분류 방침 (data classification policy)”이라고 명명한 정보보안 프로토콜을 구축하여 LPC 직원들의 내부 정보 접근을 통제해왔다. 법원은 이 같은 노력이 기밀 유지에 합당한 수준이었다고 판단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Fredric M. Reed & Company, Inc. v. Irvine Realty Group, Inc.에서는 소송의 쟁점이 된 원고 부동산기업의 고객 관련 정보가 원고-직원 사이에 체결한 기밀유지협약 혹은 원고가 마련한 기밀유지 프로토콜의 적용을 받는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었다. 또한, 본 정보가 담긴 서류철은 잠금장치 없이 사무실 내 여기저기에 보관되어 있었다. 이를 종합할 때 뉴욕주 상소법원 제1사법부 (New York State Appellate Division of the Supreme Court, First Judicial Department)는 원고가 해당 정보를 기밀로 유지했다고 보기 힘들다고 결론 내렸다.

Delta Filter Corporation v. Morin는 고성능미립자제거 (HEPA) 필터를 제조하는 원고 기업이 자사 직원이었던 피고들이 퇴사 직전에 경쟁사를 설립하고 원고의 영업비밀을 유용했다는 혐의로 1980년대에 제기한 소송이다. 원고는 자사에서 사용된 것과 완전히 동일한 필터 제조 장비 구성요소와 공정과정을 피고가 경쟁사에서 사용했다고 주장했지만, 피고는 청사진이나 사진 없이도 직원들이 기억에만 의존하여 숙련된 기계기술자에게 설명하면 충분히 동일한 HEPA 필터 제조기계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는 증언으로 맞섰다. 뉴욕주 상소법원 제3사법부 (New York State Appellate Division of the Supreme Court, Third Judicial Department)는 원고가 이 같은 지식을 직원들이 쉽게 취득하지 못하게 하거나 퇴사 후 동 지식의 활용을 막기 위한 어떤 조치도 하지 않았고, 기밀유지협약도 체결하지 않았으며, 원고의 필터 제조과정 및 관련 장비들을 다른 경쟁사 관계자들에게 종종 점검 목적으로 공개하기도 했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이에 법원은 원고가 HEPA 필터 제조의 공정과정이나 장비의 기밀을 유지하는 데에 실패했다고 보았다.

영업비밀 유용의 입증요건과 공소시효

뉴욕 판례법상 피고가 원고의 영업비밀을 유용 (misappropriate)했다는 주장이 성립하려면 먼저 원고의 영업비밀 보유를 입증해야 한다. 어떤 정보나 자료가 영업비밀이냐 아니냐의 판단은 법원이 본 뉴스레터 앞 섹션에 소개된 여섯 가지 요소들 및 관련 정황을 종합하여 결정한다. 원고의 영업비밀 보유 사실을 증명한 뒤에는, 피고가 해당 영업비밀을 계약 의무 또는 비밀유지 의무 위반을 통해, 혹은 불법적인 수단으로 취득했다는 사실을 원고가 증명해야 한다.

뉴욕주의 영업비밀 유용 공소시효는 3년 이며, 기준이 되는 시점은 해당 정보를 유용한 자가 타인에게 공개했는지의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피고가 유용한 영업비밀을 세간에 유출시키는 경우에는 공개일로부터 공소시효가 시작된다. 반면, 미공개 상태에서 탈취한 영업비밀을 피고 개인의 상업적 이익을 취하는 데에 사용한 경우라면 매번 영업비밀을 사용할 때마다 공소시효 3년이 새로 시작된다.

영업비밀 유용 주장에 맞서는 항변 논리

피고는 해당 정보가 비밀리에 유통되지 않았다거나, 공중영역 (public domain)에 존재한다거나, 원고가 기밀 유지를 위한 합당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거나, 공소시효가 이미 만료되었다거나, 피고가 기밀임을 모른 채로 제3자로부터 취득했다는 등의 항변으로 맞설 수 있다. 피고가 독자적으로 개발하거나, 역설계 (reverse engineering) 하거나, 혹은 돌발적으로 유출된 경로를 통해 공정하고 정직하게 입수한 정보는 영업비밀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영업비밀 유용 시 구제수단

뉴욕주 판례법상 피고로부터 영업비밀을 유용당한 원고가 요청 가능한 구제수단으로는 (1) 금지명령, (2) 손해배상, (3) 징벌적 손해배상, (4) 변호사비 를 제외한 소송비용 (cost)이 있다.

금지명령 요청 시 한 가지 유의할 점은 소송이 진행 중인 법원이 뉴욕주 안에 위치한 연방법원인지 혹은 뉴욕주 주법원인지에 따라 금지명령 청구인의 입증 요건이 달라진다는 사실이다. 연방법원에서는 (1) 해당 금지명령 없이는 회복 불능의 손해 (irreparable harm)가 발생하며, (2)(a) 금지명령 청구인이 승소할 가능성이 높거나, 혹은 (b) 충분히 중대한 소송상 쟁점이 있고 양측이 입은 손해의 비교형량상 금지명령 발동이 적절함을 증명해야 한다. 제2순회항소법원의 관할인 뉴욕주, 코네티컷주, 버몬트주에서는 영업비밀이 유용될 경우 회복 불능의 손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자동 간주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뉴욕주 주법원에서는 (1) 해당 금지명령 없이는 회복 불능의 손해가 발생하며, (2) 금지명령 청구인이 재판에서 승소할 가능성이 높고, (3) 양측이 입은 손해의 비교형량상 금지명령 발동이 적절하다는 세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시켜야 한다.

영업비밀 침해에 대한 보상적 손해배상 (compensatory damages)을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의 이슈는 2018년 뉴욕주 최고법원인 뉴욕상소법원 (Court of Appeals of New York)의 E.J. Brooks Company v. Cambridge Security Seals 판결에서 다루어진 바 있다. 법원은 피고가 불법행위를 취함으로써 절약할 수 있었던 개발비용이나, 피고가 유용한 영업비밀을 활용하여 얻은 인상된 이윤으로 배상액을 산정할 수 없다고 보았다. 대신, 원고가 입은 일실이익 (lost profits)으로 산정해야 한다고 명시하였다.

시사점

영업비밀은 기업에게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제공함은 물론, 매매와 양도가 가능하며, 대출 시 담보물로 활용될 수도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다양한 영업비밀 보호 법령들이 요구하는 요건에 합치되도록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뉴스레터는 뉴욕주에서 사업활동 중인 한국 기업들이 영업비밀 침해 피해를 겪을 경우, 지난 뉴스레터에 소개된 연방법 뿐만 아니라 뉴욕주 판례법에 의거해서도 보호받을 수 있도록 도모하고자 작성하였다. 영업비밀 분쟁의 성격 상 사실관계를 두고 당사자들 간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지는 만큼 기업들이 제시된 판례들을 통해 구체적인 정황을 이해하는 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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