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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일본에서 창업하기 생생경험담(上) 진출 계기와 준비 과정에 대해
2019-02-26 강민정 일본 도쿄무역관

강모희 일본대표 겸 CMO, 아이티앤베이직

 



1. 일본에 법인을 설립한 계기

 

  ㅇ 배경 및 저자 소개


비록 2010년에 들어 중국에 자리를 내주긴 했지만 일본은 미국에 이어 세계 경제에서 40여 년간 부동의 2위를 지키고 있었으며 지금도 4(독일)에 현격한 격차를 보이는 3위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또한,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 문화적으로도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많은 산업 분야에 있어서 일본의 표준은 대체로 '글로벌 스탠다드'와 동일한 정도의 위상을 가집니다. 이는 곧, 일본 시장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다면 충분히 세계 수준과도 겨룰 수 있는 상품 또는 서비스로써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과도 같습니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일본의 IT는 갈라파고스'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됩니다.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자랑하지만 시장의 특수성과 고유의 산업 생태계 환경으로 인해 자국 시장에 주력한 나머지 고립을 자초했다는 인식에서 나온 표현이며 이는 일본 스마트폰 산업과 제조사의 사례를 통해 어느 정도 실증된 바 있습니다. 또한 일본에서 출발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전한 스타트업을 우리가 곧바로 떠올리기 어렵다는 점도 방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래와 같은 특수한 사례도 있습니다. 2017년 기준 일본의 아이폰 시장점유율은 52% 애플의 본사가 위치한 미국보다도 높습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아이폰의 점유율이 높은 국가이며 무려 절반 이상의 스마트폰이 아이폰이라는 의미입니다. 일본은 예로부터 PC 시장에서도 Mac의 점유율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매우 높은 것처럼 일본인의 애플 사랑은 널리 알려진 얘기입니다만 소니, 샤프 등의 일본 브랜드보다도 훨씬 많이 팔리고 수년 간 점유율 1위를 유지한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입니다.

 

 애플 주요 국가별 시장점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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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원: 비즈니스인사이더


또 다른 예를 들어보면 글로벌 클라우드 인프라(IaaS) 사업자인 AWS(Amazon Web Services)의 경우가 있습니다. 노크 리서치가 작년 공개한 '중견·중소 기업의 클라우드 인프라 활용 실태 및 전망'을 보면 가장 도입 비율이 높은 것이 AWS로 약 25%의 점유율을 보였습니다. 2위 이하로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NEC, 후지쯔 등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중견·중소기업 클라우드 인프라 활용 실태 및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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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원: 노크리서치


애플과 아마존은 명실상부한 글로벌 대기업이며 이들이 제공하는 제품 및 서비스는 전 세계 동일한 품질입니다. 물론 표시 언어나 메뉴 등은 로컬라이즈 돼 있고 가격은 국가에 따라 물가 수준이 고려돼 있으나 기능이나 스펙은 차이가 없습니다이들이 일본 시장에서 막대한 성공을 거두고 있는 이유로 크게 두 가지가 거론됩니다. 그것은 시장선점과 제품·서비스의 높은 품질입니다. 어쩌면 당연하고 단순한 요소이지만 일본 시장의 철칙이기도 하며 일본의 국민성과 정서를 관통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상기 두 요소를 숙지하고 일본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최소한의 전제 조건에 불과하며 성공을 위해서는 또 다른 '무언가'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결국 일본은 갈라파고스라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잠시 소개를 드리자면 병역특례 전문연구요원으로 벤처기업 두 곳을 거쳐 삼성전자와 LG유플러스에서 근무하며 서비스 기획, 사업 개발, 전략 마케팅 등의 업무를 담당했고 다수의 해외 사업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일본에서 교환학생을 하고 대학원을 졸업했기에 지역 전문성을 인정받아 주로 일본 사업을 경험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창업해 일본 법인을 설립 및 활동하게 됐습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고 일천하나 제가 그간 일본 사업을 추진하고 현지 법인 설립을 진행하면서 겪은 다양한 사례, 애로사항 등을 소개해 일본 진출을 계획하는 분들과 기업에 조금이나마 시행 착오를 줄이고 도움이 될 수 있다면 하는 바람입니다.


  ㅇ 한국에서의 성과 및 일본 진출 계기


저는 2014년 중소기업청(현 중소벤처기업부)의 창업 지원 사업 선정을 통해 법인을 설립해 클라우드 기반의 실시간 청중응답 서비스 '심플로우(SYMFLOW)'를 개발, 판매하고 있습니다. 교육, 세미나, 콘퍼런스 등 많은 사람들이 모인 현장에서 주최자(또는 발표자)와 청중 간의 소통을 지원하는 솔루션으로 설문조사 및 질의응답, 자료 공유 등의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국내에서는 MICE[1] 산업 및 기업 교육 분야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서비스로 다양한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교육과 전시산업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7 청년기업인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수상하고 신용보증기금의 '퍼스트 펭귄'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사진1. 심플로우 서비스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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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의 약 5년간의 매출 실적과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 노하우, 도입 사례 등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진출을 계획하던 중 일본을 첫 번째 타겟으로 선정하게 됐습니다. 그 이유는 아래 네 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인적 요소: 제가 유학 및 사업 담당 등으로 약 4~5년 가까이 일본에 체재했기 때문에 네이티브 수준의 의사소통이 가능하며 현지 경험이 풍부해 비즈니스 매너를 숙지하고 일본인의 생각을 이해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TPO 요소: 한국과 일본은 시차가 없으며 거리상으로 가까워 제약이 상대적으로 덜하고 기술 상담 및 대응이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김포-하네다 노선을 이용할 경우 서울-부산 왕복보다 서울-도쿄 왕복이 더 빠를 수도 있습니다.

시장 요소: 단순히 GDP로 비교할 경우 일본은 한국의 약 3배 정도 경제 규모로 추산되지만 시장 조사 자료를 통해 분석한 결과 당사의 타겟 시장, MICE산업 및 기업 교육 분야는 약 5배 이상 일본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④ 정서 요소: 일본의 대학교에서 시범 도입을 통해 필드 테스트를 진행해본 결과 한국인과 일본인의 정서적 유사성으로 인해 당사 서비스에 대한 직접적 수요를 확인할 수 있었으며 도입 결과 만족도도 매우 높게 나타나 충분히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됐습니다.

 

 사진2. 일본 Waseda대학원 아시아태평양연구과 시범 도입 사례(201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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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상기 항목들은 긍정적인 면을 나열한 것이고 내부적으로 논의해나가는 단계에서 부정적인 면과 리스크 또한 지적됐습니다. 그중 대다수의 의견은 '일본 시장의 특수성'과 '일본 진출 성공 사례의 희소성' 등에서 유래했으며 실제로도 가장 우려되는 부분입니다. 실례로 한국의 IT산업의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조차도 일본 시장에서만큼은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최소한의 비용과 리소스 투입을 통해 시장진출을 진행하고 현지 파트너십 체결로 판로를 개척하는 것을 기조 전략으로 채택했습니다.


2. 법인 설립을 위한 준비 및 과정


  ㅇ 사전 준비 사항


일본 진출 및 법인 설립을 결의했다고는 하나 실제 활동이나 사업 전개를 위한 준비나 기반없이 '일단 가서 해보는 거야' 하는 생각으로 뛰어들게 되면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허비하게 됩니다. 특히, 후술하겠지만 일본은 해외 기반의 사업체가 단독으로 사업하기가 매우 어려우며 사업 외의 행정, 사무적인 업무에 할애되는 리소스가 엄청나기 때문에 충분한 준비 과정이 필요합니다. 저는 이를 위해 몇 가지의 Task를 분류해 각각 목표를 설정하고 동시 진행하면서 진척도를 체크하는 형태로 관리했습니다.


a. 현지 사무실 임대

법인 등기를 위해서뿐만 아니라 실제로 업무를 수행하고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될 전초 기지로써 활동하기 위한 사무공간은 기본적으로 필요한 사항이며 초기 고정 비용의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기 때문에 사전에 숙고해 신중하게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마도 일본 진출을 고려하는 분은 대체로 사무실을 도쿄에 두고자 하는데 실제로 도쿄는 아시아의 비즈니스, 경제의 중심지이기 때문에 '도쿄도'에 오피스를 보유하는 것이 여러가지 면에서 유리합니다. 그만큼 임대료가 상당히 고가라는 점, 외국인의 부동산 임대가 매우 어렵다는 점이 현실적인 장벽입니다. 네이티브 수준으로 일본어를 구사한다고 해도 단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임대를 거부당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그러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는 정부 및 공공기관의 관련 지원 정책을 알아보았습니다. 일본 내 사무 공간을 지원해주는 지원 사업 중 대표적인 것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도쿄 IT지원센터와 중소기업진흥공단(SBC)의 수출인큐베이터(BI, 현재 Korea Business Development Center로 명칭 변경, 이하 KBDC)입니다. 도쿄 IT지원센터는 국회의사당 근처의 카스미가세키라는 비즈니스에 최적의 입지조건을 자랑하며 입주 기업은 KOTRA의 다양한 지원을 혜택으로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KBDC는 책상 두 개 정도가 놓인 독립적인 입주 공간만을 제공받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비용 절감에 큰 이점이 있습니다. 두 곳 모두 인기가 높기 때문에 대체로 만실 상태이며 신청에는 회사 소개서 및 사업 계획서 등의 심사가 필요합니다 

 

  사진 3. KBDC 내부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