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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관 르포] MoMA와 MoMaCha 갤러리 카페의 상표 분쟁사건
2019-01-31 임소현 미국 뉴욕무역관


박다미 KOTRA 뉴욕 무역관 IP-Desk 변호사 

  

 

 

미국 시장에 새로 진출한 한국 기업이 사용하고자 하는 상호명과 로고가 우연의 일치로 현지에서 성업 중인 이종업체의 상표와 유사하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세계 미술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미술관으로 꼽히는 뉴욕현대미술관(Museum of Modern Art), 일명 MoMA는 맨해튼의 카페 MoMaCha(추후 MAMACHA로 상호명 변경)를 상대로 작년 4월에 상표 침해 소송 The Museum of Modern Art v. MoMaCha IP LLC and MoMaCha OP LLC, No. 1:18-cv-03364-LLS(S.D.N.Y.)를 제기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2018년 9월 말 뉴욕 남부 연방지방법원(U.S. District Court for the Southern District of New York)이 MoMaCha에 MoMA가 문제 제기한 상표들을 사용하지 말라는 예비적 금지명령(preliminary injunction)을 내린 이후, 양측이 협상 끝에 11월 말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분쟁은 일단락됐다.



이번 달 뉴욕 IP-DESK 기고문에서는 해당 사건의 배경, 양측의 주장, 법원 판결과 논거, 판결 이후 진행상황과 합의조건들을 소개함으로써 상표 분쟁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전개되는지 보도하고 MoMaCha와 비슷한 상황에 처한 기업들에 리스크 분석툴을 제공하고자 한다. 

 

현대미술의 성지 MoMA

 

맨해튼 53가에 위치한 MoMA는 1929년에 창립된 이래로 끊임없는 발전과 확장을 거듭해 오늘날 세계적으로 저명한 미술관의 반열에 올랐다. 근현대 회화, 조각, 소묘, 인쇄, 사진, 미디어 및 공연예술작품, 건축 모델과 도안, 디자인, 영화까지 망라하는 작품들을 약 20만 점 보유하고 있다. 2014~2017년에 MoMA 관람객 수는 약 1200만 명으로 알려졌고, 공식 웹사이트인 https://www.moma.org/는 2017년 한 해 동안 1300만 명 이상의 방문자를 기록한 바 있다. MoMA는 현재 미술관 건물 내부에 2개의 카페, 1개의 레스토랑과 기념품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추가로 MoMA와 인접한 건물에 레스토랑 1개를, 미술관 건너편과 맨해튼 소호(SoHo)지역에도 각각 기념품 매장 MoMA Design Store를 운영 중이다.

 

미술관의 공식 로고는 1967년부터 'MOMA'로 198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MoMA'로 표기되기 시작했다. 2003년에 독자적으로 개발한 'MoMA Gothic' 글꼴로 재제작된 로고는 미술관 내외부는 물론 배너, 간판, 안내책자, 상품, 웹사이트를 포함한 모든 커뮤니케이션 및 홍보물에 활용되고 있다.

 

MoMA 웹사이트

자료원: https://www.moma.org/

 

MoMA는 1959년에 THE MUSEUM OF MODERN ART라는 상표를 출원(상표 등록번호 736,933)한 이래로 꾸준히 상표권 취득을 해왔다. MoMA가 보유한 연방등록상표 중 'MOMA'라는 단어를 포함하는 것들은 다음과 같다.


등록상표

등록번호

등록일

상품·서비스류

MOMA

2,768,707

2003년 9월 30일

9, 14, 16, 18, 21, 25, 28, 35, 41

MOMA DESIGN STORE

1,623,051

1990년 11월 13일

42

MOMA QNS

2,594,260

2002년 7월 16일

41

MOMA MODERN KIDS

4,384,153

2013년 8월 13일

16, 28

MOMA PS1

4,083,420

2012년 1월 10일

41

 

위의 상표들은 2018년 8월 13일 기준으로 모두 등록된 지 5년 이상 경과해 불가쟁력(incontestable) 지위를 확보했다. 즉, 등록자인 MoMA가 상거래에서 등록 제품·서비스와 관련해 해당 상표들을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한에 대해 제3자가 더 이상 반박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해당 상표가 제품·서비스를 단순히 기술하고 있어(descriptive) 출처 표식의 기능을 다하지 못한다거나 등록이 유효하지 않다는 문제 제기도 할 수 없다.

 

신생 갤러리 카페 MoMaCha

 

MoMaCha는 2018년 4월 초 맨해튼 Lower East와 노호(NoHo) 인근에 오픈한 작은 카페 겸 갤러리로 소호의 MoMA Design Store에서 도보로 불과 640여 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2010년 작 다큐멘터리 영화 Catfish와 후속작인 Catfish: The TV Show의 프로듀서 겸 진행자로 알려진 네브 슐먼(Nev Schulman), 그의 아내 로라 펄롱고(Laura Perlongo), 사진작가인 에릭 카한(Eric Cahan)이 MoMaCha를 공동 설립했다. 현대미술 작품들을 전시해놓은 MoMaCha매장에서는 말차(matcha), 대마 성분의 칸나비디올(Cannabidiol)차, 허브차, 커피 등의 음료와 담요, 수건 등 미술작품 관련 다양한 상품들을 판매한다. 방문객이 원하면 전시작들을 구매할 수도 있다. 창업자들은 예술이 점차 갤러리와 박물관의 범주를 넘어 진화하면서 새로운 사람들 사이에 대화를 촉발시키는 데에 주목했다고 한다. 이에 착안해 민주화된 예술 경험을 향유하게 해주는 전시 공간을 마련하고자 MoMaCha를 열었다고 밝혔다.

 

 MoMaCha의 2018년 상반기 매장 오픈 당시 전경


자료원: https://www.nytimes.com/2018/10/03/arts/design/moma-momacha-lawsuit.html

 

MoMaCha라는 상호명은 슐먼과 펄롱고의 2017년생 딸인 클레오(Cleo)가 간식을 더 달라고 조를 때 “Mo! Mo!”라고 외치는 것에서 영감을 얻어 more + matcha를 결합한 의미로 지었다고 한다. 상호명 자체도 MoMA와 유사하거니와 로고 이미지로 MoMA 로고와 비슷한 헬베티카체(Helvetica) 글꼴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MoMaCha는 해당 로고 이미지를 장착한 웹사이트 https://momacha.com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계정를 통해 자사 제품과 서비스를 소개하며 매장 홍보활동을 적극적으로 벌였다. 추후 추가로 2~3개의 매장을 열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oMaCha의 상표 출원과 MoMA의 이의신청

 

MoMaCha는 2017년 11월 17일에 MOMACHA 상표로 출원서(출원번호 87/689,255)를, 2018년 1월 17일에 MOMA 상표로 출원서(출원번호 87/758,842)를 특허상표청에 제출했다. 둘 다 표준문자 표장(standard character mark)이며 지정 상품·서비스분류는 커피, 차, 음료를 포괄하는 30류와 레스토랑, 카페, 스낵바, 커피 하우스 등 식음료를 제공하는 서비스업을 지칭하는 43류이다. 두 상표 모두 출원심사를 성공적으로 통과해 2018년 3월 21일에 공고결정통지서(Notice of Publication)가 발급됐다.

 

그러나 상표공보(Trademark Official Gazette)에 공고된 내용을 인지한 MoMA가 2018년 4월 12일 두 상표에 대해 이의(opposition)를 신청하는 바람에 상표심판원(Trademark Trial and Appeal Board)에서 이의소송절차(opposition proceeding)가 개시됐다.

 

소장에 기재된 양측의 로고 비교 이미지

 

2018년 3월 29일 MoMA는 MoMaCha 측에 경고장을 발송해 MOMA와 MOMACHA 상표 사용을 당장 중지할 것을 요구하고 출원 포기를 종용했다. 하지만 MoMaCha가 이에 굴하지 않고 4월 초 매장 오픈을 강행하자 이내 소송으로 비화됐다.

 

소장에 제기된 MoMA의 주장과 MoMaCha의 항변

 

2018년 4월 17일 MoMA가 뉴욕 남부 연방지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은 다음과 같은 주장을 펼치고 있다.


첫째, MoMA의 등록상표들을 고의적으로 도용한 MoMaCha의 행태는 소비자들에게 상표의 출처, 성격, 제품·서비스의 질에 있어서 혼동, 오인, 기만을 야기함.

둘째, MoMaCha의 고의적 행태는 원산지에 대한 허위명칭 사용에 해당됨.

셋째, MoMaCha의 고의적 행태는 MoMA가 보유한 유명 상표(famous mark)의 희석화를 야기함.
넷째, MoMaCha의 고의적 행태는 뉴욕주 보통법 상 보호를 받는 MoMA의 상표권을 침해함.
다섯째, MoMaCha의 행태는 뉴욕주 보통법 상 불공정 경쟁으로 간주됨.
여섯째, MoMaCha가 현재 출원 중인 MOMACHA 상표(출원번호 87/689,255)와 MOMA 상표(출원번호 87/758,842)의 출원은 거절되어야 함.  


원고 MoMA는 이 같은 소인에 따라 법원이 (1) 피고 MoMaCha가 MoMA의 상표를 도용하는 행위를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잠정적으로 금하는 예비적 금지명령(preliminary injunction)과 소송이 종료된 이후에도 금하는 영구적 금지명령(permanent injunction)을 내릴 것, (2) 출원번호 87/689,255와 87/758,842의 상표 출원 거절을 명할 것, (3) 피고가 거두어들인 이윤, MoMA의 실 손해액, 소송비용, 수익의 반환 등을 반영한 손해배상을 내릴 것, (4) 피고에게 손해배상액에 대한 판결 전 이자(prejudgment interest)와 변호사비를 물릴 것을 청구했다.


MoMA가 소를 제기한 지 사흘째 되던 2018년 4월 20일에는 법원에 예비적 금지명령 발령 요청서(Motion for Preliminary Injunction)를 제출해 MoMaCha에 가하는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4월 24일 MoMaCha는 결국 상호명과 로고를 변경하게 된다. 모든 철자를 대문자인 MOMACHA로 쓰고 글꼴을 바꾼 새로운 로고로 카페 매장, 영수증, 웹사이트, 옐프(Yelp), 구글 지도, 소셜미디어 계정명을 업데이트했다. 매장 내부에 '본 카페는 MoMA 또는 그 어떤 박물관과도 연관이 없다.'라는 안내문도 친히 비치했다. 다만, 소셜미디어와 매장에서 제공하는 음료컵에는 기존의 로고를 계속해 사용했다.


2018년 9월 28일자 법원 판결문에 기재된 양측의 로고 비교 이미지


2018년 5월 14일 MoMaCha는 MoMA의 예비적 금지명령 발령 요청을 반박하는 서류를 제출하며 반격에 나섰다. 원고 MoMA가 승소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과 해당 명령을 내리지 않을 경우 회복 불능의 손해(irreparable harm)가 발생한다는 것을 입증하지 못했고, 양측이 입은 손해의 비교형량 상 예비적 금지명령 조치가 부적절하다는 이유에서였다.  


나아가 2018년 5월 21일에는 MoMA의 유명상표 희석화 주장과 관련해 MoMaCha의 소송 각하 신청(Motion to Dismiss)을 제출했다. 본 소인의 근거조항인 15 U.S.C. § 1125(c)(2)(A)는 미국의 일반 대중이 문제의 표장 소유자를 해당 제품이나 서비스의 출처를 지정하는 것으로 널리 인지하는 경우에 '유명(famous)' 상표로 정의하고 있는 데에 반해 MoMA 소유의 상표들은 단지 현대미술 애호가나 뉴욕시민들 사이에서 제한적인 '틈새 명성(niche fame)'을 얻었을 뿐이라는 것이다.


법원 판결과 논거


그러나 이 같은 열띤 항변에도 불구하고 2018년 9월 28일 뉴욕 남부 연방지방법원은 MoMaCha에게 문제가 된 상표들의 사용, 전시, 홍보를 금하고 https://momacha.com 도메인명을 쓰지 말라는 예비적 금지명령을 내림으로써 MoMA에 힘을 실어주었다. 법원이 사안을 분석한 결과 (1) 원고 MoMA가 법리쟁점에서 승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고, (2) 예비적 금지명령을 내리지 않을 경우 MoMA 측에 회복 불능의 손해가 발생한다고 봤으며, (3) MoMA와 MoMaCha가 각각 입을 손해의 비교형량 상 예비적 금지명령 조치가 적절하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각각에 대해 법원이 제시한 구체적인 논거를 살펴보자.


    1. 상표권 침해, 불공정 경쟁, 상표권 희석화 주장과 관련해 MoMA가 승소할 가능성이 높음.

    MoMA의 상표 침해와 불공정 경쟁 주장이 성립하려면 MoMA와 MoMaCha의 표장이 유사해 소비자에게 출처 혼동을 일으킬 여지가 충분하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법원은 이를 판단하는 위해 Polaroid Corporation v. Polarad Electronics Corporation, 287 F.2d 492, 495(2d Cir. 1961)에서 제시한 8가지 요인((1) MoMA의 상표가 식별력이 강한지, (2) MoMA와 MoMaCha의 상표가 얼마나 유사한지, (3) 각각의 지정 상품·서비스가 연관성이 높거나 경쟁관계에 있는지, (4) 선사용자인 MoMA가 후사용자인 MoMaCha의 상품·서비스 시장으로 진입할 가능성, (5) 소비자들이 실제로 혼동하는지, (6) MoMaCha가 선의로 상표를 채택했는지, (7) MoMaCha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품질, (8) 소비자들이 얼마나 주의를 기울이는지(sophisticated))를 검토했다.

    첫째, MoMA 소유 상표들은 등록한지 5년이 경과해 불가쟁력 지위를 확보했고, 특히 'MOMA'와 'MoMA' 상표는 MoMA가 배타적으로 사용한 기간이 50년에 달하는 데다가 그 동안 무수히 많은 출판물 광고와 언론사 보도에서 사용되었기에 법원은 이들이 출처 식별력이 매우 강하다고 봤다. 
    둘째, 법원은 문제가 된 MoMA와 MoMaCha 로고는 색상, M의 대문자 처리, 글꼴 면에서 고도로 유사하다고 판단했다.
    셋째, MoMA 미술관과 MoMaCha 갤러리 카페는 전시 규모나 다루는 작품들에 있어서 상당한 차이가 있기에 직접적인 경쟁관계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둘 다 미술작품과 음료를 판매하고, 지리적으로 동일한 뉴욕 시장에 위치하고 있으며, MoMaCha 고객들이 소셜미디어에 #museum, #gallery, #newyorkart, #modernart와 같은 해시태그를 즐겨 사용하는 점에서 미루어 보아 소비자들에게 미술관과 카페는 서로 연관된 서비스로 인지된다고 법원은 해석했다.
    넷째, 양측 모두 이미 현대미술을 전시하고 음료를 판매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에 법원은 MoMA가 향후 MoMaCha의 시장 영역으로 확대할 것인지를 따지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봤다.
    다섯째, MoMA는 한 변호사로부터 MoMaCha가 MoMA와 어떤 관계에 있는지 확인해달라는 이메일 요청을 받은 전적이 있고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MoMaCha의 음료 사진에 '미술관이 말차를 만들면(When a museum makes Machas)', '내가 요즘 한동안 MoMA에 못 갔는데 좋은 방문 구실이 생겼군!(I haven’t been to MoMa in a while! Great excuse.)'과 같은 소비자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심지어 MoMaCha가 로고를 변경한 지 3주 뒤에도 MoMaCha를 여전히 MoMA와 연관있는 것으로 오인하는 옐프 후기가 올라와 법원은 일부 소비자들이 MoMA와 MoMaCha의 출처를 실제로 혼동하고 있다고 결론내렸다.
    여섯째, MoMaCha의 기존 로고를 만든 디자이너의 소셜미디어에서 MoMA와 MoMA PS1 전시작품 사진들이 대거 발견됐는데 이 같은 증거물을 접한 법원은 두 로고 사이의 유사성이 우연의 일치라기 보다는 MoMaCha가 MoMA의 상표를 부정한 목적(bad faith)으로 카피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일곱째, 일반적으로 후사용자의 제품·서비스가 질적으로 열등할 때 선사용자의 명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미술작품과 음료의 경우 판단하는 기준이 극히 주관적이기 때문에 법원은 본 요소가 MoMA와 MoMaCha 중 어느 한쪽에게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여덟째, 미술관과 갤러리는 관광객 등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전시를 하며 관람료와 음료 판매가가 저렴한 편이다. 따라서 법원은 MoMA와 MoMaCha를 방문하는 대다수 소비자들의 주의 수준 또는 출처 식별력이 뛰어나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결론지었다.

    이 같은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소비자들이 출처를 혼동할 위험이 크므로 법원은 MoMA가 상표권 침해나 불공정 경쟁 주장에서 궁극적으로 승소할 확률이 높다고 봤다. 또한, MoMA의 상표는 유명상표로써의 입지와 전국적인 인지도를 충분히 얻었기에 상표권 희석화 주장과 관련해서도 승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다.

    2. 예비적 금지명령 없이는 MoMA가 회복 불능의 손해를 입을 우려가 큼.

    제2순회항소법원(U.S. Court of Appeals for the Second Circuit)의 선례에 따르면 상표 분쟁 상황에서 한 기업이 자사의 평판을 스스로 제어할 수 없게 될 때 회복 불능의 손해를 겪는 것으로 간주된다. 상표 침해행위가 소비자 혼동을 야기할 때에도 피침해자가 회복 불능의 손해를 입는다는 법률 상의 추정이 일반적으로 인정된다. 본 소송에서 법원은 MoMaCha의 광고, 언론보도, 매장 진열상품, 소셜미디어 정보 등을 접한 소비자들이 MoMA에서 근원하는 것으로 혼동함으로 인해 MoMA가 그간 쌓아온 명성과 호의(good will)에 회복 불능의 손해를 끼친다고 봤다. MoMaCha에서 제공하는 제품 및 서비스가 MoMA가 지향하는 브랜드 이미지와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MoMaCha에서 판매하는 칸나비디올 성분 라테(latte)의 경우 마리화나 잎 모양의 우유 거품 장식이 돼있는데 이 사진을 본 소비자들이 MoMA에서 대마초 성분의 음료를 파는 것으로 착각한 소셜미디어 포스팅이 여럿 발견됐다. 이 외에도 MoMaCha가 자신의 작품을 도용했다고 주장하는 한 아티스트를 대변하는 변호사는 MoMA와 MoMaCha의 로고가 너무 비슷하니 두 기관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 MoMA가 확인해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한다. 이처럼 소비자 혼동을 부채질하는 MoMaCha의 행위로 인해 MoMA는 당 미술관의 명성과 서비스를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상당 부분 상실했고, 이로 인해 입은 손해액을 정량적으로 산출할 수 없기에 법원은 예비적 금지명령 없이 보상이 불가능하다고 봤다.

    3. MoMA와 MoMaCha가 각각 입을 손해의 비교형량 상 예비적 금지명령 조치가 적절함.

    현 상황을 좌시할 경우 대외적인 이미지에 치명타를 당하는 MoMA와는 대조적으로 법원이 예비적 금지명령을 내림으로써 MoMaCha가 겪는 손해는 자사 웹사이트, 홍보물, 카페 비치 물건들,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상호명과 로고를 변경하는 데에 드는 비용 등으로 정량화해 보상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MoMaCha가 2018년 4월 말에 이미 한 차례의 제한적인 로고 변경을 단행했듯이 상호명과 로고 교체는 충분히 시행 가능하기에 법원은 비교형량 상 예비적 금지명령 발동이 적절하다고 봤다.

    위와 같은 이유로 2018년 9월 28일 법원은 MoMaCha에게 예비적 금지명령을 내렸다. 잇따라 10월 10일에는 법원이 MoMaCha의 소송 각하 신청을 거절했는데, MoMA 소유의 상표들이 뉴욕 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에서 인지되는 유명상표라는 점을 MoMA가 충분히 소장에서 피력했다고 봤기 때문이다.

 

법원 판결 이후 진행 상황과 합의조건 

법원이 MoMaCha에 예비적 금지명령을 내린 직후 MoMaCha는 상호를 MAMACHA로, 웹사이트 주소는 https://mamacha.nyc/로 개정했으나, 이 정도의 간단한 조치로 MoMA를 만족시킬 수는 없었다. 10월 초 MoMA는 '상호명에서 단순히 철자 하나를 바꿔치기한 것은 계속해서 MoMA의 상표권을 모독하는 행위'이며 법원의 금지명령에 위배된다는 논지의 경고장을 MAMACHA 측에 보냈다.

그러나 MoMA와 MoMaCha/MAMACHA 간 상표 분쟁은 결국 협상을 거쳐 합의로 일단락됐다. 2018년 11월 30일 뉴욕 남부 연방지방법원에 제출한 영구적 금지명령 발령 및 소송 기각 합의 명령서(Stipulation and Order Granting Permanent Injunction and Dismissal)에 따르면 본 소송을 취하하는 대가로 피고는 다음 금지사항들에 동의했다.
- THE MUSEUM OF MODERN ART, MOMA, MOMA PS 1, MOMA QNS, 기타 MoMA가 소유한 상표, MoMA 로고 등과 혼동을 일으킬 만큼 유사한 상표, 서비스표, 상호명, 로고, 법인명, 인터넷 도메인명, URL, 소셜미디어 계정, 해시태그 혹은 출처를 나타내는 기타 식별수단 등을 사용, 전시, 홍보, 라이선스하는 행위 금지
- MoMA 소유의 상표나 MOMACHA 상표를 사용, 전시한 제품·서비스를 생산, 판매, 제공하는 제3자를 돕거나 사주하는 행위 금지
- MoMA 소유의 상표를 포함시키거나 혼동을 야기할만큼 유사한 상표, 서비스표 혹은 도메인명으로 상표를 등록 및 출원하는 행위 금지


당사자들이 'with prejudice' 조건으로 소취하에 합의했기에 추후 MoMA가 해당건에 대해 소송을 제기할 수는 없지만 만일 피고가 모든 이행사항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MoMA에서 합의 명령서 상의 권리 이행을 위해 제소할 수 있으며 법원은 본 합의 명령서를 집행하기 위한 사법관할권을 계속해서 가진다. MoMA가 합의금 지불을 요구했는지 결국 얼마를 받았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

출원번호 87/689,255와 87/758,842의 상표 출원을 포기하겠다는 MoMaCha의 신청서(Withdrawal of Application)는 2018년 12월 17일에 특허상표청으로 접수됐다. 이에 상표심판원에서 진행 중이던 이의소송절차 두 건도 곧 종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MAMACHA는 완전히 다른 디자인으로 새로 제작한 로고와 웹사이트를 선보이고 영업활동을 영위해나가고 있다.


MAMACHA의 변경된 로고와 웹사이트 디자인

 

자료원: https://mamacha.nyc/

   

시사점

 

본 분쟁사건에서 MoMA가 액션을 취한 타임라인을 보면 상표권 수호에 매우 적극적으로 그리고 신속하게 대응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2018년 3월 21일 MoMaCha의 상표 2건에 대한 공고결정을 상표공보에서 접한 MoMA는 3월 29일에 MoMaCha에 1차 경고장을 발송했다. MoMaCha가 요구에 응하지 않자 MoMA는 4월 17일에 상표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4월 20일에는 법원에 예비적 금지명령 발령 요청서와 함께 그간 주도면밀하게 수집해온 소비자 혼동의 증거물들을 제출해 MoMaCha에 더욱 압박을 가했다. 9월 28일에 법원이 예비적 금지명령을 내리자 MoMA는 협상 테이블에서 더없이 유리한 입지를 갖게 됐고 상호명과 로고를 소폭 변경하는 데에 그친 MoMaCha에 10월 초 2차 경고장을 발송했다. 11월 말 결국 협상에 성공해 MoMA의 요구사항들을 모두 담은 합의 명령서에 MoMaCha 측 서명을 이끌어내고 법원에 제출함으로써 사태를 진압했다.

 

반면, MoMaCha/MAMACHA의 경우 초기에 법적 위험을 충분히 따지지 않고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딸아이의 표현에 착안해 말차를 더 달라는 뜻에서 지은 상호명이 우연히 MoMA 상표명과 비슷했을 뿐이라는 항변은 법리적으로 설득력이 없었다. 단기간에 큰 성공을 거둔 MoMaCha를 시기한 MoMA가 횡포(bully)부리는 부정한 수단으로 본 소송을 제기했다는 주장 역시 증거 부족으로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MoMA의 연방등록상표들이 '음료'를 지정 상품 품목으로 지정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MoMaCha를 구제하지 못했으며, MoMA와 연관없음을 알리기 위해 MoMaCha 카페 매장에 비치한 안내문조차 소비자 혼동을 불식시키는 데에 부족했다.

 

본문에 상세히 소개한 2018년 9월 28일 자 법원의 판결문은 상표 침해 주장의 근간이 되는 소비자 출처 혼동을 법리적으로 어떻게 분석하는지 잘 설명하고 있다. 제2 순회항소법원의 관할인 뉴욕주, 코네티컷주, 버몬트주 시장에 새로 진출하려고 보니 이미 현지에 유사한 상표 또는 상호명이 존재한다면 Polaroid 요소들((1) 상대방 상표의 식별력, (2) 두 상표 간 유사성, (3) 지정 상품·서비스 간 연관성 및 경쟁관계, (4) 선사용자가 후사용자의 상품 분야로 진출할 가능성, (5) 실제 소비자 혼동 사례, (6) 고의 상표 사용 여부, (7) 상품의 품질, (8) 관련 상품 소비자들의 주의 정도)을 토대로 소비자 혼동의 초래 여부를 예측해보자. 단, 이는 판례법의 발전에 따라 법원이 마련한 기준이므로 제2순회항소법원의 관할이 미치지 않는 다른 지역은 상표 혼동 가능성을 판단하는 요소들이 다소 상이할 수 있다. 또한 모든 개별요소들이 충족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사실관계에 따라 법원이 부여하는 요소별 경중도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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