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전기 박건영 지사장

무역의 세계에 입문하게 되면 반드시 접하게 되고, 가장 주의해야 할 사항 중 하나가 바로 대금결제 조건이다. 신용거래가 정착되어 있는 미주, 유럽 등의 국가에서는 주로 T/T (Telegraphic Transfer)라고 불리는 전신환송금, 즉, 현금결제를 사용하고, 그렇지 않은 국가들에서는 신용장 (Letter of Credit – L/C)을 주로 사용한다는 것을 다들 신입사원 때 한번씩은 선배들에게 들었을 것이다. 물론, 신용거래가 잘 발달되어 있지 않은 국가들에서도 T/T거래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오랫동안 비즈니스가 지속되어 서로간에 신뢰가 쌓여 있다면 T/T로 거래하는 것이 은행을 통한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되고, 수수료 절약, 효율성 제고 등을 통해 더 큰 부가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경우, 특히 중동지역의 경우 거의 대부분의 수출거래가 L/C로 이뤄지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 이유는 신용거래가 정착되어 있지 않다거나, 서로간에 신뢰가 쌓여 있지 않다기 보다는, 이런 저런 다양한 이유로 인해 결제 대금을 떼인 한국업체들의 축적된 경험에 의해서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설령 상당한 시일이 지나 밀린 대금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바이어 측에 밀린 대금을 요구할 때 마다 말 끝마다 인샤알라(신이 원하시는 대로, ان شاء الله)를 붙였을 것이고, 성정이 느긋한(?) 한국업체들의 속은 까맣게 타 들어갔을 테니까..

그런데, 신용장(L/C)으로 수출을 할 경우에도 조심해야 한다고?

그렇다! 수출 거래 시 바이어 측으로부터 신용장을 받는 경우에도 조심해야 하는 경우가 있으며, 아래의 경우는 대금 지급 자체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경우이니, 중동 업체와 거래 시 항상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1. 이행 불능 서류 요구 여부 확인

바이어 요구 서류 중, ‘바이어 측 승인권자의 사인 및 회사 직인이 찍힌 Packing List’라든지, ‘해외 조달 부품에 대한 해외 기관의 직인’과 같은 수출자 자체에서 처리하기 어려운 문서가 포함될 경우, 바이어 측에서 악의적인 마음을 품기라도 품기라도 한다면 대금 지급 자체가 어려워지는 경우가 생길 수 있으니, L/C의 46A. Documents Required 항목은 항상 꼼꼼히 살펴야 한다.

실제 L/C 사례

 자료원 : SAMBA

2. 이스라엘, 이란, 카타르 경유 또는 항로에 해당 국가가 포함된 선박

GCC (Gulf Cooperation Council) 국가로의 수출 시 이스라엘과 이란을 경유하지 않는 선박을 이용해야 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나, 카타르 또한 GCC 국가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사우디와의 정치적인 이슈로 인해 경유가 금지되었다.

또한, 일부 은행의 경우, 하역 이후 경로에 포함되는 경우에도 지급을 거절하여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으니, 선사와 바이어(L/C 개설 은행) 양측 모두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하는 것이 좋다.

3. 개설은행의 신용도

신용장은 개설은행의 조건부 지급 확약서이므로, 개설은행의 신용도는 상당히 중요하다. 따라서, 거래하는 국가에서 신용도가 높은 은행, 혹은 글로벌 은행을 이용하도록 바이어를 설득하는 것이 좋으며, L/C 거래의 경우라도 무역보험공사에서 제공하는 수출보험에 가입 할 수 있으니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사우디 주요 은행 

자료원 : 각 은행 홈페이지

이 외에도 업체/제품명에 오타가 있다 하더라도, 선적 서류 작성 시 오타도 동일하게 작성해야 하며, 선적 마감 기간 (Latest Date of Shipment), 신용장 유효기간 (Date and Place of Expiry)등 도 주의해야 하는 사항이나, 바이어의 허용 여부에 따라 불일치 수수료를 지불하고, 하자 인수하는 경우가 많으니 아무쪼록 바이어와 원만한 합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나가길 바라며, 요구 조건을 어렵게 하여 고의적으로 불일치 수수료를 지불하게 하는 경우도 있으니, 불필요한 비용이 지출되지 않도록 항상 꼼꼼히 확인하고 진행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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