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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관 르포] 카르페디엠! 현재를 즐기는 카자흐인들
  • 직원기고
  • 카자흐스탄
  • 알마티무역관 이선호
  • 2018-12-27
  • 출처 : KOTRA

이선호 KOTRA 알마티무역관




대한민국 영토 27배, 그러나 인구는 1,900만 명. 고려인 동포 10만 명이 거주하고 130개의 소수민족이 사는 곳. 원소 주기율표에 나오는 모든 종류의 광물이 매장돼 있고 풍부한 석유자원으로 독립국가연합(CIS)에서 러시아 다음으로 잘사는 국가. 나열한 모든 것은 중앙아시아의 맹주 카자흐스탄의 특징이다.


카자흐스탄에 부임한 이래 처음 확인한 것은 이 나라의 거시경제 지표였다. 2014년 유가 폭락과 서방의 러시아 제재에 따른 간접 영향으로 최근 5년간 카자흐스탄의 경제 지표는 암울 그 자체였다. 최근 상승한 환율은 경제 지표에 더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하지만 카자흐스탄에서 생활하면서 경제 지표와는 다른 모습을 목격하곤 한다. 분명 시내에는 오래된 아파트가 많고 생활 수준이 낮아 보이는 사람이 많은데 거리에서 1억~2억 원하는 외제차들이 자주 보였다. 스타벅스는 항상 사람들로 북적이고, 값비싼 애플의 아이폰이나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을 쓰고 있었다. 결혼사진 촬영 장소로 인기가 높은 간디 공원에는 주말만 되면 비싼 리무진이 줄지어 서 있고 그들의 결혼 파티는 호화로워 보이기까지 했다. 카자흐스탄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8,500달러임에도 이들이 누리는 소비문화 수준은 꽤 높아 보였다.


처음에는 통계가 잘못됐다고 생각했지만, 이는 잘못된 판단이었다. 카자흐인은 우리와 반대되는 소비문화를 가지고 있던 것이다. 카자흐인들은 '카르페디엄(현재를 즐기자)'을 모토로 불확실한 미래에 투자하기보다는 현재의 행복에 더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매달 받는 수입의 대부분을 소비하고 자동차를 비롯한 TV, 휴대폰과 같은 공산품들을 구매하는 비중이 높다. 특히 휴대폰, 자동차 등은 소득 수준에 비해 비싼 제품을 선택하는 편인데 돈이 부족하면 대출을 받아서라도 사는 사람들이 많다.


여성의 경우 미용 제품을 많이 소비하는데 이 또한 소득 대비 과도한 지출임은 마찬가지다. 대졸 평균 초임이 480달러임을 감안할 때 평균 50~100달러씩하는 화장품과 3만달러가 넘는 자동차를 과감히 구매하는 행태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카자흐인 지인에게 이러한 소비 성향의 이유를 묻자, 그들은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 혹은 '남들에게 존중받고 대접받기 위해' 경쟁적으로 구매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 지난 반세기 동안 공산주의 국가였던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카자흐스탄은 이미 자본주의화돼 있다.


카자흐인의 소비성향을 파악하니 은행의 대출 서비스가 눈에 띄기 시작했다. 대표 은행인 할리크 은행(Halyk Bank)을 포함한 여러 은행들이 개인을 대상으로 여러 대출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특히 편리한 온라인 뱅킹 시스템과 무이자 할부 혜택으로 성장하고 있는 카스피 은행(Kaspi bank)의 저력이 놀랍다. 자국민의 소비 성향을 파악한 은행들은 발 빠르게 대출 상품을 내놓으며 시장을 확대해나가고 있었다. 최근에 카자흐스탄의 잠재력을 파악한 우리나라의 BNK캐피탈이 현지에 진출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과도한 소비가 나쁘다고만은 볼 수 없다. 소비는 시장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이며, 때로는 경제에 활력을 준다. 우리 기업의 수출 기회로도 작용할 수 있다. 카자흐스탄은 비록 인구가 1,900만 명밖에 되지 않지만 소비 잠재력은 크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이러한 소비문화가 뒷받침되면 말이다.


올해 카자흐스탄 경제는 4.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과 카자흐스탄 간 교역량은 11월 기준 20억 달러로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화장품이 수출품목 TOP 10 안에 포함된 것이 주목할 만하다. 카자흐스탄에 불고 있는 한류를 활용해 제품 인지도가 높은 한국의 화장품이나 미용품, 휴대폰, TV, 건강식품 등 시장 진출 기회로 삼아보는 것은 어떨까.



자료원: KOTRA 알마티 무역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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