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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관 르포]포트나이트 게임 댄스동작을 둘러싼 저작권 침해 공방
2018-12-28 임소현 미국 뉴욕무역관

박다미 변호사, KOTRA 뉴욕 무역관

 

포트나이트 (Fortnite)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North Carolina)에 본사를 두고 있는 게임회사 에픽 게임즈 (Epic Games, Inc.)가 2017년 7월에 처음 선보인 게임이다. 무료버전인 포트나이트 배틀 로얄 (Fortnite Battle Royale)은 올 해 미국 전역은 물론 세계 각국의 젊은층 사이에서 포트나이트 댄스 따라하기 유행을 선도하며 엄청난 흥행을 거두었다. 개성 넘치고 독특한 댄스동작들은 게임 캐릭터를 치장하는 유료 아이템으로 포트나이트 게이머들에게 절찬리에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해당 춤을 창작한 이들에게 동의와 보상 없이 활용되어 최근 에픽 게임즈를 상대로 한 안무 저작권 침해 소송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기고문에서는 뉴욕시 출신 래퍼 “2 Milly” 테렌스 퍼거슨 (Terrence Ferguson)이 2018년 12월 5일 캘리포니아 중부 연방지방법원 (U.S. District Court for the Central District of California)에 에픽 게임즈를 고소한 Ferguson v. Epic Games, Inc., No. 2:18-CV-10110-AS (C.D.Cal)를 둘러싼 사건의 배경과 소장에서 제기된 주장의 골자를 소개하겠다. 또한, 저작권 침해 주장의 근간이 되는 핵심 쟁점들을 짚어보면서 소송 결과를 조심스럽게 예측해보고자 한다.

퍼거슨의 밀리 락 댄스

퍼거슨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집중적으로 거주하는 뉴욕시 브루클린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다. 13세부터 “2 Milly”라는 랩네임을 사용하며 그의 독특한 스타일과 인생경험을 담은 랩을 선보였다. 본 소송의 중심에 서 있는 댄스동작은 퍼거슨이 2011년 경 동네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안무한 것이다. 2014년 8월 퍼거슨은 랩송 “밀리 락 (Milly Rock)”을 발표한다. 밀리 락의 뮤직 비디오에서 2011년에 만든 댄스동작이 대거 등장하는데, 양팔의 팔꿈치를 굽힌 채로 교대로 크게 휘두르는 이 춤은 이 때부터 “밀리 락 댄스”라는 이름으로 불리우기 시작했다.


2 Milly의 Milly Rock 뮤직비디오 화면 캡쳐

자료원: https://www.youtube.com/watch?v=PMzDoFuVgRg)


2015년 여름에 가수 리아나 (Rihanna), 크리스 브라운 (Chris Brown) 등이 직접 밀리 락 댄스를 구현하는 모습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지면서 이 춤은 차츰 대중들에게 인지도를 얻게 되었다. 그 후 퍼거슨은 수많은 공연, 이벤트, 축제 장소에서 밀리 락 노래와 춤을 선보였으며, 여러 아티스트들이 다른 공연 이벤트에서 밀리 락 춤을 출 수 있도록 유료 라이선스를 주는 등 자신이 개발한 댄스동작을 꾸준히 상업적으로 활용해왔다. 퍼거슨은 밀리 락 댄스야말로 자신의 정체성이 온전히 녹아있는 춤이며, 댄스동작만으로도 대중들이 즉시 퍼거슨의 이미지를 떠올릴 정도로 널리 알려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모트의 선풍적 인기에 힘입은 포트나이트의 대흥행

게임산업 역사에 기록될 정도로 상업적인 대성공을 거둔 포트나이트 배틀 로얄은 좀비들을 상대로 싸우며 최대 100명의 게이머 중 최종 생존자로 살아남기 위한 3인칭 슈팅 게임이다. Windows, macOS, PlayStation 4, Xbox One, Nintendo Switch, iOS, 안드로이드 기기 등에서 작동하며, 게임 자체는 무료이지만 게임머니와 다양한 게임 아이템 판매를 통해 수익을 얻는다. 시중의 다른 슈팅 게임들과는 달리, 게이머들이 자신의 게임 캐릭터를 치장하고 “이모트 (emotes)”라고 불리우는 댄스 및 감정표현 동작 아이템을 살 수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보통 포트나이트에서 새로운 캐릭터, 스킨, 의상, 이모트 등을 얻기 위해서는 빈더벅스 (Vinderbucks) 혹은 V-벅스 (V-Bucks)로 지칭되는 가상화폐가 필요하다. 1,000 V-벅스는 9.99 달러에 구매되며, 더 큰 단위의 V-벅스를 살 경우 일정액의 보너스가 지급된다. 퍼거슨의 밀리 락 댄스동작을 디지털 버전으로 제작한 “Swipe It”이란 이모트는 단품으로 구입 시 500 V-벅스, 다른 아이템들과 함께 패키지로 구입 시 950 V-벅스짜리 시즌 5 배틀 패스 (Season 5 Battle Pass)의 일부로 제공된다. 그런데 이 같이 Swipe It 이모트를 제작하고 판매·유통하는 과정에서 에픽 게임즈는 퍼거슨의 동의를 구하지도, 그 어떤 보상을 제공하지도 않았다.


Swipe It 이모트를 구현 중인 포트나이트 사용자의 캐릭터 화면 캡쳐


자료원: https://www.youtube.com/watch?v=YFWZM4HLWnY

게이머들이 게임 도중 감정 표현의 수단으로, 또 상대를 쓰러뜨린 후 승리의 세레모니로 이모트를 즐겨 사용하면서 2018년 한 해 동안 각종 소셜미디어와 YouTube는 재미있고 독특한 포트나이트 이모트 동작들을 따라하는 일반인 및 연예인들의 콘텐츠로 넘쳐났다. 심지어 2018년 FIFA 월드컵 결승전에서 프랑스의 앙투안 그리즈만 (Antoine Griezmann) 선수가 골 세레모니로 포트나이트 댄스를 선보이는 등 미국 게임업계를 넘어 전 세계를 들썩거리게 만들었다. SuperData의 조사에 따르면 2017년 7월에 포트나이트가 처음 출시된 이후 지금까지 무려 20억 달러 이상의 아이템 매출을 올렸으며, 사용자수는 2018년 11월 기준 2억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이 같은 포트나이트의 폭발적인 인기를 바탕으로 2018년 10월 말 에픽 게임즈는 150억 달러에 달하는 기업가치평가 (valuation)를 받고 거액의 투자금을 추가로 유치한 바 있다.

퍼거슨의 청구사유 및 법원에 요청한 구제수단

2018년 12월 17일에 퍼거슨이 법원에 제출한 1차 수정 소장 (First Amended Complaint)은 다음의 여섯 가지 청구사유 (causes of action)를 담고 있다.

첫째, 퍼거슨의 밀리 락 안무를 에픽 게임즈가 포트나이트 이모트라는 2차 저작물 (derivative work)로 무단 제작·판매함으로써 퍼거슨의 저작권을 직접적으로 침해했다는 주장
둘째, 이 같은 에픽 게임즈의 저작권 침해를 공조·방조한 제3자들 도 기여 침해 (contributory infringement)를 했다는 주장
셋째, 퍼거슨이 밀리 락 춤을 추는 모습을 디지털 버전으로 구현한 Swipe It 이모트는 캘리포니아주 판례법 상 퍼거슨의 퍼블리시티권 (right of publicity) 침해라고 주장
넷째, 퍼거슨의 아이덴티티를 바탕으로 제작한 Swipe It 이모트는 사전 동의 없이 다른이의 초상권을 고의로 도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캘리포니아주 민사법 3344조 (Cal. Civ. Code § 3344)에 위배된다는 주장
다섯째, 피고들이 퍼거슨의 저작권과 초상권을 도용하여 Swipe It 이모트를 판매하고 광고하는 것은 캘리포니아주 사업 및 직업법 17200조 (Cal. Bus. & Prof. Code § 17200)에 반하는 불공정 경쟁이라는 주장
여섯째, 에픽 게임즈가 퍼거슨이 밀리 락 춤을 추는 모습을 본딴 다음 제멋대로 “Swipe It”이라는 명칭을 붙여 유통함으로써 Swipe It 이모트를 접한 게이머들이 에픽 게임즈가 밀리 락 댄스를 창작한 것으로 혼동·착각하고 기만당하도록 조장했으므로 연방 상표법 Lanham Act 43(a)조 (15 U.S.C. § 1125(a)) 위반이라는 주장

이 같은 소인에 따라 원고 퍼거슨은 피고가 포트나이트 게임에서 퍼거슨의 저작권 및 초상권을 활용하고 해당 이모트를 판매·전시하는 행위에 대해 법원이 금지명령 (restraining order)을 내릴 것과, 피고에게 손해배상, 징벌적 손해배상, 변호사비 및 소송비용을 청구하였다.

저작권 관련 핵심 법리쟁점 분석

지금까지 소장의 내용을 살펴보았으니 이제 소송의 핵심이 되는 저작권 침해 관련 쟁점 두 가지를 분석해보자. 퍼거슨은 캘리포니아주법에 근거한 청구사유들도 제기하고 있지만 그 부분은 다소 지엽적인 주장이라 본 뉴스레터에서 다루지 않겠다.

1. 퍼거슨의 밀리 락 댄스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가?

미국에서 저작권을 행사하려면 헌법과 저작권법이 요구하는 조건을 모두 충족시켜야 한다. 저작권법은 독창적인 저작활동에 의해 유형물에 고정된 대상을 보호한다. Bleistein v. Donaldson Lithographing Co., 188 U.S. 239 (1903), Feist Publications, Inc. v. Rural Telephone Service Co., 499 U.S. 340 (1991) 등 대표적인 연방대법원 판례들에서 명시하였듯이 헌법에서 요구되는 독창성 요건은 “최소한의 창작성 (modicum of creativity)”에 의해 판단한다. 한편, 저작권법 17 U.S.C. § 102 조항은 저작권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대상을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있다. 안무작품 (“choreographic works”)의 경우 원래 저작권이 미치지 않는 영역이었지만 1976년에 연방 저작권법이 개정되면서 비로소 보호받게 되었다.

그러나 저작권법의 울타리 안에 들어가는 안무작품의 정의 및 범주에 대한 설명은 정작 저작권법 법령에서 빠져있다. 제9순회항소법원 (U.S. Court of Appeals for the Ninth Circuit)의 2015년 판례인 Bikram's Yoga Coll. of India, L.P. v. Evolation Yoga, LLC, 803 F.3d 1032, 1043 (9th Cir. 2015)에서도 이 같은 누락사실을 인지하고 있는데, 입법연혁을 살펴보면 사교댄스 스텝이나 단순한 동작 루틴들은 저작권으로 보호 가능한 안무작품의 범주를 벗어남이 분명하기에 굳이 의회에서 정의하지 않았다고 해석하였다.

한편, 2017년 9월에 미국 저작권청 (U.S. Copyright Office)에서 재발간한 Circular 52에 따르면 안무작품은 댄스보다 하위 카테고리의 개념이기 때문에, 저작권법 상 안무작품과 댄스는 동의어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나아가, 안무 (choreography)는 서로 연관된 춤동작과 패턴이 하나의 일관된 작품을 구성하도록 만들어지고 배열된 것으로 정의되기에, 평범한 운동 동작, 사교댄스 (social dances), 일상적인 움직임이나 제스처, 운동경기 동작으로만 구성된 안무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기 위한 최소한의 독창성 요건에 못 미칠 수 있다고 덧붙이고 있다.

저작권 테두리 밖의 춤이나 동작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는 Circular 52 후반부에서는 몇 가지 동작이나 간단한 순차적·공간적 변형을 준 스텝으로만 구성된 짧은 댄스 루틴은 설령 독창적이고 개성이 뚜렷하다 하더라도 저작권 등록이 불가능함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있다. 또한, 저작권청에 등록 가능한 안무작품들은 전형적으로 청중 앞에서 연기하는 숙련된 무용수들에 의해 시행되는 것과 대조적으로, 일반인들이 공개된 장소에서 그들 스스로 즐기기 위한 목적으로 추는 사교댄스는 저작권을 등록할 수 없다고 안내하고 있다. 이 같은 저작권청의 가이드라인은 저명한 안무가 조지 발란신 (George Balanchine)의 호두까기 인형 발레작품을 녹화한 비디오테이프가 저작권법 상 보호받는 안무작품임을 인정한 1986년 판례 Horgan v. Macmillan, 789 F.2d 157 (2d Cir.1986)과도 일맥상통한다.

따라서 관련 판례 및 저작권청 Circular에서 제시한 기준들을 종합해볼 때 퍼거슨이 안무한 밀리 락 댄스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안무작품의 하나로 간주되기는 현실적으로 녹록치 않아 보인다. 밀리 락 댄스가 단순히 일상적인 움직임이나 제스처, 간단한 스텝·동작 시퀀스가 아니고, 일관된 작품을 구성하며, 전문 무용수에 의해 청중 앞에서 공연되는 안무라는 점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2. 퍼거슨은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하고 법원에 요청한 구제조치를 청구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추었는가?

밀리 락 댄스가 저작권법의 보호 대상이 아닐 수 있다는 점 외에 또 한 가지 중대한 법적 흠결은 퍼거슨이 소장 접수 불과 하루 전인 2018년 12월 4일에 해당 춤에 대한 저작권 등록 신청서를 제출했다는 점이다. 저작권법 17 U.S.C. § 411 조항에 따르면 저작권의 등록 (registration) 혹은 예비등록 (preregistration) 없이는 법원에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 다수의 법원 판례에서 밝혀졌듯이 관납료를 납부하고 저작권 등록 신청서와 저작물 사본을 제출하는 행위만으로는 불충분하다. 밀리 락 댄스는 저작권 예비등록에 해당사항이 없고, 저작권 등록 이전에 본 소송을 제출했으므로 해당 법원이 침해 사안에 대한 사물관할권 (subject matter jurisdiction)을 지니지 못한다.

위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만일 저작권청이 퍼거슨의 밀리 락 댄스의 저작권 등록 거부 결정을 내릴 경우, 본 소송은 에픽 게임즈의 승소로 일단락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적으로 온라인 상 접수된 저작권 등록 신청서의 처리기간은 2개월에서 10개월 사이이며, 평균 6개월 정도 소요된다. 그러나 만일 피고 측의 기각 신청 (motion to dismiss)이 열매를 맺기 이전에 퍼거슨의 저작권 등록이 신속히 완료된다면 본 소송은 한동안 계속될 수도 있겠다.

이전 섹션에서 언급했듯이 퍼거슨은 법원에 금지명령, 손해배상, 징벌적 손해배상, 변호사비 및 소송비용을 요청하였다. 하지만 저작권 침해 소송에서 피고에게 징벌적 손해배상을 부과할 수 있는 저작권법 상 근거는 없다. 더구나 저작권법 17 U.S.C. § 412 조항은 원고가 해당 저작물의 발표일 (즉 2011년) 이후이자 저작권 등록일 이전에 발생하는 저작권 침해 건에 대해서 몇 가지 특수상황을 제외하고는 법정 손해배상 (statutory damages)과 변호사비 및 소송비용 청구를 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설령 법원에서 퍼거슨의 모든 법리 주장을 받아들인다 할지라도 징벌적 손해배상과 변호사비 및 소송비용은 받아낼 수 없다.

시사점

지금까지 살펴보았듯이 언뜻 보기엔 유리할 것 같지만 퍼거슨이 소장에서 펼치고 있는 주장에는 법적 허점들이 많다. 에픽 게임즈에서 어쩌면 미리 본 사항들에 대한 법률검토를 거쳐 밀리 락 같이 간단하고 저작권청에 등록되지 않은 춤동작들을 이모트로 재구성하여 쓰더라도 저작권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을는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퍼거슨이나 다른 이모트 댄스의 원조 개발자들에게 안무 라이선스를 획득할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연유야 어찌되었건 올해 12월에만 캘리포니아 중부 연방지방법원에 접수된 세 건의 소송에 대응하는 데에 발생하는 비용을 피할 수는 없게 되었다.

게임산업은 한국이 최근 수년째 수출 강세를 띄는 대표 종목이며, 음악, 영화, 방송 같은 콘텐츠보다 언어 및 문화장벽의 제약이 덜하여 수출이 용이하다고 알려져있다. 2016년 자료에 따르면 게임의 경우 한류 음악과 방송 수출 합계액의 4배 규모의 수출액을 자랑한다고 한다. 그러나 본 소송 건에서 알 수 있듯이 음악, 안무, 시각 이미지 등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다양한 콘텐츠가 게임에 종합적으로 활용되는 만큼 저작권, 상표권, 특허권 등 관련 지식재산권의 범주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고, 모든 콘텐츠 및 저변 기술을 사용할 권리를 합법적으로 취득해야 나중에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분쟁 및 경영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여러 한국 게임기업들이 호전하고 있는 만큼 본 뉴스레터가 신규 게임 개발 과정에서 지식재산권의 확보 및 적법한 지식재산 라이선싱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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