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이집트 바이어들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

이응석 회장(해외한무역협회 이집트지회)

중동에서는 대부분 비슷한 문화를 가지고 있지만 특히 이집트인들의 경우는 독특한 면이 있는데, 이곳에서 20여 년간 무역 사업을 하면서 체험한 내용들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한국에서 외국과 거래를 한다면 대부분 미국이나 중국 혹은 일본이나 동남아 등지가 대부분인데 이들 나라들은 중동과 비교한다면, 대체적으로 한국의 생활 관습과 대동소이 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먼저, 시간의 개념이 중동에서는 전혀 다른 것 같습니다. 중동 전반적으로 시간에 대하여 우리와 다른 방식으로 반응을 하는데, 특히 이집트의 경우, 약 9500만명의 인구 중에 90% 가까이 차지하는 무슬림들은 미래에 관한 일은 하나님(알라)께서 전적으로 주관하시기 때문에 미래에 일어날 생산계획이나, 미래에 대한 대금 일정, 미래에 대한 사업계획 등을 수립하는데 많은 애를 먹을 뿐 아니라 터부시 하는 경향까지 있는 것 같습니다. 아주 사소한 약속등 모든 미래에 벌어질 일들을 이야기할 때 이들은 “인샬라” 를 마지막에 붙입니다. 사실 세계5대 상인들 중 하나인 중동상인들은 신뢰와 신용으로 유명한데, 약속한 일에 대한 일은 반드시 지키나 그에 대한 시간 개념인 “언제”에 대한 내용은 확정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들에게 “내일 오후 2시”는 반드시 “내일 오후 2시”가 아니라 아주 가까운  어떤 미래로 인식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 때가 한 두 번이 아닙니다.

그래서 이들은 오후 2시에 약속하고 오후 3시에 1시간을 늦게 와도 그렇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지않고 그 장소에 왔다는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추며 협상에 임하곤 합니다. 이런 이유와 같은 맥락으로, 현지에서 현채인을 고용한 한국 기업에서는 직원들의 근태 문제로 매번 옥신각신하는 모습들을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개방성 입니다. 이들과 미팅이나 상담 약속을 잡을 때를 보면 대체적으로 누구든 새로운 친구들은 언제나 만나 보겠다는 의지를 느낄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바이어를 수배하거나 거래처를 발굴하기 위하여 의사결정권자인 업체 사장과 미팅을 어렌지하면, 대부분이 미팅에 응대해주곤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그 첫 만남이 매우 중요한 것 같습니다. 첫 만남에서의 미팅에서 환심이나 관심을 끌지 못하면 두 번째 미팅 기회는 매우 어렵게 되어  첫 번째 미팅 준비를 잘 하여야, 향후 계속하여 사업의 기회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러한 개방성은 아마도 중동 상인들의 정보에 대한 수집 욕구에서 기인한 것으로 사료되는데, 시중에서 유통되는 정보들은 서로 면대면 만남을 통하여 확보하고 그렇게 수집된 시장 정보들은 사업을 하는데 유리한 정보로 가공되기도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집트에서는 멀고 먼 극동 지역의 한국에서 온 사업가들과 미팅하면서 획득하는 정보는 유럽에서 온 정보와 비교하기도하고 중국에서 들어온 정보와 비교하기도 하면서, 바이어들은 의사결정을 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사업 아이템을 개발하기 위하여 매번 고민하지만, 중동 사람들과 만나고 소개 받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하다 보면 신규 품목을 개발하는 기회를 얻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곤 하는데, 이러한 개방성은 매우 유리한 요소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연간 수입 규모가 600억 달러인 이집트는 수입 의존도가 높은 나라인데, 2016년도 11월부터 이집트 파운드화 평가절하로 2017년도 내내 한국에서 수출하는 입장에서는 매우 어려운 시기였습니다. 아마도 분명히 2017년도는 물론 2018년에도  이집트의 수입 규모는 상당한 변화가 있었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정부에서는 전력 확충 계획과 행정수도 건설로 인프라 사업에 집중을 하고 있으니 관련 사업부분에서 기회를 더 찾아보고, 이집트 군부에서 여러 가지 사업도 추진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2019년도에는 특별하게 사업 환경이 개선될 여지는 부족하지만, 틈새를 잘 살펴보면 또 기회가 있을 것으로 사료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