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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고

[무역관 르포] 지역 명칭 변경을 좋아하는 인도
2018-11-12 박영선 인도 콜카타무역관

박영선 KOTRA 콜카타 무역관장



 

인도는 요즘 대도시부터 시작하여 작은 마을 단위까지 지명을 바꾸는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인도 북서부 지역에 위치한 라자스탄주의 경우 23개 지역의 이름을 바꾸기로 정했으며 하리아나주, 우타르프라데시주, 마디야프라데시주, 오디샤주 등 역시 다수의 지역 이름 변경을 추진 중이다.

 

사실 인도가 지역 명칭을 변경하기 시작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1947년 인도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할 당시 국명을 무엇으로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논쟁이 많았다. 당시 본토에서 분리 독립한 펀잡과 동벵갈은 파키스탄이라는 국호를 사용하게 되었는데, 이는 인더스강 유역 5개 지역 펀잡(Punjab), 아프간(Afghan), 카슈미르(Kashmir), 신드(Sindh), 발루치스탄(Baluchistan)에서 글자를 따와 PAKSTAN을 만들고, 발음의 용이성을 위해 중간에 i를 추가한 것이다.

 

인도의 경우는 전통적으로 많이 사용하던 바랏(Bharat) 또는 힌두스탄(Hindustan) 등이 유력한 후보였으나 결국은 인디아(India)로 결정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인디아라는 명칭은 이제는 파키스탄 영토에 속한 인더스강에서 그 이름이 유래한 것이기 때문에 지금도 국가명을 고유의 명칭인 바랏으로 바꾸자는 의견이 존재한다. 참고로 인도의 대서사시 마하바라타(Mahabharata)대인도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인도에서 지역명 변경이 국가적 습관이 되어버린 것은 약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도 최대 상업도시인 봄베이(Bombay)는 뭄바이(Mumbai), 과거 영국 지배 당시 인도의 수도였던 캘커타(Calcutta)는 콜카타(Kolkata), 남부의 주도 마드라스(Madras)는 첸나이(Chennai), 신흥 IT 도시인 방갈로르(Bangalore)는 벵갈루루(Bengaluru)로 바뀌었으며, 최근에는 뉴델리 인근 신흥도시이자 KOTRA뉴델리무역관이 위치한 구르가온(Gurgaon)은 구르그람(Gurugram)으로 바뀌었다.

 

이같이 대도시의 명칭을 변경한 주요 이유는 주로 영국 지배의 과거사 청산 목적이 컸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봄베이, 캘커타, 마드라스는 모두 영국 동인도회사가 설립한 도시들로서 민족의 자존심을 세운다는 명목으로 근거도 희박한 그 이전의 지명을 차용하여 개명한 것이다.

 

한편 현재 BJP당 정권하의 인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지명 변경은 인도 북부지역을 지난 천 년간 지배하였던 무슬림들의 과거사를 청산하자는 취지이다. 인도 북서부의 구자라트주 주도이자 KOTRA에서 무역관을 신규 개설 예정인 아메다바드(Ahmedabad)의 경우 이슬람 유산을 인정받아 최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슬람식 명칭이라는 이유로 카르나바티(Karnavati)라는 이름으로 개명을 추진 중이다.

 

그밖에 텔랑가나주의 수도 하이데라바드(Hyderabad), 타지마할이 속한 아그라(Agra), 그리고 아잔타 석굴로 유명한 아우랑가바드(Aurangabad) 역시 지역명 변경 추진대상에 포함되어 있다.

 

중소규모 지역에서도 이름을 변경하고자 하는 노력은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이미 명칭 변경이 확정된 라자스탄주의 세 지역은 이슬람식 이름 때문에 자식들 결혼을 시키기 어렵다는 주민들의 불평이 이름을 바꾼 주요 원인이다.

 

인도 정치권이 국민들의 민심을 얻기 위해 이처럼 대도시, 중소도시 구분 없이 이름을 바꿈에 따라 부작용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도시 이름에 기반하여 만들었던 각종 학교, 병원, 항공편 등 많은 이름 역시 변경해야 하면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행정낭비를 초래하고 있다. 콜카타의 경우 2001년 명칭이 변경되었는데 17년이 흐른 지금까지 국립대학은 캘커타대학이라는 이름을 유지하고 있으며, 항공편 코드는 캘커타의 약자인 CCU를 사용하고 있다. 또한 각 지자체 입장에서는 도시 명칭이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잡아 관광 등 지역경제발전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였는데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를 한순간에 잃어버리는 상황에도 직면하게 된다. 

 

인도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정치권이 지역 명칭 변경에 열을 올리는 상황에 대해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는 시민들도 많다. 인도 소셜미디어에 인기를 얻고 있는 문구 중에는 게임체인저가 되지 못하면 네임체인저가 되라(If you cannot be a game changer, at least be a name changer)’라는 것도 있다.

 

외국인의 입장에서는 익숙했던 지역 명칭들이 하루아침에 속속 변경되면서 인도정부 정책결정의 장기적인 안목, 일관성 등에 의구심을 제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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