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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북미 CG산업, 잘나가는 기업은 이유가 있다!
  • 외부전문가 기고
  • 캐나다
  • 밴쿠버무역관 김훈수
  • 2018-11-08
  • 출처 : KOTRA

이태희 Zoic Studios 팀장

 



안녕하세요. 현재 조익 스튜디오(Zoic Studios)라는 회사에서 영화 및 드라마의 3D와 합성과 관련해서 일을 하고 있는 이태희입니다. 조익 스튜디오에서 일을 한 지 4년째이며, 이 분야에서는 12년이 됐습니다. 저는 19년 전 우연히 교양 수업이었던 컴퓨터 그래픽을 접하면서 새로운 꿈을 꾸게 되는 계기가 됐고 곧이어 전공을 바꾸고, 졸업 후 미국에서 3D와 관련된 전문대학원을 진학하게 됐습니다. 한국에서도 좋은 회사들이 있었지만 대부분의 영화는 미국에서 촬영되고 합성이 이뤄지는 상황이라 그곳에 있는 회사에서 경험하고 싶은 생각으로 무작정 해외로 나가게 됐습니다.


3년 과정 동안 기초부터 다시 꼼꼼히 시작했고 중간 시점 이후로는 전문가 양성과정으로 심도 있는 연구를 하고 마지막 1년 동안은 졸업작품을 만들면서 유명 회사들에 계신 실무자들의 도움과 조언 등이 함께 이루어지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대학원생들은 대부분 특별한 관심이 있어 시작했기에 누구보다도 열심히 준비하고 작품을 다듬는 작업을 했고, 졸업 이전에 많은 학생들이 다양한 회사에 취업했습니다. 저도 우연히 학업 도중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졸업 후에는 같은 회사에서 일할 수 있었습니다.

 

외국의 첫 회사는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의 장소였습니다. 물론 저는 신입이었고 대부분의 사람들, 여기서는 아티스트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30년 이상을 일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같은 분야에서 같은 일을 하며 그 분들의 기술을 보고 감탄하며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일에 대한 중압감이 너무나 커서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을 때도 있었지만 같이 일하면서 제가 한 일을 그분들께 보여줄 수 있었고 그분들의 단련된 눈과 기술로 저의 부족함을 채워주었습니다. 피곤했지만 그 시간이 너무나 좋았고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몇 년이 채 지나지도 않아 미국의 영화산업은 기울어지기 시작했고 많은 CG(포스트프러덕션)회사들은 비교적 싼 지역으로 옮기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영어가 기본 언어인 나라들로 하나둘씩 나가더니 제가 있던 지역에는 아주 큰 회사 두 곳 외에는 다 사라졌습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고 다른 곳으로 떠나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선택한 곳은 한국이었고 한국에서의 새로운 도약을 하게 됐습니다. 나름대로 즐겁게 일도 했고 불편해 왔던 언어장벽도 없어서 일 외의 행복이 함께 했습니다. 하지만 하루 일상이 너무나 바쁘게 흘러가고 많은 시간을 회사에서 보내다보니 가정을 돌볼 시간이 많지 않아서 새로운 곳을 생각하던 중에 마침 캐나다의 밴쿠버 소재에 있는 한 영화 관련 회사에서 연락을 받고 이곳으로 올 수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일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한 젊은 유럽과 북미 아티스트들이 주도하고 많지 않지만 뛰어난 한국분들이 고군분투하며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한국 아티스트분들도 일에 대한 긍지가 대단하셔서 두각을 나타내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저도 아티스트의 일만 하다가 몇 년이 지나서 리드(한국의 팀장급)로 일을 하게 됐습니다. 리드로 있는 동안 제가 그동안 알지 못했던 사실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왜 뛰어난 한국 CG회사가 국제적이지 못할까라는 답을 찾아가게 됐습니다.


현재 참여 중인 주요 작품(TV 드라마 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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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라는 분야는 많은 회사가 도전을 하지만 성공을 거두지 못하는 회사도 많습니다. 북미도 마찬가지고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술이 없으면 소위 말해서 블록버스터와 같은 대작인 작품을 못 받을 것이고 일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좋은 인력이 없어서 좋은 결과물이 나오지도 않을 것입니다. 성공하는 회사에는 분명 헌신하는 누군가가 있어서, 그리고 미래를 내다보는 진취적인 분들이 있어서 가능할 것입니다. 비단 CG회사뿐만 아니라 다른 업종의 회사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제가 바라본 잘 나간다는 CG회사는 내부를 탄탄하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힘들여 만들어진 기술을 다음에도 쓰기 위해서 내부적으로 쓰기 쉽게 정리하는 시간을 만들어나갑니다. 말하자면 공장의 자동화 시스템과 같은 체계를 만듭니다. 그래서 회사는 비싼 인력을 짧은 시간에 대량의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체계로 바꾸어버립니다. 실제로 큰 규모의 회사 책상에는 모니터, 키보드, 그리고 마우스만 있습니다. 어느 큰 창고에 컴퓨터 본체와 서버만 있을 뿐 사무실에는 최소한의 기계만 있고 일이 많지 않으면 그 인력을 내보내고 사무실은 곧 사라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곳에서 사무실을 다시 열기도 합니다. 한국에서는 존재할 수 없는 근무조건과 환경입니다. 처음에는 이런 불안한 계약이 어떻게 이러한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나갈까 의문이 들었는데, 아티스트는 자신이 좋아서 시작한 일에는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열정이 있습니다. 그리고 필요하면 밤을 새우더라도 더 많이 공부를 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물론 그 사람들도 계약 연장에 대한 불안감은 있겠지만 ‘이곳이 아니더라도 저곳에 가면된다’는 생각에 한 회사를 고집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정직원인 사람들도 4년이 넘어가면 직장을 옮길 생각도 합니다. 물론 대우가 좋지 않아서도 아니고 환경이 좋지 않아서도 아닙니다. 그저 더 배우면서 나의 기술을 활용하고 싶은 꿈이 많아서 그러할 것입니다.


그리고 회사는 이러한 좋은 사람이 나가더라도 회사는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고민하고 대비를 합니다. 아티스트들이 어렵게 찾은 방법을 쉽게 해결하기 위해서 자동화를 만들어 놓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아티스트가 들어오더라도 간단한 수고에 같은 결과를 얻도록 합니다. 이것이 회사의 실력이며 명성이 됩니다. 실제로 우리가 어릴 적부터 보았던 스타워즈, 해리포터, 트랜스포머, 어벤져스 등의 영화는 자동화시스템 없이는 어떤 회사도 해낼 수 없는 분량의 영화입니다. 많은 아티스트가 일을 하기도 하지만 밤을 새우는 야근 없이도 마무리를 지을 수 있는 것은 자동화시스템입니다. 그게 경쟁력이고 새로운 것을 가능하게 하는 토대가 됩니다. 제가 다니는 조익 스튜디오도 또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많은 부분을 문서화하고 자동화하기 위해 더 많은 투자를 합니다.

 

한국도 이제는 해외에 있던 분들이 한국으로 들어가면서 많은 부분에서 변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몇 회사는 세계의 유명 회사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성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의 ‘빨리빨리’ 환경에서 조금은 더 기다리며 미래를 준비하며 질을 개선하는 환경으로 바뀐다면 북미에 있는 회사 못지않은 한국 회사들이 더 많이 나타날 것입니다. 그리고 영화와 드라마에서도 ‘Made in Korea로 만족감을 줄 수 있는 그 날이 오기를 기대합니다. 이것이 제가 이제 숲을 보기 시작하면서 해외에서 근무하면서 느낀 한국 CG회사에 대한 생각입니다.

 

제가 한국인으로서 한국이라는 나라에 감사한 것은 스스로 경쟁력 있는 사람으로 설 수 있게 한 것입니다. 스스로 경쟁적으로 만들어 자립할 수 있게 만든 환경 덕분에 이겨나갈 힘이 지속되고, 현재를 유지하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그리고 조금은 더 창의적으로 변화를 꾀하고 가치를 만들어 내는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 또한 한국에 있는 후배들을 더 잘 이끌어주고 함께 더불어 성장할 수 있는 선배가 됐으면 합니다. 그리고 여러분들도 함께 도전하시길 바랍니다. 용기와 도전은 가능성을 열어주는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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