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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벨라루스, 백러시아가 아닙니다.
  • 외부전문가 기고
  • 벨라루스
  • 민스크무역관 주한일
  • 2018-11-22
  • 출처 : KOTRA

한상욱 LG전자 벨라루스 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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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루스? 어디에 있는 나라죠?


벨라루스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디에 있는 나라냐고 묻는다. 과거에 백러시아라고 불리우던 나라라고 하면 ‘아, 그 미인이 많다고 하는 그 나라’하고 답한다. 그러나 정작 벨라루스 국민들은 백러시아라고 불리우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비록 소비에트연방(구소련) 시절에 연방의 한 지방으로서 벨라루시야(백러시아)라고 불렸지만, 1992년 독립하면서 ‘벨라(하얀, 순수한) 루스(동슬라브계 루스민족)’이라고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고자 하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벨라루스의 역사를 살펴 보면, 지정학적 위치로 인해 많은 외세의 침략을 받았음에도 민족의 고유성을 지키며 백의 민족의 정체성을 지켜 나갔던 우리의 역사와 닮은 부분이 상당히 많다. 벨라루스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폴란드, 리투아니아, 라트비아라는 5개 나라에 둘러쌓인 내륙국가로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그 중심에 있기 때문에 언제나 주변 강대국에 시달렸지만 루스 민족의 순수성을 지켰음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


이러한 지리적 위치 때문에 2차 세계대전 때에도 나치의 소련 침공 시 독일군의 주된 병참 루트가 되었고, 이 루트를 벨라루스의 민병대(파르티잔)가 계속 공격함으로써 군수물자 보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도록 하여 나치가 퇴각하는데 일조하였다. 그러나 이 때문에 전쟁중 나치의 벨라루스 민간인 학살이 진행되었고, 벨라루스 인구의 1/3 300만명이 전쟁의 피해자가 되었다. 외국인들에게 수도 민스크에 대한 첫 인상을 물으면 신기하게도 깨끗하다라는 공통된 반응을 듣게 되는데, 그 이면에는 전쟁중 완전이 파괴된 도시위에 계획도시로 새롭게 재건된 아픈 역사가 있다.


정치적으로도 유사한 부분이 많다. 1994년 첫 대통령으로 선출된 친러 성향의 루카센코 대통령이 대도시 지식인 계충 일부를 제외한 일반 국민들로부터 압도적 지지를 받으면서 지금까지 24년째 정권을 이어가고 있다. 강력한 국가권력으로 체제를 유지하며, KGB가 해체되지 않고 있는 유일한 나라이기도 하다. 이로 인해 미국 및 서방국가로부터 경제제재조치를 받는 등 불이익을 당하기도 한다.


변화의 시작


한 명의 지도자를 장기간 집권하고 있고, 정치/사회 전반에 있어 아직도 사회주의 색채가 남아 있으며, 외부와의 급격한 교류보다는 자기만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차분하고 안정적으로 대외 교류를 하고 있는 벨라루스이지만, 그래도 조금씩 조금씩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경제적으로 러시아 의존도가 50%에 육박할 정도로 친러정책을 고수해왔으나, 2014년 시작된 러시아 루블 환사태의 영향으로 경제상황이 크게 어려워지자 이후 러시아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서방과의 관계 개선에 노력하고 있고, 더불어 일대일로 정책을 펼치고 있는 중국과의 관계 강화에도 적극적으로 앞장 서며 외자유치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기업 유치를 위해 Great Stone과 같은 산업단지를 조성했을 뿐만 아니라 중국 직항 운영 및 중국인 무비자 제도도 실시하고 있으며, 심지어 민스크 국제공항에는 모든 표지판이 중국어를 병기하도록 교체되기도 하였다.


중국과의 교류에만 가시적인 변화가 뚜렷한 것이 아니다. 기존에는 민스크 시내 중심가 건물옥상에 옥외 광고판은 외국계 기업에게는 허용되지 않았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국적 외국계 기업 광고판이 한 눈에 들어올 정도로 많이 설치되고 있고, 한국을 비롯한 많은 외국 국가의 사람들이 5일 동안 무비자로 체류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 놓았다.(, 러시아를 통해 입국할 때는 벨라루스 입국 비자가 필요) 아울러 최근에는 무비자 체류기간을 30일로 확대하는 등의 적극적인 개방정책을 펴고 있다.


경제회복을 위한 이러한 벨라루스 정부의 노력이 서서히 그 결실을 보이는 것 같다. 그동안 시공이 중단되었던 건설 프로젝트들이 다시 재개되고 있고, 각 도시를 연결하는 주요 도로들도 재정비가 되거나 신규로 건설되고 있다. 특이하게도 대부분의 도로건설이 중국업체들로 진행되는 것을 보면, 상당히 많은 중국 자본이 벨라루스로 흘러 들어오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소비성향도 많이 변화하고 있다. 맥도널드만 있던 민스크에 KFC, 버거킹, 도미노 피자 등의 프랜차이즈가 진입하여 계속 매장수를 늘이고 있고, 대형 쇼핑몰도 꾸준히 문을 열고 있다. 정부에서도 소비진작을 위하여 신용판매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했고, 실제로 가전제품의 경우 이로 인하여 소비시장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장기 신용판매 판촉 확대로 고급제품의 매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을 보면 소비진작에 대한 정부의 정책이 주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벨라루스, CIS 시장의 전초기지


급격하지는 않더라도 꾸준히 변모해가고 있는 벨라루스에 대한 우리기업들의 관심도 차츰 높아지고 있다. 필자가 벨라루스에 근무한 지 3년이 넘었는데, 처음 부임했을 때 보다 벨라루스를 방문하는 한국 기업인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을 정도이다. 그 만큼 알게 모르게 벨라루스에 대한 정보가 한국에 유통되고 있고, 벨라루스라는 미개척 신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리라 생각된다.


그러나 당장의 수출 대상으로만 바라 보고, 즉각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사업기회만을 본다면 벨라루스라는 나라는 그렇게 매력적인 곳은 아니다. 인구수만을 본다면 천만에 가까운 곳으로, 동유럽/CIS 시장에서 적지 않은 시장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폭발적인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큰 시장도 아니다. 더욱이 1인당 소득이 미화 5,000 달러 수준으로 다른 국가들에 비해서는 시장 매력도가 비교적 떨어지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벨라루스 인근의 CIS 국가들까지 공략 대상으로 바라 보고, 벨라루스를 CIS 진출의 전초기지로 활용한다면 전혀 다른 시각으로 시장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우선 벨라루스 정부가 CIS의 IT 강국임을 자처하는 만큼 IT 분야의 인적자원 수준이 다른 국가에 비해 매우 우수하다. 기술에 대한 호기심도 강하고, 급여가 가장 높은 직종이 S/W 엔지니어일 만큼 IT 관련 업종에 대한 선호도도 높다. 정부의 IT기업에 대한 지원정책과 함께 외국계 IT회사들이 현지 S/W 개발업체와 합작회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기술인력에 대한 만족도도 인도에 있는 합작회사보다도 높다고 한다. 최근에는 세계은행(World Bank)의 개발기금으로 전자정부 사업이 진행중으로 한국이 그 벤치마킹 모델이다.


거기에 유라시아경제연합(EEU, Eurasia Economic Union) 회원국 중 하나로 동 연합체의 다른 회원국인러시아, 카자흐스탄 등과는 무관세로 수출입이 이루어진다. 최근 에너지효율 인증 등 독자적인 규격으로 수입을 규제하고 있긴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유라시아 경제연합의 공통 표준으로 제품 인증이 완전히 통합되면서 벨라루스 단독 시장이 아닌 EEU 전체 시장을 동시에 진출할 수 있는 베이스캠프로서 충분한 역할이 기대된다.


그리고 앞서도 말했지만 유럽과 아시아를 있는 물류 중심지로서의 지정학적 의미도 벨라루스의 큰 장점 중 하나이다. 모스크바와 폴란드를 연결하는 최단거리의 중심에 수도인 민스크가 위치하고 있다. 국경에는 유럽으로 육로 운송을 하는 컨테이너 트럭들이 언제나 긴 줄을 이으며 통관을 기다리고 있다. 극동에서 유럽으로 연결되는 시베리아 철도도 이 곳 벨라루스를 지나야 한다.


물론 벨라루스에서의 사업에 장밋빛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사업위협요인으로 인한 리스크도 있다. 아직도 러시아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러시아 루블 환율에 많은 영향을 받기도 한다. 특히 러시아 루블 50%, 미국 달러 30%, 유럽 유로 20%의 환율 버스킷으로 중앙은행이 시간대별로 공시하고 있어 정부의 개입이 있을 개연성도 있다. 낮은 국가 신용도와 아직은 취약한 금융 시스템도 리스크의 한 몫을 담당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경제부양을 우선으로 하는 벨라루스 정부의 노력과 꾸준한 경제지표의 호조 추세를 보면 분명 기회가 존재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한국 기업들에게 유리한 점은 유사한 역사적 배경에서 공유할 수 있는 감성들이 벨라루스 파트너들과의 관계를 더 긴밀하게 할 수 있다. 정서적 공감대뿐 아니라, 경제성장의 발전전략에 있어서도 서로 깊은 이해를 나누고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 사람/기술 하나로 지금의 경제성장을 이룬 우리의 경험은 부존자원 하나 없이 사람을 키우고, 기술을 키워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여기는 벨라루스의 인식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이 벨라루스를 바라봄에 있어, 서로 같이 성장하겠다는 따뜻한 파트너십을 가진다면, 분명 벨라루스에서 보다 큰 사업의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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