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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관 르포] 실리콘밸리의 유니콘을 통해 비쳐본 투자 트렌드
  • 직원기고
  • 미국
  • 실리콘밸리무역관 고영준
  • 2018-06-21
  • 출처 : KOTRA




고영준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 과장


스타트업의 역설


루이스 캐롤이 지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보면 여왕인 레드 퀸은 ‘이곳에서 제자리에 머물려면 최선을 다해 달려야 한다. 어디든 다른 곳으로 가고 싶다면 그보다 두 배는 빨리 뛰어야 한다’고 말한다. 주변 환경 자체가 빨리 변하고 있기 때문에 제자리에 머물려고만 해도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하고 그러한 세상에 사람들은 끊임없이 적응하며 살아간다. 변화의 속도에 적응하지 못하면 결국 도태돼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리게 된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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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원: KCERN, Phys.org


이를 반증하듯 팔로알토에 소재한 혈액검사 업체인 테라노스(THERANOS)발 기사로 최근 실리콘밸리가 떠들썩했다. 제2의 스티브잡스로 불리던 테라노스의 CEO인 엘리자베스 홈즈는 올 초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사기 혐의로 기소됐다. 엘리자베스 홈즈는 19세에 테라노스를 창립했으며, 피 몇 방울에서 다양한 혈액 검사를 수행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스탠퍼드 대학에서 중퇴했다. 2013년과 2014년에 걸쳐 약 90억 달러의 기업가치 평가를 얻은 바 있었던 테라노스는 경쟁사 대비 필요한 혈액량이 1/100에서 1/000에 불과해 기존 검사 대비 차별화를 강조했으나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의 집요한 취재를 통해 사기로 판명이 나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와해적 혁신을 통해 시장에 존재하지 않던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는 것이 궁극적으로 스타트업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지만, 기본에 충실하고 투자가와 고객에게 신뢰할만한 비즈니스 모델 창출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이다.


미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중심, 실리콘밸리


혁신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는 스타트업들이 실리콘밸리에 몰리는 이유는 이 곳이 법인설립부터 투자유치, 투자회수까지 가능한 스타트업 생태계가 완벽하게 구축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샌프란시스코 지역을 포함한 뉴욕, 보스톤 등에 벤처캐피탈 자금이 지속적으로 몰리고 있지만, 이 중 샌프란시스코는 전미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등 압도적임을 알 수 있다. 이를 캘리포니아, 워싱턴, 오리건 등 미 서부 해안도시로 확대해서 보면 2018년 1분기 투자건수 기준 전미 39%, 투자금액 기준 59%를 차지하는 것을 확인해 볼 수 있다.


미국 벤처캐피탈 자금이 몰리는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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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원: Pitchbook


현지 투자가들은 소프트웨어, 바이오제약 등을 중심으로 많은 투자를 단행했다. 상대적으로 하드웨어와 칩 등 한국 기업들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인 분야의 투자 규모는 미미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지 투자가들이 투자하는 분야를 살펴봄으로써 스타트업 생태계를 선도하고 있는 실리콘밸리에서 앞으로 어떠한 업종이 각광을 받을 수 있으며 어떠한 방향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정립해야 하는지 간접적으로 확인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벤처캐피탈 자금이 투자되는 주요 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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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원: Pitchbook


미국에서 가장 빨리 성장한 주요 유니콘 기업


2018년 현재 미국에는 유니콘이라 불리는 1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상회하는 기업이 135개가 있다. 미국의 경우 통계적으로 볼 때 스타트업이 창업한 지 유니콘이 되기 위해 평균 5~7년이 소요된다. 그러나 지난 20년 동안 일부 기업들은 단지 2년 만에 기업가치가 10억 달러가 되기도 했다. 미국에서 창업한지 가장 빠른 시간 동안 유니콘이 된 기업들은 어떤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더 빨리 앞서갈 수 있었을까? 그들의 공통점으로 성공적인 창업 경험 보유 여부, 벤처캐피탈이나 사모펀드와의 끈끈한 관계를 들 수 있다. 가장 빨리 유니콘 기업의 반열에 든 10개 기업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가장 빨리 성장한 미국의 주요 유니콘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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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원: Pitchbook


  1) Desktop Metal(유니콘이 되기까지 1년 9개월 소요)


Desktop Metal은 창업한지 2년 만에 VC인 NEA로부터 시리즈 D 투자를 받았다. NEA는 사무실 친화적인 3D 프린터 제조업체인 Desktop Metal의 기업가치를 10억 달러로 평가했고, 1억1500만 달러의 시리즈 D 투자를 주도했다. NEA는 2015년에 1400만 달러의 시리즈 A 투자도 공동 주관한 바 있다. 당시 Desktop Metal은 웹사이트도 없고 프로토타입(MVP)도 없었다. 그러나 MIT의 엔지니어링 교수들과 공동 창업자인 North Bridge Venture Partners 출신 Ric Fulop가 있어서 이를 가능케 했다.


데스크탑메탈의 작업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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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원: Desktop Metal


  2) Grail(유니콘이 되기까지 1년 9개월 소요)


Grail은 2016년 1월 Illumina에서 분사해 혈액 기반 암 검사에 중점을 둔 초기 암 검사 비즈니스 모델을 보유한 창업 기업이다. 제프 베조스와 빌 게이츠뿐만 아니라 GV, ARCH Venture Partners와 같은 VC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Illumina의 전 이사였던 Jeff Huber는 2017년 8월까지 회사를 이끌었다. Grail은 2017년에 900억 달러 규모의 시리즈 B 투자를 단행했으며, 홍콩에서 개최되는 IPO 전에 10억 달러를 추가로 조달할 계획에 있다.


  3) Essential(유니콘이 되기까지 1년 11개월 소요)


안드로이드의 공동 창업자 겸 전 CEO인 Andy Rubin 덕분에 Essential이 설립된 지 2년 만에 10억 달러의 가치 평가를 얻은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회사가 스텔스 모드에 있었던 2016년, Essential은 무려 3000만 달러를 조달했다. 이듬해 3억 달러를 조달했고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 Essential은 2017년까지 단 한 대의 전화를 배송하지 않았다. 앤디 루빈은 Redpoint Ventures의 투자자이자 Essential의 후원자인 Playground Global의 창립자이기도 하다. 아마존 알렉사 펀드, 폭스콘, 텐센트, Altimeter Capital도 Essential에 투자한 바 있다.


앤디 루빈(Essential 및 Android 창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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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원: Essential


  4) Letgo(유니콘이 되기까지 2년 소요)


뉴욕의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운영업체인 Letgo는 2015년 9월에 Naspers로부터 1억 달러의 시리즈 A 펀딩을 시작했다. Letgo의 창업자인 Alec Oxenford는 투자가와 친숙한 관계에 있었다. 5년 전에 Naspers는 창업자의 이전 기업인 OLX를 인수한 바 있다. OLX는 인도, 브라질, 폴란드에서 널리 사용되는 Classified 플랫폼이다. Naspers는 Letgo의 시리즈 A 투자를 발표한 보도 자료에서 Alec Oxenford를 '모바일 전자 상거래에서 탁월한 실적을 자랑하는 전문가'라고 칭찬했다. 작년에 Letgo는 총 2억7500만 달러 펀딩을 실시해 유니콘 클럽에 합류했다. 올해는 주택 판매, 기타 부동산 관련 서비스를 플랫폼에 추가하면서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Craigslist의 경쟁자로 자리 매김했다. 


  5) Zoox(유니콘이 되기까지 2년 소요)


자율 주행 자동차 스타트업인 Zoox는 2014년에 설립됐지만, 2016년까지 그 어떤 VC로부터 투자를 받지 않았다. Zoox를 창업한 사람들은 모두 회사를 처음 설립해 비즈니스 경험이 없었지만, 그 중에 Jesse Levinson은 스탠포드에서 자율주행 프로그램을 운영한 바 있다. 그 경험은 DFJ, Lux Capital, Blackbird Ventures와 같은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지원받는데 도움이 됐다. 2017년 9월에 소프트뱅크로부터 최대 40억 달러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았고 자금조달 협상을 진행 중이다.


  6) Katera(유니콘이 되기까지 2년 1개월 소요)


Katera는 2015년 건설 분야를 와해적으로 혁신하고자 했다. 2016년 해당 회사는 Foxconn 및 다른 투자자로부터 7500만 달러를 받았다. Menlo Park에 본사를 둔 Katera는 2017년 10억 달러 규모의 기업가치를 통해 1억6000만 달러를 추가로 조달했고, 2018년 1월에는 소프트뱅크를 중심으로 30억 달러의 기업가치 평가를 통해 8억6500만 달러를 조달한 바 있다. Katera는 어떻게 빠른 기간 내에 자금 조달을 진행할 수 있었을까? Katera 창업자 세 명 모두 사모 펀드와의 관계가 강하다. Michael Marks는 Riverwood Capital의 창립 파트너이자 KKR의 전 파트너이며, Jim Davidson은 Silver Lake의 전무 이사이며 Fritz Wolff는 부동산 사모펀드인 The Wolff Company의 회장이다.


  7) Illumio(유니콘이 되기까지 2년 3개월 소요)


사이버 보안 스타트업인 Illumio는 창업 경험이 없는 PJ Kirner와 Andrew Rubin에 의해 시작됐지만, 2013년 회사를 설립하기 전부터 관련 분야에서 수십 년의 경험을 쌓았다. 두 창업자 모두 클라우드 및 내부 데이터 센터에서 사이버 위협의 확산을 막는 Illumio를 시작하기 전에 Cymtec의 임원이었다. 회사가 스텔스 모드인 2013년에 General Catalyst와 Andreessen Horowitz로부터 4000만 달러 이상을 조달했다. 3년 후, BlackRock과 Accel은 10억 달러 규모의 기업가치 평가를 통해 1억 달러 자금 조달을 공동으로 진행한 바 있다.


  8) Instacart(유니콘이 되기까지 2년 4개월 소요)


식료품 배달 서비스인 Instacart의 창업자인 Apoorva Mehta는 연속적으로 창업을 실시한 대표적인 기업가로 분류된다. Apoorva Mehta는 Instacart를 설립하기 전까지 20개의 기업을 창업했으나 모두 실패한 바 있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2012년 Y Combinator의 코호트(cohort) 프로그램에 합류하기 직전 설립됐다. 당시 TechCrunch는 Instacart가 아마존과 경쟁하기를 바라면서 '식료품 배달을 위한 우버'라고 설명한 바 있다. 물론 그 후 아마존이 Whole Foods를 인수하면서 그 가능성은 높지 않아졌지만, Instacart는 44억 달러의 기업가치 평가를 통해 4억5000만 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인스타카트 홍보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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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원: Instacart


  9) Opendoor(유니콘이 되기까지 2년 8개월 소요)


Opendoor는 창업 후 상대적으로 손쉽게 유니콘 클럽에 가입한 전형적인 기업이다. 2014년에 설립된 Opendoor는 집 매매 플랫폼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2016년 11월, 2억1000만 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Opendoor 창업자로는 전 PayPal 임원인 Keith Rabois, RentAdvisor.com 및 Movity.com 공동 설립자인 Eric Wu, Addepar JD Ross의 제품 담당 부사장을 들 수 있다. Rabois는 2003년 Opendoor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놓았지만 회사를 설립하기까지 10년 이상을 기다렸다. Rabois는 또한 회사의 주요 투자자 중 하나인 Khosla Ventures의 전무 이사이기도 하다.


  10) Airbnb(유니콘이 되기까지 2년 11개월 소요)


Brian Chesky, Joe Gebbia, Nathan Blecharczyk는 2008년 Airbnb를 시작했다. 로드 아일랜드의 디자인 스쿨 졸업자인 Brian Chesky와 Joe Gebbia는 다른 많은 창립자와는 달리 기술에 대한 경험이 전무했다. 또한 두 명 모두 처음 회사를 설립했다. 첫 창업 경험이 회사의 독특하고 창의적인 기업문화를 형성하는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한다. 창업 당시에는 VC로부터 자금을 조달하지 못했는데, 추후 Y Combinator의 시드 펀딩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현재 Airbnb는 310억 달러로 미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가치를 지닌 벤처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에어비앤비의 사무실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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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원: officelovin


투자유치와 회수를 통해 비춰 본 우리기업의 나아갈 방향 제시


우리나라의 많은 창업자는 실리콘밸리의 유니콘 기업으로부터 다양한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미 기업공개(IPO)를 단행한 Facebook 등 FAANG라고 불리는 성공한 혁신적인 기업들도 기존 광고, 미디어, 검색, 가전 산업의 틀을 깨고 단 기간 내에 큰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 FAANG의 기업들은 미국 내에서 기업가치가 각각 1위, 2위, 4위, 6위 등을 차지하는 등 거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10개의 유니콘 기업은 아직 공모 시장에서 기업 가치가 형성된 것은 아니므로 제외하겠다.


기업은 결국 창업부터 회수까지 생애주기를 통해 성장과 쇠퇴가 이뤄질 수밖에 없고, 실리콘밸리는 연속적인 창업을 통해 다양한 기업가정신을 함양시킬 수 있는 큰 토대가 형성된다는 점에서 전 세계의 많은 스타트업들이 몰리고 있지 않나 싶다. 다만, 자금조달과 회수 관점에서 보았을 때 투자가와 단기적인 네트워킹을 할 것이 아니라, 현지에 사무소를 설립하거나 잠재성이 풍부한 인재를 채용하는 등 현지와 동화된 비즈니스 체계를 갖추어야 현지 기업들과 동일한 선상에서 경쟁할 수 있을 것이다.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은 법인설립부터 채용까지 기업들의 다양한 요구에 대해 컨설팅을 해주고 있으니, 전세계의 인재와 자본이 몰리는 이 지역에서 성공하기 위해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 문을 두드릴 것을 적극 권장하는 바이다.



자료원: Pitchbook, Business Insider, Phys.org, Officelovin.com, KCERN, Korea Venture Business Association, 스타트업 홈페이지 및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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